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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뻬르테르의 서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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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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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르테르의 서름 (괴 ― 테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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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故鄕[고향]과 복잡한 인사관게를 벗어나서 몸가벼운 나그내가 되였다 몸에 지닌 것은 호메르의 詩集[시집]과 그림그릴 채비 그러나 그림은 한장도 그려질듯 싶지않다 다만 혼자서 나를 위해 만드려진듯한 이 地方[지방]에서 고요한 생활가운데 유쾌와 행복을 느낀다 이 근방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다 나는自然[자연]의 부드러운 정서를탐하여 하염없는산뽀로 일을삼는다 고을서 멀지않은곳에 새암이 하나있다 언덕비탈에 있는 이새암은 대리석으로 바닥이깔리고 돌담이 둘리고 그밖에 축동이서고 처녀들이 물을길으러온다 처녀들이 물동이에 물을 떠붓는것처럼 淸淨[청정]한 일은 다시없을라 한번은 혼자서 색씨가 물동이 이어줄사람을 기다리고있기에 나는 그를 도아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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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시부터 맘에 드는곳을 맛나면 얌전한 집 짓고 모든 세상속박을 벗어나 숨어살겠다는 히망을 가졌더니 이제 이고을서 한시간가량 걸리는곳에 르하임란곳을 찾았다 언덕에 비껴있는 그위치가 재미스러운데다가 조곰올라가면 골재기가 훨신 내다보인다 거기 조고만 찻집이 있어서 삐루와 커피를 먹을수있다 보리수 두나무가있는데 그 그늘아래 의자와 테불을 내어놓고 커피를마시며 호메르의詩[시]를읽는다 이렇게 아늑하고 사랑스러운곳이 어데많이 있을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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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달이 너머지나갔다 나는 이지방사람들과 꽤많이 아름도 생겼지마는 이제나는 나의天使[천사]의 얘기를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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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젊은사람들의 무도회가 열리던 날 나는 나와 함께 춤출 자녀를 馬車[마차]로 데리고 가는 길에 S샤르롯테의집에 들어서 같이가기로 되었다 그집에 들어서자 보인것이 제일맛으로 열한살된 여섯아이들이 흰옷입은 한 처녀를 둘러싸고 누님언니를찾으며 떼여주는빵을 받아먹는 아름다운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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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저녁에 나는 롯테에게 따로 청을 하여 함께 딴쓰를 하였다 나는平生[평생] 그렇게 가볍게 추어본일이없다. 나는 그때사람이아니였다 말할수없이 사랑스러운사람을 품에안고 주위모든것이 잘보이지않을만콤 날내게 움지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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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롯테의 허락을 얻어가지고 그 이튼날 롯테를 그의 집으로 찾았다 그곳은 바르하임에서 한三十分[삼십분] 걸리는곳이다 그뒤부터 나는 무슨부탁받은일이있으면 일있다고 찾아가고 바르하임까지 산뽀를 나왔다가는 그핑계에 찾아가고 롯테를 매일 찾아가다시피 하였다 롯데가約婚者[약혼자]가있는 몸이란말을 처음롯테의 입에서들었을때 나는정신을 잃을번하였다 마는 나의몸이야 나종에어떻게되여가든지 내가여기서人生[인생]의 가장 순결한 기쁨을 받어 즐기지 않았다고는 할수없을 것이다 롯테는 참으로 흠하나없는 여자다 理解[이해]가넓으면서도 單純[단순]한 마음을잃지않고 건실하면서도다정하다 종용한 정신에 참된 생기와 활발을 띄였다 롯테와한가지 어느 늙은 牧師[목사]의집을 찾은일도 있고 또병이 위중한 늙은부인을 찾아가는데도 따라 간 일이 있지마는 아모나 롯테가 곁에 있어주면 침울을 잊고 안심의 기쁨을 얻는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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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수운일이다 