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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사 춘향가 이백구(歌詞春香歌二百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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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4년
유진한
1
歌詞春香歌二百句 (가사 춘향가 이백구)
 
2
1. 남원 광한루에서의 첫 만남
 
3
廣寒樓前烏鵲橋(광한루전오작교)
4
吾是牽牛織女爾(오시견우직녀이)
5
人間快事繡衣郞(인간쾌사수의랑)
6
月老佳緣紅粉妓(월로가연홍분기)
 
7
광한루 앞 오작교에서
8
나는 견우요 그대는 직녀라네
9
세상 즐거운 일은 수놓은 옷을 입은 도령(이몽룡)이요,
10
월하노인이 맺어준 아름다운 인연은 연지 찍은 기생(춘향)이로다.
 
 
11
龍城客舍東大廳(용성객사동대청)
12
是日重逢無限喜(시일중봉무한희)
13
南原冊房李都令(남원책방이도령)
14
初見春香絶代美(초견춘향절대미)
 
15
용성 객사 동대청에서
16
오늘 다시 만나니 기쁨이 무한하구나
17
남원 고을 책방에 머물던 이 도령이
18
춘향을 처음 보니 당대 최고의 미인이로다.
 
 
19
三郞愛物比君誰(삼랑애물비군누)
20
二仙瑤池淑香是(이선요지숙향시)
21
吾年二八爾三五(오년이팔이삼오)
22
桃李芳心媚春晷(도리방심미춘구)
 
23
삼랑(이몽룡)이 아끼는 보배를 누구에게 비길까
24
요지연못의 신선이거나 숙향(소설 속 선녀)이 바로 여기 있네.
25
내 나이 열여섯(2×8)이요, 네 나이 열다섯(3×5)이니
26
복숭아와 오얏꽃 같은 꽃다운 마음이 봄날 햇살 아래 아양을 떠는듯 하구나.
 
27
【주석】
28
• 수의랑(繡衣郞): 화려한 옷을 입은 귀공자를 뜻하며, 훗날 암행어사(수의어사)가 될 복선을 담고 있습니다.
29
• 용성(龍城): 남원의 옛 별칭입니다.
30
• 이팔(二八) & 삼오(三五): 이도령 16세, 춘향 15세의 꽃다운 나이를 비유합니다.
 

 
31
2. 단오날의 풍경과 춘향의 자태
 
32
晴莎南陌欲抽綠(청사남맥욕추록)
33
牧丹東籬方綻紫(목단동리방탄자)
34
繁華物色帶方國(번화물색대방국)
35
是時尋春遊上巳(시시심춘유상사)
 
36
갠 날의 잔디밭 남쪽 길에는 푸른 싹이 돋아나려 하고,
37
동쪽 울타리 모란꽃은 이제 막 자줏빛 꽃망울을 터뜨리네.
38
번화한 풍경 가득한 이곳 대방국(남원)에
39
때는 바야흐로 삼월 삼짇날, 봄을 찾아 노니는구나.
 
 
40
紅羅繡裳草邊曳(홍라수상초변예)
41
白紵輕衫花際披(백저경삼화제피)
42
淸溪夕陽蹴波燕(청계석양축파연)
43
碧桃陰中香步蛙(벽도음중향보와)
 
44
붉은 비단 수놓은 치맛자락은 풀밭 위로 끌리고
45
하얀 모시 저고리는 꽃 사이로 나풀거리네.
46
맑은 시내 석양 아래 물살을 차는 제비 같고
47
벽도화 나무 그늘 속 향기로운 걸음은 (뛰어오르는) 개구리 같네.
 
 
48
姑山處子惹香澤(고산처자야향택)
49
玉京仙娥鳴佩玘(옥경선아명패기)
50
蘭膏粉汗洗浴態(난고분한세욕태)
51
萬北寺前春水瀰(만북사전춘수미)
 
52
고산의 신선 같은 처자가 향기를 풍기니
53
옥황상제가 사는 옥경의 선녀가 패옥 소리를 울리는 듯하네.
54
기름진 난초 향과 고운 땀방울은 막 목욕을 마친 자태 같고
55
만복사 앞의 봄물은 가득히 넘실거리네.
 
 
56
玻瓈小渚顧影笑(파리소저고영소)
57
雪膚花貌淸而頍(설부화모청이규)
58
慇懃腰下怕人見(은근요하파인견)
59
水面嬌態蓮花似(수면교태연화사)
 
60
유리 같은 작은 물가에서 제 그림자 돌아보며 웃으니
61
눈 같은 피부와 꽃 같은 얼굴은 맑고도 산뜻하구나.
62
허리 아래 은밀한 곳 남이 볼까 두려운 듯
63
물 위에 뜬 연꽃처럼 아양 떠는 자태가 아름답도다.
 
64
【주석】
65
• 축파연(蹴波燕): 그네 타는 모습을 물결 차는 제비에 비유한 역동적인 표현입니다.습니다.
 

 
66
3. 그네 타는 춘향의 묘기
 
67
香風一陣緣楊岸(향풍일진연양안)
68
復上鞦韆誇妙技(부상추천과묘기)
69
靑鸞飛動紫羅繡(청란비동자라수)
70
百尺長繩紅纚纚(백척장승홍리리)
 
71
향긋한 바람 한 줄기 버드나무 언덕을 따라 불어오고,
72
다시 그네 위에 올라 묘한 재주를 뽐내는구나.
73
푸른 난새가 날아오르듯 자줏빛 비단 옷자락 나풀거리고,
74
백 척 긴 그네 줄은 붉은 빛을 띠며 길게 뻗었네.
 
 
75
江妃踏波一身輕(강비답파일신경)
76
月娥乘雲雙足跂(월아승운쌍족기)
77
尖尖寶襪似苽子(첨첨보말사고자)
78
衝落枝邊高處蘂(충락지변고처예)
 
79
낙강의 여신(복희의 딸)이 물결을 밟는 듯 몸놀림이 가볍고,
80
달 속의 선녀(항아)가 구름을 탄 듯 두 발을 돋우었구나.
81
뾰족하고 고운 버선코는 마치 오이씨 같고,
82
(공중 높이 솟구쳐) 나뭇가지 끝 높은 곳의 꽃술을 차서 떨어뜨리네.
 
 
83
桃花團月掩羅裙(도화단월엄라군)
84
萬目春城皆仰視(만목춘성개앙시)
 
85
복숭아꽃과 둥근 달 같은 자태를 비단 치마로 가렸건만,
86
온 고을 사람들의 수많은 눈길이 모두 우러러보누나.
 
