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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해시단총평(乙亥詩壇總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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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12.27
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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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 亥 詩 壇 總 評[을해시단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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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츰 詩苑社[시원사]에서 編纂發行[편찬발행]하려는 乙亥名詩選[을해명시선]의 編輯委員[편집위원]의 한사람이되게되여 恒時[항시]보다 精密[정밀]하게 今年[금년] 一年間[일년간]의 詩作[시작]을 總合的[총합적]으로 읽게 되고 그끝에 이런總評[총평]이라는것을 쓰게까지 되였으나 筆者[필자] 본시 疎懶[소뢰]하야 太陽曆[태양력]의 一週期[일주기]를 그리 重視[중시]하지않으므로 年度內[연도내]의 偶發的[우발적]인 詩篇[시편]들을 가지고 억지로 할말을찾어보려는것보다 近年[근년]우리말詩[시]의 現勢[현세]에對[대]하야 느끼든것을 약간 여러분앞에 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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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우려하는努力[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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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近[최근]에 東京[동경]가 있는 우리 文學人[문학인]들의 손으로 發行[발행]된 熱[열]과 誠[성]의 同人誌[동인지] 『創作[창작]』의 첫페지에 첫재로 『새로움의探求[탐구]』라는 標語[표어]가있다. 새로움의 意識的探求[의식적탐구]. 이것은 世界文壇[세계문단]의 思潮[사조]와 關聯[관련]된바이지마는 이近年[근년]에 우리사이에서도 新奇[신기]로운 또는 衒奇的[현기적]인 文學現像[문학현상]으로 나타나고있다. 金起林氏[김기림씨]는 이風潮[풍조]의 先驅者[선구자]요 또 가장熱烈[열렬]한 實踐者代辯者[실천자대변자]이다. 우리는 모든 낡은것과 完全[완전]히 訣別[결별]하자.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우리는 날마다 새사람으로 나타나자. 이얼마나 苛酷峻嚴[가혹준엄]한 要求[요구]이며 實[실]로 魅惑的[매혹적]인 主張[주장]이냐. 우리는 실상 이것을 人類[인류]의 最高理想[최고이상]의 하나로 삼는데도 別般異議[별반이의]가없다. 그러나 이것이 文學上[문학상]에 있어 實踐[실천]될때에 거기 抗辯[항변]하지 아니할수없는 傾向[경향]으로서 나타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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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生理[생리]는 精神的[정신적]으로나 肉體的[육체적]으로나 본시 알아볼 수 없을만큼 每日成長[매일성장]하고 每日變化[매일변화]하는것이다. 그런데 이러한主張[주장]의 結果[결과]는 눈에뜨이는 變化[변화]를 義務[의무]로 自負[자부]한다. 그들은 嶄新[참신]한 衣裳[의상]을 每日[매일] 考案[고안]해 입으려하고 新奇[신기]한 扮裝[분장]에 애를태운다. 이衣裳[의상]과 扮裝[분장]까지도 그대로容認[용인]하자 그러나 그들이 基礎的手腕[기초적수완]을 完全[완전]히 마스터한 衣裳師[의상사]로서 心血[심혈]을 傾注[경주]해서 流行[유행]의 先驅[선구]를 이룰 衣裳[의상]을 새로 考案[고안]한 것이냐. 또는 그가 新考案[신고안]이라는 義務[의무]에 몰려서 드디여는 등어리를 露出[노출]하고 팔대기를 엉둥이에 떼다붙힌類[류]의 考案[고안]을 한것이냐. 이傾向[경향]의 決定的危機[결정적위기]는 여기있다. 아모런 名考案家[명고안가]라도 可能以上[가능이상]의 速度[속도]에 몰려서는 이 怪奇[괴기]에 다다르고 말뿐이다.
