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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가는 시악시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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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박용철
1
시집가는 시악시의 말
 
 
2
나는 이제 가네.
3
눈물 한 줄도 아니 흘리고 떠나가려네.
 
4
어머니 치마로 눈을 가리지 마서요.
5
너희들도 다 잘 있거라.
6
새벽 빛이 아직도 희미해서 얼굴들이 눈에 서투르오.
7
다시 한번 눈이라도 익혀둡시다.
8
공연히 수선거리지들 말어요.
9
남의 마음이 흔들리기 쉬운 줄도 모르고.
 
10
황토 붉은 산아 푸른 잔디밭아 다 잘 있거라.
11
잔 자갈 시냇물도 잘 놀고 지나가라.
12
―가면 아조 가나, 잔 사정 작별을 내 이리 하게!
13
봉선화야 너는 거년까지 내 손가락에 물들이었지?
 
14
순이야, 금이야, 남이야, 빛나던 철의 동모들아,
15
이제는 동모라는 말조차 써볼 데가 없겠고나,
16
너희들 땋―늘인 머리를 어디 좀 만져보자.
 
17
붉은 댕기 울 너머로 번득이는 자랑스러움,
18
거리낄 데 하나 없이 굴러가든 너희들 웃음,
19
이것이 어느새 남의 일같이 이야기될 줄이야!
20
손 하나 타지 않고 산골에 맑은 흰나리 꽃송이 같이.
21
매인 데 굽힐 데 없이 자라나던 큰아기 시절을
22
내 이제 뒤으로 머리 돌려 아까워할 줄이야!
 
23
눈물은 내서 무엇하니,
24
가고야 마는 것을! 가면 아주 가랴마는.
25
남는 너희나 그대로 있어줘다고, 내 다시 볼 때까지.
 
26
아버지 이 길은 무슨 길이길래,
27
눈물에 싸여서라도 가고 보내는 마련이래요?
28
마른 잎은 부는 바람에 불려야만 되나요?
29
손에 닳고 눈에 익은 모든 것을 버리고
30
아득한 바다에 몸을 띄워야만 새살림 길인가요?
 
31
갈피없는 걱정 쓸데없는 앙탈을 이냥 삼키고,
32
나는 떠나가네.
33
싸늘한 두 손으로 얼굴을 싸만지며.
【원문】시집가는 시악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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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철(朴龍喆) [저자]
 
  시문학(詩文學) [출처]
 
  1930년 [발표]
 
  시(詩)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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