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여러분! 반갑습니다.    [로그인]
키워드 :
한글 
◈ 봄이 왔다 ◈
카탈로그   본문  
1935.3
여운형
1
봄이 왔다 (동화)
 
 
2
지난 반공일날, 사무실에서 한창 바쁘게 일을 보고 있는데 집에서 아이들이 몰려와 어디로든지 놀러 가자고 졸라댔습니다.
 
3
그들은 나를 자기네 동무 가운데 그 중 친하고 그 중 만만한 동무로 알므로 그날도 나는 그들의 청을 아니 들어 줄 수 없어, 장충단으로 가서 미끄럼도 타고 흙장난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나는 다시 그들을 이끌고 산골 응달진 곳으로 들어가서 아직 덜 녹은 눈덩이를 찼습니다. 눈덩이를 들고 보니 눈 밑에서 새파란 풀이 솟아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눈 속에서 풀이 나왔다”고 이상해서 떠들었습니다.
 
4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자연의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5
“봄이 오니까 겨울이 도망을 하였단다.”
 
6
“봄이 그럼 기운이 세게?”
 
7
“아암, 봄이 오면 언제든지 겨울은 쫓겨 간단다.”
 
8
“그럼 봄이 오니까 이 풀이 낫나?”
 
9
“봄이 오면 으레 풀이 나지. 하지만 이 풀은 겨우내 눈하고 싸웠단다. 뿌리를 땅속에 든든히 박고 겨우내 눈과 추위와 싸워서 이제 눈이 지고 ‘내가 이겼다’ 소리를 치며 눈을 뚫고 풀이 나왔단다.”
 
10
내 이야기를 듣고 그들은 좋아서 저이들이 이긴 것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습니다.
 
11
“꼬리치누나. 꼬리치누나” 하고 노래를 부르니 큰 아이가 물었습니다.
 
12
“얼음이 얼었을 때는 고기가 어디 있었수?”
 
13
“얼음 밑 바위틈, 혹은 흙속에서 겨우내 자고 있었단다.”
 
14
그러니까 일제히
 
15
“아이구, 오래 잤네.”
 
16
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서로 쳐다봅니다.
 
17
“자고 있는 게 아니란다. 얼음과 찬물과 싸우느라 참고 있었단다. 아까 눈 속 풀처럼 오래 동안 참고 힘 있게 싸웠으므로 이제 얼음은 녹고 고기는 ‘내가 이겼다!’고 꼬리를 치며 여기서 노는 것이란다.”
 
18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오래 참고 힘껏 싸우면 무엇이든지 이기는 법이라고 말했습니다.
 
19
그들은 손뼉을 치며 저희가 이긴 거나 다름없이 기뻐하였습니다. 온종일 즐겁게 뛰어놀다가 저녁 때 손에 손들을 맞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2월 23일)
 
 
20
(―《소년중앙》, 1935년 3월호)
【원문】봄이 왔다
▣ 커뮤니티 (참여∙의견)
내메모
여러분의 댓글이 지식지도를 만듭니다. 글쓰기
〔동화〕
▪ 분류 : 근/현대 소설
▪ 최근 3개월 조회수 : 23
- 전체 순위 : 2100 위 (2 등급)
- 분류 순위 : 286 위 / 881 작품
지식지도 보기
내서재 추천 : 0
▣ 함께 읽은 작품
(최근일주일간)
▣ 참조 지식지도
▣ 기본 정보
◈ 기본
  # 봄이 왔다 [제목]
 
  여운형(呂運亨) [저자]
 
  # 소년중앙 [출처]
 
  1935년 [발표]
 
  동화(童話) [분류]
 
  아동 문학(兒童文學) [분류]
 
◈ 참조
  봄(春)
 
▣ 참조 정보 (쪽별)
백과 참조
목록 참조
외부 참조

  지식놀이터 :: 원문/전문 > 문학 > 한국문학 > 근/현대 소설 카탈로그   본문   한글 
◈ 봄이 왔다 ◈
©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 : 2023년 0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