4
보지 안인 일과 오지 안인 일을 알어낸다든지
7
저술자는 증거와 실지가 분명함을 써 노왓것만은 보는 사람들은 의심하기를
9
성인도 그러한 술업은 잇섯다는 말이 업스니
10
하물며 성인의 알에 되는 사람이 엇지 능히 그러하리오
11
이는 다 것잇말로 여 노은 것이라 하지만은
13
복희씨서 하도 락서를 보시고 팔괘를 그어 내오서
14
천지만물을 펴놋코 보면 각각 달느되 [각〃]
15
밀우어 보면 한가지 리치임을 알게 하엿스니
16
복희씨서 구 술법을 몰으신 성인이라 할 수 잇스며
20
하우씨서 그 술법을 몰으신 성인이라할 수 잇스며
22
죄 잇는 사람을 알어 보시고 을 그어 그 속에 가두어 두섯스되
24
제가 암만 멀이 다라나서 감안이 숨엇더래도
25
필경 잡혀와서 죄를 더 당하겟슴으로 무서워함이니
26
문왕서 그 술법을 몰으신 성인이라 할 수 잇스며
27
공자서 수백 년 후에 진시황이 나서 글을 다 불질늘 줄 알으시고
29
공자서 그 술법을 몰으신 성인이라 할 수 잇는가
30
이를 밀우어보면 그 술법을 몰으신 성인이 업스섯지만은
31
다만 부득한 일 외에는 공연이 발표하여 뵈이지 안이하섯슬 이라
33
총명 특달한 사람은 다 그 술법을 알어서 쓰겟는 계제를 당하면 쓰나니
34
강태공은 변화하는 구미호 소달긔의 다라날 방위에 천라지망을 베풀어
35
살우잡엇고 장자방은 한고조를 뫼시고 홍문연 잔치 갓흔 위험한 자리에 나아가
36
천신 지지를 불너 호위하게 하엿고 [지〃]
37
제갈무후는 오나라 장수 륙손이가 소렬황제를 처오는 에
38
괄진신장을 벌여노와 겁내여 물너가게 하엿스니
39
그 세 사람도 다 귀신을 부리고 오지 안인 일을 알엇는 사람이 안인가
40
그러하나 그 세 사람은 세상에 나아가 인군을 도읍자 하니 그 술법을 부려 보앗거니와
41
그 외에 그 술법을 알면서도 부려 보지 못한 사람이 한 언마인지 알리오
42
그러함애 성인이 그 술법을 행하지 안이섯다 할 것도 안이오
43
셩인 알에 길 되는 사람들도 그 술법을 행하지 못하리라 할 것도 안이니
46
한울에 오행성이 잇서서 규성방위에 못위면
47
어진 사람이 만히 출생하여 천하가 태평하다 하나니
48
중원 송나라 태조 등극 초에 오행성이 규성방위에 못위여
50
그 사실은 사책에 자세이 긔록하엿슴애 귀타여 다시 론난할 배 안이어니와
51
그 여러 어진 사람 중에 일부분을 차지한 강절 선생 소옹(康節 先生 邵雍)의 자는 요부(堯夫)니
52
성인의 학문을 통투한 중에서 별로이 신통한 술법을 연구하여
53
수를 노으면 천년 후 흥망을 알어내고 점을 벌이면 만리 밧 승부를 결단하며
54
손으로는 월궁을 더듬 발로는 천당을 밟는 이인이라
55
강절이 출생할 에 모 부인이 에 규성을 삼키고 잉태하여 나엇스니
57
그 별의 정긔를 타고 난 바에 예상한 사람이겟는가
58
어려서붓터 총명이 절등하여 글을 읽음애 한아를 드르면 세 넷을 알고
59
한 번 보는데 열 줄식이 넘어가되 다시는 이저 버리지 안아하며
60
십세 이전에 칠서를 다 외우고 십세 이후에 백가를 다 통하여 몰으는 글이 업스되
61
읽은 글을 돌우 읽어 밧게 을 구하며
62
제일 주역 읽기를 조와하여 점치는 법이 통신한 지경에 들어가
63
곤충 초목의 살고 죽는 것지 라도 능히 알고
64
이매 망냥의 행하고 긋치는 바지라도 능히 본다
65
년긔가 십팔에 안해를 취할셰 혼처가 두 곤대라
66
그 부친의 명령으로 신부의 사주를 가저 점을 처본즉
67
한 곤대는 용모가 미려하며 재조가 능난하고
68
한곤대는 긔질이 충실하며 성품이 순량한지라
70
미려하고 능난함을 취하지 안코 충실하고 순량함을 취하엿다
71
부모 효성이 지극하여 그 안해로 더부러 부모의 감지온량을 진력하여 봉양하는 바
72
그 부친이 일즉이 하세할 줄을 아는고를 항상 몰으는 비통을 가젓더니
74
애훼망극한 거동이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엿스니
75
대저 그러한 도술을 가지고도 명한이 다은 사람은 구제하는 법이 업는 것이라
76
그에 천년을 묵어 리 아홉 가진 여호 한 아이 잇서서 [잇서〃]
78
여호의 생각에 소강절 한아만 업섯스면 저의 재조보다 나을 사람이 업는지라
79
강절을 홀이여 업새 볼 양으로 변하여 청년 미소년이 되여
81
그 소년은 이왕 지난 일을 고사하고 압헤 오는 일지 몰우는 것이 업스며
83
그 책은 호풍환우하고 긔문둔갑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라
85
그 소년은 아침이면 와서 종일토록 놀다가
86
저물게 갈 에는 번번이 그 책을 차저 가지고 가는고로 [번〃이]
87
어듸로 갈 것 안이니 두고 단이라 하여 보앗지만은
90
그러나 강절은 무슨 글이든지 한번만 보면 외우는 재조라
91
몃칠 동안에 그 책을 한 자도 령락업시 다 외여 가지고
92
진즛 병이 잇는 체 하며 밤에 잠이 업서 좀 보겟스니
93
오날 한번만 그 책을 두고 가라 무수이 간청하엿슴애
94
그 소년의 생각에는 강절이 자긔의 언론에 침혹하고 그 책을 보기에
95
자미들여 정신이 차차 희미하여지는 양으로 알고 [차〃]
97
강절은 조흔 주사를 엇어 두엇다가 진하게 갈어 가지고
98
그 에 조흔 마듸마다 관주도 주고 비점도 주어
99
그저 둔 장이 업시 벍엇케 만드러 노왓다
100
그 소년은 그 잇튼날 와서 에 주사칠 하엿슨을 보고 발연 변색하며
102
이런 즛을 할 양으로 을 두고 가라 하엿더냐
103
일변 말하며 일변 손톱으로 주사 뭇은 데는 죄죄 어 버린다 [죄〃]
106
에 조흔 마듸를 청홍으로 점졀하여 표함은 글 읽는 사람의 예사라
107
그것이 무슨 관게가 잇서서 저처럼 성을 내느냐 [잇서〃]
108
내가 알건대 정당치 못한 귀신과 요사스러은 긤생이 주사를 슬혀하는 법이라
110
여호가 변하여 인형을 쓰고 나를 홀려 볼 양으로 온 것이지아
112
너도 정령을 수련하여 사람이 되고저 하는 바에
113
내가 액색한 일을 할 길이 업서서 그만두는 것이니 [업서〃]
114
너는 사람을 해롭게 하려는 마음을 다시는 두지 말어라
115
종시 그리하면 내가 너를 용서치 안이 하리라
116
그 여호는 그 말을 듯더니 긔가 질려 덤덤이 안젓다가 [덤〃이]
118
방자한 버릇을 하엿슴으로 사죄하고 물너가겟노라 청한다
119
강절은 조심하라 다시 경계하여 보내엿스니
120
대저 그 여호가 다시는 그른 마음을 두지 안코
121
도만 닥글 줄 아는 고로 살려 보낸 것이라
122
강절의 도술은 근본도도 저하거니와 그 여호의 책을 보아 터득하엿는 고로
123
아지 못하는 배 업서서 비단 우에 을 더함과 갓다 [업서〃]
124
이웃 고을에 엇던 장사 한아는 긔력만 숭상하고 도덕을 멸시하여
125
글 읽는 사람다려 쓸데 업는 일을 한다 하여 업수이 녁이는 바
126
강절이 글 읽기를 조와한다는 소식을 듯고 버릇을 가르치리라 하여
127
큰 돌맹이 한아를 살소매 속에 감추어 넛코 가늣것을 수작을 하여 보다가
128
대답이 잘못 나아 오거든 돌맹이로 리자는 경영이라
129
그 에는 강절의 년세가 삼십이 넘어서
130
제자들이 만흔 고로 사람마다 선생이라 칭도한다
132
다른 사람들과 갓치 선생이라 일커르며 수작을 건넨다
