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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오광대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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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극) '통영오광대' 대본 전문
1
통영오광대
 
 
2
제1과장 -문둥탈-
 
3
등장인물 - 문둥이 안면이 찌부러져 추하다. 한 쪽 팔·다리가 불구다.
4
무대 - 막이 열리면 풍악소리 요란하다. 징·북·피리·장고 가락에 맞추어 문둥이(탈) 왼편(後面)에서 등장. 흉하고 사나운 얼굴에다 곰배팔, 절름발이 다리를 우쭐우쭐 흥에 자아도취하여 무대 전면(全面)을 돌며 병신 특이한 동작을 한다. (풍악 중단)
 
 
5
문둥이   요래 뵈도 난 양반이란 말야. 저 상놈들쯤이야 내 호령 한 마디에 그저 허리가 굽실 쩔쩔 매야 하거던. [장단 깽수 가락에 문둥탈 우쭐우쭐 춤을 계속하여 무대를 한 바퀴 돈다.]
 
6
문둥이   [곰배팔로써 코를 풀어 팽개치며] 양반이란 참 좋은 거지. 얼시구 좋다. 양반 좋다. [풍악 절정 가락에 맞추어 무대 주위로 선회하면서 춤을 춘다. 무대 좌편쪽으로 퇴장.]
 
 

 
7
제2과장 -풍자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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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9
홍백(紅白) 탈 : 반면(半面)은 홍(紅), 반면은 백(白).
10
흑(黑) 탈(검정탈) : 반면은 흑(黑), 두발은 황다색(黃茶色).
11
삐투르미탈 : 면상(面上)의 균형이 없이 추하다.
12
손님탈 : 곰보, 천연두흔(天然痘痕)이 전면(全面)을 차지.
13
조리중 : 삭발에다 바랑을 지고 목탁을 가지고 있다.
 
14
원양반 : 면류관, 청사도포.
15
둘째양반 : 관(冠), 청사도포.
16
말뚝이(馬夫) : 평립(平笠)
 
17
무대: 제1과장과 동일함. 풍악소리 서서히 흐르며 막이 전개.
 
 
18
홍백탈 등장 (좌편에서)
19
오른손에 접선(扇)을 펴들고 풍악에 맞추어 무대 전면(全面)을 선회하면서 춤을 춘다. 장단가락이 차차 높아짐에 따라 춤의 선율도 빨라진다.
 
 
20
흑탈 등장 (우편에서)
21
양손에 아무 것도 쥐지 않고 홍백탈과 상반되어 무대 주위로 돌며 선무(旋舞)하다, 무대 중앙에 돌아와 마주 서서 가락(風樂)에 맞춘다.
 
22
삐투르미탈 등장 (좌편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다가)
23
얼굴 비툴어지고 몸도 반신불구다. 무대 주위로 돌며 업치락뒷치락 병신춤을 춘다. (홍백·흑탈 무대 중앙에서 함께 흥에 취해진다.) 한 바퀴 돌고, 무대 중앙으로 들아서며 (홍백탈과 흑탈은 좌우편 주위로 나누어 장단에 맞춘다.) 웃옷자락을 헤치고 조그마한 거울을 내어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며, 이만하면 그렇게 미남은 아닐지라도 과히 못나지는 아니 하였다는 자아 만족감을 표현하는 형태를 하며, 장단 가락에 맞추어 병신춤을 춘다.
 
24
손님탈 등장 (우편에서)
25
죽지(竹枝)에다 '江西神司命'이라고 쓴 기폭(旗幅)를 어깨에 메고 유유히 무대 주위를 선회한다. 홍백탈·흑탈 마주 서서 합무(合舞). 삐투르미 무대 중앙에서 독자적인 자세.
 
26
조리중 등장 (좌편에서)
27
송락(僧冠) 쓰고 장삼을 두루고 목탁을 치며 요망스러운 행동으로 무대를 한 바퀴 속보로 선회하면서, 장단에 대응되게 한 번씩 춤을 추고 또 속보로 선회한다. 홍백·흑탈·손님(천연두)은 대략 동일한 자세로 풍악 장단 맞추고, 삐투르미와 조리중은 각자 특이한 자세를 취하여 적응되게 맞춘다.
 
