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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정부의 수립을 눈앞에 두고 민주주의 민족전선의 결성이 우리 민족 통일의 유일한 과제가 되어 있는 일방(一方),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토대로 하여 민주주의 발전의 결여를 틈타서 해외 금융 자본을 배경으로 점차 파시즘이 대두하려는 작금의 정세 속에서 일본의 문화 억압 정책 밑에 신음하던 조선의 문학자가 민족 문학 건설의 대치(大幟)를 걸고 전국적인 대회를 소집하게 되었다는 것은 정치적 의미에서나 또는 문화적 의미에 있어서나 결코 적지 않은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바이다. 우리 문학 예술가와 우리들의 문학 예술이 과거 일본의 압제 하에서 어떠한 굴욕을 겪어 왔고, 어떠한 고난 속에서 그 생명을 부지하여 왔는가에 대해선 다시금 노노(呶呶할 필요조차 없을까 한다. 그러나 오늘에 있어서 일본 제국주의의 기반(羈絆)이 우리의 몸으로부터 풀리었을 뿐 파시즘과 테러리즘은 우리 민족 문학 건립이 보호와 조장(助長)위에 보장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일본 제국주의의 정복 하에서 수행되지 못하였던 민족 문학 수립의 과제가 해방된 오늘에 있어서도 역시 안전성 위에서 용이하게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생각케 하고 있는 것이다.
4
이 전국 대회는 이러한 순간에 있어서 우리 문학의 자유로운 발전을 저해하려는 파시즘의 공세 앞에 문학자의 확고한 단결과 통일된 신념을 시위하는 거대한 기회가 될 뿐 아니라, 토의되는 내용이 민족 문학 건립의 전반 전선에 미치어 있는 사실에 비치어 실로 민족의 문화 백년 대계 건립에 있어 커다란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위대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이 없이, 우리 문학의 종사자는 조선 인민 생활의 장래를 복지와 행복으로 설계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며, 또 이것의 실천을 위하여 과감한 투쟁을 전개하리라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다.
5
이제 우리는 이 대회의 결정을 들고 붓을 가다듬어 일찍이 저 야심만만한 노(老) 발자크의 말과 같이 붓을 칼처럼 둘러 민족 문학 수립을 위하여 각기 전문적인 부문에 개성과 천품(天品)을 가지고 종사할 것을 대방(大方)에게 공약(公約)하여 서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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