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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7
김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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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자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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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덕아, 한 서울에 살면서 이렇게 한번 찾아오지두 않기냐. 그래 이 즈음 뭘 하느라구 그리 바쁘냐. 지난 이월 초순에 왔다 가곤 발을 딱 끊고 얼씬 안하니 그 때 나의 말에 노염이 간 거냐. 그리구 대체 너의 ‘그’ 문제는 어찌 되었니? 저 거시기, 기혼한 대학생과 하자(字)성 달린 ‘어떤’ 처녀의 연애 이야기 말이다. 그 문제의 해결에 어지간이 바쁜 모양이구나. 그리구 송현도 씨 가끔 만나니? 나는 이 즈음 아주 내 자신이 몸에 겹고 벅차서 죽을 지경이다. 계절의 탓인지, 시세의 탓인지, 누구 말마따나 육체의 고민인지 공연히 세상이 답답하다. 지금과 같은 현실과 생활 속에서 자기의 생활 강령을 유지해 나가기란, 우리 불쌍한 청년에게 여간 가쁜 게 아닌가 보다. 나도 정신적 유행병인 ‘불안’에 휩쓸리었는지, 훌쩍 어디 먼 곳으로 여행이라도 하고 싶다. 너도 같이 가면 언니는 막 고마워하고, 그리고 또 꿀사탕 막 사주마. 구라파의 사상가, 예술가들이 현실에 진절머리가 나서, 초현실주의와, 여행과, 모험과, 몽상의 도피 세계로 옮아 간 정신적 분위기가 이 땅에도 찾아오는 모양이다. - 나의 아기여, 나이 누이여, 꿈에라도 보아지이다. 나와 함께 그 곳에 사는 즐거움 - 보들레르의 노래가 비로소 실감이 간다. 원산이나 몽금포는 너무 범속허구, 온천은 더욱 싫구, 우리 한번 제주도로나 가 볼까? 다른 것 다 말고, 그 해녀 말이다. 그 해녀를 안고 한참 뒹굴고 나면 우리 번민하는 현대 여성에게 무슨 신비로운 계시가 내릴 것만 같구나. 새로운 육체의 교훈이 있을 것만 같아서 지금 나는 안절부절을 못한다. 곧 회답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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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하루 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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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938년 7월호, ‘영녀(令女) 서간집’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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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 이경희[李慶姬], 하애덕[河愛德]은 「세기의 화문」의 작중 인물)
【원문】여행 가자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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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천(金南天) [저자]
 
  여성(女性) [출처]
 
  1938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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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