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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상가 진열창 품평기(鐘路商街陳列窓品評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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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1
김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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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상가 진열창 품평기(鐘路商街陳列窓品評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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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보다 빈약한 현재에의 일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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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는 조선의 네거리다. 이곳의 상점을 한 번 훑어보면 조선의 수많은 사람의 생활의 일반(一般)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과제에 의하여 진열창의 비평(일별기(一瞥記)이지만)을 쓰는 것 이니 진열창을 돌아보아도 이렇다는 것이 없고 실상은 진열창 등등의 근대적 상점 규모를 갖추지 않고서도 그래도 주반(珠盤)과 장부(帳簿)와 그들의 생활과를 맞춰가는 것이니 비평을 쓴다는 사람도 여기에 따라서 진열창만 아니라 간혹 전상점의 객모(客貌)를 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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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백화점 상품의 누적 ․ 재고품의 풍부(재고품의 풍부는 화신의 자랑이 될 것이 아니다)를 말하는 것이 화신의 진열창일 것이다. 백화점의 진열창 으로서는 건축상 결점이 있다고 생각되나니 ‘남향’ ‘고층’ 건물이라면 진 열창의 구조가 더 깊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아직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첫째 남향한 창문은 광선의 선명한 관계로 ‘오행(奧行)’ 이 없다면 유리(璃琉)반사로 하여 상품의 누적 재고품의 풍부를 보일려고 하나 결코 보여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으로 될 수 있는 대로(예를 든다면 삼월 (三越)과 같이. 삼월은 남향집이 아니지만 광고의 원(遠)거리적 효과를 노리고서) 오행(奧行)이 있어야 하며 상품진열의 회화적 배치(이 방법으로서 만 통행인의 시각을 집중시키는 것임으로써)와 배경의 색채 모양을 전환하 지 않으면(일례를 든다면 삼중정(三中井)과 같이) 아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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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상회(信用商會) 포목상으로서는 무던히 이름이 높은 곳이다. 진열창 비슷한 것은 구경할 수 없다. 진열창이 판매광고의 하나일 것이니 진열창 없이 매매가 된다면 도리어 이 편이 합리적일 것이니 무기교(無技巧)의 기 교의 경지일 것이다. 그러나 기복(起伏)을 거듭하는 신용상회로서 상품의 정도를 걸으려 한다면 상점의 근대적 경영방법을 채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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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東洋) 고급양품(洋品)의 전문점으로서 서울의 수많은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는 기실은 유행의 뒤를 따라가는 남녀들의 ‘보도(寶島)’ 로서 엄연한 바 있다. 이 점방의 설계는 무척 개방적이고 진열창의 위치 상품의 배열 등이 본정적(本町的)(?)이라고 하겠고 이런 곳은 특별히 진열창을 말할 것이 아니라 전점(全店)을 진열창화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니 지나적(支那的)(?) 상점이나 가가식을 새로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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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부인상회 요충지대에 있는 이 상점은 소매점으로 천혜를 가진 것이 다. 도로의 광협(廣狹) 좌측통행법 등의 ‘무언의 조력’ 이 있으니 진열창 (기타)의 활약 여하로 종로상계에 두각을 높이기 과히 어렵지 않으리라고 안다마는 현재의 모양으로는 장래의 행운을 보기 어려우니 활동사진 포스터로서나 당면을 호도하지말고 상품을 내걸고 이것을 장식하여 구매욕을 흥분 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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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카페. 양식점도 상점의 하나이라고 하고서 둥근 창과 삼층거리 사각창은 보통 상점의 진열창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산 불란서 인형(기실은 코가 높지 않은)이 들락날락하니 이만하면 간판 진열창의 용도는 이곳에 없을 것이다. 이것을 유(類)가 다른 상점에서 광고전술진열법의 하나로 이용하여 지지 아니할 것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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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양화점(和信洋靴店) 명월관 입구에도 특별 진열창을 만들어서 명월관 출입하는 친구들의 주머니를 엿보는 것이 어떤가 하나니 소위 환경 이용법이라 할 것이다. 워낙 양화만의 상점이니 별수익은 없을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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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상회(鴻成商會) 체경(體鏡), 화장경(化粧鏡) 등등 대소수백(大小數百)을 포치하였다. 물론 진열창이 아니라 상점내부 전체이지만 이것을 효과적으로 살린다면 거울과 거울의 반사작용의 이용과 통행인의 체대(體大)를 그대로 비추어서 이목을 끄는 것이 어떤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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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축음기상회 소음의 왕자가 근래에 부쩍 늘어가지만 ‘조선 요리의 원조는 누구’ 라고 원조를 찾는다면 ‘소음의 왕자-왕실’ 의 시조는 이 상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상점의 내부는 정숙하기 한량이 없고 진열창도 활기가 없다. 원래, 축음기 상점은 소리를 파는 곳이니 진열창의 유무장치가 대수롭지 않은 것일지나 그러나 보족하는 의미로서도 유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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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미술조화사(高麗美術造花社) 또는 예식부인지 그 명칭을 기억하기 어려운 곳이나 혼인예장의복을 세 주는 곳이라고 한다. 큰 길에서 깊숙이 들 어가서 있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곳이니 이런 황경에 간판, 진열창의 위력 을 보이어야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장시대 토우와 같은 인형에다가 면사포를 둘러쓰니 상략(商略)의 제일요령을 모름이 크다고 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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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이발기구주식회사 이름과 같이 주식의 큰 회사이면서 이곳의 진열창은 구태의연하다. 가령 진열창의 배경에 ‘가을의 금강산(秋の금강산)’ 이 겨울이 다 된 지금까지 걸리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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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청식료품부(韓靑食料品部) 이 상품의 진열은 가장 요령을 잡았다고 생 각된다. 도로,통행인,건물,광향(光向)등의 관계를 활용한 점으로 종로상계의 대표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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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회(白商會) 유행의복 차(次)의 고급유행품의 전문점으로서 유한마 담,기생, 전문학생 여학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아니될 만한 지반을 닦고 있 다고 한다. 그런데 이 상점의 진열창은 상점건물의 제약으로 하여 현상 이 상으로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니 근대적 건물의 실현이 속히 된다면 유한마담네의 동경의 용궁이 확실히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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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상회(九鼎商會) 신관 낙성초(新館落成初)이므로 정리의 부족이 있을 것이나 건축양식으로나 진열창 설계는 종로상계에서는 백미일 것이다. 여기에 색채를 올리고 화장을 한다면 북향집의 지리 관계도 있어서 진열창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장부(帳簿)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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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영상회(德永商會) 이 상점의 진열창 안의 천편일률로 경매된 상점의 상품을 늘어놓으려 한다. 진열창과 진열창의 중간벽을 털어 없애고서 진열의 확장화를 꾀할 생각을 갖지 않았는가 알고도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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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1936.1
【원문】종로상가 진열창 품평기(鐘路商街陳列窓品評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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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진(金復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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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6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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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2년 0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