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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女僧)이 되려든 김효성(金孝誠) 부인(夫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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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원 효성(金判院 孝誠)은 오입 잘하고 첩 많이 두기로 유명하던 분이요 그의 부인은 또 질투심 많기로 유명한 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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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부인은 김씨의 첩 많이 얻는 것을 항상 말하나 김씨가 도무지 듣지 아니하니 최후에는 머리 깎고 여승(女僧)이 되려고 결심을 하고 여승의 의복감으로 염색한 벼 한 필을 사다가 옷을 마르고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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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어디를 갔다가 들어와서 그것을 보고 괴히 여겨 물은즉 그 부인은 정색으로 대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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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평생에 다른 계집만 좋아하고 나는 원수와 같이 여기니 내가 무슨 재미로 이 집에서 살겠소. 나는 차라리 머리를 깎고 깨끗하게 여승 노릇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주 결심을 하고 이 의복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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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였읍니다. 웬만한 남자 같으면 자기 부인이 그렇게까지 한다면 회심도 하고 또 만류도 하겠지마는 원래에 풍채 좋고 비위 좋은 그는 아무 내색도 없이 흔연히 말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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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서는 참말 잘 하는 일이요 부인이 잘 아다시피 나는 평생에 호색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생의 계집이란 계집은 각 계급의 계집을 다 관계하여 기생, 갈보, 무당, 남의 집 통직이, 안잠 자기, 식모, 비녀(婢女) 할 것 없이 몇 사람씩은 다 겪어 보았으나 유독 여승만은 이때까지 가깝게 해본 일이 없어서 평생 유한으로 생각하였더니 이제 당신이 여승이 된다면 자연 여승까지 관계를 하게 될 것이니 그런 다행한 일은 없소이다 이왕 여승이 되려거던 다만 한 시간이라도 속히 머리를 깎고 그 옷을 입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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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인은 하도 기가 막히니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손에 들었던 옷감을 집어던지고 그 뒤부터는 그렇게 강짜를 하지 않았다 합니다. 이 세상에 질투하는 부인을 둔 남성 제군이 김씨의 수단 방법 같은것도 한번 배워 두는 것이 어떠할는지요 질투도 사람의 정도를 따라서 다르지만 서로 싸우고 따리고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그 얼마나 남성적이요 원만한 타협이겠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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