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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영·불에 있어 영화화된 문예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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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2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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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불에 있어 영화화된 문예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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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고 「아메리카 영화 시론」(1948년 『신천지』신년호)에서 ‘문학과 영화’라는 서브타이틀 아래 1947년까지 아메리카에서 영화화한 베스트셀러 작품에 관한 것을 언급한 바 있으므로 이와 중복되지 않기 위해 최근의 문학작품의 영화화에 대해서만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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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간에 이르러 아메리카를 비롯한 영·불 양국의 영화회사에서는 문예작품의 영화화를 계획하여 거액의 원작료를 지불해 가며 영화화하였다. 영화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다 잘 아는 M. 미첼 여사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화화…… 특히 이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무명 작가의 장편이 영화화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올리게 되었는데 이 외에도 펄 벅 여사의 『대지』, 존 스타인벡의 네 가지의 소설 『노한 포도』, 『다람쥐와 사나이』, 『웨이워드 버스』, 『진주 훈장』(『베니의 훈장』은 영화를 위한 원작),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유한 자와 소유치 못한 자.』, 『전장아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레이첼 필드의 『땅 위의 모든 것과 천국도』그리고 전후에는 레마르크의 『개선문』, 존 파시의 『아다노의 종』등 문학작품의 영화화는 영화 제작자의 유행병처럼 그 유례는 허다한데 이것은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역시 영·불에서도 성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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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떠한 이유로 문예작품의 영화화가 성행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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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스트셀러는 적어도 수십 만 부 이상이 발매되고 있으므로 그 작품의 애독자와 일반은 영화화되면 원작과의 비교 또는 궁금해서도 모두 영화를 본다. (그러나 작품을 읽은 관객은 모두 실망하고 마는 것이 지금까지의 예다. 특히 레마르크의 『개선문』은 아메리카 영화 유사 이래 최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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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도 원작자의 네임벨류로 인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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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사성을 띠고 있는 문학작품은 적어도 일부의 관객들에게 그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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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이유는 상업주의적 처지에서 오는 것인데 이와 별도인 예술적인 처지에서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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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인 자체가 가지고 있지 못한 표현의 범위를 문학작품에 있어 추종할 수 있다. 특히 리얼리틱한 영화 표현은 이러한 데서 얻는 영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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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생활과 인간의식(정신)의 심각성을 묘사하고 있는 문학작품은 영화화되면 언제나 재래의 외연적인 영화보다는 감명 깊은 인상을, 즉 내연성을 관객에게 제공하게 된다. (싱클레어 루이스의 「공작부인」과 릴리언 헬만의 『라인강의 감시』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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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전작품이 주는 흥미와 아울러 고전에의 음미. 「노트르담의 꼽추」, 서[卿] 로렌스 올리비에의 감독으로 압도적인 성공을 올린 셰익스피어의 「햄릿」, 「헨리 5세」, 오손 웰즈의 「맥베스」, 최근 조선에서도 상영되었던 불란서 영화 「카르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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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에 있어서 할리우드는 1948년 여름부터 불황시대에 들어가고 말았다. 제작 코스트의 절하, 촬영일자의 단축 등 여러 가지의 대책을 세우게 되었는데 그 결과 베스트셀러의 영화화는 참으로 감소되어 버렸다. 우선 수십만 달러를 던져가며 문학작품인 원작의 판권을 사는 경쟁이 없어졌다. 한때 큰 화젯거리로 된 고액의 원작료의 소문이 전연 들리지 않는다. 단 하나의 예외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12만 5000달러로 사서 단편소설 영화화권(權)의 기록을 만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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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영화화된다는 말도 전연 없어졌다. 1, 2년 전에 본다면 거짓말 같은 현상인 것이다. 