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통곡 속에서 ◈
카탈로그   본문  
심훈(沈熏)
1
통곡 속에서
 
2
큰 길에 넘치는 백의의 물결 속에서 울음 소리 일어난다.
3
총검이 번득이고 군병의 말굽소리 소란한 곳에
4
분격(憤激)한 무리는 몰리며 짓밟히며
5
땅에 엎디어 마지막 비명(悲鳴)을 지른다.
6
땅을 두드리며 또 하늘을 우러러
7
외오치는 소리 느껴 우는 소리 구소(九 )에 사무친다.
 
8
검은 <댕기> 드린 소녀여
9
눈송이 같이 소복 입은 소년이여
10
그 무엇이 너희의 작은 가슴을
11
안타깝게도 설움에 떨게 하더냐
12
그 뉘라서 저다지도 뜨거운 눈물을
13
어여쁜 너희의 두눈으로 짜내라 하더냐?
 
14
가지마다 신록의 아지랑이가 되어 오르고
15
종달새 시내를 따르는 즐거운 봄날에
16
어찌하여 너희는 벌써 기쁨의 노래를 잊어버렸는가?
17
천진한 너희의 행복마저 차마 어떤 사람이 빼앗아 가던가?
 
18
할아버지여! 할머니여!
19
오직 무덤 속의 안식밖에 희망이 끊긴 노인네여!
20
조팝에 주름잡힌 얼굴은 누르렀고 세고(世苦)에 등은 굽었거늘
21
장자(腸子)를 쥐어 짜며 애통(哀痛)하시는 양은 차마 뵙기 어렵소이다.
22
그치시지요 그만 눈물을 걷으시지요.
23
당신네의 쇠잔한 백골이나마 편안히 묻히고자 하던 이 땅은
24
남의 <호미>가 샅샅이 파헤친 지 이미 오래거늘
25
지금에 피나게 우신들 한번 간 옛날이 다시 돌아올 줄 아십니까?
 
26
해마다 봄마다 새 주인은
27
인정전(仁政殿) <벗꽃> 그늘에 잔치를 베풀고
28
이화(梨花)의 휘장은 낡은 수레에 붙어
29
티끌만 날리는 폐허(廢墟)를 굴러 다녀도
30
일후(日後)란 뉘 있어 길이 설어나 하랴마는……
 
31
오오 쫓겨 가는 무리여
32
쓰러져버린 한낱 우상(偶像)앞에 무릎을 끓지 말라!
33
덧없는 인생 죽고야 마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어니
34
한 사람의 돌아오지 못함을 굳이 설워하지 말라.
 
35
그러나 오오 그러나
36
철천(徹天)의 한을 품은 청상(靑孀)의 설움이로되
37
이웃집 제단(祭壇)조차 무너져 하소연 할 곳이 없으니
38
목메쳐 울고저 하나 눈물마저 말라붙은
39
억색(抑塞)한 가슴을 이 한날에 두드리며 울자!
40
이마로 흙을 비비며 눈으로 피를 뿜으며―
【원문】통곡 속에서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시〕
▪ 분류 : 근/현대 시
▪ 최근 3개월 조회수 : 16
- 전체 순위 : 3014 위 (3 등급)
- 분류 순위 : 471 위 / 1845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1) 서방의 녀
• (1) 낙화암
• (1) 달을 쏘다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통곡 속에서 [제목]
 
  심훈(沈薰) [저자]
 
  시(詩) [분류]
 
◈ 참조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시 카탈로그   본문   한글 
◈ 통곡 속에서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