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고어) 
◈ 창작(創作)을 권(勸)함내다 ◈
카탈로그   본문  
1925.9
김우진
1
創作[창작]을 勸[권]함내다
2
金焦星[김초성]
 
3
이런 종류의 창작이 몬져 생겨야 한다고 하엿슴니다 그이는 사회주의자이엿슴니다 그이는 루나챠르 스키가 “엇더한 인간 활동이라도 그것이 미묘한 감정과 반합(伴合)되지 아느면 성공은 못한다” 는 뜻 ― 근대 사회의 모든 인간 운동에 대한 예술의 참 사명을 쟐 밋는 이외다. 이 사회주의 동무의 신념과 최근의 독일인의 예술에 대한 감격을 나는 쟐 이해햇슴니다.
4
쳣재로 전후(戰後) 독일인의 고민과 초독일 표현주의의 희곡 서너 개를 읽은 어늬 동무가 내게 하는 말이 우리 조선에서도 예술의 참 의미 잇는 활동이 생긴다면조와 비참신고(悲慘辛苦)가 잇서서 표현주의 희곡은 발전햇슴니다. 물론 표현주의 (예술상) 운동의 맹아는 벌서 전세기(前世紀) 팔십년대에 회화상(繪畫上)으로붓터 몬져 생겻고, 또 전전(戰前) 1913년경에도 최초의 표현주의 희곡이 발전 되엿기는 햇스나 맹아로 잼겨 잇든 것이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더 힘잇게 져만큼이나 장중(莊重)하고 심각하게 낫하나긴 전후부터엿슴니다. 전전에는 단지 극단으로 탈선햇든 유물주의, 자연주의, 전체로 세기말 사상에 대한 반동의 기운이엿슬 뿐이외다. 그것이 전쟁, 소위 미증유(未曾有)라는 세계대전의 제일 큰 화독참고(禍毒慘苦)를 제일 만이 맛보게 된 독일인의 가슴에서 표현주의의 교향악이 울려 나온 것이 그럴듯시 생각남니다.
5
그런데 이 독일인은 원래 인생에 대한 감각이 이상적인 동시에 아쥬 철저하게 진실함니다. 영인(英人)쳐럼 상고(商賈)가 용하지도 안코 불인(佛人)처럼 곱고 어엽븐 것을 됴워하지 안치만, 그이들의 문화상에, 사회상에 해노은 공적을 보면 알 일이외다. 그이들의게 만일 독일어 문법 되듯 모도 이론과 인식과 순서만 잇고 그 외에 아모 것도 업섯드라면 , 니 - 체의 철학, 쇼펜하우엘의 철학, 맑스의 혁명, 카이젤(황제 말이 아니요, 극작가의)의 희곡은 결코 안 나왓슬 것이외다. 독일인의 생명력은 컷슴니다. 또는 크다는 것보다도 남보다 우월한 사색력을 헛되이 써버리지 안코, 생활과 인생에 대한 감각과 통찰을 진실한 길로 인도햇슴니다. 생(生)이란 것은 고민이요, 전투외다. 이러한 생을 회피하려는 독일인은 아니엿슴니다. 챰으로 주린 자가 맛잇는 음식의 맛을 모를 것과 갓히 챰으로 남보다 우월한 사색력이 업는 자는 역시 인생에 대한 감각과 통찰에 대하야 무력지둔(無力遲鈍)함을 면치 못함니다. 그러닛가 져만콤이나 전쟁, 즉 제국주의, 자본주의, 살육, 철추(鐵搥), 기아, 개인과 사회, 민중과 압박자의 딜엠마, 거긔에셔 인(因)하야 나오는 모든 쓰림과 압품을 맛보는 독일인의게 만일 힘이 업섯드면, ‘생각’ 이 업섯드면 표현주의 희곡이라는 ― 이것이야말로 미증유(未曾有)한 ― 새 인생의 국면이 출현할 리는 만무햇슬 것이외다.
6
이 점에셔 나는 우리 사이에서도 창작 생활이 나오기를 열망합니다. 창작생활이란 말을 넘겨보지 마시오. 소위 ‘문학청년’의 생활을 버리고 한마듸 길가의 말 소리, 한 개의 외로운 풀싹, 다만 한 사람의 괴로운 말 깃침소리를 들을 때에도 자기의 생명을 다하여 통찰해야 함니다. 감(感)해야 함니다. 그리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게는 이 자유 밧게 업슴니다. 모든 부자유, 압제, 고민 속에 든 우리는 이 생활 밧게 챰된 미래를 발견하고 창작할 수가 업슴니다. 