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7월 정음사에서 간행된 오장환의 제4시집 <병든서울>에 실린시

1

연합군 입성 환영의 노래

2

몰래 쉬던 숨을 크게 쉬니

3

가슴이, 가슴이, 자꾸만 커진다

4

아 동편 바다 왼 끝의 대륙에서 오는 벗이여!

5

아 반구(半球)의 서편 맨 끝에서 오는 동지여!

6

이날

7

우리의 마음은

8

축포에 떠오르는 비둘기와 같으다.

9

감격에 막히면

10

아 언어도 소용없고나.

11

울면서 참으로 기쁨에 넘쳐 울면서

12

우리는 두 팔을 벌리지 않으냐

13

들에 핀 이름 없는 꽃에서

14

작은 새까지

15

모두 다 춤추고 노래 불러라.

16

아 즐거운 마음은 이 가슴에서 저 가슴으로

17

종소리 모양 울려나갈 때

18

이 땅에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연합군이여!

19

정의는, 아 정의는 아직도 우리들의 동지로구나.

20

(1945.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