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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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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1
홍사용
1
꿈이면은?
 
 
2
꿈이면은 이러한가, 인생이 꿈이라니
3
사랑은, 지나가는 나그네의 허튼 주정(酒酊)
4
아니라, 부숴 버리자,
5
종이로 만든 그까짓 화환(花環)
6
지껄이지 마라, 정 모르는 지어미야
7
날더러 안존(安尊)치 못하다고?
8
귀밑머리 풀으기 전(前) 나는
9
그래도 순실(純實) 하였었노라
 
10
이 나라의 좋은 것은, 모두 아가 것이라고
11
내가 어릴 옛날에 어머니께서
12
어머니 눈이 끔적하실 때, 나의 입은 벙긋벙긋
13
어렴풋이 잠에 속으며, 그래도 좋아서
14
모든 세상이 이러한 줄 알고 왔노라.
 
15
속이지 마라, 웃는 님이여
16
속이지 마라, 부디 나를 속이지 마라.
17
그러할 터면, 차라리 나를
18
검은 칠관(漆棺)에다 집어 넣고서
19
뾰족한 은정(銀釘)을, 네 손으로 처박아 다오
20
내나 너를 만날 대까지는
21
또 만날 때면은, 순실(純實) 하였었노라
22
입을 맞추려거든, 나의 눈을 가리지 마라.
23
무엇이든지 주면은, 거저 받을 터이니
24
그래서, 나로 하여금 의심(疑心) 케 마라
25
또 간사(奸詐)에 들게 마라.
26
그리고, 온갖 소리를 치워 다오
27
듣기 싫다. 회색창(灰色窓) 뒤에서 철벅거리는 목욕(沐浴) 물 소리
 
28
내가 입을 다무랴, 입을 다물어?
29
속고도, 말 못하는 이 세상이다
30
억울하고도, 말 못하는 이 세상이다
31
내가 터 닦아 놓은 꽃밭에
32
어른어른하는 흰 옷은, 누구?
33
놀래어 도망하는 시악시 사랑아
34
오이씨 같은 어여쁜 발아
35
왜, 남의 화단(花壇)을, 무너뜨리고만 가느뇨
 
36
뭉뜯어 내버린 꽃송일
37
주섬주섬 주워담자
38
임자가 나서거든 던져 주려고
39
앞산의 큰 영(嶺)을 처음 넘어서
40
낯모르는 마을로 찾아나 가자
41
퇴금색(褪金色)의 옷 입은 여왕의 사자(使者)가
42
번쩍거리는 길가에, 나를 붙들고
43
동산의 은빛 달이 동그레 돋거든
44
여왕궁(女王宮)의 뒷문으로 중맞이 오라면
45
옳지 좋다, 좀이나 좋으랴.
46
생전(生前)에 처음 좋은 천진(天眞)의 내다
47
그러나 그러나, 이 어린 손으로
48
초연(初戀)의 붉은 문을 두드릴 때에
49
꿈에나 뜻했으랴, 뜻도 아니한
50
무지한 문지기의 성난 눈초리
51
그래도 나는, 거침없이 말하겠노라.
52
이 꽃의 임자는, 우리 님이시다
 
53
그러나 꽃을 받을 어여쁜 님아
54
어데로 갔노? 어데로 갔노?
55
한 송이 꽃도 못다 이뻐서
56
들으나, 그는 무덤에 들었다
57
님의 무덤에 가자마자
58
그 꽃마저 죽노나! 그 꽃마저 죽노나!
59
그 꽃마저 죽자마자
60
날뛰는 이 가슴도 시들시들 가을 바람
 
61
아! 이게 꿈이노? 이게 꿈이노!
62
꿈이면은, 건넛산 어슴푸레한 흙구덩이를
63
건너다보고서, 실컷 울었건마는
64
깨어서 보니, 거짓이고 헛되구나, 사랑의 꿈이야.
65
실연(失戀)의 산기슭 돌아설 때에
66
가슴이 미어지는 그 울음은
67
뼈가 녹도록 아팠건마는
68
모질어라 매정하여라
69
깨어서는, 흐르는 눈물 일부러 씻고서
70
허튼 잠꼬대로 돌리고 말고녀.
【원문】꿈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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