 
6
金起林氏[김기림씨]가 그의 諸詩論[제시론]에서 生理[생리]에서 出發[출발]한 詩[시]를 攻擊[공격]하고 智性[지성]의 考案[고안]을 말할때에 이危險[위험]은 內藏[내장]되여있었고 그가 『午前[오전]의詩論[시론]』의 첫出發[출발]에서
 
7
『實[실]로 벌서 말해질 수 있는 모든 思想[사상]과 論議[논의]와 意見[의견]이 거진 先人[선인]들에 의하야 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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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남어있는 可能[가능]한 最大[최대]의 일은 先人[선인]의 말한 內容[내용]을 다만 다른方法[방법]으로 說論[설론]하는것이다』고 말할때에 이 危險[위험]은 이미 絶頂[절정]에達[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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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러한 出發點[출발점]을 가져서는 안된다. 先人[선인]과 같은 詩[시]를 쓸 憂慮[우려]가있으니 우리는 새로운考案[고안]을 해야한다는데서 出發[출발]하면 거기는 衣裳師[의상사]에로의 길이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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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러한 出發點[출발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全生理[전생리]에 있어 이미 先人[선인]과 같지않기에 새로히 詩[시]를쓰고 따로이 할말이 있기에 새로운 詩[시]를 쓴다 『(全生理[전생리]라는말은 肉體[육체], 智性[지성], 感情[감정], 感覺其他[감각기타]의 總合[총합]을 意味[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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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가지 길의 岐路[기로]가 여기 있다. 『詩的技法[시적기법]의 變化[변화]는 每季節[매계절]을딸아 女子[여자]의 衣樣[의양]이 變[변]하는 것과 같은 性質[성질]의것이다. 勿論[물론] 衣樣[의양]의 變化[변화]는 若干[약간] 實用[실용]에 依存[의존]하는바 있지마는 新案[신안]의 大部分[대부분]은 新奇[신기]를 사랑함에서 나온다. 新奇[신기]와 變化[변화]를 사랑함은 心理的[심리적]으로 宇宙[우주]의 中心[중심]용수철이다.』 (맥니 ―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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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트는 알고있다 ⎯─ 心理的[심리적]으로 必然性[필연성]을 가진 것 밖에는 예술에 있어서 아모 實驗[실험]도 價値[가치]가 없는것이다. 어떠한 偉大[위대]한 文學上改革者[문학상개혁자]도 意識的[의식적]으로 新奇[신기]를 追求[추구]한것이아니라 그들의 改革[개혁]은 도로혀 쉑스피어와 같이 한거름 한거름 內部[내부]의 必然[필연]에게 몰려나가는것이오 形態[형태]의 新奇[신기]도 意識的[의식적]으로 求[구]한것이아니라 그의 素材[소재]로 말미암아 强制[강제]되었다는 것을』 (매티 ― 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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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者[전자]의 出發點[출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체하는 藝術[예술]에 이를 것이오 後者[후자]의 길에서 生理的必然[생리적필연]의 眞實[진실]로 새로운 藝術[예술]에 到達[도달]할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生理的必然以外[생리적필연이외]에 한줄의詩[시]를 더쓸 必要[필요]도 認定[인정]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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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萬象[만상]은 變[변]한다는 眞理[진리]와 같이 變[변]함없는 眞理[진리]로 믿고있는 콜러릿지의 一節[일절]을 引用[인용]하므로 이一回[일회]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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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實[진실]한 天才[천재]의 作品[작품]은 그適切[적절]한 形式[형식]을 缺[결]하는 일이없다. 實[실]로 그러한 危險[위험]조차도없다. 當然[당연]히 그래야 할것이지마는 天才[천재]는 法則[법칙]이없을래야 없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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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天才[천재]를 形成[형성]하는것은 自身[자신]의 機構[기구]의 法則[법칙]아래서 創造的[창조적]으로 活動[활동]하는 힘 그것인 까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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辯 說 以 上[변설이상] 의 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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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和氏[임화씨]의 論文[논문] 『曇天下[담천하]의 詩壇一年[시단일년]』 (新東亞送年號[신동아송년호])은 細密[세밀]한 討議[토의]의 對象[대상]이 되기에는 너무 數[수]많은 事實認識[사실인식]의 錯誤[착오]와 論理[논리]의 混亂[혼란]이있다. 