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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미전 인상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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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5.15~17
김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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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미전 인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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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들이 말하는 바 미술의 봄이 여전하온 듯하나 그러나 적참(寂參)함이 한량 없으니 도시 추리 예상하기 어려운바 있다. 회고하면 작년 1년간은그래도 다소의 활기가 아현(芽現)하였었다고 보리만치 되었었다고 하였으니 그는 다소 역량이 있는 신진작가의 배출과 과대한 표현을 차용할 진대 노쇠의 경계에 섰던 바 2,3 화인이 견초(堅初) 일번(一番)하여 권토중래하는 기개가 있었던 것이며 출품 점수로 볼 지라도 금년보다 백여 점이 많았었으니 근만(近萬) 황백(黃白)을 소비하며 장려 선전함에도 불구하고 연년히 날이 갈수록 침체하여 감은 조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난해한 조건 가운데 있어 한가지 조그만 수수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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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의 등용문이며 천재의 소굴이라고 자임하는 바의 이 전람회에 조선사람의 출품한 바 점수가 얼마에 미치는가를 채산하며 나가서 화가의 출발변천의 환탈(幻脫) 자재(自在)한 동인을 고구(考究)한다면 구태여 당국자의 언명을 빌 것도 없이 생로(生路) 현상의 곤박(困薄)으로 하여 전업(專業)의 가업화(家業化)로서 자칭 천재의 유○(流○)를 보게되고 작화의 무능함을 보게 되나니 총독부 전람회에 출진된 회화의 점점(點點)이나 이 작품을 창 안한 작자의 각 개인의 본의는 아니라 할지나 회화 역시 화인의 생활 기준의 구체적 표현이라 할진대 미추로 화장하여 1, 2 수입 심사위원의 하등의 발전이 없다하여 개탄을 받을까 두려워할 것은 없다. 이만하여 두고 새삼스럽게 운위하기 도시 귀치 아니하거니와 앞으로 피차 기회가 없을 것이므로 이에 다소 상념한 바를 약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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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이 전람회에 2,3 지우의 비평이 화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어 비평가의 태도 내지 한계가 문제 되었던 것 같이 기억된다. 그래서 잡지『조선지광』에 기재되었는 바 김기진 군의 평문이 유○ 군의 공격을 맞게 되고 안석주 군의 비평으로 하여 김주경 군의 궐기를 보게 되었으며 여기에 겸하여 필자의 수 3년 전의 평문의 일단이 동군의 저상(姐上)에 오른 듯하다. 지금 필자의 좌우(座右)에 참고 자료가 없으며 또한 기억이 선명치 못하니 차라리 구구한 답변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나 그러나 동군의 논문 및 그과오에 대하여 일언의 답사를 보냄이 예를 잃지 않음일까 하여 1, 2행의 자 구를 나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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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오랜 일이다. 동아일보 지상에 최우석 군의 언고(言槁)가 가재되었으니 그 내용은 대개 하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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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비평은 미술가야만 할 것이며 회화 비평은 회화 전문가야만 할 것이니 전문가 아닌 자 회화를 말하는 것은 전문가를 모독함이 클 뿐더러 나아가서 중우(衆愚)로서의 잠월(潛越)이라 하였다. 그래서 서양화 그리는 자는 서양화 평에만의 비평가로서의 자격이 있고 조각을 전업하는 자는 조각의 영역 이외에 일보의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문제를 이 점에만 두고 지나가며 듣는다 하면 손쉽게 수긍하여 준대야 별다른 피해야 없을지나만일 반추 재상(再想)하며 이 논지의 효용 범위를 확대하여 보면 적지 않은 결과를 보게 될지라 그러나 이것을 일소에 부치고 말았었다. 여기에 해를 거듭하여 최우석 군과의 동일한 논지와 동일한 출발과 동일한 시각을 가진특수 부족이 발생함에야 더 나아가서 소란을 극함에야 어찌 일언 반례(反禮)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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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있어서 유군의 탁월한 논지 역시 이에 귀결되었고 김주경 군의 출발 거듭이 선상에 굳게 입각하였었으니 미술은 미술가에 맡기라는 천상으로부터의 내려온 ○칙(○則)을 고함 대호(高咸大呼)하여 마지 않았다. 미술에 대한 흥미를 반 이상 죽인자로서는 또는 전연히 문제로 취급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문제로서의 제기될 게 아니나 활동사진의 한두 개를 보며 시(詩) 조각의 낭음(朗吟)을 하며 간혹 교외의 풍경을 쫓는 사람이면 이와 같 은 의미로서의 소위 미술의 감상도 할 것이며 따라 소박하나마 미추의 분석이 있고 단안(斷案)의 자유가 있을 것이다. 이만큼 쓰고 나니 쟁로(爭路)가 억색(抑塞)하여지며 압증(壓症)이 생기어 간단 간단히 요령만 기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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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쓴 바와 같이 미술평은 미술가에게라는 법이 있다면 정치는 정치가에게라든가 법률은 법률가에 라든가 기타 밥맛은 행랑어멈으로서만 비평해야한다든가 가지가지로 세분하게 될 것이다. 