87
【주석】
88
• 첨첨보말(尖尖寶襪): 맵시 있는 버선코를 오이씨에 비유한 전통적 미인 묘사입니다.
 

 
89
4. 깊어가는 사랑과 언약
 
90
紅樓十載所未見(홍루십재소미견)
91
男子風情潛惹起(남자풍정잠야기)
92
翩翩靑鳥乍去來(편편청조사거래)
93
整頓衣裳端正跽(정돈의상단정기)
 
94
붉은 누각 십 년간 보지 못한 풍경에,
95
남자의 풍정이 남몰래 일어나는구나
96
푸른 새(방자)가 바삐 오가더니,
97
의상을 정돈하고 단정히 무릎 꿇고 마주앉네
 
 
98
櫻桃花下捲簾家(앵도화하권렴가)
99
女曰無遐男曰唯(여왈무하남왈유)
100
鶯嗔鷰猜路如絲(앵진연시로여사)
101
步踏溪邊靑白芷(보답계변청백지)
 
102
앵두꽃 아래 발을 걷은 집에서,
103
여자가 안 된다 하니 남자는 그러마 하네
104
꾀꼬리와 제비가 시기하는 길은 실 같고,
105
발걸음은 시냇가 궁궁이 풀을 밟네
 
 
106
窓開紅杏碧梧庭(창개홍행벽오정)
107
屛畵靑山綠水沚(병화청산록수지)
108
靑帷紅燭洞房中(청유홍촉동방중)
109
鏡臺粧奩何櫛枇(경대장렴하즐비)
 
110
창을 여니 살구꽃 핀 마당엔 벽오동,
111
병풍 속엔 청산유수가 그려졌네
112
푸른 휘장 붉은 촛불 밝힌 신방에서,
113
거울과 화장대 앞에 빗질하며 마주하네
 
 
114
肴陳蔚觴爛登盤(효진울상란등반)
115
酒熟壺春新上簁(주숙호춘신상사)
116
琉璃畵盞瑚珀臺(유리화잔호박대)
117
勸勸薑椒香蜜餌(권권강초향밀이)
 
118
안주가 소복하고 술잔이 쟁반에 가득하며,
119
잘 익은 술은 갓 걸러내었네
120
유리 잔과 호박 받침으로 술을 권하며,
121
생강과 후추 향 나는 꿀떡을 내놓네
 
 
122
花牋書出不忘記(화전서출불망기)
123
好約丁寧娘拜跪(호약정녕낭배궤)
124
人間今夕問何夕(인간금석문하석)
125
大禹塗山辛壬癸(대우도산신임계)
 
126
꽃 종이에 잊지 말자 써서 다짐하니,
127
낭자가 정중히 무릎 꿇고 절하네
128
인간 세상 오늘 밤이 무슨 밤인가,
129
우임금이 도산에서 부인을 만난 듯하네
 
 
130
䲶衿栢枕次第鋪(원금백침차제포)
131
繡帶花帷雜絲枲(수대화유잡사시)
132
三更釵股撲灯火(삼경채고박등화)
133
楚臺香雲浮夢裡(초대향운부몽리)
 
134
원앙 금침과 잣나무 베개 차례로 펴고,
135
수놓은 휘장 속에 정이 깊었네
136
삼경에 비녀로 등불을 돋우니,
137
초대(무산)의 향기로운 구름이 꿈속에 떠다니네
 
 
138
吾心蝴蝶繞春花(오심호접요춘화)
139
爾意元央綠逢水(이의원앙록봉수)
 
140
내 마음은 나비 되어 봄꽃을 감돌고,
141
그대 마음은 원앙 되어 푸른 물을 만났네
 
 
142
5. 가슴 아픈 이별
 
143
童年風度濶手段(동년풍도활수단)
144
欲表深情何物以(욕표심정하물이)
145
菱花玉鏡打撥金(릉화옥경타발금)
146
竹節銀釵倭舘市(죽절은채왜관시)
 
147
어린 나이에도 풍도가 넓으니,
148
깊은 정을 무엇으로 표할까
149
마름꽃 옥거울과 금붙이,
150
대마디 은비녀를 왜관 시장에서 구해왔네
 
 
151
鳥銅鐵柄統營刀(오동철병통영도)
152
紫紬雲頭平壤履(자주운두평양리)
153
投之贈之小無惜(투지증지소무석)
154
復恨金錢無億梯(부한금전무억제)
 
155
오동나무 손잡이 통영 칼과,
156
보라색 구름무늬 평양 신도 주었네
157
아낌없이 다 주었건만,
158
다시금 금전이 억만금이 아님을 한탄하네
 
 
159
男兒口情娶前妾(남아구정취전첩)
160
內衙時時誇伯娣(내아시시과백제)
161
長長情緖絡兩身(장장정서락양신)
162
笑說喬林縈葛藟(소설교림영갈류)
 
163
남자의 입발린 정으로 첩을 삼으니,
164
내아(안방)에서 때때로 자매처럼 자랑했네
165
길고 긴 정서가 두 몸을 얽었으니,
166
숲속에 칡넝쿨 얽히듯 웃으며 말했네
 
 
167
春瓜苦滿北歸期(춘과고만북귀기)
168
此日遽然離別禩(차일거연이별사)
169
紅樽綠酒不成歡(홍준록주불성환)
170
一曲悲歌騰羽徵(일곡비가등우징)
 
171
봄날이 지나고 한양 갈 기약이 차니,
172
오늘 갑자기 이별의 제사를 지내는 듯하네
173
붉은 술잔 푸른 술도 즐겁지 않고,
174
한 곡조 슬픈 노래만 높이 울려 퍼지네
 
 
175
長城忍忘葛姬眼(장성인망갈희안)
176
濟州將留裵將齒(제주장류배장치)
177
郎言別恨割肝腸(낭언별한할간장)
178
女道深恩銘骨髓(여도심은명골수)
 
179
장성에서 갈희의 눈을 잊지 못하듯,
180
제주에 배장의 이빨을 남기듯 정을 두네
181
도령은 이별의 한에 간장이 끊어지고,
182
춘향은 깊은 은혜 뼛속까지 새기네
 
 
183
離筵相慰復相勉(이연상위부상면)
184
爾言琅琅吾側耳(이언낭랑오측이)
185
今歸洛陽好讀書(금귀락양호독서)
186
立身明廷終出仕(입신명정종출사)
 
