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모친이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은 이후 오대(梧臺)에서의 삶을 읊은 전3장 후3장의 연시조 이다

1

어부별곡 (漁夫別曲)

2

전1장

3

아이고 애닯을사 아이고 설울세라

4

망극한 천지에 내 혼자 살아 이셔

5

녜 잇던 어채(魚采)를 보니 내 안 둘 데 업세라

6

전2장

7

처음에 못 생각하여 시서(詩書)를 일삼도다.

8

중간에 망녕되어 명리(名利)를 바라도다.

9

물외(物外)에 풍월강산(風月江山)이 내 분인가 하노라.

10

전3장

11

이런들 뉘 올타 하며 저러한들 뉘 외다 하리.

12

올커나 외거나 나도 내 일 모르노라.

13

세상(世上)이 시비(是非)를 마라 어부(漁夫)ㅣ 므슴 그르리.

14

후1장

15

경륜(經綸)을 내 알더냐 구세(救世)할 이 없을러냐.

16

태평(太平) 시세(時世)는 얼마나 멀었는가.

17

필부(匹夫)의 위국 충심(爲國忠心)을 내어 뵐 데 없어라.

18

후2장

19

내 나이 많거나마나 머리도 세었거나마나

20

소년시(少年時) 마음은 이승에 아니 늙었노라

21

일일(日日)에 아희(兒戱)를 하니 윗는 줄을 모른다.

22

후3장

23

창산(蒼山)은 높고 높고 유수(流水)는 길고 길고.

24

산고(山高) 수장(水長)하니 긔 아니 좋을소냐.

25

산수간(山水間) 일한인(一閒人)되어 허물없이 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