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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5
최서해
1
二 重 [이 중]
 
 
2
나는 일주일쯤 전에 사정이 있어 일본인촌인 약초정에 이사를 왔다.
 
3
주위는 일본인의 대하고루(大廈高樓)로, 나는 저녁을 먹고 이층에 올라가 사방을 바라보면, 어쩐지 임금이나 된 듯한 느낌이 있었다.
 
4
이웃에 일본인 노파가 있어 우리 집에 수도물을 얻으러 온다. 어떤 날 그 노파와 내 아내가 목욕하러 갔다.
 
5
번대(목욕값 받는 데)의 노파는 “조선인은 일이가 오부소쟈” 하고 아내의 앞에 막아서서 목욕하는 걸 거절했다.
 
6
이 같은 망신을 당한 아내는, 울고 돌아와, 여보 나는 이젠 이 약초정에 살기 싫으니, 다른 데로 빨리 이사를 가자 하고 엎어져 울었다.
 
7
어디 두고 보자 하고 뭉클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나는 범이라도 잡을 듯한 원기로 수건과 비누를 갖고 내 가서 목욕하고 보이겠다고 엎어져 우는 아내에게 말을 남기고도 집을 뛰어나왔다.
 
8
가는 도중 너무 분개했으므로, 순사의 교통 정리에 걸리는 것도 모르고 뛰어가다가 문득 저쪽에서 욕의를 걸치고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친구와 마주쳤다.
 
9
여보게 어디로 가는가? 목욕하러 가네, 조금 전에 이러이러한 망신을 당하고 아내가 울면서 돌아왔기에, 내가 원수 갚는 뜻으로 목욕하여 보이라네. 만약 잔말만 하면 그냥 안 두려네.
 
10
어어 여보게 안돼 안돼, ‘요보’ 는 목간통에 들여놓지 않네. 일본 하오리에 게다를 끌고가면 들여놓지만, 흰옷 입은 사람들은 들여놓지 않네.
 
11
나는 할 수 없이 돌아왔다.
 
12
아아 우리들은 이중의 비애를 갖고 있다. 조선인이므로, 요보라 하여 그네들은 목욕을 못 하게 한다. 그 뒤로는 노파가 미워졌다. 중이 미우면 가사까지 밉다는 격으로, 노파가 인사를 하면서 물 얻으러 오면 마주 인사하던 나는 인사도 마주 하지 않고 물을 줄 수 없다고 했다.
 
13
그뿐만은 아니었다. 집을 비우라는 것이었다.
 
14
그러나 이 가슴속에 쌓이고쌓여 혈관이라든가 세포에 깊이깊이 또 무겁게 스며들어 가는 이중의 비애! 아아 나는 그것의 커가는 장래를 고요히 바라보고 있다.
 
15
세상 사람들아! 아는가, 모르는가!
 
16
나는 이 비애를 견디지 못해 이 변변치 못한 글을 쓴 것이다.
【원문】이중(二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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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해(崔曙海)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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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7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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