187
이별의 자리에서 서로 위로하고 권하니,
188
그대 말소리 낭랑해 내 귀를 기울이네
189
이제 한양 돌아가 공부 열심히 하여,
190
조정에 입신양명하여 출세하시오
 
 
191
玆州太守或不能(자주태수혹불능)
192
此道監司猶可擬(차도감사유가의)
193
分明他日好風吹(분명타일호풍취)
194
復墾陳田春草䕌(부간진전춘초치)
 
 
195
이 고을 태수는 못 되더라도,
196
이 도의 감사쯤은 될 수 있으리니
197
분명 훗날 좋은 바람 불어오면,
198
다시 묵은 밭에 봄 풀 돋듯 돌아오소서
 
 
199
臨分更有惜別意(임분경유석별의)
200
戱談層生南俗俚(희담층생남속리)
201
方壺大海涸生塵(방호대해학생진)
202
白頭高山平似砥(백두고산평사지)
 
203
헤어짐에 다시금 석별의 정이 생기니,
204
남도의 속된 농담이 층층이 일어나네
205
삼신산 바다가 말라 먼지가 일고,
206
백두산 높은 산이 숫돌처럼 평평해질지라도
 
 
207
屛風畵鷄拍翼鳴(병풍화계박익명)
208
公子歸船門外艤(공자귀선문외의)
209
花樓春日上馬遲(화루춘일상마지)
210
回首蛟龍山碨礧(회수교룡산외뢰)
 
211
병풍 속 닭이 날개 치며 울 때까지,
212
공자의 돌아갈 배는 문밖에 대기하네
213
꽃 누각 봄날에 말 오르기 더디니,
214
고개 돌려 보니 교룡산은 험하기만 하구나
 
 
215
征鞭不促北去路(정편불촉북거로)
216
歎息斜陽踰瑟峙(탄식석양유슬치)
 
217
채찍질도 못 하며 북으로 가는 길,
218
석양에 탄식하며 슬치 고개를 넘네
 
 
219
6. 도령의 공부와 춘향의 수난
 
220
惘然歸坐洛中宅(망연귀좌낙중댁)
221
注目南天窓每䦱(주목남천창매활)
222
音容黯黯斗峙雲(음용암암두치운)
223
書信茫茫漢江鯉(서신망망한강리)
 
224
망연히 한양 집에 돌아와 앉아,
225
남쪽 하늘 보며 매번 창문을 여네
226
얼굴과 소리는 두치 고개 구름에 어둡고,
227
서신은 한강의 잉어처럼 아득하네
 
 
228
紅閨後約恐或晩(홍규후약공혹만)
229
每日長安開墨壘(매일장안개묵루)
230
風騷句裡問宋玉(풍소구리문송옥)
231
史記篇中談李悝(사기편중담이회)
 
232
방안의 약속 늦어질까 두려워,
233
매일 한양에서 먹을 갈아 공부에 매진하네
234
풍소(시경) 구절 속에 송옥에게 묻고,
235
사기 편 중에 이회를 논하네
 
 
236
春塘二月謁聖科(춘당이월알성과)
237
身作龍門九級鮪(신작용문구급유)
238
東坡文體右軍筆(동파문체우군필)
239
一天先場呈試紙(일천선장정시지)
 
240
춘당대 이월 알성시 과거에서,
241
용문에 오른 아홉 단계의 잉어(장원)가 되었네
242
소동파의 문체와 왕희지의 필치로,
243
과거 마당에서 시권을 제일 먼저 올렸네
 
 
244
文臣及第壯元郞(문신급제장원랑)
245
御酒恩花榮莫比(어주은화영막비)
246
香名藉藉翰林召(향명자자한림소)
247
敎坊群娥歌學士(교방군아가학사)
 
248
문과에 급제한 장원 급제자여,
249
어주와 어사화의 영광은 비길 데 없구나
250
이름이 널리 알려져 한림으로 부르니,
251
교방 기생들이 학사를 노래하네
 
 
252
芸臺華職拜正字(운대화직배정자)
253
玉署淸班登校理(옥서청반등교리)
254
平生所願輒如意(평생소원첩여의)
255
特除湖南新御使(특제호남신어사)
 
256
운대의 화려한 직책인 정자가 되고,
257
옥서의 청렴한 반열인 교리에 올랐네
258
평생의 소원이 뜻대로 이루어져,
259
특별히 호남의 신임 어사로 제수되었네
 
 
260
延英殿下肅拜歸(연영전하숙배귀)
261
敦化門前啓行李(돈화문전계행리)
262
征驂躍出罷漏頭(정참약출파루두)
263
此去南州幾百里(차거남주기백리)
 
264
연영전 아래서 숙배하고 물러나,
265
돈화문 앞에서 행장을 꾸리네
266
말들이 파루 소리에 맞춰 달려 나가니,
267
여기서 남도까지 몇 백리인가
 
 
268
陽城稷山短長亭(양성직산단장정)
269
草浦恩津深淺涘(초포은진심천사)
270
完山客舍一宵枕(완산객사일소침)
271
念外靑蛾幾羅綺(념외청아기라기)
 
272
양성과 직산의 짧고 긴 정자를 지나,
273
초포와 은진의 깊고 얕은 물가를 건너네
274
전주 객사에서 하룻밤 잠드니,
275
생각 밖의 미인들이 비단옷 입고 나타나네
 
 
276
公中得私此行色(공중득사차행색)
277
地漸南時人漸邇(지점남시인점이)
278
呼船急渡五院溪(호선급도오원계)
279
喚酒忙過獒樹坻(환주망과오수저)
 
280
공무 중에 사사로운 마음 품고 가는 길,
281
땅이 남쪽으로 갈수록 사람이 가까워지네
282
배를 불러 오원천을 급히 건너고,
283
술을 부르며 오수 벌판을 바삐 지나네
 
 
284
7. 거지로 변장한 어사와 춘향의 위기
 
285
潛行弊衣等萢叔(잠행폐의등포숙)
286
陸路無車山着欙(육로무차산착뢰)
287
官門消息問來人(관문소식문래인)
288
有一田翁閑負耟(유일전옹한부거)
 
289
해진 옷 입고 포숙처럼 잠행하니,
290
육로에 수레 없어 산길을 걷네
291
관가의 소식을 오는 이에게 물으니,
292
쟁기 짊어진 한 농부가 한가로이 말하네
 
 
293
新官城主太狂妄(신관성주태광망)
294
其也佳人蟄萬死(기야가인칩만사)
295
貞心守節以爲罪(정심수절이위죄)
296
一月官庭三次箠(일월관정삼차추)
 