133
드르니 선생서 글을 만히 읽으섯다 하니 9
137
선생은 음셩 업는 것을 드르시고 형상 업는 것을 보시는 지감이라
138
그의 음성을 듯고 그의 형상을 보는 바에 엇지 그 을 몰으리오
140
선배의 등급은 상등도 잇고 중등도 잇고 하등도 잇서서 삼등이 왼다 [잇서〃]
141
그러하오면 상중하등을 물론하고 선배도 사람을 죽임너닛가
142
죽일 사람이 잇스면 죽이기를 일늘 말이요
143
그러하오면 상등 선배는 사람을 엇더케 죽임너닛가
149
그 장사는 선생의 수문수답을 듯고 생각건대
150
자긔가 돌맹이 가젓슴을 발서 아는 모양이라
151
자긔는 하등 선뱃쯤 되엿슴애 무안하든지
152
슬금이 밧게로 나아가 돌맹이를 내여 버리고 들어와 어 안저서
153
선생님의 위의와 제자들의 행동을 보는대
155
아모데 약물터에는 낫에도 범이 흔이 나아와 안 문에
156
무서워서 선생님 잡수실 물을 길어 오지 못한다 하는지라
157
그 장사는 그 말을 듯더니 긔벽을 내여
159
내가 가서 물을 길어 올 터이니 물 길을 그릇을 가저 오라니
160
제자들은 그의 엇지 함을 볼 양으로 그릇을 가저다 주엇슴애
161
그 장사는 그릇을 가지고 물터에 올너가 보니
162
과연 범이 나아와 안저서 사람 오기를 기대리는 의사 갓다
164
팔을 내면서 범에게로 달려드니 범이 겁내여 다라난다
165
장사는 리 처 범의 리를 훔처 잡고
166
엇더케 몹시 잡어 달엿든지 범의 리가 쏙 젓다
167
장사는 범의 리를 삼애 속에 감추고 물을 길어 가지고 돌아와
170
상등 중등 하등 선배가 사람을 죽이는 법은 드러 알엇소이다만은
171
상등 중등 하등 선배가 사람은 죽이려니와 범도 능히 제어하오릿가
172
범을 제어하지 못하여서야 선배라 할 것이 잇나뇨
173
그러하오면 상등 선배는 범을 엇더케 제어함닛가
174
상등 선배는 범을 압흐로 불너서 눈섭을 임넨다
176
중등 선배는 범을 타고 안저서 귀를 임넨다
178
하등 선배는 범을 뒤으로 처 가다가 리를 임넨다
179
선생의 대답을 드른 장사는 감안이 생각하여 보니
180
자긔가 범의 리를 인 줄을 발서 아는 모양이라
181
재가 비록 장사이나 엇지 긔가 질리지 안켓는가
183
오날이야 선생의 놉흐신 도덕을 알겟소이다
184
이놈이 완만하와 앗가는 돌을 가지고 와서 선생을 범하려 하다가
185
하등인이 되엿사오니 이놈이 본래 하등인이 안이오라
186
선생서 이놈의 행위를 알으시고 망하시는 말슴인 줄 아옴니다
187
이제로 붓터 문인이 되겟사오니 용서하시겟슴닛가
189
대저 그 장사도 배우지 못하엿슬지언정 하등의 자격은 안이오
190
선생으로 말하면 사람을 붓흐로 죽이고
191
범의 눈섭을 만한 능력이 잇는 줄 알 만하다
192
하루는 옹긔 장사가 왓슴애 질화로 한아를 사서 놋코
193
선생은 심심파적 겸 하여사 노은 시간으로 화로의 운명을 점처 보니 [심〃파적]
195
여질 날을 당하여 엇더케 여지는 양을 보려 하여
196
사랑방 안에 아모 것도 업시 다 치우고
199
문을 닷고 혼자 안저서 화로를 듸려다 보노라고
201
선생의 모친이 그 아드님다려 밥 먹으라 여러 번 불넛스되
202
종시 들어오지 안이 함을 괴이게 녁여
203
사랑 안 문편에로 감안이 나아가 문구녕으로 들여다보니
204
그 아드님은 정신 업는 듯이 화로만 듸려다 보고 안젓다
205
모친은 생각에 각금 각금 저런 즛은 무슨 즛인구 하고 화를 내여
206
방망치 한아를 엇어 가지고 문을 열고 벗석 들어가
207
너는 밥 먹을 줄도 이저 버리고 무슨 닥으로 그 즛 화로만 듸미다 보느냐
208
일변 말하면서 일변 방망치로 화로를 냅더 치니
210
선생은 크게 웃고 일어나 그 모친 그 소이연을 말슴하고
211
인간 만물이 못아 정수가 잇슴을 차탄하엿슴애
212
모 부인은 정수 잇다는 말을 곳이 듯지 안이하는 말로
214
네가 점을 처 보지 안엇더면 그 화로가 여지겟는 긔한을 몰낫슬 것이오
215
여지겟는 긔한을 몰낫스면 직히고 안젓지 안엿슬 것이오
216
직히고 안젓지 안엿스면 내가 나아와 리지 안엿슬 것이니
217
도시 네가 점처 본 닥이지 화로가 무슨 운명을 탓단 말이냐
219
천지간 만물이 자연이 생기는 외에 사람이 만드는 것도 잇삽고
220
자연이 업서지는 외에 사람이 파괴식이는 것도 잇사오니
222
이 화로 말슴하오면 내가 점을 처 보지 안엿더래도
223
이 시간에는 엇더케든지 여질 것이온즉
224
나의 점친 닥이라고만 말할 것이 안이옵니다
226
암아 그 모친의 말슴은 억탁이오 그 아드님 말삼이 정당하지
227
선생의 고모 한 분이 간구한 집에 출가하여 의식을 이읏기가 어려운지라
228
선생의 모친은 그 아드님의 도술 잇슴을 아는 고로
229
무슨 수단을 부리든지 구급을 좀 하여 보라 하엿슴애
231
고모님 팔자가 그러하심이오니 억지로 구제할 수 업삽고
232
천지간에 감추여 잇는 물건을 술법으로 취하여 오면
233
천긔를 루설한 죄가 나의 신상에 닥칠 터이오니 변통할 길이 업소이다
234
하더니 하루는 그 내종제가 왓슴에 만류하여 저녁밥을 먹이며
239
너는 한 거름도 러지지 말고 나의 발자욱만 듸듸며 러 오너라 [듸〃며]
241
내종제는 의심이 나지만은 현마 엇더하랴 하고
242
고개를 숙이고 조심조심하여 선생의 발굼치만 보며 가는대 [조심〃〃]
243
언마쯤 갓는지 한 곳에 다다르니 묘묘망망한 바다물이 뵈인다 [묘〃망〃]
244
월색이 조요하고 서긔가 총롱한 바다가에
245
이상스러운 나무와 괴상스러운 돌이 무수한지라
246
선생은 내종제를 다리고 그 나무 틈과 그 돌 사이로 수식경을 돌어단이며 구경을 하다가
248
하면서 압헤 잇는 조고마한 바둑돌 한아를 집어 가지고 회정한다
249
내종제는 행하는 길 좌우에 늘어노인 나무와 돌의 모양이 하도 긔긔묘묘함애 [긔〃묘〃]
250
언마쯤 가저다가 책상 엽헤 노와두고 십흐나
252
돌맹이 중에서 벼루돌 만큼식한 것 십여 개를 집어 옷자락 압헤 싸가지고
253
선생의 뒤를 따러 발자욱만 듸듸고 오다가 [듸〃고]
254
옷자락에 싼 돌이 묵어워서 가지고 갈 수가 업는지라
255
한 개식 한 개식 돌우 내여 버리다가 집에 이르러 보니 [한 개식 〃 〃〃]
257
선생이 그 내종제를 다리고 갓든 곳은 어듸냐 하면
260
산호 침향 화류 금 은 밀화 금패 강섯 등 물이라
261
천지간에 감추여 잇는 보물인 십 이년만이면 한 번식 그곳에 모혀 잇다가
262
사흘 후에는 근본 잇는 곳에로 돌우가는 법이라
263
누구든지 그 곳에를 갈 수가 업기에 망정 만일에 갈 수만 잇서서 [잇서〃]
264
그 보물을 나무와 돌로만 알고 욕심 업시 집어 오면 저의 재물이라
266
신선의 보법으로 그 내종제를 다리고 그 곳에 가서
267
그 내종제를 보물 구덩이 속에 집어 너어 주엇지만은
268
복력 업는 그 내종제는 언마 집어 가젓다가 돌우 내여 버렷슴애
270
선생은 몃칠 후에 그 고모 나아가 뵈우니
272
선생은 조고마한 광이 한아 엇어 가지고
273
그 집 뒤겻 담밋 돌 틈을 사발 아가리만치 파니 맑은 물이 가득히 괴인다
274
전일에 집어 온 바둑돌을 그 우물 밋헤 뭇어 놋코 물을 먹어보니 조흔 술이라
276
당초에 그 내종이 보물을 가지고 오다가 돌우 내여 버릴 줄 아는 선생은