마치 농예해방(農隸解放) 전의 러시아 농민들 모양으로 (투르게너 - 푸, 톨스토이, 라디 - 시체푸) 또는 1917년 혁명 전의 모든 노서아(露西亞) 민중, 예술가 모양으로. 창작의 길은 절대함니다. 새 생명을 나으려는 어머니 모양으로 전(全) 우주의 집중(集中)이외다. 이 갓흔 생활 속에서 무엇이 나옴닛가. 힘과 열과 광명, 즉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자기의 생명력에 대한 자각이 생김니다. 이 생명력의 자각이 생겨서 극(極)할 때엔 피와 땀과 혁명이 잇슴니다. 이 혁명 이외에 무슨 효과가 잇슬지 생각해 보시요. 정치적 운동도 쓸 대 업소. 젹은 이해타산(利害打算)도 쓸 대 업소. 속민속중(俗民俗衆)들의 음모도 쓸 대 업소. 개혁이나 진보나, 실제적이니 똑똑하니 하는 것보다도 무질서하고 힘센 혁명이 필요함니다. 이 혁명은 단지 총칼뿐으로만 생각치 마시오. 예술가는 혁명가라고 함니다. 창작은 인생의 혁명가의 폭탄이라고 함니다. 입센의 ‘노라劇[극]’ , 투르게네푸의 부(父)와 자(子)〉, 이외에도 만은 예를 들 필요가 업슴니다. 주천백촌(廚川白村)이 말햇든가요. 대전(大戰) 후의 정치상, 사회상의 신조류(新潮流)의 사상은 벌서 대전 전 십구세기 말엽에 낫하낫섯다고, 또 악가 말한 독일 표현주의의 사상이나 작가도 벌서 전세기(前世紀) 말경 팔십 년대에 잇섯슴을 생각하면, 예술가의 창작생활의 뜻을 알 것이 아니요.
7
우리의 창작 생활은 실장인즉 독일 사람 모양으로 세계대전 전부터 낫하나야 하엿슬 것이외다. 그런대 이, 삼 문인들의 괴이한 자위적인 몃 개 작품 외에 업섯고, 전후(戰後)에도, 3·1운동 후에도 더욱 빈축(嚬蹙)할 만한 ‘문학청년’ 들의 시(詩), 소위 선진 작가들의 생기 업는 일본식 단편소설 몃 개 밧기 안나옴니다. 이건 엇더한 소치(所致)인가? 나는 이럿케 생각함니다. 소위 신사상, 신문예란 것이 드러오긴 전혀 일본을 거쳐 들어왓슴니다. 그래서 놋그릇에 담은 냉수는 놋내가 나드시 ‘일본’ , ‘앵화국(櫻花國)’ , ‘대화(大和)’ 라는 그릇을 것쳐 드러온 조선 예술가, 사상가, 주의자들은 일본식으로 되지 안으면 안되겟고, 또 따라서 도국민성(島國民性)을 본바더 천박, 부화(浮華)하고, 불철저한 피상적, 향락적 사상과 문예 밧게 안나오게 됨니다. 그뿐 아니라, 신조사(新潮社), 춘복당(春福堂), 아르스(アルス) 갓흔 문학청년의 눈을 번젹 띄이게 할 만한 종류의 서책이나 소개서만 탐독한 결과, 헛된 향락주의, 피상적인 인도주의, 이상주의에만 드러누워서 완롱(玩弄)에 여념이 업슴니다. 이런 정도로 여전히 나간다 하면 조선이란 참 가련하게 되겟슴니다. 자기 주위의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길우지안코, 자기에 철저하게, 인생의 전면(全面)을 직관하는 창작생활이란 죠금도 볼 수 업슴니다. 우리만한 고생을 격거가는 이의게 엇지 요밧게 아모것도 업을 이가 잇겟슴닛가. 이 고(稿) 맨 쳠에 예 들어온 독일인을, 표현주의자들을 죰 보시요. 동시에 그 대척(對蹠)로 양키 나라의 물질 풍부한 경박한 하속배(下俗輩) 나라에 훌늉한 예술가, 사색가가 못 나오는 것을 보면, 독일인 처지와 비슷한 우리 생활에 엇지 무슨 큰 힘 잇는, 의의 잇는 무엇이 안 나오겟슴닛가. 우리는 인졔 정신을 죰 채리고 지금까지의 피상적, 부박(浮薄)하고 허영적인 모든 생활을 버리고, 철저하게 자기에 충실(充實)하게, 그리해서 우리의 주위의 모든 사물을 직시합시다. 지금까지의 유희적 기분에셔 버서나고 전투적으로 생명을 도(睹)하야 참된 창작에 전심(全心)을 씁시다. 남의 헛소리에 귀 기울니지 마시오. 카 - ㄹ 맑스가 잘 인용해 썼다는 단테의 시의 일절
 
