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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1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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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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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양 여운형 선생의 인간적 매력이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인가를 몇 가지로 나누어 적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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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나는 성격의 개방성을 든다. 이것은 내가 선생이 사장인 시절 신문 기자의 사령을 받으러 선생의 방에 나가서부터 여태까지 언제나 느껴오는 바다. 아무개도 차별치 않고 가슴을 좍 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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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연하지 않는다. 사상청년이나 운동선수나 조금도 구별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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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이거나 남자이거나 사양치 않는다. 중앙일보에서 장개석 씨에 대해 공격적인 사설을 쓴 것이 섭섭하다고 영사관에서 사람이 왔다. 이 중국 손님을 대해서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치 우리 기자를 대하듯 모든 것을 털어보이는 것을 보았다. 아마 일인을 대해서도 그랬을 것이다. 재판소에서 심문 당한 기록 문서를 일전 어디서 얻어 보았는데 당당하다기보다도 역시 성격의 개방성에서 오는 것이 퍽 많았다. 사랑방에 도사리고 앉아서 지사연하고 우물쭈물 정담하는 분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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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나는 선생의 풍채를 든다. 최량의 의미의 멋쟁이다. 요즘 서양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어서 체격 좋은 분도 드물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대중을 앞에 놓고 연설을 할 때의 선생의 풍채를 당해낼 사람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어디 내세워도 당당하고 꿀리지 않고 배후에 수만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듯한 위엄과 무게를 주는 풍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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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우리는 정객으로 고명한 분을 생각하면서 저 사람이 국제 무대에 나서면은 얼마나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하고 쑥스럽고 축잡히랴 하는 위구를 금할 수가 없는데 이런 점에 있어서도 몽양은 만점이다. 선생을 앞세우고 나서면 어디를 나가도 든든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역시 풍채 탓이 아닌가 한다. 술도 담배도 못하는 것이 약간의 결점이나 화술이 능히 이 결점을 보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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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선생은 고집이 세지 않다. 셀 때는 가량 없이 세고 뻗댈 때도 투지만만하게 뻗대지만 요컨대 자기의 지론만을 완강히 고집한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남의 말에도 곧잘 귀를 기울여 잘못된 것은 이내 이내 잘 고쳐나갈만한 아량이 있다. 선생이 언제나 청년과 함께 가고자 하는 것과 선생의 생각이 진보적이려고 하는 것과 선생의 기상이 항상 진취적이려고 하는 것이 모두 여기 기인하는 것이라 보겠다. 8월 15일 이후 몽양이 좌익과 합작했다고 그럴 줄을 몰랐다고 낙망한 사람이 많은 모양인데 이는 모양을 잘못 아는 사람들이다. 일본 제국주의 치하에선 민족주의자도 반제국주의 요소를 가졌다 하여 혁명 요소가 될 수 있었을런지 모르나 8월 15일 이후의 민족주의자란 허수아비나 바지저고리라는 뜻인 줄을 몽양은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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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제는 인민당을 가지고 어디로 가려는가에 있다. 월전 결성식 전 잠깐 만나뵐 기회가 있어서 좌우에서 다 찢기고 인민당에 갈 사람이 있을까요 하였더니 선생은 웃으면서 그런 중간층이 아직 조선에서 제일 많을걸 하고 웃고 있었다. 인민당은 이 이상 더 커져서는 못씁니다 하고 말할 기회를 나는 엿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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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1946년 1월호, ‘인물소묘’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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