278
모친의 부탁이 신근하신 바에 봉행치 안일 길이 업서서 [업서〃]
279
주천석 한아를 집어 가지고 왓다가 지금 술우물 한아를 만드러 놋코
281
그 술을 퍼내여 팔어서 집안 식구가 연명하여 갈 이오
282
그 한정에 지나게는 퍼내지 말라 하엿것만은
283
그 내종은 생각에 내 집에서 생기는 술을 좀 만히 팔어든 현마 엇더하랴 하고
284
하루에 여러 통식을 퍼내여 팔어서 수일 동안에 일 년 먹을 것을 작만하여 놋코도
285
날마다 그와 갓치 퍼 내이려는 경영이니
287
주천석을 돌우 것우어 본 곳에로 보내엿슴애
288
그 우물은 맛이 변하여 술맛은 업고 물맛 이라
289
그 내종은 선생의 조화인 줄 짐작하엿지만은
290
자긔가 잘못한 험울이 잇섯슴애 감히 질눔치 못하엿스니
291
이는 사람이 타고난 팔자는 변통하기가 어려운 사실이라
292
명도정 선생은 강절 선생의 공경하는 친구라
294
명도 선생다려 천동이 어듸서 일어나느냐 무르니
295
명도는 일어나는 곳에서 일어난다 대답하섯슴애
297
명도와 작반하여 동졍호 기슥에 잇는 악양루에 올너 갓다가
299
악양루 대들보에다가 원태죠 홀필렬의 늘이라 썻더니
300
명도가 보시고 경솔히 천긔를 루설한다 책망하섯슴애
301
강절은 한 사과하고 그 후붓터는 아는 일을 미리 말슴하지 안이 하섯스니
302
어진 사람의 험울을 아는 법이 이러하다
303
원태조 홀필렬은 송나라 초년으로붓터 근 이백 년 후에 천하를 통일한 오랑캐 인군인데
304
몸집이 영특히 커서 하세한 후에 늘가음할 나무가 업는 고로
305
악양루 대들보를 여다가 늘을 만드럿슴애
307
홀필렬이란 일홈지 알으섯슴은 더욱 신긔하지 안이한가
308
선생은 재조를 감추어 남에게 뵈이지 안이하나
309
옥이 뭇친 산과 구술이 잠긴 물에는 제절로 광채가 나듯이
311
선생의 성질은 사람 대우하는 법이 당신과 갓치 고명한 사람은 예사 친구로 대우하고
312
당신만 못한 우미한 사람은 정도한 친구로 대우하니
315
비유컨대 보패가 만흔 부자 사람 갓흐니 당신이 보조할 것 업는 이오
316
우미한 사람은 속에 아는 것이 업서서 [업서〃]
317
비유컨대 재물이 업는 빈궁한 사람 갓흐니 당신이 보조할 밧게 업다는 이라
318
그러함으로 고기 잡는 늙은이와 한 나무하는 아비가 못아 선쌍의 친구다
319
선생의 동리에 사는 가언(賈彦)이란 사람은 나서 그냥 자라고
321
나히 오십에 치 피이면 봄이 어니 입히 러지면 가을이어니
322
배가 곱흐면 밥 먹을 줄이나 알고 몸이 치우면 옷입을 줄이나 아는 위인인데
324
그의 용우함을 불상이 녁이서서 일마다 지도하시며
325
마음것 고휼하오서 관포의 의(管鮑之誼)가 잇고 과갈의 친(苽葛之親)과 갓틈애 (과갈의 한자 표기는 瓜葛로 알려져 있으나, 본문에서는 瓜를 苽(고)로 표기함)
326
가언의 어리석음으로도 선생의 재조 잇슴을 짐작하여
327
선생은 능히 감음업는 의복도 만들게 하고
328
배지 안인 아해 도나읏게 하는 줄로 아는바
330
중년에 안해를 렴라대왕 심부림 보내고
331
과년한 아들은 강님도령과 탁견을 하는대
332
주변은 엇더케 푼푼하든지 안진 방석을 돌려 놋치 못할만한 주변이오 [푼〃하든지]
333
처지는 엇더케 넉넉하든지 묵은 책력을 보아가며 엇어먹는 처지로서 [넉〃하든지]
336
밧 갈고 나무하는 외에 밥 짓고 옷 만들기지 제 손으로 하기를 긔탄하지 안어서
338
가언은 상처한 후에도 파산을 안이코 아들의 힘으로 지내여 가는대
339
자긔는 할 만한 일이 업는지 날마다 선생로만 차저가
343
선생의 덕분에 며누리 한아만 엇어 봅시다
345
하루에도 몃 번식 수삼 년을 두고 두고 졸낫스니
346
선생의 귀에는 며누리 소리가 젓고 젓어서 성이 가실 지경이지만은
347
선생은 성색을 남에게 뵈이지 안이하심으로
348
매양 춘풍화긔 갓흔 말슴으로 대답하시다가
349
래종에는 졸리다 못하여 말막음인지 엇더케 주선할 도리가 잇는지
353
며누리를 엇어 노은세음 잡고 남에게 연방 자랑도 하여가며
354
어듸서 여간 혼구도 빌어오며 서드는 품이 야단이언마는
355
선생은 말리지도 안코 알앙곳도 업시 저 하는 대로만 내버려 두시다가
356
하루는 조희에다가 이상스러운 글자를 몃 자 써서 가언에게 맛기시며
357
이것을 가지고 여긔서 서편으로 삼십리를 가면
358
이러 이러한 곳에 룡소라는 연못이 잇슬터이니
359
그 연못에 던지고 곳 돌아와서 여긔도 오지 말고 형의 집에 잇습소
364
물이 충충한 연못은 뭇지 안여도 룡소라
365
손에 가진 조희 을 돌에 싸서 물에 넛코
368
가언은 나무 등경에 불을 켜고 아들을 다리고 안젓더니
369
홀연이 살이문 밧게 수레 소리가 린린하고 등롱불이 황황하며
370
십여 명 시녀가 천선 갓흔 낭자 한아를 옹위하여 들어오는바
371
이상한 향긔가 코에 쏘이고 조요한 광채가 눈을 아서
374
가언 부자는 크게 놀내여 한구석에 켜 서서 그 거동만 삷혀 보니 [서〃]
375
옹위하엿든 시녀들은 어늬 결에 나아갓는지
376
밧게 잇는 수레 등롱지 어언간에 간 곳이 업고
378
구름치마를 것우어 안 달노리개에 소리를 내며
379
버들 눈섭을 갓추고 련 거름을 옴기어 가언의 압헤 나아와
380
두번 절하고 앵도 갓흔 임을 열어 구술 갓흔 목소리로
381
천한 사람이 에 잠간 멈우를 인연이 잇기로 왓사오니 어엿비 녁이십시오
383
가언은 졍신이 현황하고 신체가 국축하여 감히 대답지 못하고 혼자 의심만 내인다
385
귀신의 희롱이 아니면 선생의 조화겟지만은
386
저 사람이 며누리 노릇을 할 양이면 우리 집에는 상전이 한 분 생겻구나
387
무연고 이 죳츨 수는 업슨 즉 엇더든지 뒤치나 보리라
389
그 아들도 긔가 담 질리는지 눈을 발우 지 못하며
390
부친게신 방에로 들어가고 낭자를 접대함이 업섯스나
392
방에 잇섯는지 밧게 잇섯는지 잠을 잣는지 밤을 새웟는지
394
가언의 아들은 아침밥을 만드러 부친도 올리고
396
낭자는 별로 사양도 안이하며 조곰 먹지도 안이하고
397
옥병에서 술 갓흔 것을 옥잔에 루어 한 목음 마시고 감안이 안젓스니
398
그 옥병과 옥잔은 원래 그 낭자의 몸에 진엿든가 보더라
399
가언은 원간 조고마한 일이 잇서도 의례이 선생 취품하는 터인대
400
이런 큰 일을 당하엿스니 위선 선생 문의할 밧게 잇는가
401
밤에 잠도 자지 못한 사람이 아침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403
어젓게 그 편지는 가저다가 그 연못에 넛코 왓섯지오만은
404
우리 집에는 별별 일이 생겻서요 [별〃]
405
어제밤에 엇던 신부 한 아이 수레를 타고 종년을 만히 다리고 와서
406
수레와 종년은 즉시 다 보내고 그 신부 혼자만 처저 잇는대
407
감히 붓처 볼 수도 업게 점자느니 그 사람이 대체 누구요
409
그 사람들은 물론 누구든지 소선생을 선생이라고만 불느는 고로
411
선생은 가언의 말을 드르시고 미미이 우으시며 [미〃이]
412
며누리 노래를 일부일하기에 며누리 한아를 엇어 주엇더니
413
곰압다는 말은 업고 걱정스러운 말만 한단 말가
414
며누리가 미흡하여서 못 쓰겟다 함은 가커니와