그러나 그論文[논문]의本質[본질]은 亦是[역시] 表題重視[표제중시]의思想[사상]에있고 詩的技法[시적기법]을 理解[이해]함에 있어서는 詩[시]를 若干[약간]의 說明的辯說[설명적변설]로 보는데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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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詩人[시인]은 時代現實[시대현실]의 本質[본질]이나 그刻刻[각각]의 細細[세세]한轉移[전이]의 가장 敏捷[민첩]하고 正確[정확]한 認知者[인지자]이어야하고 그것을 詩的言語[시적언어]로 反映表現[반영표현]해야 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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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代的現實[시대적현실]을 正確[정확]히 認識[인식]해야 한다고 해서 某氏著[모씨저] 『世界情勢論[세계정세론]』이나 某氏[모씨]의 論文[논문] 『朝鮮勞働階級[조선노동계급]의現勢[현세]』를 雄辯會用[웅변회용]으로 서투르게 改作[개작]한것같은 詩[시]를 쓰지않게된것은 그들에게있어 한가지 藝術的進步[예술적진보]이다. 今夏以後[금하이후]에 發表[발표]된 林和氏[임화씨]의 諸詩作[제시작]을 볼지라도 漠然[막연]한 現實[현실]을 論議[논의]하는 것보다는 그時代現實[시대현실]을 體驗[체험]하는 한個人[개인]이 (個人[개인]은 勿論[물론] 正當[정당]하게 階級[계급]이나 民族[민족]의代表[대표]일수있는것이다) 自己[자기]의 피를가지고 느낀것 가슴가운대 뭉쳐있는 하나의엉터리를 表現[표현]할랴고애쓴 것을 볼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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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여러 詩篇[시편]에서 그數多[수다]한 辯說[변설]가운대 우리는 그의 가슴속의 情熱[정열]과 感懷[감회]의 엉터리를 漠然[막연]히 살필수가있고 또그에 同情[동정]할수있다. 그러나 그가 그가슴속에 把持[파지]하고있는 엉터리를 그의 말하는바 『詩的言語[시적언어]로 反映表現[반영표현]』하는데 얼마나 成功[성공]하였는가. 우리는 凝縮[응축]을 理解[이해]치못하는 이 散漫[산만]한 表現[표현]가운대서 그詩[시]의 모티를 察知[찰지]할수있을뿐이요 이것이 그背景[배경]에서 솟아올라 體驗[체험] 그自體[자체]로서 浮彫[부조]와 같이 솟아오르는 힘을 가추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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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席[병석]에 整齊[정제]치 못한 姿勢[자세]로 드러누은 著者[저자]가 冗長[용장]한 言語[언어]로 그感想[감상]을 이야기하는것을 듣는것보다는 한가지 情熱[정열]에 浸透[침투]되여 그것이 絶頂[절정]에 다다랐을때의 著者自身[저자자신]이 어떠한 魔術[마술]로 갑자기 化石[화석]이되고 그情熱[정열]이 血管[혈관]속으로 돌아다니는것이 透明[투명]하게 디려다보인다면 이것이야말로 最高[최고]의藝術[예술]의 이름에 適合[적합]하는것일것이다. 凡常[범상]한 同輩[동배]가 가지지못하는 熱情[열정]이나 感懷[감회]를 가지는것부터가 한가지 取[취]할點[점]이요 그것을 남에게 알아들을만한 言語[언어]로 說明[설명]하는것도 한가지 技術[기술]이 아닐것이아니나 이것은 凡常[범상]한 散文[산문]으로도 能[능]히할수있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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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아름다운辯說[변설] 適切[적절]한 辯說[변설] 理路整然[이로정연]한 辯說[변설], 이러한 若干[약간]의 辯說[변설]에 그칠것이아니다. 特異[특이]한 體驗[체험]이 絶頂[절정]에達[달]한瞬間[순간]의詩人[시인]을 꽃이나 或[혹]은 돌맹이로 定着[정착]시키는것같은 言語最高[언어최고]의 機能[기능]을 發揮[발휘]시키는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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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實[현실]의 本質[본질]이나 刻刻[각각]의 轉移[전이]를 敏速正確[민속정확]히 認知[인지]하는것은 人間一般[인간일반]에게 要求[요구]되는 理想[이상]이오 詩人[시인]은 이것을 認知[인지]할뿐아니라 령혼의 가장깊은속에서 그것을 體驗[체험]하는사람이여야한다. 그러나 이것까지도 思考者一般[사고자일반]에게 要求[요구]될수있는것이요 그우에 한거름 더나아가 最後[최후]로 詩人[시인]을 決定[결정]하는것은 이러한 모든깊이를 가진 自身[자신]을 한송이꽃으로 한마리새로 또는 한개의毒茸[독용]으로 變容[변용]시킬수있는 能力[능력]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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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急[성급]한 現實[현실]의 채찍이 그들로 하여금 이렇게 忍耐[인내]있는 藝術[예술]의創作[창작]에 從[종]하기가 어렵게 하는것도 있겠으나 그藝術[예술]의 最高[최고]의 到達點[도달점]에對[대]한理解[이해]없이 그藝術[예술]에 從事[종사]하는것은 相當[상당]한才能[재능]과 努力[노력]을헡되이 消費[소비]하게할뿐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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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辯說[변설]에 