롯테는내마음을 아주차지하여버렀다 롯테를 만나보는것 만이 내매일의希望[희망]이다 나는 언덕에올라바라본다 산과 골재기와 들과 숩 모도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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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롯테를 사랑한다 그검은눈동자는 나의감각을 한없이 깊은데까지 끌고 간다 이세상에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마음은 무엇일거나 불없는 幻燈[환등]이 아니냐 생각없이 둘의 손이 다을때나 테불아레서 둘의 발끝이 부디치면 내왼몸의 피는 끄러올르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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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롯테의 사심없는 마음은 자기의 별마음없는 친절이 나를 괴롭히는 줄을 몰르고 이야기에 흥이나면 손을잡고 다가안는다 그러면나는 번개에 다친듯해진다 그러나 롯테는 내게 신성한것이다 그의앞에나서면 모든욕망은 가라앉고 다만 황홀히 쳐다볼뿐이다 롯테의 새까만 두눈속에는 나와나의 운명에대한 진실한동정이 숨어있는것을 나는느낀다 이런말을 해도좋다면 그는 나를 얼마쯤 사랑하고있다 이것을생각고 나는 내자신에대한 존경이생긴다 그러나 그가 약혼한알베르트의 얘기를 진실한 애정이 넘치는모양으로 할때에는 나는세상모든것을 빼앗기는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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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주 여름이 다 되였다 롯테를 안제도 두달이 가까워졌다 롯테를 너무자주 찾아가지 않으리라 멫번을 결심했건마는『래일또오세요』한마디면 그런결심은 작년에 온 눈이 되고말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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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가 도라왔다 내가 여기 머므를 수 있는 것이냐 나는 떠나야겠다 그러나 알베르트는 내게조곰도 서운한티가없고 친절히대한다 이것은 아마 롯테가 그렇게 만든것일것이다마는 나의보는데서는 언제나 롯테를 키쓰하는일이없다 롯테의곁에 언제나 있을수있는즐검이 없어졌다 이것을미리몰랐든바야 아니지마는 내감정을 어쩌는수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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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베르트를 존경하지 아니할수 없다 그침착한 외모와 사무적인 성격은 나의 격하기쉬운 성정과는 크게틀린다 롯테에 대해서는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있으나 겉으로는 얼마쯤 침울해보인다 내가 롯테를 좋아하는데 대해서는 속으로불쾌한 생각이있는지 알수없으나 승리의 쾌감이 앞서는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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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말이나 나는될수있는대로 알베르트의 없을틈을타서 롯테를만나러 간다 알베르트는 세상에 제일선량한 사람이다 그는 나를위하여 자리를 비켜주기까지한다 둘이 산보하면서 롯테를추어서 얘기하는것은 가장 즐거운일이다 나는 롯테의 가족의한사람같이 되어서 롯테의 아버지는 나를 아들같이 사랑하고 롯테의 아우들은 나를 따루기를 롯테와같이하여 대손에서 난화주는빵을 받아먹고 알베르트도 나를 배척하지않고 더우기 롯테는 나를 매우반겨한다 나는 여기서만족해야 할것이냐 롯테를 내것삼으려는 바라지도못할처지다 나는 이것만을 행복으로 알고 지날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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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딜렘마에서 벗어나려면 여기서떠나 전부터 말이있던 公使[공사]의 밑에가서 취직하는수밖에 없다고는 나도 잘알고있다 그러나 결심은 항상 헛될뿐이다 나는참으로 불행한몸이다 활동녁은 주러들고 불안한 게으름이 나를지배한다 할일이없는몸도 아니언마는 아무것도 할수는없다 상상녁도 움지기지않고 자연에 대한 감정도 잃어졌다 책을보면 구역이나고 그림은 손에 대볼 생각도없다 한번은 사람에게 행복을주든것이 다시는 불행의 새암이된다는것은 무슨일일까 주위의 세게를 나에게 낙원같이 만들어주든 마음과 낙원인듯 느끼어지든 기쁨은 사라져버리고 그 기쁨의 유령이 나오는것같이 롯테와 함께 앉어보든 바위나같이 바라보던 저건네숩이며 모든것이괴롬의 씨가된다 내앞에있는길은 롯테를 바라던지 바리든지 둘중에 하나일것이다 어디까지던지 롯테를따라서 나의사람을 만들어보던지 그렇지 못한다면 일즉이 용기를떨쳐서 버리고 가야할것이다 