297
새 사또가 너무도 미쳐 날뛰어,
298
그 가인(춘향)이 갇혀 죽게 생겼다오
299
정절 지킨 것이 죄가 되어,
300
한 달에 세 번이나 관가에서 매를 맞았소
 
 
301
緣誰將作獄中鬼(연수장작옥중귀)
302
可憎當年總角氏(가증당년총각씨)
303
推之一事可知十(추지일사가지십)
304
闔境之민同有庳(합경지민동유비)
 
305
누구 때문에 옥중 귀신이 되려나,
306
가증스러운 건 당년의 총각 도령이라오
307
한 가지를 보니 열을 알겠네,
308
온 고을 백성들이 모두 고통받고 있소
 
 
309
輪囷我膽强自制(윤균아담강자제)
310
睨視官梅心暗訾(예시관매심암자)
311
花間柳邊路已慣(화간류변로이관)
312
先訪粧閨舊基址(선방장규구기지)
 
313
용솟음치는 담력을 억지로 누르며,
314
관가의 매화를 곁눈질하며 속으로 욕하네
315
꽃과 버들 사이 익숙한 길로,
316
먼저 단장하던 옛 집터를 찾아가네
 
 
317
紗窓粉壁若箇邊(사창분벽약개변)
318
喚出阿娘老阿彌(환출아낭노아미)
319
棲遑蹤跡使人侮(서황종적사인모)
320
老婦尖脣如鳥觜(노부첨순여조자)
 
321
사창과 흰 벽 어느 쪽인가,
322
아가씨를 부르니 늙은 어미가 나오네
323
황망한 자취에 사람들이 업신여기니,
324
노부의 뾰족한 입술이 새 부리 같네
 
 
325
公然愛女納圜扉(공연애녀납원비)
326
到此無人供滫瀡(도차무인공수수)
327
蕭條數口不自糊(소조수구불자호)
328
或向隣家掃糠粃(혹향린가소강비)
 
329
공연히 사랑하는 딸을 옥에 보냈으니,
330
여기와서 뒷바라지할 이 아무도 없네
331
쓸쓸한 몇 식구 입에 풀칠도 못 해,
332
혹은 이웃집에서 겨라도 쓸어 모으네
 
 
333
奇祥泣說虺蛇夢(기상읍설훼사몽)
334
至情難堪牛犢砥(지정난감우독지)
335
聞來不覺鼻孔酸(문래불각비공산)
336
是誰之愆吾所使(시수지건오소사)
 
337
기이하게도 구렁이 꿈을 꿨다며 울며 말하니,
338
지극한 정은 송아지 핥듯 가엽구나
339
그 말을 들으니 코끝이 시큰해지니,
340
이것이 누구의 허물이랴 내가 시킨 바가 아니냐
 
 
341
8. 옥바라지와 재회
 
342
無情有情獄門外(무정유정옥문외)
343
相面今宵第往矣(상면금소제왕의)
344
鶉衣鶡冠一乞人(순의할관일걸인)
345
局束長腰行骫骳(국속장요행위비)
 
346
정 있다 할까 없다 할까 옥문 밖에서,
347
오늘 밤 면회하러 가려네
348
메추리 옷에 할관 쓴 한 명의 거지,
349
굽은 허리로 비틀거리며 걷네
 
 
350
徘徊門隙喚春香(배회문극환춘향)
351
對立黃昏摻玉指(대립황혼섬옥지)
352
凄凉身世爾何故(처량신세이하고)
353
落魄行裝吾亦耻(낙백행장오역치)
 
354
옥문 틈을 배회하며 춘향을 부르니,
355
황혼에 마주 서서 옥 같은 손을 잡네
356
처량한 신세가 어찌 이리 되었나,
357
내 낙백한 행색 또한 부끄럽구나
 
 
358
娉婷弱質只存殼(빙정약질지존각)
359
玉膚花貌如彼毁(옥부화모여피훼)
360
千悲萬恨臆先塞(천비만한억선새)
361
夫復何言時運否(부부하언시운부)
 
362
아리따운 약한 몸은 껍데기만 남고,
363
옥 같은 피부 꽃 같은 얼굴 어찌 이리 상했나
364
천 가지 슬픔 만 가지 한이 가슴을 막으니,
365
시운이 나쁨을 다시 무엇 하리오
 
 
366
搖搖病體依三木(요요병체의삼목)
367
泣說中間事終始(읍설중간사종시)
368
郞君去後小妾願(낭군거후소첩원)
369
富貴南還日夜俟(부귀남환일야사)
 
370
흔들리는 병든 몸으로 형틀에 의지해,
371
그동안의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우네
372
도령님 가신 뒤 소첩의 소원은,
373
부귀하게 남원으로 오시길 밤낮 기다렸소
 
 
374
紅氈明月宰相門(홍전명월재상문)
375
食肉終身吾亦恃(식육종신오역시)
376
前生作何至重罪(전생작하지중죄)
377
百殃纏身無一祉(백앙전신무일지)
 
378
붉은 담요 깔린 재상 집에서,
379
평생 고기 먹으며 살 줄 나 또한 믿었소
380
전생에 무슨 중죄를 지었기에,
381
온갖 재앙이 몸에 감기고 복은 하나도 없나
 
 
382
如君才器此世界(여군재기차세계)
383
弊袍南來實不揣(폐포남래실불췌)
384
華冠麗服倘無分(화관려복당무분)
385
百結鶉衫半泥滓(백결순삼반니재)
 
386
서방님 같은 재주로 이 세상에,
387
해진 옷 입고 남으로 올 줄은 짐작도 못 했소
388
화려한 관과 옷은 인연이 없는지,
389
누더기 옷에 진흙만 가득 묻었네
 
 
390
誰令無罪致死地(수령무죄치사지)
391
卽今官司只貪鄙(즉금관사지탐비)
392
劦民俱被剝膚患(협민구피박부환)
393
廉耻渾忘飾簠簋(염치혼망식보궤)
 
394
누가 죄 없는 나를 사지로 모는가,
395
지금 관청의 관원들은 오직 탐욕뿐이라오
396
백성들이 모두 살가죽 벗기는 고통을 받으니,
397
염치는 잊고 제기(그릇)만 장식하네
 
 
398
張湯後身木强人(장탕후신목강인)
399
鍛鍊規模等鑪錘(단련규모등노추)
400
人情全沒對獄時(인정전몰대옥시)
401
殘忍其心若豺兕(잔인기심약시사)
 
