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통천가면극 (대본) ◈
카탈로그   본문  
1
(민속극) '통천가면극' 대본 전문
 
 
2
제1과장
 
3
모두 탈을 쓰지 않고 의상만 입고 나온다. 북을 울리고 계속하여〈타령조〉의 운률이 울린다. 쇠맵시 춤추며 등장하여 계속 춤을 춘다. (칼춤이나 승무가 효과적이다.) 뒤이어 남녀 배합한 굿중패들이 제각기 가지고 있는 재주를 부린다.
4
함경도 양반(이하 양반으로 약칭한다.)이 사령 두 명을 앞세우고 등장하여 사면을 돌아본다.
 
5
양반    야! 듣거라! 청노새 솔질 솰솰해서 순금 안장 호피 도둠에 떡 멋이 있어 올라 앉아, 녹수진경 너른 들에 나귀를 채찍질하여 굽이굽이 산을 넘어, 머리 위에 백구는 비소우하며 발 밑에 파도 밀리는 백사장을 쏜살같이 달리며 푸르청청 솔밭이라, 송전을 썩 지나 창파 우에 기암괴석 절벽으로 깎아 세운 총석정에 당도하여 나귀 우에서 내리여, 개가청청류사지에 나귀를 매고 진사댁을 바라보니, 황토로 터를 닦고 청토로 마당을 닦고, 벼루기 잔등에 소대를 세우고, 호박주축 밀화기둥 굽도리 선자추녀 대접받침 넌짓 돌려 산호 가지로 연목을 걸고 청능와로 지붕을 넣고 문장 명필 춘방서도 훌륭하구나.
 
6
원득삼산에 불로초요
7
배현고당에 백발친이라.
8
천증세월에 인증수하니
9
춘만건곤에 복만가라.
10
춘광선도에 길인가요
11
화기자생에 군자택이라.
12
기둥에다 붙여 놓고
13
개문만복래요
14
소지황금출이라.
15
큰 대문에다 붙여 놓고
16
응천산지삼광이요
17
비인간지오복이라.
18
중대문에 붙여 놓고
19
용지무궁 취지불갈
20
고방 대문에다 붙여 놓고, 건양다경
21
입춘대길
22
방문 우에 가로 붙였으니 이 아니 얼마나 훌륭한고.
23
백수한산에 심불로 (굿거리) [서로 엉키어 춤을 춘다.]
 
24
양반    쉬! 영창을 주르르 열고 방안을 들여다 보니 방안 치레도 훌륭하구나. 각장장판, 소라반자, 청능으로 띠를 띠고, 문채 좋은 대모 책상 우에…… 등은 책상 우에 쌓아 있는데 문학가 집안이 분명쿠나, 동서남북 벽서도 훌륭쿠나,…….
25
「북벽을 바라보니 팔년풍진 요란시에육관대사의성진이가 팔선녀를 일엽 소선에 가득 싣고, 약수 삼천리를 건너 영주 봉래 삼신산으로 불사약을 구하러 가는 형상을 그려 붙이고……. 」 의개 그릇 침구도 볼 만하구나. 룡장 봉장 옆다지 자개함롱 반다지에 대접같은 붕어쇠를 넌짓 채워 놓고, 그 우에다 영초단 이불, 모초단 요, 지법단 두동구리 잣물 베개를 얹어 놨으니, 돈냥이나 있는 집안이 분명하다.
 
26
이나니, 나노 쾡칭 이나니나노 쾡쾡 칭칭…… 괭칭. (모두 춤을 춘다.)
 
 
27
양반    여봐라 말 듣거라! 좌우를 바라보니 오곡 백과 무르익는 비옥한 벌판이 무연히 펼쳐 있고, 앞뒤로는 천하의 절승 경개 금강산 해금강이 손길 앞에 놓였으며, 동해의 푸른 물은 고기떼가 늠실대니 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데, 장작불로 이밥 지어 산해진미 전부 갖춰 상다리가 휘도록 상에 넘쳐 차려 놓고, 앞뜨락 뒤동산에 고구 명창 일등 명기 좌우에다 앉혀 놓고 호의 호식 로류장화 가는 세월 모르는 곳 일찌기 소동파가 찾던 무릉도원이 아니냐.
 
28
사령    도화가 없사오니 어찌 무릉도원이라 하오리까.
 
29
양반    옳다! 그러나 얘! 듣거라! 이런 곳에 자리 잡고 집 단장이며 안팎 차림을 보아 이 집 주인은 그 뜻이 천만년 대계로다……. 함경도에서 온 양반께서 이 댁 주인 문안 올리고 접시 상좌 풍월 짓고 이 밤이 진하도록 풍류로 보낼가 하니 말씀 전하여라.
 
