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와 져 娘子(낭자)ㅣ야 내 말 드러보소
3
烟化(연화)에 뭇쳐신 宿緣(숙연)이야 이즐소냐
4
洛浦仙女(낙포선녀) 1) 보랴면 前生(전생)에 네 아닌다
5
南關(남관) 布衣(포의)도 白面生(백면생)인 2)
7
蟠桃(반도) 春色(춘색) 瑤池宴(요지연)에 3)
15
너도 나를 보랴 면 八岑(팔잠)이 疊疊(첩첩)고
16
나도 너를 보랴 면 三山(삼산)이 杳杳(묘묘)다
17
平生(평생)에 恨(한)이 되고 寤寐(오매)에 願(원)더니
18
玉皇(옥황)이 感動(감동)지 仙官(선관)이 斗護(두호)지
19
太乙(태을) 6)의 蓮葉船(연엽선)에 風帆(풍범)을 놉히 달아
20
六鰲鬚(육오수) 7)에 를 고 瀛洲山(영주산) 8)에 드러오니
23
風景(풍경)도 됴커니와 好因緣(호인연)이 더욱 됴타
28
定遠樓(정원루) 은 에 月姥絲(월모사) 9)를 자아내야
30
楚臺雲雨(초대운우) 10) 多情(다정)니
31
人間(인간)에 四月 八月 天上(천상)에 七日일다
39
깁흔 사랑 고은 態度(태도) 比(비)듸 전혀 업다
44
芙蓉帳(부용장) 들리후고 合歡夢(합환몽) 14)을 일울 적의
45
羅衫(나삼)을 후려잡고 細語(세어)로 온 말
46
靑山(청산)이 不老(불로)고 綠水(녹수)ㅣ 長存(장존)이라
47
前生 此生(전생 차생) 굿은 연분 百年으로 긔약고
49
너는 주거 弄玉(농옥)이오 나는 주거 子晋(자진)이라 15)
50
남기되면 連理枝(연리지)오 고기되면 比目魚(비목어) 16)라
55
山鷄野鶩(산계야목) 17) 本情性(본성성)이
60
三千 弱水(삼천 약수) 19) 茫茫(망망)니
63
金步搖(금보요) 碧甸環(벽전환) 20)은 어듸어듸 노니고
64
靑鳥(청조)는 아니 오고 杜鵑(두견)이 슬피 울 제
67
이 불을 뉘 리오 님 아니면 업고
68
이 병을 뉘 곳치리 님이라야 扁鵲(편작) 21)이라
70
無心(무심) 손 이 님이야 虛浪(허랑)코도 薄情(박정)다
71
三更(삼경)에 못든 잠을 四更(사경)에 계오 드러
75
千愁萬恨(천수만한)을 歷歷(역력)히 렷더니
76
窓前 碧梧(창전 벽옥) 疎雨聲(소우성)에
78
落月(낙월)이 蒼蒼(창창)듸 三五小星(삼오소성) 이로다
84
다시곰 각여 回心(회심)을 두온 후에
85
三生 宿緣(삼생 숙연)을 져리지 말게 라
86
1) 洛浦仙女(낙포선녀) : 복희씨(伏羲氏)의 딸 복비(宓妃). 낙수에 익사하여 낙수의 신이 되었다고 함.
87
2) ‘南關(남관)’ 은 죽령 이남의 영남지역, 또는 마천령 이남인 함경남도 지역을 가리키는데, 작자가 한양에 거주하였던 것을 미루어 보면 후자인 듯함. ‘백면생(백면서생)’ 은 글만 읽고 세상일에는 경험이 없는 사람.
88
3) ‘瑤池(요지)’ 는 하늘에 있는 못이고, 그곳에는 3천 년 만에 한 번씩 열린다는 ‘蟠桃(반도)’ 라는 복사가 있는데, 복숭아가 익으면 서왕모(西王母)가 많은 신선들을 초대하여 큰 잔치를 열었다고 함.
89
4) 遙望齊州九點煙(요망제주구점연), 一泓海水杯中瀉(일홍해수배중사). “멀리 중국을 바라보니 아홉 가닥 연기 같고, 넘실거리는 바닷물은 잔 속에서 찰랑이는 듯하도다.” - 이하(李賀)의 〈夢天〉.
90
5) 삼성(參星) 은 서남쪽에 있고, 상성(商星) 은 동쪽에 있어서 동시에 뜨는 일이 없기에 ‘삼상’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음 뜻함.
91
6) 太乙(태을) : 하늘에 있는 진선(眞仙)
92
7) 六鰲鬚(육오수) : 발해의 동쪽에 살고 있다는 여섯 자라의 수염.
93
8) 瀛洲山(영주산) : 중국 전설에서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의 하나.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州山). 우리나라에서 삼신산은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킴. 여기에서 ‘영주산’은 한라산.
94
9) ‘定遠樓(정원루)’ 는 제주성의 남문. ‘月姥絲(월모사)’는 달속의 신선인 월하노인이 남녀 간의 인연을 맺어 준다는 끈.
95
10) 楚臺雲雨(초대운우) : 초(楚)나라의 양왕(襄王)이 무산(巫山)의 양대(陽臺)에서 무산선녀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고사.
96
11) ‘王郞(왕랑, 왕경롱)’과 기생 ‘玉檀(옥단)’의 사랑을 다룬 조선 시대의 한문 소설인 <왕경룡전(王慶龍傳)>의 남녀 주인공.
97
12) <구운몽>의 楊小游(양소유)와 적경홍(狄驚鴻). 적경홍은 기생이었음.
98
13) ‘眞眞(진진)’과 ‘娉娉(빙빙)’ 은 기생인 듯.
99
14) ‘芙蓉帳(부용장)’ 은 부용의 꽃 모양이 있는 휘장. ‘合歡夢(합환몽)’ 은 남녀가 동침하며 함께 나누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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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弄玉(농옥)’ 은 춘추시대 진목공(秦穆公)의 딸로 퉁소를 잘 불었다고 함. ‘子晋(자진)’ 은 주(周)나라 영왕(靈王)의 태자로 생황(笙簧)을 잘 불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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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連理枝(연리지)’ 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나무. ‘比目魚(비목어)’ 는 눈이 한쪽밖에 없어 두 마리가 떨어지지 않고 늘 같이 붙어있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상상 속의 물고기.
102
17) 山鷄野鶩(산계야목) : 성미가 사납고 제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다잡을 수 없는 사람.
103
18) 路柳墻花(노류장화) : 기생 또는 창녀.
104
19) 三千 弱水(삼천 약수) : 신선이 살았다는 중국 서쪽의 전설 속의 삼천리나 되는 강으로 부력이 매우 약해 기러기의 털도 가라앉았다고 함.
105
20) ‘金步搖(금보요)’ 은 금으로 만든 떨잠(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머리 장식). ‘碧甸環(벽전환)’ 은 푸른 옥으로 만든 가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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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扁鵲(편작) : 중국 전국시대의 명의.
107
22) 三魂(삼혼) : 사람의 몸 가운데 있다는 세 가지 영혼. 태광(台光)·상령(爽靈)·유정(幽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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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黃玉京(황옥경) : 하늘 위에 옥황상제가 산다고 하는 가상적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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