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부산을 떠난 막차가 환하니 달리지 않습니까
6
개 소리 한 마디 들림 직하건만 하늘과 땅이 소리도 없습니다.
7
두렵습니다. 누런 수캐란 놈도 혹여 양식이 되지나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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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젠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림도 속절없다.
12
아아, 마음 아픕니다. 죽은 듯 마당에 쓰러지지나 않았습니까
14
안타깝습니다, 이제 고향은 눈 앞에 스러지렵니다.
15
어머님 묻힌 건너 산 위 별들이 눈물이 어렸습니다.
16
인제 내 하나가 있고, 벼락맞은 수양이 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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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늘 소를 매어 여름이면 파리가 왕왕 끓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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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마을 전설과 옛노래를 익힌 곳도 게 아닙니까
19
오늘 새벽 비가 내리면, 그대는 또 괭이를 잡고, 논 가운데 섭니까
20
당신의 굽은 등골의 아픔이 아들의 온몸에 사무칩니다.
21
아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대 슬픔은 너무나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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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청승궂은 자장가로 자란 누이도 이 속에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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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떨치고 일어나 당신을 , 받들 먼 날을 그리어 내지로 간 아들의 마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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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돌아오는 아들의 손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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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흙방 위에 꼬부리고 누운 그대를 헛되이 눈감아 생각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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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되는 일입니다. 그대 이름 부를 자유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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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장 내일 아침 지정받은 어느 곳에 닿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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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는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은 준엄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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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무릎 아래 다시 엎드려 볼 기약도 막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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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신은 압니까, 아들의 길이 눈물보다도 영광이 어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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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호올로 흐르는 그대의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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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타는 마음 속에 기름을 붓는 비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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