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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정 (北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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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년
두보 (杜甫)
1
北征(북정)
 
 
2
皇帝二載秋 閏八月初吉
3
杜子將北征 蒼茫問家室
 
4
숙종 황제 즉위 이듬해 가을 윤팔월 초순에 날을 잡아
5
나 두보는 북으로 길을 떠나 멀고 아득한 집을 찾아 나섰다.
 
6
維時遭艱虞 朝野少暇日
7
顧慙恩私被 詔許歸蓬蓽
 
8
어렵고 근심스런 때를 만나 조정과 재야가 한가한 날이 없는데
9
부끄럽게도 이 몸 성은을 입어 집에 돌아가도록 허락을 받았다.
 
10
拜辭詣闕下 怵惕久未出
11
雖乏諫諍姿 恐君有遺失
 
12
하직 인사 드리고 궐문에 이르렀으나 근심스레 주저하며 문을 나서지 못했다.
13
비록 모자라 간언할 자질 없으나 임금께 허물이 있을까 두렵다.
 
14
君誠中興主 經緯固密勿
15
東胡反未已 臣甫憤所切
 
16
임금께서는 진실로 중흥의 군주시니 정사(政事)에 매우 힘쓰시고 계시다.
17
동쪽 적군의 반란이 끝나지 않아 이 신하 두보는 울분을 억누르지 못한다.
 
18
揮涕戀行在 道途猶恍惚
19
乾坤含瘡痍 憂虞何時畢
 
20
눈물을 뿌리고 임금 계신 곳을 생각하니 길을 가도 정신이 아득하기만 하다.
21
온 천지가 전쟁의 상처 뿐이니 이 근심걱정은 언제나 끝나리요.
 
22
靡靡踰阡陌 人煙眇蕭瑟
23
所遇多被傷 呻吟更流血
 
24
안 내키는 걸음 들길을 간다. 연기도 안 오르는 마을을 지나간다.
25
부상해 신음하며 피 흘리는 사람들만 이따금 마주치는 그러한 길을!
 
26
回首鳳翔縣 旌旗晩明滅
27
前登寒山重 屢得飮馬窟
 
28
봉상(鳳翔) 쪽으로 머리 돌리면 저녁 빛 받아 행궁의 깃발 아스라하다.
29
다시 나아가 중첩한 한산 오르자 옛 사람 말 먹이던 샘이 있는 굴들이 눈에 띄고,
 
30
邠郊入地底 涇水中蕩潏
31
猛虎立我前 蒼崖吼時裂
 
32
움푹 파인 빈주(邠州)의 들과 그 속을 솟구쳐 흐르는 경수(涇水)가 띠와 같다.
33
한번은 호랑이 내 앞 나타나 벼랑도 갈라질 듯 울부짖어 기겁하기도!
 
34
菊垂今秋花 石戴古車轍
35
靑雲動高興 幽事亦可悅
 
36
국화는 올가을의 꽃임이 분명한데 돌길에는 옛 수레바퀴 자국 완연하다.
37
하늘의 구름도 흥을 돋우고 그윽한 멋도 즐김직은 하다.
 
38
山果多瑣細 羅生雜橡栗
39
或紅如丹砂 或黑如點漆
 
40
자질 구레한 산열매들 도토리와 섞이어 무더기 이루는 곳.
41
더러는 붉기 단사(丹沙) 같고 더러는 옻방울처럼 검디검으니,
 
42
雨露之所濡 甘苦齊結實
43
緬思桃園內 益歎身世拙
 
44
비와 이슬에 젖어 열매란 열매 단 것이건 쓴 것이건 이미 영근 것이리라.
45
생각은 멀리 도원(桃園)으로 이어져 더욱 처세의 졸렬함에 한숨짓기도.
 
46
坡陀望鄜畤 巖谷互出沒
47
我行已水濱 我僕猶木末
 
48
어느덧 눈앞에는 톱날 같은 부치(鄜畤) 바위로 된 그 골짜기 들쑥날쑥도 하여,
49
나는 벌써 물가에 왔건만 내 종은 아직 저기 저 나무 끝 산길을 오고 있다.
 