402
장탕 같은 혹리(酷吏)의 후신인 사또는,
403
사람 가두는 법이 풀무질과 망치질 같네
404
옥사를 다스릴 때 인정이라곤 없으니,
405
잔인한 마음이 승냥이나 암소 같네
 
 
406
居然生慾有夫女(거연생욕유부녀)
407
白日風稜肆姦宄(백일풍릉사간귀)
408
嚴威莫奪匹婦節(엄위막탈필부절)
409
憤氣撐腸雙掌抵(분기탱장쌍장저)
 
410
연연히 남편 있는 여자에게 욕심을 내니,
411
대낮에도 간악한 짓을 부리는구나
412
엄한 위세도 지어미의 절개를 뺏지 못하니,
413
분한 기운이 창자를 찌르고 손바닥을 치네
 
 
414
如霜號令乳虎吼(여상호령유호후)
415
彷彿盲人足踐屎(방불맹인족천시)
416
蜂飛邏卒袒裼來(봉비라졸단석래)
417
無數中庭鴈鶩峙(무수중정안목치)
 
418
서슬 퍼런 호령은 새끼 친 호랑이 포효 같고,
419
흡사 눈먼 사람이 똥을 밟은 듯 날뛰네
420
나졸들이 벌떼처럼 달려오고,
421
마당에는 거위와 오리처럼 늘어섰네
 
 
422
三稜棍朴積如山(삼릉곤박적여산)
423
檢杖聲中魂已褫(검장성중혼이치)
424
柔皮軟骨暫時碎(유피연골잠시쇄)
425
滿脛瘡痕皆黑疻(만경창흔개흑지)
 
426
세모진 곤장이 산처럼 쌓였고,
427
매질하는 소리에 넋이 빠지네
428
부드러운 살과 뼈가 잠시 만에 부서지니,
429
다리마다 매 맞은 멍 자국이 가득하네
 
 
430
梅樽日醉五斗酒(매준일취오두주)
431
輒曰加刑不知止(첩왈가형부지지)
432
羅裳染盡杖頭血(나상염진장두혈)
433
署月虫蛆生股脾(서월충저생고비)
 
434
사또는 날마다 술에 취해,
435
형벌을 더하라 하며 멈출 줄 모르네
436
비단 치마는 매 맞은 피로 물들고,
437
무더운 달에 허벅지엔 구더기가 생기네
 
 
438
生於娼妓賤微地(생어창기천미지)
439
非昧褰裳涉溱洧(비매건상섭진유)
440
方知烈女不更二(방지열녀불경이)
441
許身當初以死矢(허신당초이사시)
 
442
창기라는 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443
치마 걷고 물 건너는 짓은 모른다네
444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음을 아나니,
445
처음 몸을 허락할 때 죽음으로 맹세했소
 
 
446
投身湯鑊尙且丹(투신탕확상차단)
447
本性難回柳與杞(본성난회류여기)
448
村盲昨迅夜來夢(촌맹작신야래몽)
449
天命無常云顧諟(천명무상운고시)
 
450
끓는 솥에 몸을 던져도 일편단심이니,
451
본성은 버드나무나 가래나무처럼 굽히기 어렵소
452
마을 장님이 어젯밤 꿈을 풀이하기를,
453
천명이 무상하나 보살핌이 있다 하더이다
 
 
454
粧臺鏡破豈無聲(장대경파기무성)
455
庭樹花飛應結子(정수화비응결자)
456
朝鮮通寶擲錢占(조선통보척전점)
457
伏乞神明昭示俾(복걸신명소시비)
 
458
화장대 거울 깨짐에 어찌 소리가 없으랴,
459
뜰의 꽃이 지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 법
460
상평통보 던져서 점을 치며,
461
신명께서 밝게 보여주시길 엎드려 빌었소
 
 
462
重天乾卦動靑龍(중천건괘동청룡)
463
貴人相逢云可企(귀인상봉운가기)
464
浮雲千里遠外郞(부운천리원외랑)
465
不意今來逢尺咫(불의금래봉척지)
 
466
중천건 괘에 청룡이 움직이니,
467
귀인을 만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하더이다
468
천 리 밖 구름 같던 도령님을,
469
뜻밖에 오늘 지척에서 만났구려
 
 
470
身今溘死更何恨(신금합사경하한)
471
如服良劑痊宿痞(여복량제전숙비)
472
間關行路得無飢(간관행로득무기)
473
且留吾家歸莫駛(차류오가귀막사)
 
474
내 몸 이제 갑자기 죽어도 한이 없소,
475
마치 좋은 약을 먹고 묵은 병이 나은 듯하오
476
험난한 길 오시느라 굶지는 않으셨소,
477
우리 집에 머물며 급히 가려 하지 마오
 
 
478
輕花寶裙置諸篋(경화보군치제협)
479
蘇合香囊藏在匭(소합향낭장재궤)
480
呼吾老母向市賣(호오노모향시매)
481
一飯宜炊廚下錡(일반의취주하기)
 
482
가벼운 비단 치마 상자에 넣어두고,
483
소합향 향낭은 궤 속에 감춰두었소
484
어머니를 불러 시장에 팔게 하여,
485
부엌 솥에 밥 한 그릇 지어 대접하게 하오
 
 
486
9. 암행어사 출도
 
487
明朝本府壽宴開(명조본부수연개)
488
醉後狂心應不𠐌(취후광심응불지)
489
如將瘡上復加杖(여장창상부가장)
490
此身分明塵土委(차신분명진토위)
 
491
내일 아침 본관 사또 생일잔치 열리니,
492
취한 뒤 광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오
493
상처 위에 다시 매질을 가한다면,
494
이 몸은 분명 흙먼지로 돌아갈 것이오
 
 
495
須從拿路護我械(수종나로호아계)
496
一番生前頭角掎(일번생전두각기)
497
初終斂襲以郞手(초종염습이랑수)
498
埋骨荒原爲作誄(매골황원위작뢰)
 
499
부디 끌려가는 길에 내 형틀을 지켜주어,
500
생전에 한 번은 위엄을 세워주오
501
죽은 뒤 수의 입힘은 서방님 손으로 하고,
502
황량한 벌판에 묻고 글 한 줄 써주오
 
 
503
剛腸自以丈夫許(강장자이장부허)
504
聽此不覺胸如燬(청차불각흉여훼)
505
心中切齒黑倅罪(심중절치흑졸죄)
506
封庫來朝可擠彼(봉고래조가제피)
 
507
강인한 대장부를 자처하던 나도,
508
이 말을 들으니 가슴이 타는 듯하구나
509
마음속으로 사또의 죄에 이를 갈며,
510
내일 아침 창고를 봉하고 저를 몰아내리라
 
