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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전]에 어느 골에 처음으로 서울서 나려온 멍텅구리 원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밤, 그 날 은 아마 陰曆[음력] 十五日[십오일] 이였든지 偶然[우연]히 하날을 처다보다가 뚱구런 달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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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後[후] 몇칠을 지나, 또 偶然[우연]히 하날을 쳐다보니, 그 前[전]에 보든 뚱그러 달은 간 데 없고 女子[여자] 눈섭가튼 깔구랑진 달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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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달이 우째 저러냐? 시골 달은 元來[원래] 조고밖에는 안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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吏房[이방]이 옆에 섯다가 시침을 딱 떼고 對答曰[대답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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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달은 元來[원래] 조것밖에 안됩니다. 뚱구런 달은 늘 서울 가서 사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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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그려. 그러면 어이 서울 가서 사 가지고 오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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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 數百兩[수백냥]의 돈과 얼마간의 路資[노자]를 주어 吏房[이방]에게 달 사오라 命令[명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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吏房[이방] 녀석은 그라겠다고 단장을 차리고 官廳[관청]에서 나와 近方[근방] 酒幕[주막]에 들어가 그 돈 가지고 마시고 놀고 한 보롬지만 後[후] 도로 官廳[관청]으로 돌어갔다. 그 날 밤 원이 하날을 바라보니 果然[과연] 뚱그런 달이 떠 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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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저거야 말로 참 서울 달이로구나. 너 사가지고 오너라고 수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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