對[대]한 對蹠的手法[대척적수법]을 例示[예시]하기위하야 鄭芝溶氏[정지용씨]의詩[시] 『유리창』을 次回[차회]에 解說[해설]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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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和氏[임화씨]의 論文中[논문중] 또하나 注意[주의]를 喚起[환기]하고 싶은것은 技巧主義者[기교주의자]로 金起林氏[김기림씨]를 攻擊[공격]한가운대 있는 不慬愼[불근신]한 章句[장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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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進步的[진보적] 詩歌[시가]에 對[대]한 不自由[부자유]한 客觀的雰圍氣[객관적분위기]의 擴大[확대]는 그들의 活動[활동]에있어서는 自由[자유]의 天地[천지]의 展開[전개]이였다』……… 『그들은 進步的文學[진보적문학]의 不幸[불행]우에 自己[자기]의 幸福[행복]을 심어온것이다』……『우리 詩壇[시단]의 거의橫暴[횡포]에 가까운 支配者[지배자]이었든 푸로레타리아 詩[시]의 痛烈[통렬]한 不自由[부자유]가운대서 詩[시]는 言語[언어]의技巧[기교]라는 態度[태도]를 朝鮮的[조선적]인 方法[방법]으로 번역해가지고 나오는 狡滑[교활]한潮流[조류]가 漸進的[점진적]으로나마 繁榮[번영]한것은 無理[무리]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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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果然[과연] 林和氏[임화씨]의 말하는 바 今日[금일]의 時代的長霖[시대적장림]과 曇天[담천]을 『自由[자유]의天地[천지]』로 알고 『自己[자기]의 幸福』으로알고 사는줄아는가. 藝術上[예술상] 主張[주장]에있어 아모리 尖銳[첨예]하게 對立[대립]할때에도 우리가 이狹小[협소]한 朝鮮文壇[조선문단]에서의, 文壇[문단]헤게모니를 唯一[유일]한 目標[목표]로삼는 卑劣[비열]한 徒輩[도배]가아닌以上[이상] 이러히 無用[무용]한 敵愾心[적개심]의發露[발로]는 當然[당연]히 淸算[청산]하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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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어 나 는 靈 魂[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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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期人[동기인]의 創作[창작]을 過重評價[과중평가]하는 것은 自他[자타]에 利[이]로움이 없다하나 그러나 또 그것에對[대]해서 거기 相當[상당]한 許與[허여]를 아끼는것도 吝嗇[인색]한일이다. 鄭芝溶詩集[정지용시집]이 우리 詩[시]에 한개 새로운 路程標[노정표]인것은 거의 의심할餘地[여지]가 없고 이미 朴八陽[박팔양] 李陽河[이양하] 毛允淑氏等[모윤숙씨등]이 그 詩[시]의 여러가지 特質[특질]과 面相[면상]에 對[대]해 批評[비평]한일이 있다. 筆者[필자]는 이短文[단문]에서 그의詩評[시평]을 따로시험하랴는것이 아니요 다만 그의詩[시]한篇[편]을 例示解說[예시해설]하므로 好辯的[호변적]인 詩[시]에對[대]한 對蹠的叅考[대척적참고]를 提供[제공]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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璃 琉 窓[리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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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차고 슬픈것이 어린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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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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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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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보고 지우고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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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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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은별이, 반짝, 寳石[보석]처럼 백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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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홀로 유리를 닥는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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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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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흔 肺血管[폐혈관]이 찢어진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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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늬는 山[산]ㅅ새처럼 날러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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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詩[시]를 二三讀[이삼독]하는가운데는 틀림없이 事物[사물]의 本質[본질]에까지徹[철]하는 詩人[시인]의 銳敏[예민]한 觸感[촉감]을 느낄것이오 그 다음으로 一脈[일맥]의 悲哀感[비애감]을 맛볼수있는것이다. 