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938. 12. 30) 鄭弘順[정홍순]
3
鄭氏[정씨]의 故鄕[고향]인 連川[연천] 어느 시골 이야기다.
4
金某[김모]라구 하는 富者[부자]로 사는 老人[노인]이 잇섯다. 그런데 이 이네들이 이렇게 잘 사는 것은 오로지 그 老人[노인]의 福[복]이요, 이 老人[노인]에게 딸은 구렝이의 업이 잇섯기 때문이다.
5
어느 해 일이다. 이 老人[노인]이 病[병]을 얻어 죽고, 이를 장사지내게 되엿다. 허나 이 老人[노인]에 아들은 그다지 맘이 너그러운 사람이 못되여 이 장사에 우 ─ 모여든 그지 떼들을 薄待[박대]를 하여 집안에도 디리지 안헛섯다. 그리하야 그지들은 그 사랑 마당에 불들을 놓고 앉어 쪼이며 즈끼리 떠들고 잇섯다.
6
이 때다. 이 집 속에서 기럭지가 한 발은 되는 구렝이가 안으로부터 나와 몸을 서리〃〃 하고 있었다. 그 때가 동지 슷달이라, 뱀이 나와 돌어단길 때가 아니다. 그지 中[중]에 땅군이 하나 잇서 이것을 잡어 다만 얼마라도 돈버리를 할가 하고 베자루를 끄내여 달여들어 그 속에다가 잡어 놓었다. 잡어 늫고서 날이 저물어 各其[각기] 헤여젓섯다.
7
땅군은 이 구렝이를 잡어가지고 이것을 팔어가다 이 金氏[김씨]네 집에서 한 十里[십리]는 떨어진 동이를 지나게 되어 한 주막에 들였다. 주막에 잇든 이들이 겨울에 구렝이를 잡엇다 소리를 듣고 어데 좀 보자고 하엿다. 땅군은 이 춘 데 끌너내 보이면 얼어죽는다 하여, 안 보이려 하였다. 그러나 여러시들이 땅군에게 술잔이나 사멕이고 그여히 자루를 끌너 그 구렝이를 끄내 보았다.
8
그러나 얼마 후 땅군이 술을 먹고 나와보니, 자루가 빈 자루다. 구렝이는 이 자루에서 버서나 이 주막 바루 웃집은 李某[이모]의 집으로 들어갓든 것이다.
9
李某[이모]는 겨우 먹고 살만한 살임이였다. 땅군은 바로 李某[이모]네 집에 가서 구렝이를 끄내가게 문을 좀 열어달나고 하였다. 그 때 그 李某[이모]가 어떤 맘이 들었었든지 구렝이를 도로 내보내고 십지 않어 땅군에게 그것을 팔면 얼마나 밧겟느냐고 물었다. 한 사원은 밧겠다고 對答[대답]하였다. 李某[이모]는 내가 只今[지금] 여기 參員[삼원]밖에 업스니 내게 팔나고 하고, 돈을 내노았다. 땅군도 딴 데로 춘 데 팔너 단기기도 귀찬쿠 하닛가 그대로 돈을 받어가지고 가 버렸다.
10
그 後[후]에 金某[김모]는 아무 敗家[패가]를 하여 매련업시 되고, 그 代身[대신] 李某[이모]의 살임이 불 일듯이 일어 그 近處[근처]에서는 판상가는 富者[부자]가 되었다. 이것이 모다 구렝이 업의 조화인 것은 물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