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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운시집(嶺雲詩集) 독후감(讀後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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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10.22
김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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嶺雲詩集讀後感[영운시집독후감] (毛允淑著[모윤숙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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毛允淑[모윤숙]씨의 아름다운 시가 數三年來[수삼년래], 자조 발표되어 소조한 우리, 시단에 반가운 꽃송이로 피어나는 것은 내 스스로 발표된 그 작품을 읽어 안 바이다. 그러나 그가 이다지 아름다운 시를 이다지 많이 쓴 줄은 아지 못하였다. 나는 우선 表裝[표장]마저 아름다운 ⎾嶺雲詩集[영운시집]⏌을 손에 들고 그 탄생을 반겻고 백여편되는 그 내용을 독파한 후 편편 주옥의 빛남과 작자의 才華[재화]에 놀란 것이다. 나는 그를 조선의 귀한 시인 중의 한 사람이라 한다. 그의 작품은 春園[춘원]선생의 말슴같이 조선시단의 중요한 재산이다. 그가 조선에 잇음으로 자랑하고 싶다. 이 시집의 백여편을 나는 거의 다 滋味[자미]잇게 읽엇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늘진 天國[천국]> 편에 더 흥미를 느끼엇다. 그는 실낯바람에도 줄을 떠는 竪琴[수금]같이 그의 마음에 부디치는 온갖 것에 그의 정한을 느낀 시인이다. 별 • 구름 • 바람 • 언덕에 어린 석양 • 사막에 잠긴 달빛 이런 모든 것이 그를 신비의 경지로 이끌고 추억 • 사모 • 울분 • 원한이 문득 그의 치마폭을 적시게 하엿다. 그러나 그는 동천이 터오는 것을 눈물 속에 본 것이다. 그는 조선의 빛나는 앞길을 어두운 현실의 彼方[피방]에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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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글을 읽고 그가 한때 갈망에 조바심치고 한때 현실적 고민에 떨고 또 한때 추억의 거리에 흐득인 그림자를 본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절망이 그의 어깨를 누를 때 그는 영혼의 심저에 숨은 신념을 막대삼아 서광을 맞으러 언덕에 오르는 환희에 작약한 것이다. 비분의 금일에서 희열의 명일을 기다리는 우리의 서정시인이다. 그의 作[작]은 일반으로 想[상]이 구비지고 말의 음영이 아롱지다. 그리하야 혹 너머 ‘보까스’ 했다는 책을 드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구비짐과 아롱짐이 도리어 후광처럼 그의 구슬을 빛나게 하는 것 같다. 그는 아직 시의 경역에 첫날의 밭가리를 마친 시인이다. 그의 前程[전정]은 길고 그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크다. 그가 자기의 정한만을 또는 조선족의 고민만을 노래하는 限境[한경]을 넘어 전 인류의 고뇌, 전 우주의 신비를 노래할 날이 올 것이다. 앞으로 그의 사색의 따미가 어느 들에서 또 어떠한 아름다운 구슬을 캐내는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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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亞日報[동아일보]⏌, 1933년 10월 22일)
【원문】영운시집(嶺雲詩集) 독후감(讀後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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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용(金尙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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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3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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