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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
노자영
1
사랑하는 사람에게
 
 
2
어제 주신 편지는 지금 받았읍니다.
3
잠만깨면 기다려지는 당신의 편지. 가을과 함께 이 곳에는 들국화가 피거니와 내 마음에는 당신의 편지로 행복의 꽃이 핀답니다.
 
4
고요한 산곡 생활……내 귀에 들리는 소리가 있다면 그는 물소리요, 내게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작은새의 노래 소리입니다.
5
가을 바람이 불고 들국화가 춤을추는 이곳에서, 내 영혼은 날개를 펴고 꽃으로 수놓은 사랑의 터를 닦고 있답니다.
 
6
당신과 웃던 곳, 당신과 노래하던 터……
7
아, 아름다운 곳. 애달픈 추억!
 
8
웅장한 물소리가 한없이 흘러가고 고요한 달빛 아래 풀 벌레가 울고 있으면, 자던 ✕寺[사]도 눈을 부비려니와 나도 창을 열고
9
“내 사랑을 보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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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소원을 올립니다. 영원의 적막속에 저 푸른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하여 떠오를때, 내 마음은 어디로 누구를 찾아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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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법의를 입고 기도하는 큰 숲속에 내 마음까지 성모의 궁전을 세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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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날 밤에는 이 몸이 꿈이되어 당신집을 찾아 갔었읍니다. 만일 내 마음에 발이 있다면 당신집 뒤뜰에 자리가 났으리라. 그 밤이 세도록 서고 있다가 문을 두드려 보았으나 당신은 잠만 자더이다. 할수없이 고달픈 다리를 끌고 몇 백리 산길을 울면서 왔더니 날이 밝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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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흐렸읍니다. 이따금 비도 오고요. 그래서 하루 종일 누워서 아픈 다리를 쉬었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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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내드린 꽃은 보셨는지요. 그 꽃은 ✕寺[사] 산곡에서 외롭게 자라난 불쌍한 꽃이 랍니다. 돈없이 서울 구경 갔으나 밥 잘 먹이고 전차, 뻐스 좀 태워서 서울 구경도 시켜주고 동물원 남산, 한강 그리고 당신집 뜰까지 잘 구경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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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체 유는 남의 편지를 외상으로만 잡수시니 그것은 언제 갚으시렵니까? 남의 빗을 많이지면 당신 몸까지 괴롭습니다. 아마 재미가 많으신듯……. 너무 재미보면 죄가 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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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내일 또 쓰렵니다. 안녕하시길 빕니다.
 
 
17
─ 1939년, 서간집 「나의 화환」에서
【원문】사랑하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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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영(盧子泳) [저자]
 
  193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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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1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