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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古典)에의 귀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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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9
김남천
『조광』, 1937년 9월호, ‘조선문학의 재건방법’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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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古典)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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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現今)의 조선문학이 파괴되었다든가 혹은 그것이 지금과 같은 사회적 토대 위에서 전혀 새로운 다른 것이 곧 건설되리라고는 생각될 수 없으므로 나는 ‘재건’이라는 뜻을 ‘발전’이라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 의견을 초草하기로 한다. 그러므로 지금의 조선문학을 어떻게 하여 ‘발전시키겠느냐?’하는 데 대하여 말하려고 한다. 전혀 새로운 문학을 장래에 있어서 갖기 위하여 지금 우리들이 구체적으로 할 일은 현재의 문학의 발전을 책(策)하여 미래에 이르게 하는 길 이외에는 있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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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문제로 하여야 할 것은 ‘고전에의 귀환’이다. 조선문학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고전을 살펴보고 그 곳에서 민족적 문화재를 찾아내어 그 연구와 섭취를 게을리 하지 말자는 의견은 물론 존중히 여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미(微微)하나마 현재의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뜻하여 왔다고 생각한다. 이 욕구를 일층 강화하고 조직화하기 위하여 고전문학의 집서(集書)들이 출판되고 또 그것이 세상에서 지지를 받는 것은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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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끝까지 고전을 우리의 살로 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지 우리들의 현대문학을 옛날의 것으로 퇴영시키고 복귀시키기 위하여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곳에서 우리는 최근 유행하는 ‘조선적인 것’의 탐구와 ‘풍류성’의 발굴 등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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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조선의 문화 혹은 문학에 있어서 특수적인 것을 찾자면 사유에 있어서의 아세아적 퇴영성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물론 이 땅의 사회사에 있어서의 사회적 경제적인 특수성(아세아적 생산양식)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현재의 우리의 문화현상에는 이것의 잔박(殘薄)(잔재〔殘滓〕의 오식인 듯- 편자)가 구석구석이 남아 있다. 이러한 것을 과학적으로 면밀히 분석하여 ‘조선적인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세계사적 입장에서 정당히 성찰하여 이 위에서 우리들의 문학이 금후의 발전책을 구하여보려는 것은 가장 정당한 태도이나 헛되이 고대에로 올라가서 역사의 왜곡과 주관을 가지고 ‘풍류성’을 발굴해 놓고 이것에의 귀환을 부르짖는 등은 한낱 복고적 퇴영주의일 뿐으로 이것으로 인하여 현대의 문학은 일보도 전진하지는 못한다. 소련같은 데서도 민족문화를 장려하는 모양이나 그들이 내세우는 ‘형식에 있어서는 민족적이나 그 본질에 있어서는 사회주의적인 것’이라는 표어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는 만큼 항상 그것을 세계사적 견지에서 기도(企圖)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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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들 특수론자 중에는 외래문화와 조선문화를 구분하여 외래의 것의 배격을 꾀하고 순수한 조선문화에 입각하여 현대의 문학을 발전시키려는 의견을 말하는 이가 있는데 이것도 그릇된 방책이다. 조선문화를 사유의 형식적 필요상 외래의 것과 구별을 세워보려는 과학적인 태도는 문화사가(文化史家)의 할만한 노력이다. 그러나 외래적인 것의 배격에 그 결론이 도달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어느 시대로 상승하여야 ‘순수한 조선문화’를 발견할 수 있을는지 그 방면에 어두운 필자로서는 알 길이 망연하나 ‘풍류성’이나 그런 것들이 순수한 조선적인 것이 아닌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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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우리의 문화에는 외래적인 것과 우리의 고유의 것이 서로 합하여 뼈와 살이 되어 있다. 특수적인 것은 그것을 덮고 있는 일반적 성격으로서의 아세아적 퇴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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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우리는 우리들의 민족문화의 역사 위에 서 있고 동시에 세계사적 문화를 불충분하게나마 내 것으로 하여 그 위에 서 있다. 우리는 현대에서 출발하면 그만이다. 현실의 문화적 상태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문학의 발전책을 강구(講究)하여야 한다. 고전에서의 섭취와 세계문화에의 연구도 이곳에 입각점을 두고 일층 강화되고 조직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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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문학은 가까이 30년에 이르는 신문학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10 유여(有餘) 년의 신흥문학의 경험 위에 서 있다. 이것의 거부나 이것의 포기에 의하여 우리는 일보도 전진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조선의 작가는 싫거나 좋거나 이 속에서 자라났고 또 이것을 토대로 하여서만 금후에도 성장을 할 것이다. 미약하고 불충분하고 보잘것없는 하찮은 물건일는지 모르나 이것이 오늘날의 조선문학의 현실적 기반이다. 이 기반에서 훌쩍 떠나서 고대로 날아가 보아도 문학은 전진하지 못한다. 이것을 내버리고 훌륭한 미래를 환상하여도 문학은 번영할 수 없다. 우리는 이 현실적 기반 속에서 아세아적 특수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학을 창조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나는 구체적으로 고발문학에의 길에서 조선문학의 일보 전진을 꾀하여 보았다. 누차 상론한 바 있으므로 중언(重言)을 피하거니와 금일의 조선문학이 갈 길은 고발문학의 방향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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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 1937년 9월호, ‘조선문학의 재건방법’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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