28
둘째양반 등장 (우편에서)
29
정자관을 쓰고 청사도포에 코 밑과 턱 아래 수염을 약간 가렸다. 오른 손엔 접선(摺扇), 왼 손에 작지를 쥐고, 점잖은 자세를 취하며 서서히 무대 중앙으로 옮긴다. 홍백·흑탈·손님 좌편으로 삐투르미는 우편에 나누어져 장단 가락에 호응하고, 조리중은 여전히 빠른 걸음으로 무대 주위를 돌면서 적절한 자세.
 
30
원양반 등장 (좌편에서)
31
면류관을 쓰고 청사도포에 긴 수염을 가리고 큰 접선과 작지를 쥐고, 교만할 만치 점잔한 외형을 갖추고 무대 주위를 서서히 선회하다가 무대 중앙으로 나선다. 그외의 등장인물은 무대 주위로 밀려 나와 각자 적당한 위치에서 풍악에 맞춘다. 그대로 계속하다, 양팔을 벌려 무용을 중지시킴과 동시에모두 퇴장. 풍악 함께 그친다.
 
 
32
원양반   이미 나온 김에 말뚝이나 한 번 불러 봐야지 [수염을 쓰다듬으며 긴 목소리로] 이놈 말뚝아-. [좌편에서 험상궂은 안면에 평양립을 쓰고 오른 손에 말채찍(馬鞭)을 들고 등장. 풍악 다시 흘러 가락에 맞추어 말뚝이 무대 주위를 선회하면서 춤을 춘다. 우뚝 원양반 앞에 바른 자세로 서면, 동시에 풍악 중지.]
 
33
말뚝이   예-, 옳소. 화지근본(火之根本)은 수인씨(燧人氏)라어든 생원님께서 말뚝이를 부르시오니 말뚝이 문안이오. [두 손을 모아 읍을 공손히 함.]
 
34
원양반   [교만할 정도로 점잖은 체하며 재담조로] 소년당상(少年堂上) 애기 도령님은 좌우로 벌려 서서 소 잡아 북 메고, 말 잡아 장고 메고, 개 잡아 소고 메고, 안성맞침 깽수 치고, 운봉내기 징 치고, 술 거루고, 떡 치고, 홍문연 높은 잔치, 항장이 칼춤 출 때 이내 몸은 흔글한글하여 석탑에 비겨 앉아 고금사(古今事)를 곰곰 생각할 때, 이런 제 할미 붙고 홍각대명을 우쭌우쭌 갈 놈들이 양반의 칠륭뒤에 응모갱갱하는 소리 양반이 잠을 이루지 못하여 이미 금란차(禁亂次)로 나온 김에 말뚝이나 한 번 불러 보자. 이놈 말뚝아, 말뚝아-. [원양반·말뚝이 춤·풍악 계속하다 그침.]
 
35
말뚝이   [공손히 읍하고 일어서며] 예- 이-, 예- 옳소. [재담조로] 동정(洞庭)은 가을 가고 천봉만학(千峰萬壑)은 그림을 그려 있고, 양류천만사 각유춘풍(楊柳千萬絲 各有春風) 자랑하고 탐화봉접(探花蜂蝶)은 춘악(春樂)에 하늘하늘 별유천지(別有天地)요 비인간(非人間)이라. 어디서 말뚝이를 부르고 계시는지 말뚝이 문안이오. 문안 아홉 가지, 평안 아홉 가지 이구 십팔 열여덟 가지 문안을 잘못 받으면 생원님의 혀가 쑥 빠질 것이오. [원양반·말뚝이 춤이 시작되므로 풍악 당분간 계속하다가 그침.]
 