415
며누리가 과하여서 못쓰겟다는 어듸 잇는 말인가
416
그 사람이 형의 며누리니 잘 그늘러 보소
417
가언은 며누리 몸살을 알튼 혜 며누리 동테를 만낫스나
418
선생의 말슴이 그러시니 자긔의 임의로 할 수 업다
419
며누리가 된 바에는 셩명이나 알 양으로
420
우리 갓흔 사람의 며누리로는 넘우 지나가기에 그리한 말이지오
422
선생 갓치 점지안인 좌지에도 친구 간에 롱담을 혹시 하든지 우으시며
423
셩명은 불느자 하는 것인데 며누리의 셩명을 알면 불을 터인가
424
셩은 며가요 일홈은 누리로만 알고 불느지
425
그러하나 그 녀자의 성졍이 개결하여 범접하기가 어려우니
426
형의 아들에게 일너 서오날붓터 열이틀 되는 날지는
428
한 그 녀자는 재조가 능난하여 부려먹기는 조흐니
429
형이 대처에 가서 비단 는 틀과 실을 무역하여 그 녀자를 식여 비단을 엿스면
430
이 다음일은 엇더튼지 당장 군급을 면할 터이니 나의 말대로만 하소
431
말슴을 맛치시고 집안 사람에게 지휘하여
432
은자 몃십냥을 변통하여 가언에게 맛기시니
434
대저 선생은 가세가 넉넉하든가 [넉〃하든가]
435
몃십 냥 은자를 엇지 그리 용이히 판출하느냐 하면 부귀를 구하지 안이하고
436
빈한을 편안히 넉이는 바에 엇지 넉넉한 재전이 잇겟는가 [넉〃한]
437
다만 집안 사람들을 놀지 안토록 지도하여 밧 갈고 베 서 의식을 공급하며
438
진구들이 서로 구제함이 잇스면 사양하지 안이하며
439
재물 쓰는 법이 규모가 잇서 항상 저축하여 불시에 씀을 준비하엿슴으로
440
지금 몃십 냥 은자를 용이히 판출하신 것이다
441
가언은 선생의 가르침을 듯더니 것탈로 우으며
442
그 녀자의 범절을 보고 내 아들의 거동을 보면
443
범하지 말라 하기는 고사하고 범하라 일는대도 생심코 범하지 못할 터이오
444
열 잇틀은 고사하고 열두 달 이후란대도 될 십지 못하옵듸다
446
말을 긋치고 은자를 취하여 옷 속에 감추고
447
읍중에 들어가 비단실과 는 틀을 작만하여 집에로 가저다 노왓더니
448
그 녀자는 말을 듯지 안코서도 자긔다려 하라는 일인 줄 알고
449
틀을 놋코 실을 늘여 옥 갓흔 손으로 이리저리 는바
450
신선의 조화를 가진 듯 귀신의 수단이 잇는 듯
452
그 비단은 품질이 별로이 조와서 내여다 팔면 가격이 월수히 만흐니
454
비위가 밧삭 당긔여서 놋는 대로 가저다 팔고
455
새로 가음을 무역하여 오기로만 날마다 일삼어 며누리를 엇은 모양이 안이라
457
동리 게집들은 색시 구경하기와 직조 구경하기에
458
절망 골하여 저의 집일은 못우다 낭패가 되는 줄도 몰으고
460
그 녀자가 가언의 집에 온 지 열 잇틀 되는 날에 선생은 도건을 쓰시고 유복을 입으시고
461
일필 나귀에 올너 안저 청의동자를 뒤세우고 어듸를 나아가시며
463
오날은 내가 친구와 상약한 일이 잇기로 부득불 심방을 가는 터이니
464
형은 나의 서재를 직혀주되 문을 단단이 닷어 걸고 [단〃이]
465
혼자 잠잠이 안젓다가 오 시즘 되여 뉘가 밧게 와서 찻거든 [잠〃이]
466
긔척이 업시 대답지 말며 그 사람이 달래며 을느며
467
문을 열어라 대담을 하여라 별별 소리가 만흘 터이니 [별〃]
468
암만 그리 하더래도 마음을 요동하지 말고 소리를 내이지 말소
469
만일 조곰이라도 소리를 내엿다가는 큰 야단을 맛날 터이니 부듸 조심하소
470
선생의 이 말슴을 자세이 드른 가언은 의심도 나고 겁심도 나지만은
471
본래 생의 부탁하시는 일에는 죽지만 안이할 일이면
472
사양치도 못하고 모피치도 안는 가언이라
474
나무군의 타령조로 문만 걸고 낫잠만 잔다
475
요새 말로 하면 상오 열두 시 삽십 분 되여
476
가언 누엇는 서재 밧게 과연 누구가 와서 사람을 찻는다
478
겁심과 의심을 싸홈 붓처 놋코 구경하면서 거짓 잠을 자다가
480
하는 소리를 언 듯고는 가슴이 두근 두근하고 [두근 〃〃]
481
대답이 날 날 하나 [날 〃 〃]
482
선생의 부탁을 밧엇슴애 마음을 도슬너 먹고 시침을 어엿이 다
484
여긔 누가 잇는가 십흔데 엇제 아모 대답이 업누
487
가언은 작졍한 마음이 잇스니 대답을 할리가 잇는가
488
대답하기는 고사하고 숨소리도 업시 잇는대
489
밧게 사람은 달래여 보다가 안이 ▣▣가
490
문 밋헤로 벗석 닥어 서며 조곰 강경한 말로
492
사람이 사람을 찻는대 무엇이 겁나서 대답을 못하여
494
이 말 드른 가언은 대답은 안이 하나 겁결에 일어 안저서
495
손지로 무릅확을 안 눈망울을 천장에다 굴리며
496
속마음으로만 하는 말이 나두 다 알어요 그만두어요 하면서
497
상말로 구어 먹은 듯이 쥐 죽은 듯이 긔척 업시 안젓스니
498
밧게 사람은 홰를 벗석 내여 소리를 놉혀 호령을 한다
499
네가 번연이 거긔 안저서 나의 말을 드른 체도 안이하니
501
일향 그리 하다가는 당장 내개 잡혀 나아와 큰 벌역을 당하리라
503
하여 상거울 갓치 알고 방울 갓치 을으는 서슬에
504
못생긴 가언은 담 덩이가 밧삭 졸아들고 겁 덩이가 불 치밀어서
507
별안간에 닷어 걸린 문이 제졀로 활 열리면서
508
얼골과 수염은 희고 옷과 관은 검은 로인 한 아이 들어오는대
509
눈섭에 노긔가 은은하고 발헤 행색이 표표하다 [은〃하고] [표〃하다]
511
움치고 수도 업고 결우어 볼 수도 업슴애
512
속으로만 발악하기를 나를 잡어 잡수십시오 하면서
513
두 눈을 작 작하며 로인을 말 말 보는대 [작 〃〃하며] [말 〃〃]
514
검고 센 로인은 검다 쓰다 말이 업시 삼애 속에서 바둑 만한 돌 한아를 내여
515
방안에 싸인 서책을 향하여 이리저리 그읏고
516
삼애 속에서 대물추리만한 조고만 병 한아를 내여 병막애를 쏙 더니
517
난대 업는 불이 그 병속에서 나아와 책을 못우 살으는대
518
순식간에 만 권 서책이 한조각도 남 안코 소존성이 되엿다
519
그러하나 그 불이 책만 태우고 다른 물건은 태우지 안이하여
521
기 외에 세쇄 등물지 태기는 고사하고 지도 안엿스니
524
당치 못한 일이 못아 책에서 생기는 것이기에
525
내가 책을 못아 업새고 가는 터이니 주인이 들어오거든 일너라
527
말을 맛치고 표연이 나아 가더니 간 곳이 업다
528
가언은 졸지에 불럼지를 맛나 상말로 재강아지가 되여 우두머니 안젓다가
530
몸이 데여 버서진 데는 업거니와 책은 여지 업시 태여 버렷스니
532
신세된 법이 비유하자면 진시황 당년에 서책 살느는 감동관 되엿다
534
그 분이 누구인지는 몰으겟스되 걸린 문을 손도 들이민 적 업시 열고 들어오고
535
삼애 속에 불을 넛코 단이는 것을 보건대
536
그 분의 조화도 이집 주인의 조화만이나 하다만은
537
대체 나는 주인을 보고 무엇이라 말을 하나
538
이 지경을 만드러 놋코 주인이 들어오기 젼에 집에로 가는 것은 더구나 일이 안이니
540
비와 쓸에밧기를 차저서 농사군의 걸음 파내듯이 재를 말금 담어내고
541
문을 헐신 열어놋코 팔을 베고 누엇스니
542
서책이 업서진 방안이라 통창하고 연긔를 헷치는 바람도 들어와
543
시원한 긔운이 민망한 마음을 조곰 헷처 주는 듯하다
544
그제야 선생의 집안 사람 한둘과 이웃 사람 세넷이 모혀 들어
