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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미소와 새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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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1. 1.
고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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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소와 새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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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새해는 소 해이니 소에 대한 우리나라 옛이야기에 관한 것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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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랜 옛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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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그리 강하고 크지 못하였기 때문에 여러 다른 나라에서 몹시 성가시게 구는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에 한번은 청국서 소 두 마리를 끌어 보내면서 어떤 것이‘어미소’이고 어떤 것이‘새끼소’인지를 알아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소 두 마리는 모두 암소인데다가 뱃살도 똑같고 크기도 똑같고 모양도 똑같아서 어느 것이 어미고 어느 것이 새끼인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이것을 알아맞히지 못하면 나라의 큰 수치가 될 것이요. ( )과 지혜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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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께서는 크게 근심을 하셔서 여러 신하들을 모으시고 의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신하들도 이렇다 하는 묘한 방침이 생각나지 않아서 드디어 세상에 광고하여 누구든지 이것을 알아내는 사람이 있으면 상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아무도 이 어려운 문제를 알아내는 사람이 없고 청국에서는 뾰족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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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끼는 우리나라도 다신 못 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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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임금님은 탄식하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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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 어느 시골에 늙은 노인과 어린 소년 단 두 식구가 사는 집이 있었습니다. 벌써 세상에 쓸데없는 노인과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라 하여 동네 사람들이 서로 말도 잘 하지 않고 불러오지도 않는 쓸쓸한 살림을 하는 집이었습니다. 이같이 외로운 집에도 나라의 큰 근심거리란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하루는 아직 나이 어린 소년이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 이야기를 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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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어쩌면 좋을까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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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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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할아버지는 한참 어두운 눈을 꿈벅꿈벅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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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가 있다. 그 소 두 마리를 같이 하루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굶겼다가 이튿날 똑같이 두 마리를 세워놓고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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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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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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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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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러한 까닭이란다. 아무리 소와 같이 미련한 짐승이라도 하루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플지라도 어미소는 새끼소에게 먹이를 먹일 것이요, 새끼소는 꺼리지 않고 먹을 것이다. 먹지 않고 미루는 소가 어미소일 것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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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할아버지는 대답을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은 어쨌든 그 길로 바로 임금님께 가서 이 말을 고하였습니다. 나라에서는 곧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한 마리는 무작정 먹고 한 마리는 슬슬 피하면서 만족한 듯이 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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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비로소 어미소와 새끼소를 분간하고 쓸데없이 알던 늙은이와 어린이의 지혜로 말미암아 나라의 큰 수치를 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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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혜 있는 노인과 어린이는 물론 큰 상도 많이 받았고 세상 사람의 존경도 많이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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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일보》, 1925.1. 1.
【원문】어미소와 새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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