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가지가지의 기형아(畸形兒) ◈
카탈로그   본문  
최남선
1
가지가지의 畸形兒[기형아]
 
 
2
두 사람이 한데 붙은 예로 근래에 이러한 사실이 있읍니다.
 
3
지난 己未年[기미년][육]월 二四[이사]일 미국으로부터 横濱(요코하마)에 입항한 엠프리스 오브 러시아 호에는 十三[십삼]세 되는 시방까지 무사하여 생장하여 나온 畸形[기형] 雙童[쌍동]이가 실려 왔었읍니다. 마스리슨이라는 比律賓[비율빈]의 아이인데, 臀部[둔부]로부터 背部[배부]에 걸쳐서 두 아이의 몸뚱이가 꼭 붙어서, 걸어다닐 때에는 서로 업고 다니며, 의자에 걸터 앉았으면 모르는 이는 동무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 것으로 보였읍니다. 기형아란 것은 일찍 죽어 버리는 것이 통례지마는, 이 아이들은 곱게 자라고 또 정신 상태도 평등하여 바보도 아니었다 합니다.
 
4
부모들은 매우 민망히 여겨 둘을 따로 떼어 줄 양으로 수년 전 미국으로 보내서, 명의라는 명의는 모조리 찾아서 진찰을 청하였었으나, 모두 기이하다 하여 학계의 참고는 되었으되, 수술은 절망이라 하므로 悄然[초연]히 귀국하는 길이었읍니다. 여기 대하여 어떠한 유우머리스트 (好事家[호사가])는 이러한 의문을 제출하여 사람의 해답을 구하기도 하였읍니다. 이 아이를 比律賓[비율빈] 政廳[정청]에서는 一[일]개의 인격으로 인정하여 단독의 성명을 쓰지마는, 兩人[양인]이 가다가 수에 틀려 다투는 일도 있다 한즉, 兩個[양개]의 인격임이 분명하니, 만일에,
 
 
5
일방이 대죄를 범한 경우에 일방을 어떻게 할는지, 법률 학자에게 묻고 싶다.
 
6
일방이 사회주의자요 일방이 군국주의자이면, 그를 어떻게 처리할는지 관료 ‧ 정치가에게 묻는다.
 
7
일방이 죽은 때에는 장례를 어떻게 할는지 교회 목사에게 묻고 싶다.
 
8
일방이 급제하고 일방이 낙제를 하면 그 학급을 어떻게 할는지, 교육가에게 묻고 싶다.
 
9
일방이 색시를 얻어 결혼하면 일방은 어떻게 할는지, 性愛學者[성애학자]에게 묻고 싶다.
 
 
10
하는 등 조목을 열거하였읍니다(一癖隨筆[일벽수필] 五五頁[오오혈]). 이야기거리 아닌 것은 아닙니다.
 
11
아까 고려 仁宗[인종] ‧ 高宗[고종] 兩君[양군] 때에 여인이 두꺼비 ‧ 개구리 ‧ 뱀 등을 해산한 예를 말씀하였거니와, 이러한 사실은 支那[지나]의 문헌에서도 드뭇 드뭇 주워낼 수 있는 바입니다. 이를 테면 <晋書[진서]> 五行志[오행지]에,
 
 
12
(○懷帝永嘉[공회제영가]) 五年五月[오년오월], 抱罕令嚴根妓[포한령엄근기], 產一龍一女一鵝[산일용일녀일아], 劉聰僞建元元年正月[유총위건원원년정월], 平陽地震[평양지진], 其崇明觀陷爲池[기승명관함위지], 水赤如血[수적여혈], 赤氣至天[적기지천], 有赤龍奮迅而去[유적룡분신이거]……, 龍形委蛇[용형위사], 其光照地[기광조지], 落于平陽北十里[낙우평양북십리], 視之則肉臭聞于平陽[시지칙육취문우평양], 長三十步[장삼십보], 廣二十七步[광이십칠보], 肉旁常有哭聲[육방상유곡성], 晝夜不止[주야불지], 數日聰后劉氏產一蛇一獸[수일총후유씨산일사일수], 各害人而走[각해인이주], 尋之不得 [심지불득], 頃之見於隕肉之旁[경지견어운육지방], 云云[운운].
 
 
13
하니라 한 것도 그 일례일 것입니다. 그 용이 어쨌다는 토막은 따로 해석할 일이거니와, 어떠한 기회에 뱀의 유충이 여인의 몸 속에 기생하든지 하여, 여인이 뱀이 유를 해산하는 일이 있음은 사실이 더러 있는 모양입니다. 또 그 거위를 낳았다 함은 아마 기형된 고기 덩어리가 鵝(아)의 形[형]으로 보인 것을 말한 것일 듯도 합니다. 미상불 기형 불구의 태아의 중에는 별별 기괴한 형상을 이룬 것이 많아서, 이러한 것이 옛날 문헌에, 사람이 무슨 짐승 무슨 물건을 낳았다 하는 것으로 기재된 예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역시 <晋書[진서]> 五行志[오행지]에,
 
 
14
(○懷帝[공회제]) 永嘉元年[영가원년] 吳郡吳縣萬詳婢生子[오군오현만상비생자], 鳥頭兩足馬蹄一手無毛[조두양족마제일수무모], 尾黃色大如枕[미황색대여침].
 