36
원양반   [재담조로] 이 때는 어느 때뇨. 놀기 좋은 춘삼월 호시(好時)로다. 석양은 재를 넘고 강마(江馬) 슬피 울 제, 초당에 노신 양반 고연코 노시기를 가장을 불러 순장(順長)을 단속 모모(某某) 친구 통지하여 일배주(一盃酒) 담화차로 흥겨워 나려가서, 한 잔 먹고 두 잔 먹고 삼석 잔 거듭 먹고 일배일배부일배(一杯一杯復一杯)라. 주인은 누구누구 모였던고? 영양공주 난양공주 진채봉 계섬월 백능파 심요연 가춘운 적경홍모두 모였는데, 월태화용(月態花容) 고운 태도 양반이 눈을 들어 씨익 쳐다보니 양반의 마음이 흔글한글하여 춤이나 추고 놀아 보세. 이놈 말뚝아- [풍악 요란하고, 원양반·말뚝이 각각 반대방향에서 무대 주위를 돌며 춤을 추다 중앙에서 정지.]
 
37
말뚝이   [재담조로] 예- 옳소. 날씨가 덥덥무려하니 양반의 자손들이 연당 못에 줄냄생이 새끼 모이듯이, 손골목 개 새끼 모이듯이, 논두름에 무자수 새끼 모이듯이, 때때로 모아 서서 말뚝인지 개뚝인지 소뚝인지 하 삼사월 초파일에 장안(長安) 만호(萬戶) 등 달듯이 과거장중에 제 의부애비 부르듯이 그저 말뚝아 말뚝아. [풍악·춤 계속하여 무대 중앙을 한 바퀴 돌다 중지하고 재담 계속.] 소인은 상놈이라 이놈 저놈 하거니와 소인의 근본을 들어 보소. 우리 4대조, 5대조, 6대조 이상은 물론하고 우리 할아버지께옵서는 이십에 등과하여 초직(初職) 한림학사와 급제를 지낸 뒤에 고관대작을 지냈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며, 우리 아버지께옵서는 시년(時年)이 이십에 흑각궁(黑角弓) 반각궁(半角弓) 둘러 메고, 출장입상(出將入相)하여 남병사·북병사·오영문도대장을 지냈으니 그 근본이 어떠하뇨? 차(此) 소위 요지자(堯之子)도 불출(不出)이요. 순지자(舜之子)도 불출(不出)이라. 내집 사랑 하인만도 못한 놈들이 이놈 저놈 하는 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38
원양반   [재담조로] 이놈 말뚝아, 네 근본은 그러하거니와 내 근본을 들어 봐라. 내 집에는 비자가 일곱이요, 기생이 여덟이요, 능노군(能櫓軍)이 열다섯이오, 좌우청(左右廳) 양사(兩司)요, 부관사(副官司)요, 왜사(倭司)요, 하동문(下東門)안 관유사(官有司) 들어 잡아 다 해 먹고, 그것은 고사하고 우리집 둘째 양반은 서파(庶派)에서 나고, 셋째 양반은 수원백씨(水原白氏)가 아버지요, 또 한편은 남양홍씨(南陽洪氏)가 아버지요, 흑국(黑國) 놈이 아버지요, 다섯째 양반은 아버지가 풍기가 심하여 사지가 비틀어졌고, 여섯째 양반은 강남손님이 아버지요, 일곱째 양반은 보살의 소출이라. 이것 저것 다 버리고 나 하나이 양반이라. 네 가문을 들어 보니 우리 가문을 똘똘 뭉쳐도 네 하나를 못 당하겠다. 그러나 이것 저것 다 버려 두고 흥미대로 한 번 놀아 보자.
 
39
전원 등장  [3박자에 맞추어 각자 적당한 위치와 특이한 자기 자세를 취하여 무대 주위 또는 중앙을 선회하면서, 한바탕 춤 풍악 가락 절정에 올랐다 서서히 흐른다.]
 
 

 
40
제3과장 - 영노 탈 -
 
41
등장인물
42
용(영노): 2인용 탈 일체로 선두가 용의 행동을 취하여 후미는 선두에 따른다.
43
비비양반: 시골 양반으로 분신.
 