현재의 내감정은 내모든힘을 좀먹게한다 그러나 그러나 나는어찌하는수없다 힘을 좀먹게하는 감정이 동시에 이처지에서 뛰어나갈 용기까지 빼앗어가는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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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 롯테도 나와 떠러지기를 싫여하는것같다 아이들은 내가 날마다 올것으로만 믿는다 밤이면 괴로운꿈이 내잠을 차지한다 롯테를향해 두팔을 뻐친들 무엇할것이냐 풀밭에 롯테와같이 앉어 손을 붓안고 키쓰를 하여도 깨인다음에는 그칠수없는 눈물만 자어주는 꿈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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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使[공사]의 밑에가서 지나기로 決心[결심]한지도 멫주일이 지낫건마는 날마다롯테를 더한번만나는 행복을위하여 밀려갈뿐이다 이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만이라도 나는새로운 활동을 필요로하는 사회가운대로 들어가야할 것이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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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듯 九月[구월]도十日[십일]이되었다 롯테와 알베르트를 동산 으늑한 숩속에서 작별하기위하여 만났다 아름다운달빛이 숩속으로 들어빛었다 롯테는 감동된 목소리로 달밝은밤에 산보를 하면 죽은 사람들 생각이난다는 말을하고 날다려 다시만날수있을까를 무러보더라 나는평생에 롯테를 다시만나지아니할 결심이건마는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반드시 또보겠다」고말했다 롯테는 돌아가신 자기어머니 얘기를 하였다 롯테의입에서나온 그모든 훌륭한 말을 누가 옮길사람이겠느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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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을 돌려보내고 나는 그자리에서 실컷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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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치도않은 公使[공사]의 書記[서기]노릇을 하느라고 어느새 다음해 봄이되었다 미리부터 짐작도했든것이나 나는公使[공사]의뜻을 마출수가없다 C伯爵[백작]의 信任[신임]과 B令孃[영양]의 친절이 약간의위로가될뿐 나는 아무래도 規則[규칙]이라는것外[외]에는 아는것없는 이公使[공사]밑에 오래 있을수는없다 또이네들 社會[사회]란 쓰잘데없는 문벌이니 지위니만 찾으며 예절에맞고 않맞는 것하고 연회 좌석에 한자리라도 우에앉어보려는것이 유일한 생각이다 겉으로는 바로 내지마는 실상속으로는 꽤 고생하는 축들이다 롯테를 떠나기위하여 이렇게멀리와 있어도 떠나지 않는것은 롯테의 기억이다 때때로 롯테와 지내든 저 순결하고 행복된순간을 추억하는것이 지금나에게 허락되는 최대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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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와 알베르트와 결혼식을하였다한다 나는롯테다려 나를잊지말고 롯테의 가슴속에서 알베르트의 다음가는 둘째자리를 차지하기를 청하였다. 이사회의 쓸대없는 지위와 차별의 관념은 나로하여곰 아무리 참으려하여도 참지못하게 만든다 나는大臣[대신]에게 辭職[사직]원서를 내었다 사직은 다행히 생각대로 되었다 나는 어대로 도라가야할것이냐 나는 내 고향으로 가기는싫다 나는 한갓 하나의 나그내다 한낫 地上[지상]의 巡禮者[순례자]다 나는 롯테의 있는곳으로 가기로하였다 이제다시 롯테의 곁으로가서 또 괴로운 마음을 도둔다는것은 생각하면 싱거운 일이지마는 나의 목적은 절로그곳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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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롯테의 남편이라면 얼마나 좋을것이냐 오 ― 하나님이여 이눈물을 용서하시고 나의 헛된 소원을 들어주소서 롯테가 내안해가되고 그사랑혼 몸을 이팔로 안을수있다면! 나는 알베르트의 품에안긴 롯테를생각하고 몸이 떨린다 이러한생각은 죄되는일일까 웨 롯테는 알베르트와 사는것보다 나와 함께있는것이 오히려 행복되지않을까 알베르트는 롯테의 마음을 참으로 채워줄수는 없을것이다 그의결점은 감정의 부족이다 가령 셋이 함께 책을 읽어도 나와 롯테는 같은 곳에 흥미를 이르키지마는 알베르트는 아무러치도않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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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롯테를 이렇게 애끈히 사모치게 사랑한다 롯테외에는 아무것도 몰르고 가진 것도 없다 그런데 남이 이를 사랑하다니……사랑할수있을까 나는 늘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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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알베르트가 죽는다면! 