그러나 『타임』지 금년 5월 9일호의 보도에 의하면 제작본수는 1월 말의 주 23본에서 36본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엑스트라는 15퍼센트가 더욱 채용되어 할리우드의 실업자는 300명 이상으로 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할리우드에는 하여튼 경기회복의 징조가 나타날 것 같은데 그러나 본격적인 원작 매입경쟁은 당분간 나타날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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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들어 문예작품이 영화화된 중요한 것을 보면 다음의 네 가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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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위스터 헤인즈의 「명령결단Command Decision」(MGM), 윌라드 모틀리의 「아무 도어라도 노크해라Knock on Any Door」(콜럼비아), 로버트 네이슨의 「제니의 초상Portrait of Jennie」(셀즈닉), 스타인벡의 「레드 포니Red Pony」(리버플릭), 이 외에도 오래된 작품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20세기폭스의 「부채The Fan」), 루이저 메이 올콧의 『연소한 여자』(MGM의 「리틀 위민Little Women」)의 재영화화나 대중적인 소설의 영화화는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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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키 라고」의 2작으로 할리우드의 제1급 감독으로 된 명배우 월터 휴스턴의 아들 존 휴스턴은 로버트 실베스터가 1947년에 발표한 「러프 스케치Rough Sketch」를 “우리들은 타국인이었다We Were Stranger” 라고 개제하여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기대에 어긋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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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가톨릭 작가 그레이엄 그린이 자작(自作)의 단편소설을 자신이 각색하여 캐럴 리드가 감독하였던 「떨어진 우상Fallen idol」이나 W. 서머싯 몸의 네 개의 단편소설을 모은 네 사람의 감독이 합작한 「4중주 Quartet」와 같은 영국 영화와 레이몽 라디게의 대표작을 스크린에 옮긴 클로드 오탕라라 감독의 불란서 영화 「육체의 악령Le Diable au Corps」이 뉴욕 비평가들 사이에서 문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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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작품이 나타날 때마다 문제되는 것은 할리우드의 제작면을 지배하는 제작법규의 간섭이다. 아메리카 영화가 문제되는 제재를 영화화할 때에는 꼭 이것이 저촉된다. 예를 들면 전기의 「명령결단」의 원작에서는 항공대 사령부 내에 있어서 작전 목표의 대립을 보고 여러 가지의 확집(確執)이 터지게 되는 모양이 대담하게 표현 묘사되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이러한 장면이 전연 없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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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무 도어라도 노크해라」에서도 그러한 실례가 일어나 저널리즘을 떠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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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작은 앤드류 모튼이라는 명성 있는 변호사가 경관을 죽인 죄로 문초되어 있는 닉 로마노라는 청년의 변호를 담당하는 이야기다. 모튼은 시카고 빈민가에서 출생하여 고생 끝에 변호사의 지위를 얻게 된 인물로서 그는 빈민가에서 자라나는 소년들에게 얼마나 악의 유혹이 많으며 얼마나 불행한 생활에 시달리고 있는 자들이 많은가를 자신이 통감하였던 것이다. 그러하므로 혹은 이 재판에는 실패하여 자기의 명성이 손상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이 사건의 변호를 맡는다. 그는 빈민가의 진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호소하여 세론의 환기를 일으키려고 했다. 영화는 법정에서 모튼이 진술함에 따라 닉 로마노가 차차 악의 길로 빠지게 되는 과정을 플래시백의 수법으로 그려 나간다. 모튼의 진술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는데 로마노가 범한 죄는 명백하다. 그가 전기의자가 있는 곳으로 가는 데서 이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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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틀리의 원작은 1947년에 발표되어 베스트셀러로 되고 『옴니북』지에도 요약되어 있는데 그 이상의 반향을 일으킨 것은 『룩』지가 동년 9월 30일 호에 이 소설을 사진설명의 형식으로 발표하였던 것이다. 센세이셔널한 저널리즘에 나타나게 되었다면 그뿐이나 참으로 박력이 가득 찬 수장의 사진은 문자 이상의 생생하고 강력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가 완성되자 『룩』지는 또다시 이 영화를 꺼내들어 동 지에서 한 사진설명의 장면 중 영화가 하지 못한 2, 3의 장면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 ‘제작법규’ 에 저촉되었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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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제작법규’의 존재로서 아메리카 영화가 필요 이상으로 불건전한 것에 빠지지 않는다는 큰 효용이 있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어머니의 기억」을 만든 조지 스티븐스가 파라마운트 사에서 디어도어 드라이저의 『아메리카의 비극An American Tragedy』을 제작한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재미난 일이다. 이 소설은 1931년 조셉 스턴버그가 영화화하였을 때에도 내용의 처치에 관해서 참으로 문제화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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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한 아메리카 이외에 영국에서도 문예작품이 영화화되고 있다. 올리비에의 「햄릿」과 「위대한 유산」을 제외하고서도 H. G. 웰스의 소설 『폴리 씨의 생애The History of Mr Polly』가 투시티스필름회사에서 앤서니 틸리퍼 감독 아래 존 밀스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이것은 폴리라는 사랑스러운 남자가 불만한 시골 생활을 보내는 동안 결국에는 시골 선술집의 바텐으로 되어 행복을 찾게 되는 웰스 초기의 전형적인 작품으로 은은한 견실을 특징으로 하는 영국 영화엔 좋은 재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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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에서는 탐정소설(탐정소설을 문예작품이라고 하기는 곤란하지만)의 영화 진출이 심한데 작가들에는 아직 이름이 높은 사람들은 적고 스릴러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이 또다시 귀영(歸英)한 데도 기인될 것이다. 