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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창옆에 우는 한마리 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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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노자영
1
당신 창옆에 우는 한마리 새!
 
 
2
요사이 어떻게 지내시는 지요. 지척이 천리라고 한 서울에 있으면서도 뵈올 수 조차 없구려. 아 그리운 진주(眞珠)씨. 내가 늘 당신을 생각하고 늘 당신을 못잊어 헤매는 줄을 당신을 모르시겠지요. 어제 밤도 잠을 못 이루고 당신을 생각하며 헤매다가 이 시 한편을 지었읍니다. 이 시는 나의 거짓없는 마음을 당신에게 전하는 나의 붉은 마음입니다. 진주씨 나의 이 붉은 심장에 새긴 시를 부디 읽어 주기 바라오.
 
 
3
알뜰이 고운 마음 한 마리 새가 되어
4
당신 창옆에 우는 하나의 가수가 되리다.
 
5
새 중에도 빛깔 고운 꾀꼬리가 되어
6
그 맑은 곡조로써 당신 방을 곱게 울리리니
7
이때면 당신은 고요히 귀를 기울이소서
8
티없이 자란 마음 한 개의 별이되어
9
당신방 지키는 하나의 파수군이 되리라.
 
10
별 중에도 가장 고운 오리온이 되어
11
그 맑은 빛으로 당신 방을 고이 지키리
12
이때면 당신은 그 방에서 곱게 주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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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를 지었답니다. 이 시야말로 내가 당신을 향하는 나의 진정한 마음입니다. 나는 일생동안 당신을 위하여 사는 어진 종이되고 싶습니다. 나는 일생동안 당신을 위하여 일하는 거센 파수군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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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씨!
 
15
당신은 이 마음을 아시는지요. 나는 내 생명과 내 정열과 내 모든것을 다바쳐 당신을 행복스럽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북극에가서 펭귄새를 잡아 오시라고요. 당신의 명령이면 북극의 몇 만리를 멀다 아니하고 내 다녀오리다. 당신이 나에게 남극에 가서 ‘유마린’진주를 케오라구요. 당신의 소원이면, 그 머나 먼 남극도 멀다 않고 내 다녀 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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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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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사람입니다. 당신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려는 사람입니다. 당신이여, 손을벌려 잡아 주시지 않으렵니까? 부디 이 편지 보시고 좋은 답장을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당신의 몸위에 한없는 행복이 내리기를 빕니다. 내내 안녕하시옵소서.
 
18
당신을 위하여 사는 金 松 雲[김송운] 드림
 
 
19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당신 창옆에 우는 한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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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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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10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