 
511
娘家是夜伴燈宿(낭가시야반등숙)
512
蕭瑟충聲壁間蟢(소슬충성벽간희)
513
天明府庭果開晏(천명부정과개안)
514
紅紬黃衫萬舞佌(홍주황삼만무차)
 
515
그 밤 춘향의 집에서 등불 벗 삼아 자니,
516
쓸쓸한 벌레 소리와 벽 사이 거미줄만 보이네
517
날이 밝자 관가 뜰에 과연 잔치가 열리니,
518
붉고 노란 소매들이 춤을 추는구나
 
 
519
腥鱗白膾蓼川魚(성린백회료천어)
520
珍果紅登燕谷市(진과홍등연곡시)
521
牋花簇簇八蓮開(전화족족팔련개)
522
水卵團團棊子纍(수란단단기자류)
 
523
비린 생선회는 요천의 고기요,
524
진귀한 붉은 과일은 연곡 시장에서 왔네
525
종이꽃 떨기떨기 연꽃처럼 피었고,
526
수란은 둥글둥글 바둑알처럼 쌓였네
 
 
527
盃樽餘瀝醉飽心(배준여력취포심)
528
遂臭諸人等舐痔(수취제인등사치)
529
欄頭任實縣監憑(난두임실현감빙)
530
楹角淳昌郡守倚(영각순창군수의)
 
531
술잔에 남은 술로 취하고 배부르니,
532
사람들의 냄새가 비굴하기 짝이 없구나
533
난간 머리엔 임실 현감이,
534
기둥 모퉁이엔 순창 군수가 기대었네
 
 
535
安知竈突火暗燃(안지조돌화암연)
536
鷰賀中堂歡未已(연하중당환미이)
537
公門以外乞食客(공문이외걸식객)
538
繿縷衣巾來自垝(남루의건래자궤)
 
539
굴뚝에 불이 남몰래 타는 줄도 모르고,
540
제비가 집안에서 축하하듯 즐거움이 끝없네
541
관문 밖의 한 구걸하는 손님이,
542
누더기 옷 걸치고 담 모퉁이에서 왔네
 
 
543
綿絲一紽亂結冠(면사일타난결관)
544
草履雙綦半掛趾(초리쌍기반괘지)
545
低面末席故𩒜頤(저면말석고학이)
546
意中秋鷹將獵雉(의중추응장렵치)
 
547
면사 한 타래로 어지러이 갓을 엮고,
548
짚신 두 짝은 발가락에 반쯤 걸쳤네
549
끝자락 석상에 얼굴 낮추고 턱을 고이니,
550
마음은 가을 매가 꿩을 잡으려는 듯하네
 
 
551
平原門下笑躄姬(평원문하소벽희)
552
復見樽門傳酒婢(부견준문전주비)
553
殘盃冷炙草待接(잔배냉자초대접)
554
彷彿村氓浮鬼㽻(방불촌맹부귀역)
 
555
평원군 문하에서 절름발이 여인을 비웃듯,
556
술잔을 전하는 계집종을 다시 보네
557
남은 술과 식은 고기로 대접받으니,
558
흡사 마을 사람에게 붙은 귀신 같구나
 
 
559
躬逢勝餞豈不謝(궁봉승전기불사)
560
一聯新詩藏奧旨(일련신시장오지)
561
千人有淚燭燃蠟(천인유루촉연랍)
562
萬姓無膏樽泛蟻(만성무고준범의)
 
563
성대한 잔치 만났으니 어찌 사례 안 하랴,
564
한 줄 시 속에 깊은 뜻을 감추었네
565
천 사람의 눈물은 촛농 되어 흐르고,
566
만 백성의 기름 마른 고통이 술통에 넘치네
 
 
567
雲峰營將獨有眼(운봉영장독유안)
568
見水能知沙岸圮(견수능지사안비)
569
長風一陣自飣來(장풍일진자정래)
570
意外玄門馬牌捶(의외현문마패추)
 
571
운봉 영장만이 홀로 눈이 있어,
572
물을 보고도 모래 언덕 무너질 줄 아는구나
573
한 줄기 긴 바람이 불어오더니,
574
뜻밖에 대문에서 마패를 치는구나
 
 
575
靑坡驛卒大呌入(청파역졸대규입)
576
暗行使道臨於此(암행사도임어차)
577
晴天無乃霹靂動(청천무내벽력동)
578
四座蒼黃風下靡(사좌창황풍하미)
 
579
청파 역졸들이 크게 소리치며 들어오니,
580
"암행어사 출도야!"
581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듯하니,
582
사방에 앉은 이들 당황하여 바람 앞에 쓰러지네
 
 
583
爭投窓隙倒着冠(쟁투창극도착관)
584
或蹴盃樽忙失匕(혹축배준망실비)
585
風威高動執斧虎(풍위고동집부호)
586
主官翻同牢下豕(주관번동뢰하시)
 
587
다투어 창문으로 달아나며 갓을 거꾸로 쓰고,
588
술잔을 차고 숟가락을 떨어뜨리네
589
위엄이 높이 일어 도끼 든 호랑이 같으니,
590
사또는 도리어 우리 안의 돼지 꼴이네
 
 
591
群鷄叢裡降仙鶴(군계총리강선학)
592
高踞中軒一交椅(고거중헌일교의)
593
三盃藥酒進次第(삼배약주진차제)
594
八帖銀屛列逶迤(팔첩은병렬위이)
 
595
닭 무리 속에 신선 같은 학이 내려앉듯,
596
대청마루 한가운데 의자에 높이 앉았네
597
세 잔 약주를 차례로 들이키고,
598
여덟 폭 은병풍을 길게 벌여 세웠네
 
 
599
綿裘竹纓去無痕(면구죽영거무흔)
600
獜帶烏紗俄忽侈(인대오사아홀치)
601
瀛州十閣坐仙官(영주십각좌선관)
602
栢府威儀冠以豸(백부위의관이치)
 
603
누더기 옷과 대나무 갓끈 간 곳 없고,
604
기린 띠와 오사관으로 갑자기 화려해졌네
605
영주의 열 누각에 앉은 신선 같고,
606
사헌부의 위엄으로 해치 관을 썼네
 
 
607
軍牢使令走如飛(군회사령주여비)
608
卽地風威生倍蓰(즉지풍위생배치)
609
官員奔竄左右徑(관원분찬좌우경)
610
妓女俯伏東西戺(기녀부복동서사)
 
