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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게네프 - 세상(世上)의 종극(終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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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 9
김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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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上[세상]의 終極[종극]
2
- 투르게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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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露西亞[로서아] 그 어느 荒野[황야], 素朴[소박]한 村家[촌가]에 잇는 줄 생각하얏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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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크되 찌가 낯고, 窓[창]이 셋이 잇네. 벽은 히게 칠하고, 家具[가구]란 아모것도 없네. 집앞에 荒蕉[황초]한 벌판, 떠러질수록 次次[차차] 기우러젓네. 벌판우에는 單調[단조]한 재ㅅ빛 하눌이 寢臺[침대]의 蓋布[개포]가티 덮여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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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이 아닐세. 열 사람 가량이 방안에 함께 잇네. 모두 質素[질소]하게 차린 아조 平凡[평범]한 사람들일세. 그들은 누가 알세라 하는 것처럼 말없이 우로 아래로 것고 잇네. 그들은 서로 몸을 避[피]하네. 그러나, 근심ㅅ된 것같이 서로서로 연해 바라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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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집에를 들어왓는지, 또 제 옆에 잇는 사람들이 누구지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네. 누구의 얼굴이든지 不安[불안]과 切望[절망]의 빛이 있네. 밖그러 무엇이 올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번갈라 窓[창] 앞에 가서는 一心[일심]으로 밖길을 둘러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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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는 그들은 다시 우아래로 거러다니네. 우리 中[중]에 적은 아이 하나가 잇네. 그는 똑같은 간여린 音聲[음성]으로 “아버지 나는 무서워.” 하며 키성대네. 그 키성대는 소리를 드르면 마음이 앞으고 나 역시 겁이 나네. 무엇을 겁내는지 나도 모르네. 다만 크나큰 災難[재난]이 次次[차차] 가까와진다는 생각이 날 뿐일세. 아이의 우는 소리는 아직도 끝이지를 안네. 오 ― 어서 이곳에서 버서나야 하겟네. 숨이 막히네. 지리해지네. 답답해지네. …… 그러나 버서날 도리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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綠衣[녹의]같은 하눌일세. 바람 한 점 없네. 大氣[대기]는 숨이 저바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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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울든 아이가 窓[창]으로 달려가 똑같은 처량한 音聲[음성]으로 “저봐요. 땅이 꺼젓서요.” 하고 아우성을 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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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땅이 꺼지다니?” 아닌게 아니라 땅이 꺼진 것일세. 이때껏 집 앞에는 벌판이 잇든 것일세. 그러나 지금 이 집은 소름이 끼치는 높디 높은 곳에 즌 것일세. 地平線[지평선]도 꺼저 없서지고 집 바로 앞으로 및을 휩여 판듯 색까만 絶望[절망]이 매여달린 것처럼 깍거질렷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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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窓[창]께로 몰려들엇네. 무서움이 우리의 가슴에 성애를 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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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 저기 저!” 하고 내 옆에 잇든 사람이 속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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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게 地球[지구]의 가마득한 저 ― 境界線[경계선]쪽에 무엇이 움직이기를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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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고만한 동근 언덕 가는 것들이 보엿다 없서젓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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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하는 생각이 똑같은 瞬間[순간], 우리의 마음속을 번듯 지나가네. 얼마 아니하야 우리를 모두 삼켜바릴 것이다…… 어떠케 바다물이 저럿케 부러오르는가? 이 絶避[절피] 끝까지 부러오르랴는가? 그러나 물은 무서운 세력으로 부러오르네. 벌서 멀리 各各[각각] 보이든 언덕같은 것들이 없서지고……한태 連[련]한 臣大[신대]한 물결이 地平線[지평선]의 全[전] 둘레를 싸바렷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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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은 밀려밀려 우리에게로 달려드네. 地獄[지옥]같은 黑暗[흑암]속을 뒤 설네며 어름같이 찬 무서운‘새바람’을 타고 물결이 뒤날리네. 아니 떠는 것이 없네. 나라 달려드는 매 風波[풍파]속에 우뢰의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몇 千[천]의 목을 거처나오는 무서운 아우성이 들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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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이 어인 恐號[공호], 이 어인 慟哭[통곡]인고! 大地[대지]가 제 겁에 아우성을 치는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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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上[세상]의 終極[종극], 그리고 萬物[만물]의 終極[종극]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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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또 다시 케성거리네. ……나는 나와 한 잇든 사람을 붓잡으랴 하얏네. 그러나, 우리는 발서 이식케먹코, 차디찬 恐號[공호]하는, 물결에 쓸려, 부서지고, 빠저, 무처버린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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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黑[암흑], …… 永遠[영원]한 暗黑[암흑]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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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이 막혀, 문득 꿈이 깨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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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亞日報[동아일보]」, 1933년 9월 5일)
【원문】투르게네프 - 세상(世上)의 종극(終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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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용(金尙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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