30
사령    네! [무대를 돌며 큰 소리로 외친다.] 이 댁 주인 홍진사! 함경도 양반께서 문안 올리러 왔다구 아뢰오. 어- 위- [소리와 같이 홍말뚝이·개가죽샌님·곱새·진사 등 등장하여 서로 못 보고 춤을 춘 다음]
 
31
홍말뚝이  [양반과 맞대 서서] 내가 이 집 주인 홍진사요. [하고는 전에 알던 양반인 것을 알게 되자 질겁을 해서 달아나련다.]
 
 
32
양반은 의아해서 홍말뚝이의 뒤를 따르고 홍말뚝이는 양반을 피하여 뒤로 숨어든다. 서로 옥신각신하다 양반과 말뚝이가 정면으로 마주칠 때 말뚝이는 양반 앞에 조아리고 국궁한다.
 
 
33
양반    네 이놈 듣거라! 너로 말할진대 강릉 사는 신진사네 하인으로 있으며, 뛰기를 말같이 잘 뛴다고 해서 말뚝이라고 별명을 받은 홍돌쇠 홍말뚝이가 아니냐?
 
34
말뚝이   네! 틀림없이 소인이 홍말뚝이로소이다.
 
35
양반    네 이놈! 다시 묻노니 네 주인 신진사 어른 슬하에 자식이 없는데다 심덕이 두터운지라, 망년에 재산을 상속할 데가 없어 그 많은 재산을 네놈에게 물려 주고 세상을 떠났것다.
 
36
말뚝이   일평생 주인 대감 위해 소말같이 일한 덕분으로 그 재산을 물려 주신다 하옵데다.
 
37
양반    네 이놈! 그럴진대 그 재산은 고이 간직했다 후에 진사 어른과 인연 있는 양반이 나서면 돌려 줄 것이지, 네 놈이 어찌 방자하게 그것을 탕진한단 말인고.
 
38
곱새·진사·개가죽 샌님 들  [이구동성으로 양반의 말에 호응하여] 이를 말씀이오니까.
 
39
양반    [더 흥이 나서] 네 이놈 듣거라! 더우기 미천한 상놈의 처신으로 항간의 눈을 피하여 양반 행세를 한 죄는 열 번 죽어 마땅하리라. 사령! 원체는 저 놈을 릉지저참 할 것이로되 십분 용서해서 곤장을 이십 대 쳐서 당장 추방을 시켜라.
 
40
사령    네. [하고 말뚝이를 끌고 퇴장한다.]
 
41
일동    양반을 중심으로 춤을 추는데 곱새 등 오광대들은 양반에게 아첨한다. 일동퇴장.
 
 

 
42
제2과장
 
43
노승    무대 중앙에 엎드리고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영산회심곡이 울려 나온다. 노승이 얼굴을 가리운 채 음률에 맞춰 서서히 일어난다. 일어나서는 대활하게 춤을 춘다. 말뚝이가 장단에 맞추어 등장하여 노승에게로 다가간다. 노승이 말뚝이를 보고 몸을 웅크리고 숨는다. 말뚝이가 조심조심히 노승을 얼린다. 서로 쫓고 피하고 하다가 어느덧 합의가 된 듯 접근하였다가 질겁을 하여 피한다.
 
44
노승    여 이놈! 네가 무엇이냐. 심산유곡 계명성이 안 들리는 곳에 나타났으니, 네가 세상 요사를 다 부리는 귀신이 아니냐?
 
45
말뚝이   야밤 삼경이 아니오니 어찌 귀신이 되오리까.
 
46
노승    영산에 계신 산신령의 령을 받고 내려 온 호랑이의 화신이 아니냐?
 
47
말뚝이   사서삼경 경사에 능통하고 중생을 위해 시주를 본의로 하시는 도승이온대, 어찌 호랑이의 화신이 감히 내려올 수 있사오리까?
 
48
노승    그러면 대관절 네가 누구란 말이냐?
 
49
말뚝이   소인으로 말하면 홍말뚝이라고 하는 강릉 신진사의 하인으로서, 진사 별세시에 물려 준 재산으로 사람 구실을 해 볼가 통천 땅에 이사하여 자리 잡았더니, 뇌물로써 관직을 구하려고 신진사 댁에 출입하던 함경도 양반에게 발견되여 상놈이 양반 행세를 한다 하여 불언곡직 추방을 당함에, 억울하고 원통한 사실을 도승께 아뢰옵고 구원을 받을가 불원천리하고 찾아 왔나이다.
 
