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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밤에 빛나는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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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9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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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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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 가을 기운이 돌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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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을 먹고서 서늘한 바람을 쏘이면서 벌레 우는 마당에 내려와 앉아 있으면 다른 때보다도 찬란히 반짝이는 가을 별들이 광채[星光]가 쏟아지는 소낙비 줄기같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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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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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노래라도 부르는 그 총총한 별들은 대체 얼마나 수효가 많기에 그다지 총총한지 아시겠습니까? 별의 수효가 얼마나 되겠느냐 하는 것은 옛날 옛적부터 알려 하여도 알 수 없는 문제로, 이제껏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에 유명한 천문 학자의 연구한 바에 의하면 하늘에 떠 있는 별 중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우리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고, 눈으로 보이지 않고 멀리 보이는 망원경으로 보아야 간신히 보이는 것도 있고 또, 그래도 잘 보이지 않는 별이 있다 하는데 우선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만 치면 퍽 안력이 좋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이 5,690여 개인데 그것이 하늘에 가득하여 총총히 보인다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망원경으로 보이는 것과 망원경 사진에 비추이는 것을 모두 합치면 10억 개 이상이 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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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 칠성과 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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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서북쪽 하늘을 쳐다보면 다른 별을 보고 좀더 유표하게 일곱 개의 별이 이 그림과 같이 조르륵 늘어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북두 칠성이라 하고, 옛날 사람들은 그 별이 별 중에도 신령한 별이라고 믿고 거기다 절을 하면서 복도 빌고 수명도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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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자세히 보면 아시려니와 북두 칠성의 맨 끝으로 첫째와 둘째의 별과의 간격보다 약 다섯 갑절이나 떨어져 있는 별 한 개가 있는데 일곱 별보다 조금 흐리게 보이지마는 그 근처와 중간에 다른 별이 없으므로 찾기 쉽습니다. 그 별을 북극성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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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북극성은 그 많은 별들이 때와 철을 따라 자리를 옮기지마는 홀로 사시사철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꼭 일정한 곳에 반짝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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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끝이 없는 넓은 바다로 배를 타고 다니거나 가이 없이 넓은 사막으로 다니는 사람이 방향을 잃어버려서 나갈 길을 찾지 못할 때, 하늘에 떠 있는 북극성을 보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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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저기가 북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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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방향을 찾아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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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북두 칠성이 어느 편으로 있는지 초저녁에 방향을 잘 보아 두었다가 한 2,3 시간 지난 후에 다시 나아가 쳐다보십시오. 북극성은 꼭 아까 그대로 있고 북두 칠성의 있는 자리가 반드시 움직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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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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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을 가운데 두고 움직이는 모든 별들을 동편에서 서편으로 서편으로 천천히 움직이므로 초저녁에 동편에 있던 별이 새벽에 보면 훨씬 서편으로 옮겨 가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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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여 북극성을 가운데 두고 천천히 서편으로 움직이지마는 대개 다 같이 열과 차례를 어그러뜨리거나 문란하게 하지 않고 꼭 그대로 제 자리를 잃지 않고서 죽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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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들을 항성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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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다니는 태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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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총히 빛나는 여러 개의 별 중에 제일 잘 반짝거리고 우리 눈에 잘 뜨이는 것은 태백성입니다. 저녁에 서편 하늘에 노랗게 금색으로 빛나는 별이 그것인데 금성이라고도 하고 또 명성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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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태백성과 그 외에도 눈에 잘 뜨이는 몇 개의 별은 움직이기는 움직이되, 자기 자리를 변치 않고 전체를 따라가지 않고 제 마음대로 오늘은 이 별 옆에 있다가 내일은 저쪽 별 옆에 뜨고, 또 다른 날은 또 다른 별 옆에 뜨고 하여, 아주 동무의 집으로 놀러다니 듯하므로 노는 별이라고 유성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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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별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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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끔 하늘에서 별 같은 것이 총알같이 흘러내려오는 것을 보고 여러분은 별똥이 떨어진다고 하지요? 그러나, 그것은 결코 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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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별 외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돌멩이나 쇳덩어리가 많이 떠 있건마는 이쪽 저쪽의 모든 별들이 그것을 서로 서로 잡아당기고 있는 까닭으로 이리저리 당겨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 어떤 별 하나가 특별히 힘이 세어지게 되면 그 별 쪽으로 돌이나 쇠가 쏜살같이 빠르게 끌려갑니다. 그것이 우리 눈에 별처럼 빛나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이 지구 위에 끌려 내려오는 돌이나 쇠가 이 지구를 휩싸고 있는 공기와 스쳐 지나갈 때 마찰이 되어 뜨거운 기운, 열과 빛을 내게 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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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개는 이 지구 땅 위에까지 떨어지기 전에 중간에서 마찰되는 통에 부서져 없어져 버리고 실상 땅 위에는 떨어지지 아니합니다. 어떻게 가다 혹시 중간에서 공기와 부딪쳐 채 없이지지 않고 그냥 땅 위에 딱 떨어지는 것이 간혹 있는데 그것을 운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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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휩싸고 있는 공기가 없어서 그 돌이나 쇳덩이가 중간에서 부서져서 없어지지 않고 모두 그냥 쏟아져 내려온다면 단 하루 동안에도 약 1천만 개로부터 많으면 2억 개나 비 쏟아지듯 할 것이니 사람이 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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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3권 9호, 1925년 9월호, 삼산인〉
【원문】가을밤에 빛나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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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5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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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