그러고 혹시는 이詩[시]를 論[논]해서 『決[결]코 感情[감정]의程度[정도]에오르지않는 自然[자연]의 斷片[단편]에對[대]한感覺[감각]이라』고 하는사람도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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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詩[시]를 解說[해설]하므로 補充[보충]하려는 것이 이러한 鑑賞[감상]의未達[미달]이다. 그가 이詩[시]를 쓴것은 그가 悲哀[비애]의絶頂[절정]에서서 그의心情[심정]이 悶狂[민광]하려든때이다. 그는 그의 사랑하는 어린아들을 잃은것이다 그러므로 好辯的[호변적]인 詩人[시인]이면 이런때 當然[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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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내사랑하는 아들아 너는갔느냐 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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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에 피여나는 힘과 젊음을 약속하는 아모 티와 흠없는 조고만 몸아 이것이 믿을수있는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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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비록 여기 차게 누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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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은 고대 나를 잡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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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어머니의 사랑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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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쁨인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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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참의로 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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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 나의 찌여지는 가슴!
 
 
53
當然[당연]히 이렇게 시작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詩人鄭芝溶[시인정지용]은 아마 죽여도 이렇게 哀號[애호]하고 呼訴[호소]하려하지 아니할것이다. 그는 이러한 生生[생생]한 感情[감정]을 直說的[직설적]으로 露出[노출]하는 것보다는 그 悶悶[민민]한 情[정]을 그냥 씹어삼키려했을것이다. 그래서 그는 좁은방 키와나란한 들창에 붙어서서 밖에 어둔밤을 내다보며 입김을 흐리고 지우고 이렇게 작난에 가까운일을하는것이다. 유리에 입김과 어둠과 먼별이 그의 感覺[감각]에 微妙[미묘]한 反應[반응]을이르킨다. 이때에 문득 진실로 문득 彷徨[방황]하든 그의 全感情[전감정]이쏠려와서 유리에 定着[정착]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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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어른거리든 微妙[미묘]한 感覺[감각]은 그의 悲哀[비애]의體現者[체현자]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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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가지 强烈[강렬]한感情[감정]에 잠길때에는 우리의 呼吸[호흡]과 脈膊[맥박]에 變動[변동]이생기고 靈魂[영혼]의 微分子[미분자]의 波動[파동]은 異形[이형]을 그릴것이다. 鄭芝溶氏[정지용씨]는 이詩[시]에서 呼吸[호흡]을呼吸[호흡]으로 表現[표현]하므로 그의全感情[전감정]을 表現[표현]하려고한것이다. 이얼마나 엉뚱한 辯說[변설]의昻揚[앙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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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敎流[불교류]의 우리 傳說[전설]에 靈魂[영혼]이 그 定着[정착]할 곳을 얻지못해서 空中[공중]에 彷徨[방황]하다가 그때마츰 産出[산출]하는 애기가 있으면 그肉體[육체]에 가서 태여난다는이야기가있다. 