546
이상하니 괴상하니 그 분이 누군데 어듸서 와서 어듸로 갓나 하는
548
저녁볏치 감아귀 날개에 빗나고 풀은 풀이 당나귀 굽통에 얼키는 석양 산로에
550
밋헤 이르러 나귀에 내리시며 가언을 보시고 웃는 낫흐로
553
형은 무안할 것 업서 종일 여긔 잇서서 궁금할 터이니 [잇서〃]
555
하시는 말슴을 듯건대 발서 그러할 줄지 알면서 식이신 모양 갓고
556
는 집에를 가서 보라 하시니 필연 묘맥이 잇는 말슴이라
557
혹시 그 로인이 이 집 서책 살으듯긔 우리집을 마저 살으지나 안엿는가
558
의심이 벗석 나는 가언은 선생 사과할 결을도 업시 불나케 나아와
560
집은 다행이 무사하나 살이문에 들어서니
561
닭의 손자는 마당에서 싸홈을 하고 제비 싯기는 붕당에서 이약이 하는대
563
는 비단을 다 서 걸어노은 비단틀만 우두머니 서서 는 주인을 기대리는 둣하다 [서〃]
565
며누리는 소피를 하려 가는가 짐작하고 한참 안저 기대렷스나
567
가언은 의심 내여 문밧게로 돌우 나와 소리를 크게 질너
569
불넛스니 아들의 일홈이 득연(得淵)인가 보더라
570
득연은 그 부친이 자긔 불느는 소리를 듯고 이웃집에로서 여나아오며
573
득연의 이 말을 의심 업는 에 드르면 예사롭지만은
574
의심 잇는 에 드르면 놀랠 만도 하다
575
의심 잇는 가언은 자연이 놀내여 어리둥절하고 섯는 ▣
577
앗가 한낫 되여서 엇던 로인 한 아이 검은 옷을 입고 검▣
578
▣리 집에로 쏜살 갓치 들어와서 그 색시다려 무에라 무에라 하더니
580
그 로인과 그 색시가 두어 먹 음식 먹고 둘이 다 문밧게로 나아가기에
583
로인과 색시는 그 구름을 타고 반공중에로 올너가읍듸다
584
내가 그 일을 보고 무슨 야단이 날 겁이 나서
586
지금 아버지서 불느시는 소리를 듯고 나아왓슴니다만은 그 일 대체 왼일이오닛가
589
아들도 그 일을 몰으거니와 아범은 그 일을 알 수 잇든가
590
그 일을 모르는 가언은 한참을 무연이 섯다가
591
아들다려 집을 보라하고 선생 무러 보려 간다
592
가언은 선생 압헤 나아가 무슨 말을 뭇기도 전에 선생이 먼저 말슴한다
593
나는 책을 태우고 형은 며나리를 일헛스니 두사람이 다 낭패로고
594
가언은 선생이 발서 알으심을 보고 긔가 막히든지
595
숨을 휘 내여쉬며 한편에 비켜 웅숭거리고 안저서
596
선생이 다 알으시는 바에 여러 말 할 것은 업소만은
597
대저 그 녀자는 누구며 그 로인은 누구예요
599
선생은 그제야 신색을 장제히 하시고 말슴을 자세이 하신다
600
그 로인은 룡이요 그 녀자는 그 룡의 인대
601
그 녀자가 본래는 옥경에서 사환하든 비자로서
602
상제 죄를 짓고 하게에 귀향와서 룡의 이 되엿다가
603
이제는 죄를 벗는 긔한이 되여 오날 오 시에 돌우 상계에로 올너갈 터인
604
내가 쳔긔를 루설하는 죄과를 짓는 줄 알면서도 운액이 당도함을 면치 못하겟기로
605
바다를 통한 연못에 부적을 던저 룡의 을 불넛슴애
606
룡녀는 나에 부적을 거역지 못하는 조건이 잇슴으로
608
룡은 을 기고 분한 마음을 품엇다가
609
내가 집에 잇지 안인 틈을 타 나의 책을 살너 업새고 저의 을 다려가는바
610
그 룡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조화가 업슴은 안이지만은
611
룡은 정직한 신령이라 남이 몰으게 하는 행동이 업는 고로
613
형이 만일 긔침만 안엿더면 오 시가 지난 후에는 할 수 업시 물너가
615
저의 은 인하여 셰계상 사람이 되여 형의 며누리 노릇을 할 번도 하엿스나
616
천지만물이 못아 정수가 잇서서 나의 책도 오날 오 시에 업서질 운수를 당하엿고
617
룡에 도 오날 오 시에 돌우 올나갈 운수를 당하엿스니
618
한울이 정하신 운수를 사람의 힘으로 엇지 돌의키겟는가
619
그러함으로 내가 일을 당할 줄 알면서도 몸소 잇셔 방비치 안코 친구를 심방한 것이오
620
방을 아조 비워 두엇스면 일이 업섯슬 하나
621
운수가 그러한고로 짐즛 형다려 직히라 한 것인대
622
룡이 책을 살으지 안코는 그 을 다려가지 못하느냐 하면
623
내가 책을 태운 후에 분을 내여 도술을 행하여 저의 을 돌우 아서 오면
624
한울 험울을 더지읏는 것임애 다시 안이할 줄을 그 룡이 다 아는 고로
625
나의 책을 살너 저의 분풀이를 하고 을 다려 간 것이로세
626
이 일장 설화를 드른 가언은 을 는 듯 술을 먹은 둣 정신 업시 안젓다가
627
그러면 당초에 우애 룡의 를 불넛섯소
628
룡의 만 불느시지 안엿더면 아모 일도 업섯슬 것 안인가요
632
내가 룡의 을 불으지 안는대도 오날 오 시에 텬화가 일어나서
633
나의 책을 태우는 에 집과 집물지 다 타겟스니
634
찰하리 룡의 손만 비러 책만 태우는 것이 올치 안이한가
635
룡의 불은 돌만 사르는 고로 바둑 갓흔 돌로 책에 돌 긔운을 쏘여서
636
책만 살넛고 다른 물건은 살으지 안이한 것일세
637
나의 집 리해로는 그러하고 형의 집 리해로 말하면
638
냉수 한 그릇 밧게 허비한 것이 업고 비단갑을 만히 취하엿슬 안이라
640
그러면 룡의 불로 책만 살으는 것이 오히려 다행하겟는대
641
우애 나다려 방을 직히여 소리를 내이지 말어 룡이 못 들어오게 하라 하섯소
643
룡이 을 빼앗기고 분노하여 상제 알위고 남방 화덕진군에게 요구하여
644
오날 오 시에 소옹의 집을 불 살너 주되
645
내가 먼저 가서 을 찻거든 그만두라 하엿스니
646
만일에 형이 소리를 내이지 말고 반 시간만 넘겻더면
647
룡이 물너가는 에 시간이 발서 지나서 화덕진군도 그저 물너갓슬 터인대도
648
시천정이 잇스니 엇지 인력으로 하겟는가
649
가언은 당장에 보는 자긔의 집일도 몰으는대
650
선생은 뵈이지 안는 천신의 일을 말슴하시니 것잇 말슴 하실 리는 업슴애
652
벙벙하니 안젓다가 혼자말로 괴탄이라 [벙〃]
653
며누리 며누리 하다가 며누리라구 한아 엇는다는 것이 불집만 일의케고 헛일이 되엿스니
656
선생은 운치 잇게 드르섯든지 그 말을 다시 뇌여 가시며
658
불집을 일의키고 책장을 덥헛다는 형의 말이 지금 당한 일에 대하여 매우 절당한 말이로고
659
연분 닷는 를 당하면 며누리는 엇어 오지
660
하신는 말슴 가온대 무슨 묘맥이 잇슴을 알고 깃거하는 가언은
661
당장에 안저서 졸으겟는 렴치는 업는지
662
언제지든지 를 기다려 보리라 생각하고
663
룡녀가 노은 비단을 팔어 선생이 이시든 은자도 갑고
664
의복과 음식에 구간함이 업시 태평이 지낸다
666
눈 한 번 작일 동안에 하루 잇틀 지나가고
668
화로에 전자 연긔 살아지고 영창에 가을볏치 가득한 서재에 안지신 선생은
670
여긔서 동편에로 삼십 리를 가면 월은촌(月隱村)이란 동리가 잇고
671
그 동리에 위흥(魏興)이란 사람의 집이 잇는대
672
그 집 주인 위흥은 과년한 한아만 다리고 지내다가
673
출가도 식이지 못하고 자긔가 병이 들엇스니
674
그 병은 전생 업원으로 귀책을 맛나 할 일 업시 죽을 지경이오
675
가세가 극빈하여 의약을 시험할 도리가 업슴으로
676
그 이 진심 갈력하여 구료하다가 이제는 지진두가 되엿슴애
677