8
Sequil il tiw corso,
9
e lascia dirle genti.
10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11
네의 길은 네가 가러라)
 
12
를 생각합시다. 나는 이 뜻으로 여러분의게 창작생활을 권하는 동시에 창작(소설, 극, 시)이 만히 나오기를 열망합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일전에 엇던 회원 한 분이 우리 회원 사이에 창작은 아직 일타고 (금(今) 조선 문단으로 보아서) 하느니가 잇다기에 곳 생각이 몰쳐 와서 이 글을 쓰게 되엿슴니다. 말 쟐못 도라간 대는 용서하시요. 그러나 우리의 창작은 우리의 생활에 직접 관계 잇는 예술임을 요구한다는 것은 굽핌 업시 주장하겟슴니다. 그리고 또 일년만이나 일년 반만에 회원간의 추천으로 그동안 뫼인 가작(佳作) 각편을 모아서 출판하는 것이 엇덧슴닛가.
13
그러나 우리 회(會)의 잡지는 아즉 세상에 발표하거나 경찰의 눈에 띄일 염려는 업스닛가, 또 출판할 때에도 공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닛가, 자기의 주장이나 태도에 아무 주저할 필요 업시 합시다. 최후에 내 일개인의 선택으로 창작의 테 - 마의 범위를 정해본 일이 잇슴니다. 참고하시면 다행이겟슴니다.
14
1. 계급적으로 우리는 눈뜰 필요가 긴박하오. 아즉 오늘 우리 주위의 현상(現狀)으로는 아모 자각이 업소. 그러나 필요는 대단하오. 사회주의자의 경제적 계급은 물론이나, 정치적, 민족적, 그보다도 더 철저하게 소위 선악이라는, 사회 중의 어떤 지위 잇는 이들의 계급, 지식계급과 무식계급, 우리 주위에는 계급 아닌 것이 업소. 이러한 계급의 상대자는 일반 민중의 무리(無利)한 지위에 잇느니들이외다. 살녀는 힘잇는 이면, 이 지경에서 버서나려는 자각과 고민이 잇슬 것이요, 동시에 그곳에서 우리의 창작이 잇서야 하겟슴니다.
15
1. 윤리적으로 우리의 주위 모든 가치는 전환해야 하겟슴니다. ‘동방예의 지국’이라는 일어(一語) 안에 우리의 과거 생활, 따라서 현재 생활 속에 잠겨 잇는 악독(惡毒)의 전체가 방불하오. 어머니 간(姦)하는 자가 날 만콤, 아버지 쥭이는 자가 날 만콤, 그리고 그 행동의 윤리적 가치가 생겨야 할 만콤, 우리의 생활은 변해야 하겟슴니다. 왜 그런고니, 녯날 ‘임금’은 인세(人世)에서 제일 고귀, 불가침의 지위에 잇다는 ‘천자(天子)’에 대한 관념이 오늘은 전혀 뒤집혀 버리지 아넛슴닛가. 모든 것도 이갓슴니다. 내가 지금 네의 모(母)와 간(姦)하라 하면, 그 말을 들은 이는 곳 칼을 들고 이러나서겟지요. 그러나 몃 시대 후엔 그것을 되려 정당한 자식의 길로 알 때가 아니 올 쥴이야 누가 단언하겟소. 다만 우리는 현재 우리 주위의 생활이 해독(害毒), 생명 업서진 껍덕이만의 윤리적 고담(古談)을 탐구하여야 함니다. 이 탐구에셔 우리 생활을 변혁식하고 새 길을 인도해 쥬는 창작이 생겨야 함니다.
16
1. 성적(性的)으로, 이건 다시 말할 것도 업시 연애, 결혼, 모성,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문제올시다. 나는 더 거듭 여긔서 연설할 바가 업슬 만콤 보편적인 테 - 마닛가 고만두겟슴니다.
17
1. 인생철학, 생명, 죽음, 신, 이상 등. 이것은 유의하건대 전기(前記) 제(諸) 테 - 마 속에셔 울어나는 테 - 마외다. 다만 주의하여야 할 것은 내가 여러분의게 권고하려는 것은 이런 모든 이념적 , 테 - 마는 절대적이 아니라, 반다시 상대적 생활 우에서 우리의 관념 속에 낫하나는 것이라는 점이외다. 불교에셔 ‘안식(眼識)’(생각)과 ‘심식(心識)’(정신)의 관계를 말하야, 후자는 전자를 제약한다는 등. 혹은 이데 - 는 transcendental이라는 등의 세계를 우리는 베려야 함니다. 왜 그런고니 그러한 초월적, 절대적 생각도 역시 우리와 동일한 이목구비를 가즌 인간의 머리 속에서 낫하난 것인 까닭이외다. 하눌서 신(神)이 졸지에 뚝 떠러트린 것이 아니요. 사람 생명이 몃 십년 가면 쥭는 것갓히 그런 절대적 생각도 몃 백년 안가서 일으면 1/4세기(世紀) 못 되여서 시드러 짐니다. 끗까지 자유롭게 창작합시다. 철저하게 창작합시다. 만히 창작하면 나오게 됨니다. 땀 흘닙시다. (1925. 8)
 
 
18
『Soci’et’e Mai』제삼집, 1925. 9月刊[월간].
【원문】창작(創作)을 권(勸)함내다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평론〕
▪ 분류 : 근/현대 수필
▪ 최근 3개월 조회수 : 7
- 전체 순위 : 5379 위 (4 등급)
- 분류 순위 : 1152 위 / 1794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창작을 권함내다 [제목]
 
  김우진(金祐鎭) [저자]
 
  1925년 [발표]
 
  평론(評論) [분류]
 
◈ 참조
 
 
  # 창작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수필 카탈로그   본문   한글(고어) 
◈ 창작(創作)을 권(勸)함내다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0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