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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나(貫那)는 고구려 중천왕(中川王) 때에 유명하던 미인이다. 그는 얼굴도 어여쁘거니와 고운 머리털이 길기가 구 척이나 되니 중천왕이 특히 사랑하여 소후(小后)를 삼고저 하니 왕후 연씨(椽氏)가 그를 시기하여 왕께 말하되 서위(西魏)가 천금으로 장발 미인을 구하려고 하니 그 여자를 궁중에 두었다가는 나라에 외환(外患)을 불러들이기 쉽겠으니 속히 버리라고 하였다. 왕은 연씨의 말을 비록 듣지 않았으나 관나가 그 말을 들으매 스스로 공포와 불안을 느끼게 되어 왕께 참소하되 왕후께서 항상 저를 보고 꾸짖기를 시골 계집년이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와서 있느냐 만일 속히 가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있으리라 하니 첩이 생각건대 폐하께서 아니 계신 틈을 타서 저를 해치려고 하는 듯하니 장차 저는 어찌될 줄 모르겠다 하더니 그 뒤에 왕이 기구(箕丘)에 사냥을 갔다가 돌아오니 관나가 중도에 나와서 가죽 주머니를 들고 울며 말하되 왕후께서 저를 미워하여 여기에 넣어 바다에 띄우려고 하니 폐하께서는 저의 천한 목숨을 특히 생각하시와 속히 본집으로 돌아가게 허락하여 달라고 하니 왕이 그 여자의 여러 번 간사한 거짓말 하는 것을 괘씸하게 생각하고 노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