나는그런생각도 한다 그러면 나는……롯테는……이런생각은 끝없는 꿈속으로 나를 끄러드린다 롯테와 처음만나 딴쓰하든 푸른빛 연미복이 다 낡아서 어렵사리 새것을마추기로 결심을 하였다 누른빛족기와 아랫바지까지 감과모양을 전과 꼭같이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라고 요전것과 같은 효험이 있을것은 아니다 얼마 정드리면 나아질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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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동안 남편의 旅行地[여행지]에를 갔다온 롯테가 카나리아 한마리를 가지고 왔다 카나리아는 길이 들어서 롯테와 입을수마추었다 또 롯테의 시키는대로 나와도 키쓰를하였다 이조고만 부리가 롯테의입과 내입사이에 길을 만들어주었다 그부리의 감촉은 사랑에 넘치는 향낙의 입김같았다 롯테는 다시빵조각을 입에물고 입을 내어밀어서 새에게 먹여주었다 그입술에 넘치는 사심없는 애정 나는 얼굴을 돌이켰다 이러한 행복스런광경으로 겨우잠드려 놓은 내상상녁을 다시금 자극하여 주지마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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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요새 호메르의詩[시]보다 웃샨의 詩[시]를감격하여 읽는다 거의 죽어가는 少女[소녀]가 戰死[전사]한 戀人[연인]의 묻엄에 이끼낀 빗돌을 붓들고운다 안개자욱한 달비쵠들에 홀로 살아남은 勇士[용사]가 돌아다니며 젊었을때 전장의 동모들의 묻엄을 찾으며 노래하기를 「나의사적을아는 나그내가 찾어와 핑갈의 훌륭한 아들을 찾는날이있으리라 나의묻엄 우으로 거러다니며 헛되히나를찾으 리라」아 나도 저훌륭한 武士[무사]와같이 칼을뽑아 이괴로운 生命[생명]의줄을 단번에 끊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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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도 이미늦어 모든나무도 그입새를 벗는다 나는마음속에 무서운 空虛[공허]를느낀다 단한번 롯테를 이가슴에 안으면 이공허는 채워질것이다 나는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롯테에 대한생각은 정녈은 다른 모든것을 삼켜버렀다 나는 견딜수없다 롯테가없으면 세상은 허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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멫번이나 롯테의 목을 껴안으려 하였든고 눈앞에 아른거리는 그사랑스론것을 붓들지 못하다니……아이들은 눈에 보이는것을 모조리 붓들지 않느냐 이것이 사람의 본능이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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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누으면 나는멫번이나 다시깨지말기를 바랐둔고 그러나 다시눈이 떠러지고 태양을 바라보면 내게는 슬품이 찾어올뿐이다 나는 벌써 옛날의 나는 아니다 감정은 마음속에 차고돌아다니는 한거름마다 낙원이 열리고 모든것이 사랑의 세게로 보이든 옛날의 나는 벌써 죽었다 나의눈도 마르고 나의괴롬은 눈물로 시쳐지지않는다 아침 햇빛의 훌륭한 自然[자연]을 앞에보아도 쾌감의 한방울도 솟아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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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는 모른다 이 모든것이 어떠한 결말을지을줄을 때때로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는 그의눈뜻밖에 나타나는 나의감정을 깨닫는눈치 나의괴롬을 은연히 동정해서 이마에 나타나는 걱정 나는 롯테가 손소주는 잔이면 그속의독약이라도 감사히 마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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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月[십이월]의 거친들에서 나는 어떤사나히를만났다 그는열심으로 꽃을 찾았다 자기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꽃테를 만들겠다고하였다 그는 물속의 고기같이 자미스럽게 지나든날을 한탄하였다 