611
군뢰와 사령들이 번개처럼 달리니,
612
그 위엄이 단번에 몇 배나 더하구나
613
관원들은 좌우 길로 도망치고,
614
기생들은 동서쪽 뜰에 엎드려 있네
 
 
615
倉羊邑犬亦戰股(창양읍견역전고)
616
疑是昆陽兩下滍(의시곤양량하지)
 
617
창고의 양과 고을 개들까지 다리를 떠니,
618
곤양의 싸움에서 적들이 떨던 것 같네
 
 
619
10. 결말: 공의로운 판결과 행복
 
620
便宜南邑處置事(편의남읍처치사)
621
先屆封章呈玉几(선계봉장정옥궤)
622
張綱直聲動洛陽(장강직성동낙양)
623
伏波神威震交趾(복파신위진교지)
 
624
남쪽 고을을 편의대로 처치하고,
625
먼저 장계를 봉해 임금님께 올리네
626
장강의 곧은 명성은 낙양을 뒤흔들고,
627
마원의 위엄은 교지까지 떨치네
 
 
628
烹阿舊律本官罪(팽아구률본관죄)
629
無異秦嬰繫頸軹(무이진영계경치)
630
如何無罪久滯囚(여하무죄구체수)
631
當刻圜墻其禁弛(당각원장기금이)
 
632
간신을 삶는 옛 법으로 사또를 벌하니,
633
진나라 왕 자영이 항복할 때와 다름없네
634
어찌 죄 없는 이를 오래 가두었는가,
635
즉시 옥문을 열고 금령을 풀게 하네
 
 
636
圜墻玉娘忽官階(원장옥낭홀관계)
637
小庭花陰未暇徙(소정화음미가사)
638
桁楊接摺使齒決(항양접접사치결)
639
衆妓尖脣穿似虆(중기첨순천사류)
 
640
옥중에 있던 옥 같은 낭자가 갑자기 관가 마루에 오르니,
641
뜰의 꽃그늘 옮겨가기 전이로다
642
칼과 형틀을 치우고 판결을 내리니,
643
여러 기생의 입술이 바구니처럼 뚫린 듯하네
 
 
644
如痴如夢喜不勝(여치여몽희불승)
645
未覺中階迎倒屣(미각중계영도사)
646
千般好官別星我(천반호관별성아)
647
九死餘生佳妓儞(구사여생가기니)
 
648
어리둥절 꿈인 듯 기쁨을 못 이겨,
649
신발을 거꾸로 신은 채 맞이하는 줄도 모르네
650
천 가지 좋은 벼슬 한 어사는 나요,
651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가인은 그대라네
 
 
652
雙龍畵帖半月梳(쌍룡화첩반월소)
653
十二雲鬟催櫛縱(십이운환최즐종)
654
誰知昨暮丐乞行(수지작모개걸행)
655
飛上公堂官爵敉(비상공당관작미)
 
656
쌍룡 그린 화첩과 반달 모양 빗으로,
657
열두 가닥 구름 같은 머리를 빗기네
658
누가 알았으랴 어제 저녁 거지의 행차가,
659
공당 위에 날아올라 관작을 바로잡을 줄을
 
 
660
京師去時一緫丱(경사거시일총관)
661
白晳踈眉玉色玼(백석소미옥색차)
662
東軒資婢極可嗤(동헌자비극가치)
663
兩班書房其樂只(양반서방기락지)
 
664
한양으로 떠날 때의 어린 총각이,
665
흰 얼굴 성긴 눈썹 옥같이 빛나는구나
666
동헌의 계집종들은 가소롭기 짝이 없고,
667
양반 서방님과의 즐거움은 그지없네
 
 
668
粧樓光彩一時生(장루광채일시생)
669
卽日歡聲動南紀(즉일환성동남기)
670
油然笑靨淺深情(유연소엽천심정)
671
請量東溟波渳渳(청량동명파미미)
 
672
단장한 누각에 광채가 일시에 생기니,
673
그날의 환호성이 남도 땅을 진동하네
674
방긋 웃는 보조개에 깊은 정이 서리니,
675
동해의 넘실거리는 물결로도 그 정을 못 재리
 
 
676
從今妓籍割汝名(종금기적할여명)
677
百年吾家歸奉匜(백년오가귀봉이)
678
禾花寶紬裂爲帶(화화보주일위대)
679
卽羽輕紗縫作被(즉우경사봉작피)
 
680
이제 기생 명부에서 네 이름을 지우니,
681
백 년 동안 내 집에서 함께 살아가리라
682
벼꽃 무늬 보배 비단으로 띠를 만들고,
683
가벼운 비단으로 이불을 만드네
 
 
684
珠欄玉簾所居室(주란옥렴소거실)
685
復欲西郊營好畤(부욕서교영호치)
686
官廳支廳六時饍(관청지청육시선)
687
跪進珎羞烹野麂(궤진진수팽야궤)
 
688
구슬 난간 옥 휘장 두른 방에 거하며,
689
다시 서쪽 교외에 좋은 터를 잡으려네
690
관청에서 때마다 음식을 올리니,
691
무릎 꿇고 바치는 진미는 멧돼지 요리라네
 
 
692
淸醪樽上泛葡萄(청료준상범포도)
693
甘蜜盃中和薏苡(감밀배중화의이)
694
絲絲細切鎭安草(사사세절진안초)
695
分付官奴其貢底(분부관노기공저)
 
696
맑은 술잔 위엔 포도가 뜨고,
697
달콤한 꿀잔엔 율무를 섞었네
698
실처럼 가늘게 썬 진안 담배를,
699
관노에게 시켜 바치게 하네
 
 
700
三門外街沸如羹(삼문외가비여갱)
701
六房陰囊撐似枳(육방음낭탱사지)
702
如天驛路路文飛(여천역로노문비)
703
有女同車歸並軌(유녀동차귀병궤)
 
704
삼문 밖 거리는 국 끓듯 북적이고,
705
육방 관원들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네
706
하늘 같은 역로에 공문이 날아드니,
707
여자와 수레를 같이 하여 한양으로 돌아가네
 
 
708
雙轎靑帳半空舉(쌍교청장반공거)
709
兩耳生風駈綠駬(양이생풍구녹이)
710
吹鑼六騎響前後(취라육기향전후)
711
淸道雙旗影旖旎(청도쌍기영의니)
 
712
푸른 휘장 두른 가마 공중에 들리고,
713
귀에 바람 일도록 명마를 몰아가네
714
나팔 부는 여섯 기병 전후로 울리고,
715
길 치우는 깃발은 그림자가 아른거리네
 