 
44
영노 등장
45
무대 우편에서 영엄한 자세로 서서히 무대 중심으로 나온다. 정면을 향하여 위엄있는 얼굴로 용두(龍頭)를 휘두를 때, 풍악 소음을 내며 3박자로 울린다. 가락에 따라 무대 중앙에서 주위를 선회하면서 용무(龍舞)를 춘다.
 
46
비비양반 등장
47
무대 우편에서 청포(靑袍)를 걸치고 흑립(黑笠)에다 접선·작지·개나리봇짐, 약간의 수염, 아주 산간벽지의 은거생활에서 지쳐진 표정으로 노장(老杖)을 짚고 무대 주위를 영노 와 반대 방향으로 선회하다 중앙에서 마주치게 되자, 영노를 발견하고 놀랜 표정으로 후딱 선다. 영노 큼직한 입을 벌리고 비비양반을 쏘아보며, 집어 삼킬듯이 노려본다. (풍악 일단 중단)
 
 
48
비비양반  네가 무엇고?
 
49
영노    나는 하늘에 사는 용이다.
 
50
비비양반  용인데 어째서 어떻게 여기 왔느뇨?
 
51
영노    내가 양반을 아흔아홉을 잡아 먹고, 그대 양반을 잡아 먹으면 하늘에 승천하겠다.
 
52
비비양반  나는 양반이 아니다.
 
53
영노    청사도포를 봐도 양반이 분명하다.
 
54
비비양반  네가 나를 잡아 먹지 말고 내가 너에게 먹을 것을 하나 주마.
 
55
영노    무엇을 나에게 줄려나?
 
56
비비양반  구렁이 먹을 줄 아나?
 
57
영노    안다.
 
58
비비양반  [재담조로] 뱀이나 구렁이나 너 개구리 먹을 줄 아나?
 
59
영노    안다.
 
60
비비양반  [재담조로] 올챙이나 개구리나, 그런 것을 줘도 나를 잡아 먹을래?
 
61
영노    먹어 봐서 부족하면 잡아 먹겠다.
 
62
비비양반  그러면 너에게 크다란 쇠 하나를 줄 테니, 그것 먹고 나를 잡아 먹지 않을래?
 
63
영노    그것도 먹어 봐야 알겠다.
 
64
비비양반  그러면 이 쇠를 받아 먹어라. [영노 받아 삼킨다. 사이] 그만하면 됐지.
 
65
영노    그래도 부족하다. 너를 꼭 잡아 먹어야겠다.
 
66
비비양반  이래서는 안되겠다. 너는 나를 잡아 먹으려 하고, 나는 너에게 잡아 먹히지 않을려고 하니 너와 나와 한 번 싸워 보자. [결투 자세]
 
 
67
(영노 입을 벌려 덤벼들려 하고 비비양반 작지로 막으며 피하려 한다. 풍악 서서히 울리고 박자에 맞추어 특이한 자세의 춤이 시작되어 무대 주위를 선회한다. 무대 중앙에 이르렀을 때 비비양반 영노를 피하려다 기진맥진하였고, 영노 입을 벌려 먹으려는 자세를 갖추었을 때, 비비양반 혼비백산하여 이를 작지로 막으려다 실수하여 영노 앞에 그만 작지를 떨어뜨렸다. 비비양반 작지를 집으려고 허리를 굽혀 영노 앞으로 가까이 나간다. 영노 다시 입을 벌려 비비양반에게 달려들려 한다. 풍악 장단만으로 서서히 흐르고, 여기 적당한 자세의 춤의 동작이다. 비비양반 작지를 잃은 채 영노를 피하여 무대 주위로 선회한다. 뒤를 쫓아 영노 같은 방향으로 선회한다.)
 
 

 
68
제4과장 -농창탈-
 
69
등장인물
70
제자각시: 20세 가량의 창녀, 양반의 첩.
71
상좌중(上佐): 15세의 소동(小童).
72
활량: 20세 정도의 놈팽이.
73
둘째양반: 50세 가량의 소지주(小地主).
74
할미: 둘째양반의 본처, 55세 가량.
75
할미양반: 할미의 남편.
76
끝돌이: 둘째양반의 하인.
77
장님: 50세 가량의 판수.
 