나종에 알고보니 그는 롯테의 아버지밑에 書記[서기]로있다가 롯테를사모하여 옵흔정신을 잃게된 젊은사람이라한다 아아 나의 장내는 어찌될것이나 나의 기운은 다 진하였다 이세상을 더 견대어 나갈수있을까 자나깨나 내맘속에 드러차있는것은 롯테의 형용이다 눈을 감으면 마음의 눈이 와모히는 이마 한가운대에 그 까만눈이 나타나고 눈을뜨면 바다나 깊은소같은 그눈이 저앞에 와 선다萬物[만물]의 어른이라는 사람이 대체 무엇일까 가장기운을 필요로 하는때 그의기운은 꺽이여 이러나지 못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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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마음속에는 불만과 불쾌가 날마다 뿌리를 뻐쳐서 정신의 평화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남은것은 피로뿐이다 나는 나의마음의 힘을 걷어모아 이 피로와 싸우려하였지마는 마음의불안은 원기와 총명을 좀먹어서 나는 더욱 우울하고 더욱 불행한 사람이 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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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의 내게대한 태도도 얼마쯤 달라졌다 내가 롯테와 과히 친하게 지나는것을 보고 그는 그의권리를 침해당하는것같이 녀기는듯하다 그는 나를 멀리하기를 바란다 우리사이에 지극과같은 우정은 도저히 이대로 오래갈수는 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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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無爲[무위]가운데 사라있을뿐이다 히망이 끊어지고 세상사람이 보통 하는일을 붓들 기운도없고 괴상한감정과 괴상한사상 끝도없는 열정에 몸을 내여맞겨 사랑스론사람이 하는 걱정도 돌보지않고 이 슬픈 교제가 영원히 끝나지않기위하여 있는힘을 다하여 아무目的[목적]없는 노력을 할뿐이다 不安[불안]도아니요 욕망도아니다 내가슴을 찢고 목띠를 짖눌르는 마음속 말할수없는 狂氣[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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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써도 놀날일이다 롯테에대한 내사랑이란 가장 거륵하고 순결하여 兄弟[형제]같은 사랑이여야 할것을 꿈이란것은 어찌한것이냐 어쩌녁꿈에는 롯테를안고 그입술에 無數[무수]한 키쓰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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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의얼굴을 보거나 롯테의運命[운명]과 롯테가 내運命[운명]에 同情[동정]하는것을 생각하면 다 밭아버린 나의가슴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내게는 아무 히망도없다 나는 생각할 힘조차 잃었다 나는 이제 갈길이없다 아니! 갈길은 다만 하나다 내게는 그것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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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상한 決心[결심]은 나날이 굳어가고 깊어갈뿐이다 나는 다만 未熟[미숙]한 決心[결심]을가지고 조급하게 일을 하지말고 냉정한각으로 일을행하기위하여 미루고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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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는 드디어 나를 멀리하기로 결심하였다 롯테의 부드러운 심정 롯테와 떠남으로 내마음에 받을 영향 내가 롯테를 떠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을 아는 롯테가 스스로 그러한 決心[결심]을 하였을리는 없지마는 아마 나를 말미암아 두사이에 불안한기운이 떠돌고 알베르트가 그것을 요구하는 까닭이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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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月二十日[십이월이십일]이다 해으름에 나는 롯테를 찾었다 롯테는 혼자서 동생들에게 줄 크리쓰마쓰예물을 싸고있었다 내가 그것을 받을 아이들의 기쁨을 말하였드니 롯테는 어색한우슴슬 띠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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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얌전하게계시면 예물을 드리지요.」
 