詩人[시인]의悲哀[비애]의感情[감정]은 유리의 形體[형체]에와서 태여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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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이루는 源泉[원천]인 靈魂[영혼]의 顫動[전동]은 그 自體[자체]가 決[결]코 말을가지지아니한것이다. 表現[표현]된詩[시]란 반드시 기리를 가진 時間[시간]에 延長[연장]되는것이다. 感情[감정]은 다만 하나의 온전한 狀態[상태]인것이다. 이 狀態感情[상태감정]은 반드시 어떠한 形體[형체]에 태여나야 그表現[표현]을 達成[달성]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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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氣候[기후]와 風土[풍토]의 가장 完全[완전]한 體現者[체현자]인 한폭이 꽃이나 한개 毒茸[독용]을가르쳐 다만 그들이 氣候[기후]에對[대]하야 蝶蝶喃喃[접접남남]히 짓거리지않는까닭으로 氣候[기후]에對[대]한 感應[감응]을 表現[표현]하지아니한다는類[류]의 俗人的解釋[속인적해석]이 얼마나 많은 것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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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이 詩[시]의높은 경게의 한 指標[지표]라 하는 것이요 모든 抒情詩[서정시]가 반드시 그래야한다고 主張[주장]하는것이아니다. 아름다운辯說[변설] 適切[적절]한辯說[변설]을 누가 사랑하지않으랴 그것은 우리人生[인생]의 기쁨의하나다. 詩[시]가 言語[언어]를媒材[매재]로하는以上[이상] 最後[최후]까지 그것은 一種[일종]의 辯說[변설]이라고 볼수도있다. 그러나 그것은 結晶[결정]되고 凝縮[응축]되여서 그가운대의 一語一語[일어일어]가 日常用語[일상용어]와 外觀[외관]의相異[상이]함은없으나 詩的構成[시적구성]과 秩序[질서]가운대서 昇華[승화]된存在[존재]가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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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象圖[기상도]와詩苑五號[시원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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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 象 圖[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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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象圖[기상도]』는 우리의 가장 有能[유능]한 詩人[시인]의한사람인 金起林氏[김기림씨]가 全力量[전역량]을 傾注[경주]한作[작]으로 七部四百行[칠부사백행]이넘는長詩[장시]다. 世界文明[세계문명]의 各面[각면]이 解說提供[해설제공]된뒤에 猛烈[맹렬]한颱風[태풍]은 亞細亞[아세아]의 沿岸[연안]을 襲擊[습격]한다. 中國中心[중국중심]의 世界風雲[세계풍운]의 急迫[급박]이 이颱風[태풍]가운대 體現[체현]된다. 颱風[태풍]과 颱風[태풍]의 지나가는자취의描寫[묘사]. 『病[병]든風景[풍경]』은 颱風[태풍]이 휩쓸고 지나간뒤의 힘빠지고 頹落[퇴락]된世界[세계], 第六部[제육부]는 虛無[허무]와絶望[절망]과暗黑[암흑]의 올배미의詩[시], 第七部[제칠부] 쇠바퀴의 노래는 待望[대망]하는 새로운 光明[광명]의아츰 『훌륭한새세게』의 노래다.
 
63
이 詩[시] 가운대는 世界[세계]를 把握[파악]하랴는 詩人[시인]의熱情[열정]이 數[수]많은奇警[기경]한 批評[비평]과 상쾌한比喩[비유]의 考案[고안]으로 나타난다. 아름다운 詩句[시구]가 여기저기 散在[산재]한다. 하나둘만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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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바다까에 「사라센」의 비단幅[폭]처럼 미끄러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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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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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子[여자]들은 모두 海水浴[해수욕]을갔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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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서는 望鄕歌[망향가]를 부르는「니그로」와 생쥐가 둘도없는 동무가 되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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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거리를 이구석 저구석 혀바닥으로 뒤지며 댕기는 밤바람.
 
 
69
그러나 總體的[총체적]으로 이 詩[시]에는 混亂[혼란]과 饒舌[요설]의 印象[인상]이있다. 金起林氏自信[김기림씨자신]은 이詩[시]로서 「나는 現代[현대]의交響樂[교향악]을企圖[기도]한다. 現代文明[현대문명]의 모든面[면]과 稜角[능각]은 여기서 發言[발언]의權利[권리]와 機會[기회]를 拒絶[거절]당하는 일이없다」고하였다.