그 이 자원하기를 부친의 병을 곳처 주는 사람이 잇스면
678
몸을 밧치여 은헤를 갑겟노라 하는 터이니
679
그 녀자는 효성이 잇는 사람이오 형은 심덕이 잇는 사람이니
680
그 효성과 그 심덕으로 그 귀신을 처 그 병을 곳처 주고
681
그 녀자를 다려다가 형의 자부를 삼엇스면 엇더하겟는가
682
이 말슴 듯는 가언은 며누리 엇으라는 말에는 감질이 닛지만은
683
귀신 치라는 말에는 가 눌리는지 정분만 밋고 핀잔을 준다
685
선생이 엇지 그런 어림 업는 말슴을 하시오
686
효 잇는 며누리를 엇오라 하시니 좃키는 좃소만은
687
내가 무슨 심덕으로 귀신을 는단 말이요
688
신을 치려 하다가 내가 마저 귀신이 되자구요
689
선생은 귀신 기가 어린 아해 기 갓흘 터이니
690
그 귀신을 선생이 처서 그 녀자로 나의 며누리를 삼 하여 주섯스면 좃치요
691
이처럼 말하여 흥성 붓처주는 사람에게 되구슬을 붓는다
692
가언의 언론도 괴이치 안치만은 선생은 종말을 아르신고로
693
당신이 담당치 안이시고 가언에게 다시 개유하신다
694
심덕이 잇스면 갑의 여이 놀내지 안일 것이요 효성이 잇스면 무엇을 거리겟는가
695
그 녀자는 형과 갓치 잇기를 거리지 안코
697
귀신도 할 일 업시 물너가고 혼인도 제절로 될 터이라
700
념려말나 하는 말슴으로 보면 귀신이 나를 잡어 가든 안일 모양이니
701
나를 잡어 가지만 안일 양이면 어려울 것이 업거니와
702
놀낸다는 말슴으로 보면 귀신의 모양이 암아 흉악한가보다 하는 마음으로 다시 뭇기를
703
선생 갓치 고명한 좌지에는 귀신을 보려니와
704
나갓치 우미한 위인으로도 귀신을 보는가요
705
대저 그 귀신은 무슨 귀신인데 모양은 엇더케 생겻스며
706
내가 맨손으로 가서 안젓서도 귀신이 제절로 물너 가요
708
무슨 귀신이라 발우 말하야서는 더구나 무서워 할 터이니
710
귀신이 뵈고이 안이 뵈이는 것은 귀신에게 잇고 사람에게 잇지 안이하고
711
한 귀신이란 것은 본래 별것이 안이라 사람 죽어 된 것이 귀신인즉
713
그 귀신 는 방문은 형의 집 벽장 문에 붓텃스니 가서 여 가지고 오소
714
가언은 자긔 집에서 본 적이 업는 무슨 방문이 잇다는 말슴에 대하여 더구나 의심이 난다
715
수작을 긋치고 집에 돌어와 벽장 문 열고 안 편을 보니
716
과연 울긋불긋하게 그린 조희 한 장이 붓텃다
717
암아 이 물건이 방문인보다 하여 여 가지고 돌우 선생 와 뵈이며
719
대체 이것은 무슨 글자며 뉘가 써서 거긔다가 붓첫스며
722
선생은 맛침 은자 몃 량과 편지 한 봉을 압헤 노왓다가
724
그 방문은 룡의 이 오날 이런 일이 잇슬 줄 알고
726
내가 전일에 말하든 냉수 한 그릇 갑이라 하든 것이 그것일세
727
그 부적과 이 은자와 이 편지를 가지고 형의 아들을 다리고
728
이 길로 곳 그 집에 가서 그 녀자를 차저 보고 편지를 준 연후에
729
그 녀자가 하자는 대로 부적은 병인의 몸에 진이여 두고
730
사람들은 병인의 겻흘 나지 안이 하면
731
래일 밤 자 시량 후에는 귀신이 자연 물너 갈 터이지
732
이 은자는 병 구원하는 몃칠 동안 일용하라는 것이니
734
선생의 말슴을 드르니 대강령 알겟소만은
735
룡의 도 압일을 아는 법이 선생이나 다름 업는대
736
그러한 신령을 다려다가 내 아들의 을 만들려 하섯습더닛가
737
그 일은 암아 선생이 잘못하신 일인 듯 하오
738
그는 내 잘못한 일이라 할 만도 하지만은
739
못 아정한 운수가 잇서서 그러케 된 일이니
740
내게 책망은 두엇다가 하고 형의 일이나 어서 밧비 하소
742
선생이 당신의 일을 보아달라 하신 도방 색지 못하겟는 가언으로서
743
저의 일을 저다려 하라 하시는 바에야 사양할 길이 잇는가
744
죽지는 안이리라 마음을 곳처 먹고 부적과 은자와 편지를 가지고
745
자긔의 집에로 와서 아들에게 그 사실을 대강 일넛스니
746
득연은 부친의 명령대로만 하는 사람일 아니라
747
선생의 지도하심이 계시다는 바에 무슨 개론이 잇스리오
749
부자가 갓치 나서서 눌은 울타리와 붉은 닙 숩풀을 마음 업시 구경하면서
750
서너 시간만에 월게촌 위흥의 집을 차저가 보니
752
수년을 방에 침면하여 목숨 거의 진하게 되엿는 위흥은
753
의 애쓰는 모양도 애석하고 병을 견듸여 가기도 괴로워서
754
어서 죽기만 바라는 바에 찻는 사람이 잇슨들 응답할 수가 잇는가
755
그 일애(一愛)는 천생 효녀라 가세가 간구한 중 친환이 위중함애
757
주의하고 친환을 곳처주는 사이 잇게 되면
759
문밧게 혹시 사람의 소리가 잇스면 친환을 보아 주려는 사람이 왓는가 녁여
761
이 날 누구가 와서 찻는 소리를 듯고
763
어듸서 오신 손님이신지 가르처주실 말슴이 잇소닛가
765
가언은 다른 것은 몰으되 그 녀자가 자긔의 며누리 되겟는 녀자인 줄 알은 아는바
766
창고한 생각으로 자식 되겟는 사람다려 위대하기도 엇더하고
767
남의 집 처녀다려 하대하기도 어려워서 엉거주춤 반말이라
769
이 댁 주인서 병환 계시다는 말을 듯고 곳처 듸리려 왓거니와
770
하면서 자기가 무슨 술법이나 잇는 듯이 말한다
771
그 말 드른 일애는 반색하여 로면하며 서슴 업시 썩 나서서
772
러진 의상에 흙 뭇는 것도 교계 안코 어엿분 얼골이 에 다읏도록 절하면서
774
몸이 맛도록 명령을 밧드러 대은덕을 만분지일이라도 갑허 들이오리다
775
가언은 무슨 렴치인지 그 절을 우두머니 밧고 그 말을 마음 잇시 드르면서
777
절대가인이라 함보다도 더 조흔 요조숙녀라 할 만하다
778
아조 자긔에 며누리로 인정하고 속으로 다행이 녁이여 하는대
780
친병을 구료하기에만 정신이 잇고 다른 일은 교계치 안는 사람이라
781
곳 가언을 청하여 병친의 압헤 갓치 들어가 부친의 몸을 얼우만지며
782
아버지 병환 곳처들일 어룬이 여긔 오섯슴니다
784
하는 말 속에 가련한 긔색과 지극한 정셩이 나타난다
785
(이 소설을 보는 사람이 저술자의 붓쥐인 손을 붓들고 뭇기를
786
일애의 거동은 갸륵하오만은 사람의 마음은 밋지 못할 것이라
787
일애의 몸을 밧친다는 소문이 사람의 욕심을 동하게 되여
788
슬금이 와서 얼넝대다가 상말에 네 병은 낫든지 마든지
789
내 약 갑이 내라는 격으로 일애를 겁박하면 고혈한 일애가 엇더케 방차하겟기에
790
생면대척인 가언의 자청하는 한 마듸 말을 유공불급하여 준행하려 하니
792
는 몸을 바친다함은 안해나 첩이나 되겟다는 말이니다
793
늙은 가언 혐의치 안는 것도 인정이 안이라
797
몸을 바친다함은 친병만 알고 몸은 이저버린 것이니
798
친병을 곳처주겟다는 사람이 잇는 바에 엇지 의심을 두리오
799
그 말대로 준행하여 가다가 병을 곳치지 못하는 동시에는
800
일애 갓치 강명한 녀자로서 무단이 남에게 을릴 지경이면
802
는 몸을 밧치여 덕을 갑는 자리에 늙고 젊은 것이 무엇이리오 한다
803
그 말은 그만두고 이 에 위흥은 정신이 출몰하여
804
눈을 감은 체로 누어서 호흡이 천촉하여 말을 일우지 못한다
807
당신서 진맥도 하시고 찰색도 하오서 무슨 병환인가 집증하오서
810
진맥이 무엇인지 찰색이 엇던 겐지 도모지 몰으는 돌파리 의원 가언은
811