15
(○元帝太興[공원제태흥]) 三年十二月[삼년십이월], 尙書騶謝平妻生女[상서추사평처생녀], 墮地濞濞有聲[타지비비유성] 須臾便死[수유편사], 鼻目皆在項上[비목개재항상], 面處如項有口[면처여항유구], 齒部連爲一[치부연위일], 胷如鰲[흉여오], 手足爪如鳥爪皆下勾[수족조여조조개하구], 云云[운운].
 
 
16
이라 하고, <唐書[당서]> 五行志[오행지]에,
 
 
17
(○武后神功元年[공무후신공원년]) 來俊臣婢産肉塊如二升器[래준신비산육괴여이승기], 剖之[부지], 有赤蟲[유적충], 須臾化爲蜂[수유화위봉], 螫人而去[석인이거]
 
 
18
라 하고, <宋史[송사]> 五行志[오행지]에,
 
 
19
(○太宗太平興國[공태종태평흥국]) 九年[구년] 掦子縣民妻生男[척자현민처생남], 毛被體半寸餘[모피체반촌여], 面長頂高[면장정고], 烏眉眉毛麤密[오미미모추밀], 近髪際有毛兩道軟長[근발제유모양도연장], 眉紫唇經[미자진경], 耳厚鼻大 [이후비대], 類西域僧[유서역승], 至三歲畵圖以獻[지삼세화도이헌].
 
20
(○寧宗[공영종]) 慶元元年[경원원년], 樂平縣民婦産子有尾[낙평현민부산자유미], 永州民産子首有角[영주민산자수유각], 腋有肉翅[액유육시].
 
 
21
라 하고, <太康縣志[태강현지]>에,
 
 
22
(明孝宗[명효종]) 弘治七年[홍치칠년], 丐者手足牛蹄[개자수족우제].
 
23
(同武帝[동무제]) 正德元年[정덕원년], 半身猪羊身人行于市[반신저양신인행우시].
 
 
24
라 하고, <湖廣通志[호광통지]>에,
 
 
25
(明孝宗[명효종]) 弘治十二年四月[홍치십이년사월], 華容民王金妻生一異形[화용민왕금처생일이형], 一身四頭四耳兩口兩牙[일신사두사이양구양아].
 
26
(同世宗[동세종]) 嘉靖十年六月[가정십년육월], 應山民劉思祿妻生兒異形[응산민유사녹처생아이형], 赤髪肉角三目[적발육각삼목], 手口如鷙鳥[수구여지조].
 
 
27
라 한 것은 등은 사람의 볼 탓으로 새니 말이니 소니 돼지니 하는 것이지, 요하건대 배냇병신이 이런저런 모양을 이루었을 따름입니다. 마치 금강산의 萬物肖[만물소]를 무슨 바위 무슨 바위라고 이름하는 것쯤 될 뿐 입니다.
 
28
희랍의 神話[신화]에 센토어(Centaur)라는 괴물은 頭[두]로부터 腰[요]까지는 사람이요, 이 밖에는 馬[마]의 身[신]이었다 하고 유명한 스핑크스라는 여성 怪魔[괴마]가 테에베 시 부근의 암굴에 존좌하여 행인에게 朝[조]에는 四足[사족], 晝[주]에는 二足[이족], 夕[석]에는 三足[삼족]인 것이 무엇이냐는 수수께끼를 물어서, 이것을 풀지 못하는 이를 죽이고 지내더니, 영웅 에디푸스가 그것은 사람이라고 해답하매, 스스로 바위로부터 바다로 떨어져 죽었다는 이 유명한 괴마는 상반신 급 흉부는 女人身[여인신]이요, 하반신은 날개 돋친 사자의 형상이라고 한 것 이하로, 서양 여러 나라의 신화 전설 중에는 짐승의 몸과 사람의 몸이 반반으로 생겼다 하는 괴물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들의 신화 학설적 ‧ 종교학적 내력 의미는 어찌갔든지, 실제상에 있어서도 이런 따위 괴물의 표본이라 할 것이 기형 태아 ── 사람의 속에서 병신으로 나오는 태아의 중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원문】가지가지의 기형아(畸形兒)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설화〕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11
- 전체 순위 : 4000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689 위 / 182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최남선(崔南善) [저자]
 
  설화(說話)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 
◈ 가지가지의 기형아(畸形兒)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9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