 
70
多數[다수]한 樂器[악기]가 雜然[잡연]히 모여 소리를 내므로 交響樂[교향악]을 이룰수는없다. 統一[통일]을 支配[지배]하는 作曲家[작곡가]가 먼저있고 指揮者[지휘자]까지가 必要[필요]하다. 나는 無意味[무의미]한比喩[비유]의 論難[논란]을犯[범]하려함이아니요. 다만 나도 比喩[비유]로서말하려 할뿐이다. 이 詩[시]의印象[인상]은 한개의 모티에 完全[완전]히 統一[통일]된 樂曲[악곡]이기보다 름의多數[다수]한斷片[단편]을 몬타 ― 쥬한것 같은것이다. 우리가 詩[시]를쓸때 切實[절실]히 느끼는것은 朝鮮[조선]말의 完全終止形[완전종지형]은 가버리고 걷어잡는맛이없어서 둥근맛을내기가 어려운것이다. 더구나 이詩[시]에서와같이 同格性羅列[동격성나열]이 全篇[전편]의大部[대부]를 占領[점령]한때는 詩[시]의各部[각부]는 제대로 뿔뿔히 다라나버리고 동실하게 받혀들리지가 않는다. 다시比喩[비유]하면 한개의 急速度[급속도]로廻轉[회전]하는 軸[축]의周圍[주위]에 詩[시]의各部[각부]가 求心的[구심적]으로 球[구]를이루지못하고 제각기直線[직선]의方向[방향]을 가진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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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시인]의 敬服[경복]할만한 努力[노력]과 計劃[계획]에 不拘[불구]하고 詩人[시인]의 精神[정신]의 燃燒[연소]가 이 巨大[거대]한 素材[소재]를 化合[화합]시키는 高熱[고열]에 達[달]하지못하고 그것을 겨우接合[접합]시키는데 그쳤든것같다. 그中[중]에서도 筆者[필자]의 가장 不滿[불만]인點[점]은 이詩[시]가 明朗[명랑]한 아침 暴風警報[폭풍경보]에서 시작해서 다시 明朗[명랑]한 아츰 暴風警報解除[폭풍경보해제]에 끝나는 이 完全[완전]한 左右同形的[좌우동형적] 構成[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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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苑 五 號[시원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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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苑[시원]』이 今年[금년] 동안에 五號[오호]까지를 發行[발행]하고 詩歌專門誌[시가전문지]로서의 步調[보조]에 조곰도 흔들림이없다는것은 『愉快[유쾌]한일』이라 아니할수없다. 이詩苑[시원]의編輯[편집]이 强烈[강렬]한 個別的主張[개별적주장]을 가지지않고 朝鮮詩[조선시]의 여러가지傾向[경향]의 綜合的[종합적] 表現者[표현자]이려하는것은 多數[다수]한 詩誌[시지]가 分派[분파]되여있지아니한 우리에게는 有効[유효]하고 또 必然的[필연적]인 方針[방침]일것이다. 編輯[편집]과營業上[영업상]의 莫大[막대]한 困難[곤란]을 克服[극복]하며 나아가는 詩苑[시원]을 爲[위]하여 우리는 朝鮮詩壇[조선시단]을爲[위]하여 協調[협조]할義務[의무]를느낀다. 詩苑[시원]에나타난 詩人[시인]들의 個評[개평]은 다음項[항]에 包括[포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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活躍[활약]한 詩人[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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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先輩詩人[선배시인]들을 이年評[연평]에서 個別的[개별적]으로 評[평]할 수는 없다. 靑春[청춘]의感受力[감수력]을 우리가 永久[영구]히 維持[유지]할길이없으매 第一期[제일기]의 多産期[다산기]를經過[경과]한 詩人[시인]이 귾임없이 詩[시]의길을 걸을때에도 同一[동일]한步調[보조]로 그 華麗[화려]한 活動[활동]을 계속하기는 至難[지난]한일이요 더욱이 詩情[시정]을喪失[상실]하거나 感性[감성]과 文章[문장]에있어서의 精進[정진]을 繼續[계속]하지않는 詩人[시인]이 詩[시]에서 脫落[탈락]함은 極人[극]히自然[자연]하다. 우리는 실상 一生[일생]을通[통]해 詩人[시인]일 義務[의무]도 責任[책임]도 認定[인정]치않는다. 그러므로 통틀어 旣成詩人[기성시인]들의 無能[무능]을 攻擊[공격]하는流行[유행]은 實[실]로 無意味[무의미]한 事大主義[사대주의]에屬[속]한다.