 
716
監官邑吏設供帳(감관읍리설공장)
717
座首軍校執鞭弭(좌수군교집편미)
718
長羈短轡夾路馳(장기단비협로치)
719
使客之行鄕相儗(사객지행향상의)
 
720
감관과 읍리들이 장막을 치고 대접하며,
721
좌수와 군교들은 채찍 들고 호위하네
722
긴 굴레 짧은 고삐로 길을 달려가니,
723
어사의 행차가 고향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네
 
 
724
花客之女玉貌郞(화객지녀옥모랑)
725
望若神仙同渡泚(망약신선동도제)
726
傾城傾國月梅女(경성경국월매녀)
727
百譽喧喧無一毀(백예훤훤무일훼)
 
728
꽃 같은 여자와 옥 같은 사나이,
729
바라보니 신선이 함께 강을 건너는 듯하네
730
경성경국 미인 월매의 딸 춘향은,
731
칭찬만 자자하고 헐뜯는 이 하나 없네
 
 
732
夫人貞烈好加資(부인정렬호가자)
733
敎旨踏下金泥璽(교지답하금니새)
734
床琴並和室家慶(상금병화실가경)
735
拜謁廟堂祖考妣(배알묘당조고비)
 
736
부인의 정렬함을 높이 사서,
737
금빛 옥새 찍힌 교지를 내려주셨네
738
부부의 금슬이 화합하니 집안의 경사요,
739
사당에 절하며 조상님께 알리네
 
 
740
銀臺玉堂貴閥女(은대옥당귀벌녀)
741
同姓同門作妯娌(동성동문작축리)
742
門楣亦高老嫗家(문미역고노구가)
743
孝誠堪稱同虎蜼(효성감칭동호유)
 
744
은대와 옥당 귀한 집안 여자들과,
745
한 가문의 동서가 되었네
746
늙은 어미의 집 문턱 또한 높아지니,
747
그 효성이 범과 원숭이도 감동시킬 만하네
 
 
748
纖葱玉手坐無事(섬총옥수좌무사)
749
不使春田勞採芑(불사춘전로채기)
750
盈盈玉粒共案食(영영옥립공안식)
751
分命家奴田器庤(분명가노전기치)
 
752
옥 같은 고운 손으로 할 일 없이 앉았으니,
753
봄 밭에 나가 나물 캘 수고도 없구나
754
풍성한 쌀밥을 함께 상에서 먹고,
755
종들에게 명하여 농기구를 챙기게 하네
 
 
756
金屛內室貯紅玉(금병내실저홍옥)
757
門對終南石磈硊(문대종남석외궤)
758
能文又是等薛濤(능문우시등설도)
759
尤物元非似妺嬉(우물원비사매희)
 
760
금병풍 친 내실엔 홍옥이 가득하고,
761
문 앞엔 종남산의 바위들이 마주 보이네
762
글재주 또한 설도와 같으나,
763
나라 망친 매희 같은 요물은 아니로다
 
 
764
春花秋月合歡酒(춘화추월합환주)
765
玉壺金甁釀黑秠(옥호금병양흑비)
766
泉源淇水不盡思(천원기수부진사)
767
時望南湖頻陟圯(시망남호빈척이)
 
768
봄꽃 가을 달 아래 합환주를 마시니,
769
옥병과 금병엔 검은 기장 술이 익어가네
770
샘물과 기수처럼 그리움 끝이 없어,
771
때때로 남쪽 호수 바라보며 다리에 오르네
 
 
772
嬌姿爾有笑中香(교자이유소중향)
773
貴格吾誇眉上痏(귀격오과미상유)
774
蛾眉好砂誥軸峰(아미호사고축봉)
775
人賀先山山峛崺(인하선산산이이)
 
776
그대는 웃음 속에 향기로운 자태 있고,
777
나는 눈썹 위 흉터조차 귀한 격이라 자랑하네
778
아름다운 눈썹 같은 고개에 봉인이 찍히니,
779
사람들이 조상 산소가 명당이라 축하하네
 
 
780
宜春進士女僧歌(의춘진사녀승가)
781
佳約何年逢杜渼(가약하년봉두미)
782
狂心好色世或譏(광심호색세혹기)
783
度外讒言同伯嚭(도외참언동백비)
 
784
의춘 진사의 노래처럼,
785
어느 해에야 두미 같은 가약을 맺으랴
786
색을 탐한다는 세상의 비난도 있겠으나,
787
참소하는 말은 백비와 같아 무시하노라
 
 
788
當來好爵領議政(당래호작영의정)
789
不羡區區楚司烜(불선구구초사훤)
790
星山玉春緫無色(성산옥춘총무색)
791
嘗得櫻脣甘似酏(상득앵순감사이)
 
792
장차 영의정의 높은 벼슬에 오를 것이니,
793
구구한 초나라 벼슬 따위 부럽지 않네
794
성산의 옥춘조차 빛을 잃으니,
795
앵두 같은 입술 맛이 단술 같구나
 
 
796
淸霄東閣樂鍾鼓(청소동각악종고)
797
遲日南園採芣苢(지일남원채부이)
798
朝雲可愛還相隨(조운가애환상수)
799
孟光甘心共耘耔(맹광감심공운자)
 
800
맑은 밤 동쪽 누각에선 종과 북을 즐기고,
801
봄날 남쪽 정원에선 질경이를 캐네
802
아침 구름처럼 사랑스러워 서로 따르니,
803
맹광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농사짓네
 
 
804
醫娥棉婢愧欲死(의아면비괴욕사)
805
檀屑氷床輕步躧(단설빙상경보사)
806
先稱絳桃花不發(선칭강도화불발)
807
更詠周詩江有汜(경영주시강유사)
 
808
의녀와 계집종들도 부끄러워할 자태로,
809
향나무 가루 뿌린 침상 위를 가벼이 걷네
810
먼저 도화가 피지 않았다 칭송하고,
811
다시 시경의 '강유사'를 노래하네
 
 
812
奇談秪可詠於歌(기담지가영어가)
813
異蹟堪將繡之梓(이적감장수지재)
814
騷翁爲作打鈴辭(소옹위작타령사)
815
好事相傳後千祀(호사상전후천사)
 
 
816
이 기이한 이야기는 노래로 읊기에 족하고,
817
이 특별한 행적은 판각에 새겨 전할 만하구나
818
시인이 타령사를 지어 놓으니,
819
이 즐거운 일이 천 년 뒤까지 전해지리라
【원문】가사 춘향가 이백구(歌詞春香歌二百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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