50
鴟鳥鳴黃桑 野鼠拱亂穴
51
夜深經戰場 寒月照白骨
 
52
누렇게 잎사귀 물든 뽕나무에서 솔개미 울고 구멍에선 들쥐가 앞발을 비벼댄다.
53
밤이 으슥해서야 싸움터를 지났다. 싸늘한 달빛 속에 뒹구는 백골들!
 
54
潼關百萬師 往者散何卒
55
遂令半秦民 殘害爲異物
 
56
동관(潼關)을 지키던 백만 대군은 왜 그리도 빠르게 무너졌던가.
57
중원의 백성 절반 이상을 이 세상사람 아니게 하였으니
 
58
況我墮胡塵 及歸盡華髮
59
經年至茅屋 妻子衣百結
 
60
더구나 나는 오랑캐에 잡혔던 몸 돌아왔을 젠 호호백발 돼 있었다.
61
한 해만에야 집에 와 만난 것은 누덕누덕 기워 입은 처자의 꼴들!
 
62
慟哭松聲廻 悲泉共幽咽
63
平生所嬌兒 顔色白勝雪
 
64
통곡하니 솔바람도 따라 맴돌고 샘물도 덩달아서 목메어 우니는 듯.
65
응석받이 우리 아들 눈보다도 얼굴빛 더 핼쑥해진 그것이
 
66
見耶背面啼 垢膩脚不襪
67
牀前兩少女 補綻才過膝
 
68
아비 보자 등 돌려 울어댄다. 더덕더덕 때 낀 모습, 버선도 못 신은 채.
69
거기다가 침상 앞 어린 두 딸은 입성이란 게 깁고 이어서 겨우 무릎 가렸는데,
 
70
海圖拆波濤 舊繡移曲折
71
天吳及紫鳳 顚倒在裋褐
 
72
바다의 그림에서 파도 둘로 찢기고 낡은 수(繡)는 자리 옮겨 굽혀져 있다.
73
천오(天吳)와 자봉(紫鳳)마저 거꾸로 저고리에 걸려 있다니.
 
74
老夫情懷惡 嘔泄臥數日
75
那無囊中帛 救汝寒凜慄
 
76
오죽했으면 마음 상한 나머지 토사(吐瀉)로 며칠을 내가 누워서 지냈겠나.
77
그러나 당장은 걸머지고 온 옷감 있으니 너희의 떠는 몸쯤은 가려 주리라 싶어,
 
78
粉黛亦解苞 衾裯稍羅列
79
廋妻面復光 癡女頭自櫛
 
80
짐을 풀어 분대(粉黛) 꺼내며 금주(衾裯)도 차츰 늘어놓으니,
81
파리한 아내 얼굴 생기 돌고 딸년은 머리 빗어 희희덕댄다.
 
82
學母無不爲 曉粧隨手抹
83
移時施朱鉛 狼藉畵眉濶
 
84
무엇이나 어미 흉내 아침 화장 한답시고 마구 손을 놀려
85
한참을 연지와 분 찍어 바르더니 엄청나게 넓은 눈썹 우스운 꼴이 된다.
 
86
生還對童稚 似欲忘飢渴
87
問事競挽鬚 誰能卽嗔噶
 
88
어쨌든 살아와서 애들을 마주하니 굶주림도 잠시는 잊혀지는 듯하고
89
이것저것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꺼든대도 어찌 그들을 나무랄 수 있으랴.
 
90
翻思在賊愁 甘受雜亂聒
91
新歸且慰意 生理焉得說
 
92
적군에 잡혀 애태운 일 생각하면 이 시끄러움 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93
새로 돌아와 이런 일로 우선은 흐뭇해하며, 살림 걱정은 굳이 입 밖에 안 낸다.
 
94
至尊尙蒙塵 幾日休練卒
95
仰看天色改 旁覺妖氛豁
 
96
상감도 피난살이 하시는 세상, 언제면 군졸 훈련 안 해도 될지?
97
우러르니 하늘빛 달라지고 어쩐지 요기(妖氣)도 걷히는 기색.
 
