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우리들을 괴롭히는 것은 주검이 아니라 장례식이다
4
나는 다음에 오는 시간부터는 인간의 가족이 아닙니다.
8
다음부터는 피가 마르고 눈은 감길 것입니다.
10
내가 바랄 것이란 나의 비참이 연속되었던
12
이 행복의 순간처럼 속히 끝나줄 것입니다.
15
광막한 황지에 세워진 궁전보다도 더욱 꿈 같고
17
사랑하는 당신의 부드러운 젖과 가슴을 내 품안에 안고
19
내가 죽는 곳에서 당신의 출발이 시작된다고……
22
감촉과 향기만이 짙었던 청춘의 날을 바라봅니다.
23
당신은 나의 품속에서 신비와 아름다운 육체를
25
불멸의 생명과 나의 사랑을 대치하셨습니다.
28
아름답게 행복의 어두움 속으로 떠나셨습니다.
30
희미한 감응(感應)의 시간과는 이젠 헤어집니다.
37
사랑하는 순수한 불행이여 비참이여 착각이여
46
나는 다음에 오는 시간부터는 인간의 가족이 아닙니다.
51
무덤에 핀 차가운 흑장미를 가슴에 답니다.
54
바다와 같은 묘망(渺茫)한 암흑 속으로 뒤돌아갑니다.
55
허나 당신은 나의 품안에서 의식은 회복치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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