41
「얌전이라면 어떻게하라는 말씀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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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木[목]요일이 크리쓰마쓰앞날이 아니여요 아버지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셔서 예물을 하기로 되였어요 당신도 꼭 오셔요 그렇지만 그날까지만은 오시지마라 주세요」나는 아무말도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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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그렇게될것이 아니야요 언제까지 이대로 나갈수는 없지않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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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은 끄러오르는것같아서 거저 방안을 돌아다녔다 롯테는 내맘을 풀어보려고 여러가지 말을 하였지마는 한참있다가 나는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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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씨 나는 당신을 영원히 맛나뵙지않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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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리서요 르테르氏[씨] 그런말씀은마셔요 꼭 오셔요 다만너무 자주 오시지만 말라는거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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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는 내손을 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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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節制[절제]해 쓰셔요 당신같은學問[학문]과 才能[재능]이 있으면 세상에서 아모런 재미라도 보실것이 아니야요 당신을 슬프게할 재조밖에없는 저와의 이 슬픈 關係[관계]는 끊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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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말을 할것이냐 悲感[비감]에넘쳐 롯테를바라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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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테르씨 웨 스사로 소겨가며 최후의파멸로 가까히가셔요 주인있는 이 몸을 어쩌자고 그렇셔요 당신의것이 될수는 없다는 까닭으로 더욱 열정을 이르키실뿐이 아니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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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롯테의 쥔 손을 물리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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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말씀을하십니다 알베르트君[군]에게 배운모양이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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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말을 누구에게배워요 진즉부터 당신을위하여 또 나를위하여 그런생각을했셔요 이 넓은 세상에 달리 훌륭한 색시를 어디못구하겠셔요 훌륭한분을 찾어가지고오셔요 우리 참으로 사이좋은 동무로 행복스럽게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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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아주 冷淡[냉담]해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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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말씀은 印刷[인쇄]해서 家庭敎師[가정교사]들에게 돌려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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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알베르트가 돌아와서 롯테더러 맞겨논일을 해놓지않았다고 멫마디 나무랬다 나는 어쩔줄 몰르고있다가 밥때가되여서야 도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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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는 혼자 방에서 몸을버리고 울었다 이튼날아침 일즈기 이런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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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테여 나는죽기로 決心[결심]하였다 나는 이편지를 아무런 小說的誇張[소설적과장]도 없이 냉정하게 당신을 최후로 만나든날 아침에 쓴다 당신이 이것을볼때에는죽는날까지 당신을만나는것밖에 더큰 기쁨이라고 없든 不幸[불행]한 사나히는 이미 싸늘한 죽엄이 되였을것이다 무서운하로밤 그러나 잊을수없는하로밤이었다 나의결심은 이밤에 확실해졌다 어제 당신댁에서 돌아올때에 나는 무섭게 흥분되였었다 당신의 곁에있어 보리라는 히망과 기쁨이없어진 나는 방에까지 들어올 기운도 없었다 세상몰르고 쓰러졌을때에 하나님은 쓴눈물을 내게 최후의 위로로 주셨다 몇천의 히망과 게획이가슴에 용소슴쳤지마는 최후에 힘까지 확실한결심이었다 「죽으리라」잠자고 아츰에 눈을 뜬 마음속에 고요히 그러나 굳세게서있는 것이 「죽으리라」의 결심 이것은 절망이아니다 당신을위하야 나를참고 히생시키자는 확신이다 롯테여 숨기지않으련다 우리 세사람중에 하나가죽어야 할것이 아니냐 그것이 나다 사랑하는 롯테여 이미 내마음속에는 알베르트를 죽일까 당신을 죽일까 하는 생각도있었다 그러면 나는 죽으리라 롯테여 여름날 해으름에 산에 오르거든 골자기에 늘 어른거리던 나의형상을 생각하라 긴풀이 바람에 나붓기거든 교회저편에 내묻엄을 바라보라 이글을 쓰기시작할때 내마음은 가라앉었더니 이제 나는 애기같이 쓰러져운다 모든생각이 아릿아릿하게 나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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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시쯤 나는 심부름꾼을 불러서 二三日[이삼일]안에 여행을 떠날터이니 행장을 차리고 회게가릴것은 가리라고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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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한뒤에 롯테의 아버지를 찾어뵈러갔다 아이들이 매여달려 롯테의이야기 크리스마스이야기를 하는것이 더우기 감회를 자어냈다 마음속으로만 작별을하고 집에돌아오니 다섯시쯤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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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롯테에게 하는편지에 몇줄을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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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기다릴것이없다 내가 당신의말슴대로 크리스마스 전날밤에 당신을 찾으리라고 생각할터이지마는 롯테여 오늘맞나지않으면 그기회는 영원히없다 내 죽은다음에 당신이 이 편지를 보고는 몸을 떨며 아름다운 눈물을 흘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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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시반쯤 나는 롯테의 집에를갔다 롯테는혼자 있었다 나를보고는 가장 당황한 기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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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키시지 않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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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아모 약속도 하지않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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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이면 그래도 들어주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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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서도 롯테는 어찌할줄을 몰르는모양이었다 알베르트는 이웃 고을에 무슨 일이 있어 나갔든것이다 나와 단둘이 있는것을 피하려함이던지 동모를 청하려 사람을보냈으나 다 일이 있어 오지못하였다 롯테의 마음도 아모작정이 없든지 심부름하는 게집애를 옆에방에 있으라고 그리다가 다시 그만두라고하였다 나는방가운대서 돌아다니고 롯테는 피아노를 쳤으나 잘쳐질 리가없다 롯테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하며 나와함께 쏘파에 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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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을것이 혹있는지요」하더니
 