 
78
제자각시 등장
79
무대 우편에서 머리에 고깔(花笠)을 쓰고 반호장 저고리에 분홍치마를 입었다. 오른 손에 백건(白巾)을 들고 무대 중앙으로 서서히 나오면, 이에 따라 풍악 장단 3박자로 흐른다. 장단에 맞추어 제자각시 춤을 춘다. (한참 동안 계속.)
 
80
상좌중 ‘小僧’ 등장
81
그렇게 화려하지 못한 고깔에다 승복을 입었다. 염주를 걸고 무대 우편에서 서서히 등장하여, 제자각시 있는 무대 중앙에 나와 제자각시를 중심하여 좌우로 갈리어서,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며 제자각시를 농락한다. 제자각시 이에 호응하여 농을 받으며 함께 일단이 되어 흥에 취해진다.
 
82
활량 등장
83
무대 좌편에서 속보로 중앙에 진출하여 상좌중을 쫓는다. 상좌중 불의의 침입자에 놀래어 무대 우편으로 사라진다. 활량 득의만면(得意滿面)하여 제자각시 어깨에 손을 얹고 희롱하며 풍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제자각시 이에 맞추어 피차 손을 잡고 합무. 주로 무대 중앙에서 남녀 요염한 모습을 취하며 한참 동안 계속된다.
 
84
둘째양반 등장
85
청사도포에 갓을 쓰고 한 손에 접선 또 한 손에는 작지, 수염을 길게 내리고, 무대 좌편에서 제자각시와 활량은 무대 우편으로 도망하고 제자각시 그 자리에서 당황한 표정을 한다.
86
곧 요염한 미태(媚態)를 보이자, 둘째양반 웃음을 띄우며 이에 호응하여 손을 서로 잡고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둘째양반 소실의 아양에 혼미되어 어깨를 어루만지다 얼굴을 쓰다듬으며 희롱하는 장면 한참 동안 계속.
 
87
할미 등장
88
몽당치마에 허리통을 내어놓고 있다. 초리(草履)를 신고 얼굴은 아주 쭈굴쭈굴하며 머리에는 백건(白巾)을 썼다. 무대 우편에서 아주 당황한 걸음으로 나와 엉덩이를 흔들며 무대 주위를 돌며 본부인 둘째양반을 찾고 있다. 특이한 걸음으로 풍악에 맞추어 허리를 우쭐거린다. 무대 중앙에는 둘째양반과 제자각시 대좌하여 술상을 앞에 놓고 흥에 취하고, 할미는 산신에 고사하는 상을 차려 놓고 본부인 둘째양반 돌아오기를 비는 치성을 올린다. 허리통이 쑥 빠진 모습으로 계속하여 합장배례를 한다. 둘째양반 희롱을 그치고 시장에 가서 제자각시께 선물할 옷감과 반찬거리를 사러 갈 차림을 하려고 끝돌이를 부른다. (풍악 중지)
 
 
89
둘째양반  이애 끝돌아. [끝돌이 대답이 없어 더욱 화가 나서 고성으로] 이애 끝돌아, 끝돌아-.
 
90
끝돌이   [무대 좌편에서 방정맞은 걸음으로 나온다. 몽당 바지에 허리통이 나왔으며, 저고리도 아주 짧막하다. 머리에 수건을 질끈 매고 줄걸음으로 주인 둘째양반 앞에 나와 허리를 굽신하며] 예- 생원님 부르셨습니까?
 
91
둘째양반  이놈아! 뭣을 했건데, 목이 터지도록 불러도 대답이 없나? 요 망칙한 놈아. {사이} 내 장에 갔다 올 테니 빨리 차림해.
 
