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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10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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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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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들은 아마 金大問[김대문]의〈花郞世記[화랑세기]〉에서 轉載[전재]한 사실일 줄로 생각되는 것입니다. 신라가 반도 동남 한 구석의 작은 나라로서, 村[촌]을 化[화]하여 나라를 만들고, 三韓[삼한]을 두드려 한 집을 만들 때에, 허다한 용장 맹사의 충의 장렬·驚神泣鬼[경신읍귀]하는 事蹟[사적]이 있었을 것은 얼른 짐작되는 바로되,〈花郞世記[화랑세기]〉와 및 그것을 인용한 듯한〈삼국사기〉의 전하는 바에는, 소설적 分子[분자]도 적지 않게 들어 있음이 대개 사실일 것입니다. 작은 사실에 큰 수식이 붙기도 하고, 거짓 글로부터 실사가 나오기도 한 것이 신라 화랑 출신인 영웅들의 事蹟[사적]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볼탓을 따라서 그대로 죄다 한 소설도 되는 것입니다.〈삼국사기〉의 일면은 반도 고대 기담 문학의 庫藏[고장]임은 대개 분명한 사실이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삼국사기〉만이 그런 것 아닙니다.〈삼국유사〉가 역시 그렇고,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를테면〈삼국유사〉에는 鄕歌[향가]라 하여 반도 고대 國詩[국시][일]○여 편을 謄傅[등부]한 것이 있는데, 우선 이러한 詩歌[시가]에는 죄다 그 작성의 緣起[연기]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附( )[부( )] 해 있읍니다. 누가 무슨 노래를 지었더니 동해 용왕이 훔쳐 갔던 귀부인을 인간으로 도로 내보냈다는 둥, 어떠한 名僧[명승]은 도적의 떼를 만나서 노래를 지어 들렸더니 도적들이 빼앗았던 것을 도로 내어놓고 머리들을 깍고 제자들이 되었다는 둥, 노래마다 신비 靈異[영리]한 내력담이 죄다 딸려 있읍니다.〈삼국유사〉의 가요만 그런 것이 아니라〈高麗史[고려사]나〈輿地勝覽[여지승람]〉같은 후세의 문헌에 採收[채수]된 고대의 가요들을 보건대, 역시 죄다 그 내력의 설명이 붙어 있읍니다. 이를테면 고구려의〈延陽歌[연양가]〉는 연양(延陽[연양] 곧 寧邊[영변])에서 남의 收用[수용]한 바된 사람이 죽기로써 소임을 다하면서 스스로 나무에 견주어 가로되, 나무가 불을 만나면 몸이 결딴나는 것이지마는, 그래도 남의 소용이 되는 것만이 큰 다행이니, 비록 찬 재가 되기로 마다하랴 한 뜻을 지은 것이라 하며, 백제의〈井邑歌[정읍가]〉는 井邑縣[정읍현]의 사람이 등짐장사로 나가서 오래 돌아오지 아니하매, 그 처가 山上[산상] 石峰[석봉]에 올라가서 바라보면서, 혹시나 그 지아비가 밤길에 허방을 빠지지나 아니할까 하는 간절한 뜻을 奇托[기탁]한 것이라 하며, 신라의〈溟州歌[명주가]〉는 한 書生[서생]이 공부차로 溟州[명주](시방 江陵[강릉])에 이르렀다가, 한 良家[양가]의 색시가 인물도 잘나고 글도 잘 함을 보고 마음이 향모하여 여러 번 詩[시]로써 근대되 색시가 가로되, 계집이 함부로 사람에게 가는 것 아니니, 그대가 공부를 하여 과거를 하고 부모가 命[명]이 계시면 그대의 뜻대로 하리라 하므로, 生[생]이 곧 서울로 와서 공부에 心力[심력]을 기울였다. 색시 집에서 사위를 들이려고 하거늘, 색시가 평일에 연못에 고기를 길러 색시가 기침을 하면 반드시 나와서 먹이를 받아먹는지라, 색시가 고기에게 밥을 주면서 가로되, 내가 너를 오래 두고 길렀으니 내 뜻을 알 것 아니냐 하고, 면주에 쓴 편지를 던진대, 커다란 고기 한 마리가 얼른 덤썩 그것을 받아 물고 휙 들어갔다. 生[생]이 서울서 하루는 부모의 饌需[찬수]를 장만할 양으로 시장에 가서 생선을 사다가 배를 가르니, 면주에 쓴 글월이 나오므로 놀랍고 신기하여, 그 글월과 부모의 편지를 맡아 가지고 색시 집을 당도하니, 다른 새 사위가 이미 문에 이르렀었다. 生[생]이 글월로써 색시 집에 보이고 이 노래를 부르니, 부모가 기이하게 여겨 가로되, 이는 정성의 감동한 바요 인력으로 하는 수 없는 일이라 하여, 정했던 사위를 도로 보내고 生[생]을 맞아들였다 하는 것들이 다 그 예입니다. 이렇게 노래에 사설이 붙어 다님은 支那[지나] 고대의 樂府[락부]에서도 많이 보는 바이지만, 특별히 반도의 물건너 섬나라의 고대에 이렇게 이야기와 노래가 손목을 마주 잡고 다니는 문학의 형식이 유난히 뚜렷한 존재가 되었읍니다. 이것을 일본에서는 「歌物語[가물어]」라고 합니다. 반도의 고대에도 正[정]히 歌物語[가물어] 형식에 합하는 奇談[기담]이 上記[상기]한 引例[인례]에 보는 바와 같이 꽤 많이 존재한 것입니다.〈삼국사기〉의 고구려 本紀[본기] 거의 첫머리에 실려 있는 동방 最古[최고]의 韻文[운문]으로 일컫기도 하는 琉璃王[유리왕]의〈黄鳥歌[황조가]〉로 말하자면, 이러한 종류의 노래이야기 = 歌物語[가물어]라 할 것의 一[일]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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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 말씀해 온 것은〈삼국사기〉〈삼국유사〉 등 비교적 鄭重[정중]한 문헌을 통해서 보는 반도 고대에 있는 奇談[기담]의 세계입니다. 이것이 스스로 우리 기담 문학의 한 구분을 짓고 있읍니다. 이제로부터〈삼국사기〉 〈삼국유사〉이외의, 內[내]로는〈新羅殊異傳[신라수이전]〉,〈帝王韻記[제왕운기]〉등 羅麗[라려] 고전과, 外[외]로는〈西陽雜爼[서양잡조]〉〈杜陽雜編[두양잡편]〉등 宋[송] 소설에 나오는 반도 관계의 기담을 들추어 말하여서 써 우리 고대의 雜事小設[잡사소설]이 어떻게 친밀한 連絡[연락]을 가지고 있음을 밝힐 것이지마는, 이미 제한된 분량이 되었으므로 이 부분은 아직 다른 날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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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九年[일구삼구년] 一○月[일○월] 十一日[십일일]∼二六日[이육일] 每日申報[매일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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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崔南善) [저자]
 
  매일 신보(每日申報) [출처]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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