69
「저 당신이 번역하신 옷샨의 詩[시]원고가 설합에 들었서요 당신의 읽는 것을 들으려고 그냥 두었지요」
 
70
그래 나는 저 꿈같은 정녈이흐르는 옷샨의 詩[시]를 낭독하였다 내가 번역한 것은 꽤 길었다 이 ― 민이 자기의 딸과아들을잃고 슬퍼하는데 다다랐다.
 
 
71
산에서 바람이 부러치치날
72
바다의 물결은 높이 드날리는데
73
나는 저 싯그러운 물가에서서
74
나의딸이 마즈막 서있든 저 무서운 바위를 바라본다.
 
75
달이히미한 빛을흘리며 넘어가는때
76
나라니 슬픈거름을 옮겨가는 내아들과 딸의
77
몽농한 형상이 나의눈에 보인다
78
아버지를 돌보지않고 저의는간다
79
나의 슬픔이어 나의 큰 슬픔이여
80
내근심의 새암은 크고다시 깊은것을
 
 
81
롯테의눈에서는 눈물이 떨어지며 그는 늦겨울었다 나도 원고를 내던지고 롯테의 손을잡고 롯테의팔에 얼굴을부비며 울었다 롯테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물을 걷우며 그다음 읽기를청했다.
 
 
82
봄바람아 너는 웨 나를 흔들어깨우느냐
83
잠깨는 이슬을 가져온다 너는 말하나
84
나의 살에질때는 이미 가까운 것을
85
입사귀를 불어허트릴 폭풍도 멀잖을것을
 
86
고읍고 힘이넘치든 나의시절을
87
아는 나그내가 다음날 찾어와서
88
숩속을 이리저리 나를 찾으리라
89
그러나 나를 볼날은 영원히 없을것을
 
 
90
나는 여기서 가슴이 터지는듯 롯테의 앞에 몸을 내던지고 그의 손을 잡아 이마에 눈에 대었다 이때롯테도 내손을 마조잡아 이르키며 내게 몸을기댔다 타는듯한 둘의뺨은 서로 닿었다 서게는사라진듯 나는롯테를 가슴에안고 미친듯한 키스를 연거퍼하였다 롯테는 몸을 빼치며 숨매킨 소리로 불렀다.
 
91
「르테르! 르테르!」
 
92
힘없는 손으로 나를떼밀다가 한번엄숙한목소리로.
 
93
「르테르氏[씨]!」
 
94
나는 롯테를 놓고 정신없이 그앞에쓰러졌다.
 
95
「르테르氏[씨] 인제 마즈막입니다 다시 만나뵙지않겠읍니다」
 
96
이말을 던지고 불상한 나를 그래도 애정이 넘치는눈으로 바라보며 옆에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었다
 
97
나는 三十分[삼십분]동안이나 너머진대로 있다가 겨우 몸을이러 롯테의 들어간문을 향하고.
 
98
「롯테 롯테 단 한마디의 작별을」
 
99
아모말도 없었다 나는 영원한 작별을 하였다 「잘있거라 롯테야」
 
100
이튼날 아침에 나는 또 편지를썼다
 
101
「롯테여 나는 마즈막으로 눈을떴다 이눈은 다시 새해의빛을 보는일이 없으리라 自然[자연]이여 불상히보라 너의아들 너의친구 너의애인은 이제 그의 마즈막길을 밟는다 마즈막이란 무슨뜻인지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내일이되면 나는흙속에서 잘것이다 죽엄이란 무엇이냐 나도 여러번 보았다마는 이번이 내차례다……어제의 한때를 용서하라 어제는 내 생애의 마즈막 순간이였다 처음으로처음으로 나는 의심없는 마음에 롯테가 나를사랑한다 롯테가 사랑한다는 저 질거운 정녈이빛났다 당신입에서 튀여난 거륵한 불은 아즉 내 입술우에 타고있다 나를 용서하라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 나는그것을 당신과 첫번만날때의 눈에서 첫번 악수에서 알았다 그때부터 둘의 마음은 서로 아름답게 致[치]되여서 길게사괴는 동안 둘의 마음에 느낀일을 서로 감초지도 않했나니 당신의 마음엔 남을것도 많으리라.
 
102
그러나 이제 우리는 갈린다 영원히 아 ― 모든것은 헛될뿐이다 그러나 어제내가 당신의 입술에서 받은 타는 생명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것이다 롯테는 나를 사랑한다 이팔은 롯테를 안었다 이입술은 롯테의 입술우에서 떠렀다 롯테는 내것이다 당신은 영원히 내것이다 오 롯테여.
 