92
(끝돌이 허리를 굽신하여 봐가면서 무대 좌편으로 사라진다. 다시 망태를 어깨에 걸고 나와 둘째양반에게 전해 준다. 둘째양반 망태를 받아서 등에 걸머지고 장으로 가려고 일어서며, 다시 제자각시를 한 번 애무하고 뒤를 돌아보며 천천히 무대 우편으로 사라진다. 제자각시 요염한 태도를 취하여 손에 백건을 흔들며 이를 전송한다. 끝돌이 눈을 흘기며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사이)
 
 
93
놀량패일동 등장
94
(둘째양반 퇴장을 기다린 듯이 무대 좌우편에서 놈팽이들 함께 제자각시를 중심하여 몰려 들어옴과 동시 풍악 다시 계속하고 일동 함께 제자각시를 둘러 싸고 몸에 취해진다. 제자각시 분위기에 호응하여 춤을 추며 할미는 그대로 치성을 드리고 있다. 끝돌이도 함께 놀량패에 합세되어 있다. 박자에 맞추어 당분간 그대로 계속.)
 
95
둘째양반 등장
96
(무대 좌편에서 시장에서 돌아오는 모습. 망태에는 옷감과 반찬 등 들어 있다. 꽤 피로한 표정으로 서서히 나오다, 제자각시의 부정한 태도를 목격하고 매우 격분하여 단장을 휘두르며 놀량패에 덤벼든다. 놀량패 좌우 무대 쪽으로 분산 도망한다. 풍악 중단되고 끝돌이는 양반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와들와들 떨고 섰다.)
 
 
97
할미    이제 우리 영감을 만나게 해 주시겠지……. [허리춤을 우쭐거리며 동당걸음으로 영감을 부른다.] 영감아- 우리 영감아- [무대 중앙에서 제자각시 둘째양반에게 갖은 아양을 다 부려도 격분은 풀리지 않고, 새삼 본처 할미가 그리워서 본처 할멈을 찾으려고 각시를 뿌리치고 일어선다.]
 
98
둘째양반  소실이란 할 수 없군. 이놈도, 저놈도 다 붙어 먹고 못 믿을 건 소첩이라. 아무래도 귀밑머리 함께 풀고 파뿌리가 되도록 가약한 우리 할멈이 무엇보담 제일 좋아…… 우리 할멈은 어디 갔을까? [혼자 중얼거리며 무대 정전면(正前面)으로 작지를 짚고 나선다. 끝돌이 무대 후면으로 사라지고, 제자각시 그대로 주저앉아 머리만 숙이고 있다. 할미와 둘째양반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돌고 서로 부른다.]
 
99
할미    영감아-. 우리 영감아-.
 
100
둘째양반  할멈아-. 할멈아-. 이 양귀비보다 더 예쁜 우리 할멈아-. [상반하여 무대 주위를 선회하며 피차 영감·할멈을 부르며, 특이한 자세를 취하며 반무(半舞), 반보(半步)를 하고 있다.]
 
101
할미    영감아-. 영감아-.
 
102
둘째양반  할멈아-. 할멈아-. [서로 귀를 기울여 어디서 들릴 듯도 한 영감·할멈 부르는 소리 나는 쪽으로 접근하다, 서로 대하게 되므로 반가와하며 서로 안는다.]
 
103
할미    아이구, 영감아, 영감아, 우리 영감아, 어디 갔다 왔소. 아이 아이 옥황상제·부처님·미륵님·산신님이 도우셔서, 요렇게 잘난 우리 영감을 만나게 했구나.
 
104
둘째양반  아이구, 할멈아, 할멈아, 춘향이보다 더 예쁜 우리 할멈아-, 요리 봐도 내 할멈 조리 봐도 내 할멈, 아이구 할멈아. [부등켜 안고 희열을 금치 못한다. 무대 중앙에서 제자각시 쓰러진다. 신음하는 소리. 둘째양반·할미 놀래서 제자각시 옆에 나아가 어찌 할 바를 몰라 당황한다.]
 
105
제자각시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 뱃속에서 어린 애가 요동을 한다. 이이구 배야 배야. [엎치락 뒤치락 신음하며 고통을 못참는다.]
 