선생의 편지가 집증이오 룡녀의 부젹이 약방문이라
812
집증붓터 하여 놋코 약을 차차 쓸 양으로
813
선생의 편지를 품 속에서 내여 일애에게 주며
814
이 편지는 강절 소선생 편지니 편지를 보면 닥을 알 터이지
817
일애는 의아하여 편지를 밧어 들고 생각하기를
818
나도 소선생서 신긔한 도술이 만흐시다는 말은 들엇스나
819
나는 규중 녀자라 한 번 나아가 뵈옵든 못하엿거니와
820
선생서 먼저 편지를 내리심은 천만 의외라
821
하면서 편지 것봉을 보니 위가 효녀 일애보라 하엿고 여 보니 속에 쓰기는
822
그대의 부친은 전생에 효자로서 큰 구렁이 한아를 죽엿스니
823
그 구렁이는 불효자의 벌역을 밧어 구렁이가 되여 큰 나무 속에 웅거하엿는대
825
그 구렁이를 죽이고 십흔 생각이 자연이 생겨서 모계를 내여 죽인 것인대
826
그대의 부친은 하세한 후에 돌우 사람으로 태여나서 그대의 부친이 되엿고
827
그 구렁이 혼은 죄가 만흔고로 태여나지 못한바
829
그대의 부친이 액운이 중한 를 타서 병이 들게 하여
830
그대 부친의 명이 래일 밤에는 진할 터이나
831
그대의 부친은 효자의 보응으로 그대 갓흔 효녀를 두엇슴애
832
한울이 그대의 지성을 알으시고 가언에게 룡의 부젹을 맛기오서
833
그의 부친을 구호하여 그대의 효도를 완전케 하시는 이 게신지라
834
룡의 부적이라야 배암을 제어하겟고 가언의 아들은 효자라
835
효녀와 효자가 룡의 부적을 가지고 병인의 겻헤 안젓스면
836
불효한 놈의 구렁이 귀신을 족히 칠 터이니
837
그대는 부친을 호위하여 효도를 일우고 가랑을 루어 신의를 직히여
839
이 편지를 그대만 보고 가언의 부자는 뵈이지 말을지어다
840
그대는 부친을 위하는 마음이라 겁이 업겟거니와
841
가언의 부자는 남의 일이라 그 곡절을 알면 겁을 내기가 쉽고
843
나도 가언에게 귀신이 잇다는 말은 하엿스나 구렁이란 말은 안이 하엿스니
845
가언의 부자도 겁이 적어서 자연 무사할 터이니 별로이 조심할지어다
847
그대의 효성도 위하고 가랑의 인연을 위하여 혐의로움 업시 이처럼 긔별할 이로라
849
일애는 편지를 자세이 본 후에 마음이 대단이 감격하여 눈물을 내려 옷깃을 적시우니
850
선생을 곰아워 우는 일애를 귀신이 무서 우는 일애로 아는 가언은
851
남의 병을 곳치려 왓다더니 자긔의 병이 홀연이 생기는대
852
의증이란 병에다가 겁증이란 병을 겸하여 눈을 크게 고 일애를 건너다 보며
853
나도 귀신의 빌미가 잇는 줄은 알지만은
854
그 귀신이 무슨 귀신인 줄은 몰으니 좀 가으처 주어
856
하여 의원이란 명색이 돌의여 방문 을 뭇는다
857
일애는 즉시 눈물을 것우고 다시 일어나 절하며
858
선생의 말슴대로 실정은 은휘하고 예사로은 말로
861
대인을 뫼시고 안저서 치라 하섯슴니다
862
룡의 부적이 잇는 바에 걱정하실 것 잇슴닛가
864
가언은 일애의 말을 참으로 듯고 의중이 조곰 풀려서 겁증이 러 감한다
865
은자를 내여 아들을 식여 식량을 변통하여 조석을 공괴하니
866
며누리도 되기 전에 집안 식구리 모혀 세간살이를 자미롭게 한다
867
일애는 가언을 처음 대하서는 당신이라 하더니
868
선생의 편지를 본 연후에는 대인이라 일커르니 대인은 부친다려 하는 말이라
869
득연이 자긔의 남편 될 사람임을 알엇는 연고요
870
가언은 선생의 편지에 다 말슴하섯스려니 녁여
872
득연도 말은 못하나 속은 잇슴애 세 사람은 마음이 서로 빗취엿다
873
일애는 부친의 병증을 알엇슴에 별다른 약을 쓸 것도 업시
874
가언을 뫼시고 부적을 가지고 병측을 잠시도 나지 안이하니
875
정신이 아조 업든 위흥은 정신을 조금 찰혀 눈을 고 을 보며
876
수일 새는 무엇이 몸을 어 눌너 정신이 도모지 업더니
877
오날은 어 눌느는 것이 업스니 조곰 살 하다
879
혹 사람도 갓터 뵈이고 혹 배암도 갓터 뵈이더라
880
일애는 부친의 말슴을 듯고 선생의 편지를 생각하여 보니
882
부친의 병심도 편케 하고 가언의 겁심도 업게 할 양으로
884
병환 중 정신이 업스신 에는 헛것이 흔히 뵈입지오
885
강절 소선생서 저 어룬을 지시하여 보내시와
886
아버지 병환이 차차 나실 도리가 잇사오니 아모 걱정 말으십시오
889
병인은 다시 말대답할 근력이 업든지 드를 만하고
890
가언은 병을 곳처줄 재조가 잇는지 그럴사하고
893
이러구러 해가 지고 그럭저럭 밤이 되여
894
바람소리가 우수수하는 곳에 나무입새도 라 우수수하고
895
밤 빗치 우중충한 에 산 밋 집이 더욱 우중충하다
896
우수수하는 나무 알에요 우중충한 한 뒤문 밧게
897
별안간 이묵이 우는 소리 갓흔 귀곡성이 일어나며 가언을 을너댄다
898
이 놈 가언아 네가 무슨 닥으로 남의 원수를 갑지 못하게 하느냐
899
네가 물너가지 안이하면 내가 너지 죽이리라
900
하면서 나무 밋헤서 와삭바삭하는 자최가 돌연이 갓가워지며
901
창문 밧게로 왓다 갓다 하는 모양이 현연이 뵈는 듯하다
903
이것 뵈이지 안튼 귀신의 긔척이 엇지 하여 오날 밤에 처음으로 생기느냐 하면
904
당초에 거리 업시 왕래하든 귀신이 부적을 무서워하여 들어오지 못함애
906
병인은 압흔 중에도 그 소리를 드럿는지 형각이 업시 혼혼하고
907
득연은 아는 속이나 그 지경을 당하더니 두서가 업시 황황하고
908
가언은 간이 콩닙새 만하여 화등잔 갓흔 눈으로 안젓고
909
일애는 긔가 산이만 하여 옥구술 갓흔 소리로 는다
910
이놈아 네가 불효한 놈으로서 효성이 지극헌 우리 부친 엇지 감히 범하느냐
911
진작 물너가지 안이하면 풍도지옥에 잡어너어 영영 환생되지 못하게 하리라
914
귀신의 소리가 긋치면 일애가 즛기를 반밤이나 하다가
915
닭의 울음소리가 들린 이후에는 귀신의 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점〃]
916
병인의 정신이 차차 돌어와서 권하는 미음도 먹고 뭇는 말도 대답헌다
917
가언의 부자는 이것 귀신이 엇던 놈의 귀신인지도 몰낫다가
918
일애의 짓는 소리를 듯고야 비로소 그 귀신이 불효 놈의 귀신임은 대강 알엇다
919
인하여 날이 새웟슴애 밤잠 못잔 사람들이 낫잠을 참을 돌이다가
920
낫을 보내고 밤을 당하여 귀신은 오겟는대 광경이 엇더 할지
921
헛늙은 가언은 겁붓허 집어먹고 말조차 못하는대
922
녀자로서 겁 업시 귀신을 즛는 일애에게 감동된 득연은 본래 효자의 마음이라
923
겁이 제절로 업서저서 귀신이 를 지온대도 우숩다 녁이고 잇섯다
924
초생달이 넘어가고 이경 밤 되엿는대 귀신이 와서 공갈을 한다
926
너의 놈들이 치워나지 안이하면 한칼에 못우 놀여 버리리라
927
하면서 시르렁 르룩 와지근 우닥 별별 소리를 다 내이며 들어들 싼다
930
득연은 부친의 겻헤 안저서 긔색이 평평하고
931
일애는 소리를 가다듬어서 호령이 통통하다
932
이 놈 네가 부모를 몰으는 놈이 원수는 엇지 아느냐
934
귀신이 되고서도 전과 갓치 우미한 심통이 그저 잇구나
935
음특하고 완만한 네 놈이 오듸를 감히 범할 하냐
936
진작 물너가서 한우님 죄를 더 지읏지나 말어라
937
귀신은 다 된 일이 틀릴 지경임애 하직살 판으로
938