50
노승    양반 중에도 이러저러한 양반이 많거늘, 관직과 양반의 특세를 이용하여 백성들의 고혈을 긁어 먹는 탐관오리들은 한 매에 쳐 없앨 것이로다. 노형의 억울한 사실은 내 힘 자라는 대로 도와 줄가 하노라. 그 얼굴 그대로는 곤난하다. 연등날 탈을 쓰고 탈놀이에 뛰여 들어…… 이나노 쾡칭 쾡쾡칭…….
 
 
51
서로 흥겨웁게 춤을 추다가 퇴장.
 
 

 
52
제3과장
 
53
탈놀이 하는 날이다. 모두 탈을 쓰고 명절 기분으로 등장하여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양반 급히 등장하여 무대를 한 바퀴 돌고 한굴늘 때 잦은 가락으로부터 긴 굿거리로 변하며 춤을 춘다. 진사·개가죽 샌님· 곱새들은 모두 양반과 같은 춤을 각기 특색 있게 춘다.
 
54
양반    [불림] 금강산이 좋을씨고.
 
55
양반·진사·개가죽 샌님·곱새 등 서로 어울려 춤을 추다가 그 자리에서 쉰다. 사령이 곤장을 들고 쇠맵시를 데리고 등장하여 춤을 춘다. 말뚝이를 제거한 오광대들이 쇠맵시 쟁탈을 위한 춤을 추며 서로 치고 시기질한다. 말뚝이 급히 등장한다. 사령과 말뚝이가 서로 대치하여 사령은 못 들어가게 하고 말뚝이는 들어가려고 하며 뛰고 밀고 옥신각신 다툰다. 말뚝이가 사령을 밀게 제끼고 중앙에 나서 한 번 울러메고 춤을 춘다. 일동 합류하여 난무한다. 말뚝이가 닥치는 대로 채찍으로 후려 갈긴다.
 
56
양반    [말뚝이 앞으로 뛰어 나오며] 예 이놈! 너는 어떤 놈인데 양반들이 노는 장소에 뛰여 들어 훼방을 노느냐.
 
57
말뚝이   아모리 양반이라서니 집안에 어른이 없으니까, 소 잡아 북 메우고, 말 잡아 장고 메우고, 개 잡아 소고 메우고, 양푼 대야 붙여서 태증을 만들고, 향로 상합 부셔서 꾕쇠 만들고, 유경초대 부셔서 새납 만들고, 네놈들 장이 잘덜 노는구나. 으흐- 니나- 칭쾡- 서로 어울려 춤을 춘다. 말뚝이가 채찍으로 후려 갈긴다.
 
58
말뚝이   위- [농악은 멈춘다.] 큰댁 진사님, 작은댁 개가죽 샌님, 저 함경도 뒷골서 온 쌍해촌 양반님, 저 남산 솔방울 따러 올라갔다가 소나무 가지가 쭉 째지면서 뚝 떨어져서 대방에 대굴대굴 굴어서 허리가 뚝 부러진 곱새등 샌님이다 이 말뚝이 문안 들어간다. 문안을 잘 받아야 말이지 잘못 받았단 남간이마에 송사리빼 빠진다. 백일에 용무한산사 정막 강산이 금백년이라. 나도 쿵칭-- 서로 어울려 춤을 춘다. 말뚝이를 중심으로 서로 차고 때리며 춤을 춘다. 양반들 모두 쫓겨 달아난다. 할미 광대 뛰어 나온다. 서로 옥신각신하다 만난다.
 
59
말뚝이   아이고 마누라! 어떻게 날 찾아 여게 왔소? 초정골, 이문안, 삼천동, 사직골, 오거리, 육조앞, 칠관암, 팔각재, 구리가, 십자가, 오강으로 드르르 당겨도 찾지 못 하고, 일월산, 이강계, 삼포도, 사법전, 드른입 백사장, 인천 제물포로 찾아도 못 찾고 의주 통군정, 개천 무진대, 안주 백상루, 성천 강선루, 강계 인풍루, 평양 연광정 거쳐 평해 월성정, 울진 망향정, 삼척 죽설루, 강릉 경포대, 양양 낙산사, 간성 청간정, 고성 삼일포, 통천 총석정을 다 찾었는데 여기서 만났군. 마음 놓고 한번 멋들어지게 살아 보세.
 
 
60
니나노- 쿵칭- 서로 명랑하게 춤을 춘다. 등장했던 탈이 전부 등장하여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다가 일동 퇴장. 관중까지 등장한다.
【원문】통천가면극 (대본)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미분류〕
▪ 최근 3개월 조회수 : 16
- 전체 순위 : 2937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35 위 / 54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통천가면극 [제목]
 
  가면극(假面劇)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판소리 / 가면극 카탈로그   본문   한글 
◈ 통천가면극 (대본)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8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