98
陰風西北來 慘憺隨回紇
99
其王願助順 其俗喜馳突
 
100
음산한 바람 서북에서 일어나 참담히 회흘(回紇) 따라 불어왔으니,
101
그 임금 천자를 돕기 원하고 그 풍속 말달리길 좋아한다고.
 
102
送兵五千人 驅馬一萬匹
103
此輩少爲貴 四方服勇決
 
104
그리하여 보내 온 것 병졸 5천에 말 1만 필!
105
이들은 젊은이를 귀히 여기고 그 용맹에 사방이 무릎 꿇으니,
 
106
所用皆鷹騰 破敵過箭疾
107
聖心頗虛佇 時議氣欲奪
 
108
부리는 건 다 매 같은 용사여서 적을 깸이 화살보다 빠르다는 것.
109
천자께선 곧이들어 기다리셔도 여론은 딴 뜻이 있을까 여기는 듯.
 
110
伊洛指掌收 西京不足拔
111
官軍請深入 蓄銳可俱發
 
112
그들이라면 이수(伊水), 낙수(洛水)도 쉽게 거두고 서경 또한 힘쓸 것도 되지는 못하리라.
113
거기다 관군도 깊이 쳐들어가기 바라는 바엔 예기(銳氣) 쌓아 동행함이 좋으리라.
 
114
此擧開靑徐 旋瞻略恒碣
115
昊天積霜露 正氣有肅殺
 
116
이번 거사로 청주, 서주 해방하고 금시에 항산(恒山), 갈석(碣石) 회복함도 보게 될 것!
117
하늘에는 서리와 이슬 기운 가득하여 정기가 숙살(肅殺)을 감행하는 이때기에,
 
118
禍轉亡胡歲 勢成擒胡月
119
胡命其能久 皇綱未宜絶
 
120
오랑캐 무찌름이 바로 올해요 그를 사로잡음도 이 달의 일 되리라.
121
오랑캐가 가면은 얼마나 가랴? 천자의 기강이야 끊어질 리가 없다.
 
122
憶昨狼狽初 事與古先別
123
姦臣競菹醢 同惡隨蕩析
 
124
전번에 변고가 일어날 때도 처리하심 옛날과는 판이했으니,
125
간신은 마침내 처형되었고 그 무리 또한 제거되었다
 
126
不聞夏殷衰 中自誅褒妲
127
周漢獲再興 宣光果明哲
 
128
하(夏), 은(殷)의 사직이 기울어질 때 포사(褒姒), 달기(妲己) 죽였단 말 못 들었지만,
129
주(周)와 한(漢)을 다시 일으켜 세운 선왕(宣王), 광무(光武)의 영명(英明)은 어떠신가.
 
130
桓桓陳將軍 仗鉞奮忠烈
131
微爾人盡非 於今國猶活
 
132
더없이 씩씩한 건 우리 진장군(陣將軍) 부월(斧鉞) 짚고 일어나 충렬(忠烈)의 뜻 떨친 일.
133
그대 없었던들 사람 모두 엉망이 됐으리니, 이제껏 나라의 살아남은 뉘 덕이라 해야 하랴.
 
134
凄凉大同殿 寂寞白獸闥
135
都人望翠華 佳氣向金闕
 
136
장안의 대동전(大同殿)은 처량도 하고 백수달(白獸闥)도 적막에 휩싸여 있으리만,
137
서울사람들 황제 환궁하시기만 목뽑아 기다리며 상서러운 기운 금문을 향해 몰려들고 있으리.
 
138
園陵固有神 灑掃數不缺
139
煌煌太宗業 樹立甚宏達
 
140
능침(陵寢)에는 조종(祖宗)의 신령 계시니 향화 받듦이야 그 어이 끊어지리?
141
일월처럼 빛나시는 태종의 기업(基業) 넓고 깊이 세우심 기리옵노라.
【원문】북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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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1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