106
둘째양반  [둘째양반 제자각시를 껴안으며] 부정을 탄 모양이다. 빨리 부정을 벗겨야지. 판수를 불러야지. 이놈 끝돌아, 끝돌아. [끝돌이 옆에 와 무언(無言)으로 서서 주인의 분부를 대령한다.] 끝돌아, 빨리 가 판수를 불러 오라. 부정을 벗겨야겠다. [끝돌이 허리를 굽신하고 물러 간다. 사이] [무대 우편에서 끝돌이 판수를 이끌고 등장. 판수 때 묻은 주의(周衣)에 갓을 쓰고 단장을 더듬더듬 소고를 메고 환자 옆으로 접근한다. 할미, 소반에다 정화수를 갈아 놓고 둘째양반 판수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판수, 북을 뚜다리며 경문을 음송하며 부정을 치기 시작하고, 할미 둘째양반 정화수 소반을 향해 허리를 굽신굽신 절을 한다. 제자각시 여전히 신음한다. 그대로 계속하다 제자각시 옥동자를 해산한다. 둘째양반·할미 희색이 만면하여 아이를 안고 귀여워 얼러댄다. 판수·끝돌이 퇴장하고 제자각시는 그대로 누워 있고, 할미·둘째양반 어린아이를 번갈아 안고 풍악 흐름과 함께 춤을 추며 얼러댄다. 풍악 차차 고조됨에 따라 할미 엉둥이를 흔들고 둘째양반 고조의 흥에 달한다. 한참 동안 계속한다.]
 
 

 
107
제5과장 -포수탈-
 
108
등장인물
109
포수: 30세 가량. 총을 메고 망태를 찼으며 머리에는 털벙거지를 썼다.
110
담보: 2인(앞뒤). 탈을 연결하여 선두는 담보의 표정의 탈을 조정하고 후미는 이에 따른다.
111
사자: 2인(앞뒤). 탈이 연결되어 담보와 동일하다.
 
 
112
포수 등장
113
무대 좌편에서 포수 꿩 한 마리를 망태에 넣어 등에 짊어지고 무엇을 쏘려고 총을 겨눈다. 무대 주위를 돌며 풍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총을 겨누었다 다시 쏘는 시늉을 하면서 몇 바퀴 선회할 때.
 
114
담보 등장 (좌편에서)
115
풍악에 맞추어 담보 서서히 사나운 형태를 하면서 동작을 하며 포수와 반대방향으로 무대 주위를 선회한다. 포수, 담보를 총으로 겨누며 전진 또는 후퇴를 하고, 담보 역시 포수와 대항하여 사나운 입을 벌리며 전진 또는 후퇴하면서 장단 가락에 맞춘다. (한참 동안 계속)
 
116
사자 등장
117
무대 좌편에서 갈기를 흔들며 입을 벌리고 담보를 향해 서서히 나온다. 풍악 고조에 들어가고, 담보 사자를 이리 저리 피하며 무대 주위로 돈다. 포수는 의외의 두 목적물을 잡으려고 총을 담보에게 겨누었다 또 사자를 겨누었다하며 전진 또는 후퇴를 하며 무대 주위 또는 중앙을 돌며 사나운 대결전의 춤이 계속된다. 사자는 결국 담보를 포착하고 담보는 이를 피하려다 잡아 먹힌다. (이 결투가 끝나자 담보 무대 뒤로 퇴장.) 사자는 담보를 먹고 난 뒤 더욱 용맹을 부리며 무대를 돌고, 포수 사자에게 대항했다가, 또 물러서고 대결한다. 포수가 쏜 총탄이 적중되어 사자 몸부림을 치며 쓰러지고, 포수도 극도의 흥분으로 넘어진다. (사이) 포수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펴보다, 사자의 시체를 발견하고 기뻐서 총대를 쥐흔들며 무대 전면(全面)을 선회하면서 춤을 춘다. (풍악 고조함에 따라 춤이 계속된다.)
【원문】통영오광대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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