특히 조르주 심농의 소설을 영화화한 「뉴헤븐 ― 디에프Newheaven - Dieppe」, 존 할로의 「범죄와의 약속Appointment with Crime」등이 있다. 전기한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 『브라이튼 록Brighten Rock』이 최근 영화화되었는데 이것은 소년 소매치기단을 주제로 한 사회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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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란서에서는 오래도록 문학작품의 영화화 이외에 문학인의 영화 진출이 많았다. 최근의 예를 들면 시인 장 콕토, 그는 「비련」과 같이 영화를 위해 원작을 쓰고 또한 「미녀와 야수」에서는 감독까지 하였는데 그 원작도 아마 콕토의 작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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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파리에서 봉절(封切)(‘개봉(開封)’ 의 일본식 표기 ─ 편집자)의 한 영화 중에서 가장 이색 있는 것으로서는 베르코르의 중편소설로 유명한 『심야판(深夜版)』의 제1권인 「바다의 침묵」(1942)을 영화화한 것을 필두로 들지 않을 수 없다. 연출가 장 피에르 멜빌은 원작자가 조직한 레지스탕스의 투사 루이 아라공, 시인 폴 엘뤼아르 그 외 20여 명으로서 구성된 심사회에서 엄중한 심사에 합격하여 이를 널리 공개하기로 되었다. 주연은 하워드 베르농, 장 마리 로뱅, 니콜 스테파니였다. 세 사람의 등장인물 중에서 두 사람은 전연 말을 하지 않는 이 원작을 충실하게 영화화하는 것이 얼마나 곤란하였던가를 상상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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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점에서는 이와 동일한 난해(難解)인 아르튀르 랭보의 시 「취선(醉船)」이 기획되어 촬영은 랭보의 고향 샤르빌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출은 알프레드 쇼멜, 음악은 로렐 베르크만, 촬영은 로제 모리드가 각각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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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자로 이름난 장 폴 사르트르의 『더러운 손』이 영화화되고 「승부는 결정되었다」라는 영화를 사르트르 자신이 제작한 모양인데 그 원작이 문학작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지난번 처음으로 희곡을 발표하고 성공하여 관중을 놀랜 소설가 프랑스와 모리악이 “나도 영화를 쓰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뿐 아니라 예술을 단지 ‘자신’만에 두고 아무 보상도 구하지 않는 데 진의(眞意)를 느끼고 있던 앙드레 지드까지 그의 『전원교향악』의 영화화가 너무도 아름다웠던 까닭인지 최근엔 손수 시나리오를 쓰는 데 열중되어 있다. 연출가 앙드레 카야트가 『로미오와 줄리엣』에 취재한 「베로나의 연인들」, 여류감독 재클린 오드리가 코레트의 소설 『지지』를 각각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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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간단히 문예작품의 영화화에 대해서 뉴스 정도로 기술하였는데 영화의 원작을 문예작품에 의거한다는 것은 영화 원작자와 원작 시나리오 라이터의 빈곤에서 초래되는 것이라고 일언할 수는 없다. 이것은 문학과 영화의 적극 협조이며 문학의 영화적 진출을 의미하는 것보다 영화에게 흡수되는 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문학작품의 세계와 표현보다는 영화가 뒤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단지 소설의 스토리만 앙상하게 나타낼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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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이든 예술적이든 어떠한 의욕 아래서 문예작품의 영화화는 외국에 성행되고 있다. 그리고 영화화된 영화는 언제나 새로운 영화의 발전을 의미하였으며 그것은 간혹 명작으로 될 때가 많았다. 영화에 미치는 문예작품의 위대성보다는 문예작품을 영화화하는 영화인의 재능이 더욱 앞으로의 문제를 제시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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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附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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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의 「승부는 결정되었다」는 파리의 봉절관에서 겨우 3주일간 상영되고 모습을 감추어 거리의 영화관에는 나오지 못한 채 단기 흥행의 레코드를 작성하였다. 배우들 때문은 아니다. 전부가 두뇌의 트릭에 불과한 이 영화에 관중은 권태만 느꼈던 때문이다. 그들은 관념의 장난에는 함께 어울리기를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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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린의 G. 「떨어진 우상」은 「뉴욕타임즈」지 상례의 보스리 크로서 선정에 의해서 1949년 영화 베스트 텐의 하나로 되었다. 이 외에도 지면 관계로 기입치 못한 작품들이 많은데 특히 열거한다면 다음의 문예작품이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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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레오 톨스토이 원작, 줄리앙 뒤비비에 감독, 비비안 리 주연(20세기 폭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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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네이크 피트」─『리더스 다이제스트』기재, ○○○○○원작, 아나톨리 리트바크 감독, 올리비에 드 하빌랜드 주연(RKO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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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부인」─ 구스타프 플로베르 원작, 빈센트 미넬리 감독, 제니퍼 존스·제임스 메이슨 주연(MGM사). 이 영화에서 제임스 메이슨은 구스타프 플로베르의 역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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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195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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