103
알베르트君[군]이 당신의 남편이란 무슨말이냐 이세상에서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것이 당신을 남편의 품에서 내품으로 빼았는것이 죄악이냐 죄악이라도 좋다 나는 이죄악을 무상한 환희가운데 맞보았다 오 롯테여 나는 몬저간다 우리 아버지에게로 당신이 올때까지 그는 나를 위로해주리라 그때에 나는 달려가 당신을 안어 마즈리라 영원히 포옹하고 무한의 앞에 가서리라」
 
104
열한시경 알베르트에게 이런 편지를 들려보냈다.
 
105
「旅行[여행]을 나가려고합니다 피스톨을 좀빌려주십시오」
 
106
롯테가 알베르트와 함께 있는곳에 그아이는 내쪽지를 전하였다 알베르트는 롯테를 시켜 피스톨을 내여주었다한다 그래 나는 다시 또 롯테에게 썼다.
 
107
「피스톨은 당신의손에서 내손에건너왔다 당신은 여긔 먼지를 털어주었다 나는 千[천]번이나 여기 키쓰하였다 롯테여 당신은 나에게 피스톨을 주었다 당신의손에서 죽엄을받기를 원하든 나는 이것을 받았다 심부름갔든 아이의 말을 들으면 이것을 내어주며 당신은 떨며 한마디 말도없었다한다 아! 작별의인사도 없었단말이냐 나를 당신과 영원히 매즐 순간에까지 당신은 내앞에 마음의문을 닫히느냐 이렇게까지 당신을 사모하는자를 당신도 아마 미워할 수는 없으리라」
 
108
나는 밖에나가 멫가지일을 보고 돌아와서 나의가장 가까운친구 빌헬름에게 유서를 썼다.
 
109
「친구여 나는 마지막으로 들과 숩과 하눌을 바라보았다 잘 있어라 사랑하는 어머니여 용서하시오 빌헬름이여 어머니를 위로해다오 행복스런 날을 보내기를 바란다 잘 있어라 잘 있어라 언제다시 만나리라」
 
110
알베르트에게.
 
111
「알베르트君[군] 나는여러가지로 미안합니다 그러나 용서해주시겠지오 그대 가정의 평화를 혼난시키고 그대들 사이에 의심을 이르켰읍니다 안녕히 계시오 나의죽엄으로 그대들이 행복에 들어가기를 알베르트君[군] 저天使[천사]를 행복스럽게 해주시오」
 
112
나는 그밤으로 모든 苦類[고류]를 整理[정리]하였다 태울것은 태우고 몇개의 原稿[원고]는 묶어서 빌헬름에게로 일흠을 쓰고 열時[시]가 지나서 포도주를 가져다가 한잔을 마시고 나는 마즈막 붓을 드렀다
 
113
「롯테여 열한 時[시]가 지났다 세게는 아조 고요하다 사랑하는 롯테여 나는 창에 기대섰다 하날에는 永遠[영원]한 별이 두셋 반짜긴다……나는 당신의 아버지께 편지를써서 나를 교회의 墓地[묘지]한편 보리수나무가 있는아레 묻어줍시사 하였다.
 
114
옷은 지금 이분대로 묻어달라 당신의몸이 다어서 거륵해진 옷이니 롯테여 나는 싸늘한 죽엄의 잔을 손에들었다 나는 무섭지않다 주저하지않는다 나는 당신의 平和[평화]와 幸福[행복]을 위하야 질거이죽는다.
 
115
탄환은 발서 재여있다 열두시치는 소리가난다 그러면 롯테여 롯테여 나는 간다 잘있거라」
 
116
나는 정신을 가다듬어 피스톨 끝을 머리에다 대였다 나의 過去[과거]와 未來[미래]는 모도 이 한점에 와모였다 나는 방아쇠를 잡아다렸다.
 
 
117
(「文藝月刊[문예월간]」 괴 ― 테死後百年紀念特輯號所載[사후백년기념특집호소재])
【원문】뻬르테르의 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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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뻬르테르의 서름 [제목]
 
  박용철(朴龍喆) [저자]
 
  문예 월간(文藝月刊) [출처]
 
  1932년 [발표]
 
  독후감(讀後感) [분류]
 
  수필(隨筆)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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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뻬르테르의 서름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