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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으신 바 중국 장래에 관하여는 그 범위가 너무도 광범하고 또 복잡함으로 매 문제에 대하여 각각 상당한 지면을 쓰지(費[비]) 않고는 도저히 그 개요나마 지적하기 불가능하므로, 독자로 하여금 이해할 만한 정도의 대답을 하기는 좀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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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님이 물으셨으니 각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한 바를 썩 간략히 대답하여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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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만주의 일본 세력은 일조일석의 단시일에 수립된 것이 아니고 일청·일로 양대 전쟁 이후 30여 년 동안 부식 발전하여 금일의 현상에 이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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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주가 지리상으로 보아 일중로(日中露) 3국의 사이에 위치하여 군략적· 경제적· 정치적 각 방면으로 원동(극동)의 가장 요충지대가 됨으로 과거에도 그랬거니와 장래에 더욱이 동양 문제의 초점이 될 곳입니다. 그리하여 일본은 기십년 동안 애쓴 결과로 20억 엔에 가까운 거액의 투자와 근 8백 마일의 철도 부설 기타 군사상 여러 가지 시설이 두루 설치되었으므로 그 세력이 일시 동요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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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이 대륙정책을 방기치 않는 한 만주의 국제 공동관리를 일본이 결코 용인치 않을 것이고, 일중 분규문제 해결방법으로 보아도 (…중략…) 국제공동관리는 오히려 분규를 더할 것뿐이므로 그 실현성이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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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 독재는 한마디로 불가능이라고 말합니다. 독재정권이 현하 중국정세에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장씨의 세력이 미치는 지방이 강소성, 절강성의 2성과 기타 안휘성, 호북성, 강서성 등 성의 일부분씩 합하여 전국의 6분의 1에 지나지 못하고, 반(反)장개석운동이 전국에 편만하였는데 어찌 현실성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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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장씨가 그 독재정책을 고집한다면 자기와 가까운 동지와 부하까지 떠나버릴 위험성이 있음으로 장씨가 지혜로운 자라면 그 독재의 몽상을 버릴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실패하고 말 것임으로 그 정책은 실현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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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란의 최대 원인인 구미 제국주의의 검은 손이 물러가고 봉건잔재인 신구 군벌이 퇴치하기 전에는 통일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날마다 그 속도를 증가하여 발전하는 민중의 신흥세력은 불원한 장래에 그 통일을 성취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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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신문잡지의 보도를 종합하여 보면 목하 중국 소비에트 통치하에 있는 지방이 호남성, 호북성, 강서성, 복건성 등지에 그 범위가 광대하여 또 공산당의 세력은 전 중국을 통하여 거의 무공불입 상태에 있어 1X만에 가까운 군중과 1XX만이 넘는 무장군대를 가지게 되어 그 세력은 전 X X X X의 X XX X를 X X X X하고 있음이 사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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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주의 사상은 새로 발달되는 중국 자본주의가 일반 무산계급을 압박함에 대한 반항운동이라기보다도 오히려 가혹한 지방 관리의 악정에 견디지 못하는 농민과 또는 군벌 상호간에 해마다 일어나는 전쟁을 괴로워하는 군인들 가운데 퍼져나가고 있으며, 또 심심하면 움직이는 장개석의 공산군 토벌과(중략) 기타 모든 내전과 외환은 다 공산당 발달의 기회와 자료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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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3권 1호, 193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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