막 늘어 덤뷔여 문을 열치고 듸미다 보며 이를 악물고 발악을 한다
939
당초에 귀신의 형상을 무러보든 가언은 이런 에 보앗스면 자세이 알련만은
940
엇진 닥인지 고개를 잔득 숙으리고 안젓는대
941
귀신의 소위를 괘심이 녁이는 일애와 득연은 조곰도 요동이 업시 안저서
943
귀신의 형상이 사람 비씃하나 다 되지 못한 사람이라
944
다강이는 맨숭맨숭하고 팔다리는 막막하고
945
얼넉얼넉한 검은 옷을 입엇고 늘늠늘늠하는 긴 혀를 내밀며
947
삼척 장검을 둘너 메고 백단 욕셜을 하여 가며 방에로 들어오려다가 돌우 물너선다
949
효녀와 효자가 좌우에 안저서 각각 그 부친을 옹위하엿스니
950
험울 벗지 못한 불효자의 귀물이 엇지 능히 범하겟는가
951
수십 차를 진퇴하다가 밤중이 지난 후에는 귀신이 크게 울며
952
애고 애고 이제는 보원할 날이 아조 업스니
953
이런 지원 극통한 일이 어듸 잇슬가 애고 애고
954
이처럼 울며 하소연 하다가 할 수 업는 사세닛가 아조 가는 모양이라
955
귀신이 물너갓슴을 보는 일애와 득연은 병인을 구호하여
956
그 밤이 지난 후엔 완연이 회생하여 동작이 임의롭다
957
수 일이 지난 후에 요얼이 거근되엿슴을 아는 일애는
958
선생의 편지를 내여 놋코 귀신의 래력을 설파함애
959
위흥은 자연이 놀내려니와 가언 부자도 새로이 놀냄을 마지 안이한다
960
가언은 위흥 부녀를 대하여 룡의 란리 맛나든 일을 자랑 삼어 이약이하니
961
위흥은 송구한 긔색이 알코난 후 파리한 얼골 구역에 가득 채웟고
962
일애는 감격한 눈물이 입고 굴든 해여진 적삼자락을 흠벅 적신다
963
한참만에 일애는 눈물을 것우고 단졍이 안저서 부친 고하기를
964
소녀가 자원한 말도 잇삽고 선생의 가르치심이 그러하오니
966
하엿스니 위흥은 도리를 짐작하고 경계가 분명한 사람일 아니라
967
한울의 명의와 선생의 지도가 계신 바에 자긔가 무슨 개론이 잇겟는가
968
추연이 옷깃을 것우고 흔연이 가언을 향하여
969
우리는 한우님 처분과 선생님 지휘를 준행할 밧게 업스니
970
자녀를 밧구어 혼인은 지내려니와 어늬 지내스면 조흘요
971
가언은 며누리 한아 엇을 양으로 룡의 조화도 구경하엿고
972
배암의 란리도 격거 보아서어 진혼이 다 지고
973
죽을 힘을 다 들여서 겨우 며누리 가음 한아를 엇어 노은 바에
976
형의 병환을 곳치는 날이 나는 며누리를 엇는 날이니
977
날을 다시 갈힐 것도 업고 형의 집 사세로 보면
978
이 다음에도 별달는 준비가 업슬 터이오
979
나의 형편으로 말하면 하루가 밧분 터이니
981
하엿스니 가언은 본래 주변성이 업다더니 이번에는 주변성이 무던하다
983
그의 말이 근리할 아니라 사세된 법이 그의 을 거스를 수도 업슴애
984
아모 말 업시 을 물그름 보는 은 너의 이 엇더하냐 하는 이지만은
985
일애는 몸 한아 밧처스니 어룬의 조처만 바랄 름이라
988
득연은 효순한 사람이라 부친의 말슴대로만 준행할 름이니
989
그 날 그 일에 권리는 독히 가언에게만 잇다
990
마루에 지직 한 닙 고 소반에 냉수 한 그릇 놋코
991
득연과 일애를 마주 세워 절 두 번식 식인 후에
992
두 부친이 절 한 번식 밧어스니 그만하면 성례라
993
두 아비가 갓치 안저서 아들과 을 밧구엇스니 그것이 성례가 안이고 무엇인가
994
가언의 집은 룡의 이 준 비단으로 을 잡어 살기가 걱졍 업거니와
995
위흥의 집은 배암 귀신의 독한 작란으로 패를 맛나 사세가 더구나 마련이 업다
996
집은 빗 갑에 처서 내여 주고 약간 즙물 부시렉이는 가언의 부자가 밀방 걸어 질머지고
997
위흥은 집행이 집 우위되고 일애는 치마 쓰고 신부례 하엿스니 그만하면 신부례라
998
남편은 싀부가 뒤에서 호행하고 친부가 합헤서 인도하엿스니
1000
가언은 며누리를 다리고 자긔 집에 이르럿스니
1001
싀어머니 업는 집안에 며누리가 주장이라
1002
일동 일졍을 다 쓸어 맛기고 아들과 위흥을 다리고 선생 문하에 나아가서
1003
엇그적게 평발로 가든 득연이가 오날날 성관한 모양으로 뵈옵는다 [오날〃]
1004
선생은 득연의 절을 밧으시고 가언을 향하여 허허 우으시며 [허〃]
1005
룡도 보고 견듸엿는대 배암을 보고 그 닷이 무서워한단 말가
1006
룡이 아니면 배암을 제어치 못하고 배암을 제어치 안이하면 인연을 찻기가 어려우니
1007
이는 한우님서 효자 효녀의 인연을 일우어 주심이오 사람의 힘이 안이얏다
1008
그 말슴 듯는 가언은 선생 싯익은 사람이라
1009
의레이 그러려니 넉여 별달는 말이 업시 며누리 엇어주신 치사만 할 이오
1010
위흥은 어 업듸여 눈물을 흘리며 목숨 살려주신 은덕을 사례하니
1012
수일 지난 후에 일애는 술 한 병과 실과 한 그릇을 졍결히 준비하여 손수 들고
1013
남편과 두 부친을 라 선생 나아가 두 번 절하고
1014
단졍히 안저서 부친의 목숨 건저주신 은혜를 칭송하니
1015
선생은 자질의 체례로 대접하시며 좌중을 향하여
1016
득연의 혼인에 룡녀의 힘이 업지 안치만은
1017
힘은 빌어 쓸지언정 은 짓지 못할 것이
1018
사람의 이라야 사람의 이오 룡의 은 사람의 이 안이얏다
1019
내가 그려함을 알면셔도 졍한 운수가 잇슴으로
1020
짐즛 룡녀를 불너 그 힘을 빌어 쓰자 함이지
1021
선생의 말슴을 드른 좌중 사람들은 송연한 안색으로 흡연이 칭사하니라
1022
가언은 착한 아들과 어진 며누리가 집을 맛흔 후로는 가세가 졈졈 늘고 [졈〃]
1023
손자도 차차 보아 자미롭게 지내고 [차〃]
1024
위흥은 조흔 사위와 지극한 에게 몸을 의지한 후로는
1025
신세가 안안하고 의식이 조조하여 걱졍 업시 지내며 [안〃하고] [조〃하여]
1026
두 사람은 날마다 선생 나아가 한담하고
1027
왼 집안이 말마다 선생의 대덕을 일것더라
1029
수백 년 후에 오랑캐 원나라에게 앗기겟는지라
1030
분하게 녁여 원나라 운수를 노와 보니
1031
팔십 년 후에는 명나라에게 앗기겟는지라
1032
다행이 녁여 명나라 운수를 노와 보니
1033
이백여 년 후에 오랑캐 청나라에게 앗기겟는지라
1034
한등을 간걸너 오랑캐가 들어옴을 분하게 녁여 청나라 운수를 노와 보니
1035
삼백 년 후에 제 로 망하고 몽고가 들어서겟는지라
1036
연두등을 오랑캐가 들어오겟슴을 크게 분하게 녁여
1037
수갓이를 내여 던지고 다시 놋치 안이하섯다
1038
선생은 그러한 도술이 잇슴애 당신이 하세하실 날을 알으시는지라
1039
그 날을 당하여 당신 안지신 곳 사면에 천라지망을 베풀어
1040
렴라사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안지섯는대
1041
선생의 친구 명도 선생은 도술을 행하시든 안이 하시되
1043
강절이 하세하실 날을 알으시고 영결하려 차저 가섯더니
1045
명도는 강절을 향하여 천명을 순행하게 밧지 안코 저것이 무슨 즛이냐 책망하섯슴애
1046
강절은 크게 웃고 나아와 자리를 펴고 누어 하세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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