 
76
鄭芝溶[정지용] 金起林[김기림] 林和氏[임화씨]의 詩[시]에 對[대]해서는 이미 말한 바 있고
 
77
金尙鎔氏[김상용씨]의 詩風[시풍]에 昨年以後[작년이후]생긴變化[변화]는 嶄新[참신]한角度[각도]를 보이고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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恒常微赤[항상미적]된 詩魂[시혼]을품고있는 柳致環氏[유치환씨]는 質[질]과 量[양]으로 今年[금년]에 特別[특별]한 頭角[두각]을 나타내이고
 
79
李箱氏[이상씨]의 恠異[괴이]한世界[세계]는 人生[인생]으로서의그를 模倣[모방]하기에躊躇[주저]하나 詩[시]로서 敬意[경의]를表[표]하기에足[족]하다
 
80
金珖燮氏[김광섭씨]의 孤獨[고독]과 許俊氏[허준씨]의暗幻[암환]의 世界[세계]에對[대]해서는 特異[특이]한戰慄[전율]을느낀다.
 
81
張瑞彦氏[장서언씨]는 그確實[확실]한 텃취와 虛飾[허식]없는 詩情[시정]이 獨自[독자]의境地[경지]를 가지고있고
 
82
金光均氏[김광균씨]의 特異[특이]한色彩[색채]의 調合[조합]에서 오는 것 같은 繪畵的効果[회화적효과]는 將來[장래]를 囑望[촉망]하기에足[족]하고 三四文學以後[삼사문학이후]의 純粹詩派[순수시파] 諸氏[제씨]의詩[시]는 模倣[모방]의 작난에서 眞實[진실]한 自己體驗[자기체험]의境地[경지]에 이르렀는지 아닌지를 筆者[필자]로서 分別[분별]할힘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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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夕汀[신석정] 金達鎭[김달진] 張萬榮氏[장만영씨]는 共通點[공통점]이 많은 詩境[시경]을 가지고있으나 또共通[공통]한缺點[결점]으로 註釋[주석]과 延長[연장]의傾向[경향]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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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朝奎[김조규] 閔丙均[민병균] 金顯承氏等[김현승씨등]은 이제 한거름 올라서면 佳作[가작]을 보여줄듯 싶으나 아직 整理期[정리기]를 通過[통과]치 못한感[감]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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鎔鑛爐派[용광로파]의 稱[칭]을 듣던 詩人[시인]들이 囑望[촉망]받던當時[당시]에서 別般進境[별반진경]을 보이지못한것은 프로派[파]에 屬[속]하는 몇 詩人[시인]들과 마찬가지로 辯說主議[변설주의]의禍毒[화독]인것같다. 하로밤의興奮[흥분]이 그냥 詩[시]를 이룰수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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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古來抒情[고래서정]의 傑詩[걸시]가운데 쏟아져나온 (Pour forth) 詩[시]를 많이 안다. 그러나 그것들은 註釋[주석]과延長[연장]과의 正反對[정반대]다. 結晶[결정]되고 凝縮[응축]되면서도 오히려 쏟아질수있는 高熱[고열]을 그들의 心胸[심흉]이 維持[유지]한結果[결과]다. 粗雜[조잡]과未備[미비]를 意識[의식]하며 이로서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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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十年東亞日報所載[소화십년동아일보소재])
【원문】을해시단총평(乙亥詩壇總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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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철(朴龍喆) [저자]
 
  동아 일보(東亞日報) [출처]
 
  1935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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