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도대체 구슬이나 보석이 사람에게 보배로 여겨지는, 물건이 귀하다 값이 비싸다 하는 후세 사람과 같은 생각으로서가 아니라, 대개는 그 물건이 신기하여 이상한 조화가 붙었으리라 하는, 이른바 주물 숭배적 심리에 말미암은 것일 줄로 우리는 생각합니다. 미개한 인민들은 그 모양이나 있는 처소나 또 그 내력이 특별한 주의를 끌 만한 것을 만나면, 거기 정령이 들었을 것을 생각하여 모셔다가 신앙· 숭배의 대상을 삼으며, 거기 대하여 무슨 呪願[주원]을 한 것이 우연히 그대로 성취하면 이는 물건의 도움이라 하여 더욱 신앙하는 정성을 높이며, 또 어느 한 물건이 그렇게 되면 그와 동일한 종류나 형상의 물건은 죄다 그러한 영물로 생각하여 그것들을 밀쳐 신앙의 대상을 삼는 풍이 있읍니다.
3
이것이 앞에 말씀한 주물 숭배 ── Fetishism이란 현상입니다. 이렇게 주물로 선택되는 것에는 하찮은 돌멩이나 우스꽝스러운 나무개비나 뼈다귀·씨앗 내지 동물의 腸中結石[장중결석] 등 별 것이 다 있지마는, 형상으로 광택으로 성질로 효과로 무엇으로나 특이한 실지를 가진 보석이나 구슬이 그 사람의 주의를 끄는 힘이 강렬한 점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주물로 뽑힐 「촴」을 많이 가질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4
支那[지나]의 임금이 왕으로서 위덕을 표하고, 조선· 일본의 고대에 「勾玉[구옥]」의 종류가 신앙적 의미로 몸에 장식된 本義[본의]는 무론 이러한 이유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또 미개한 지방의 원시적 인민은 무론이거니와, 오늘날 문명 사회에까지 금강석· 강옥석· 수정· 마노· 호박 등 보석에 대한 의료적 호신적 의미의 미신과 및 그 속설이 꽤 많이 유행하고 있음을 보면, 이러한 주옥류의 고대 인민에게 珍重[진중]되던 이유를 짐작할 것이 있읍니다. 또 表而出之[표이출지]하게 주물이나 護符[호부]로 쓰는 것 말고도 부인네의 노리개라든지, 수도하는 이의 염주 같은 것들처럼 후세에 와서 그 내력을 딴판으로 말할지라도, 그 근본을 캐어 보면 실상 주술 의미로 발생했던 것이 적지 아니합니다.
5
무론 주옥의 유가 차차 장식 본위가 되고, 다시 재산적 가치를 위주하게 된 것이 사실이지마는, 그렇다고 주술적 의미가 아주 주옥으로부터 떨어져 없어졌느냐 하면 그렇지는 아니하였읍니다. 저 후세 언제까지고 어떠한 구슬은 어떠한 신비력을 가졌다 하는 전설이 끊이지 아니함이 곧 이 사실을 나타내는 바입니다. 이렇게 구슬에 대한 주력적 신앙이 사실상으로 쇠약 후 퇴해 가는 일변에서 관념적으로 탈화하고, 이상적으로 비약하여 은근한 가운데 구슬의 주력 곧 조화를 , 최대한도로까지 확대한 것이 곧 여의주란 것의 생겨난 내력이리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6
그리고, 여의주가 그 이름과 같이 사람의 얻고자 하는 물건을 죄다 얻고, 하고자 하는 일을 죄다 성취케 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라고 함은, 곧 인간의 현실이 그 반대로 불여의하게 생겼음에 대한 우리의 불평불만을 반영함에 벗어나지 아니함은 새삼스레 설명할 것까지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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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九三八年[일구삼팔년] 十二月[십이월] 十六日[십육일] ∼ 二八日[이팔일] 每日申報[매일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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