도무지 귀치 않은 세상이니 쓸 것을 다 쓰지 못하나 정치의 범외(範外)에 사는 사람이 없을지니 정치 운용의 합리 불합리, 법률의 독(毒)과 불리에 대하여 비평하는 것도 토회인(吐會人)으로서의 당연한 특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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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문화 계통의 일부분인 미술에 있어서만 선의의 비판을 절대 불허한다는 변칙은 어디로서부터 그 이유가 서게 되랴. 물론 전문가는 아니나 감상의 자유가 있는 이상 감상 곧 비판이라 할진대 비평의 자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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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비판 그것이 전문가와 우열이 있을 것은 혹은 없지 않을 것이나 또한 감상자의 비평은 직감적이며 비상식적임을 면치 못하나 그렇다고 머리로서부터 감상의 자유를 거부하는 것은 예하여 상아탑 의식의 난사(亂謝)이며 따라서 자기 격리(隔離)의 전통 정신이니 비평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감수하며 반성하며 나가서 비평의 오류가 있다면 의당 전문가의 태도지식으로서 교시할 것이다. 전문가 이외의 사람의 비평 역시 경청할 바 있으니 제군의 작품을 공개 관람시키며 감상시키면서 인간의 비평 본능을 전문가적 우월 지위로써 거부하려 노력함은 자기 치부의 폭로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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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우> 김진우 씨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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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는 조선사람의 독○장(獨○場)의 감이 불연하니 1인의 일본인의 ○ ○을 불허하고 겸하여 총독부 전람회의 최고 영예라고 일컫는 바의 특선의위지(位地)를 독점한 바 있어 만장의 ○○을 토하고 있다고 보아주어도 어떻게 되었든지 이 전람회장에 주유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다지 큰 결○(缺○) 이야 없을 것이다. 이만하고 김진우 씨 작인 <취우(翠雨)>는 필자로서는 이 장중에서 가장 맛있게 보았다. 그보다도 도리어 언사를 바꾸어 한다면 우(右) 작자가 가장 잘 보여주었다고 할 것이다. 2, 3의 죽지(竹技)로써 우경 (雨景)을 묘출함에 거의 ○○이 없다고 예찬할 수 있나니 어느 시절의 것인지 또는 어느 때의 비(우(雨))와 대나무가 화제로 있어 적절할는지는 잠깐 알지 못하는 것만 필자로서의 ○○와 지식의 부족을 자인하나 그러나 바람 일지 않고 비내리며 안한(安閑)한 가운데 일맥의 생기가 있어 바야흐로 취록(翠綠)물이 땅을 적시며 화폭을 물들이며 작자의 마음을 칩해 놓으며 관람자의 옷깃을 적시며 특선 전찰(全札)을 채색하며 있다고는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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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의 기도하였던 바 본의인 특제 청시(特製靑失)는 완전히 그렇다. 완전히 심사원의 뇌리를 관통하고 그 위력으로 모든 방향에 향하여 정히 난사하려 하고자 하나 사회적 지위와 생활조건의 근원적 차로 인하여 아무러한 감흥을 환기치 못하는 반면 유한 예술의 오미(奧味)에 초사회적 자연의 말초 숭배의 교향악에 다소의 관심조차 없는 대중이 있는 것을 전람회 당국자 및 작자의 앞에 명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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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최우석 씨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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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犢)은 온량(溫良)한 자(者)라. 사낙 끈(*새끼줄)으로 목을 매어 끄을어도 혹은 코를 꿰어 뚫어도 혹은 네 굽을 묶어가지고 다소간 유린(蹂躪)하더라도 주인에게 반항하지 않을 것이니 다행하다 할지나 작자의 작년 미전의 출품작이던 ‘유린희행(遊鱗戱荇)’ 과 ‘추호무이(秋毫無異)’한 필법은 ‘독’ 을 모독함이 심하다. 이는 필자의 말이 과언일는지 모르나 하여간 윤곽의 불선명과 양감의 절무(絶無)는 독을 화하여 독을 성(成)하지 못한 바 크다 할 것이다. 녹음 방만(綠陰芳滿)한 장제(長堤)에서 향기있는 풀을 뜯어 먹으면서 송아지는 뛰며 좋아하겠거늘 이제 오인은 일개 죽은 송아지를보고 있는 곤경에 있음을 나하(奈何)오. 요철감의 결핍과 모선(毛線) 의 불 명은 필법의 불안을 증거하며 더구나 ○력(○力)한 사족의 기적적 동체(胴 體)지지(支持)는 더욱이 그림으로 하여금 구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돌입케 하였으니 어찌 이 이상 더 무어라 말함을 득하리오. 다만 오인은 화폭에 는 없는 푸른 버들과 맑은 시내와 기름이 흐르는 듯한 보리밭과 못자리에 커 나온 벼와 풀밭과 그 속에서 아직 학대와 혹사의 멍에를 쓰지 않은 어린 송아지의 자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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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에 대하여는 필자가 더구나 들어서 말하는 것을 즐겨하지 아니하는 바이니 작자와 독자의 남상(賢想)을 바랄까 하며 다만 이곳에서 씨에게 폭언하려는 것은 대상에 관하여 언제든지 심각한 관찰을 갖고 화필을 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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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1928.5.15~17
【원문】제7회 미전 인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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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진(金復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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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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