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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 강가의 형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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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 1. 1.
고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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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강가의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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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하고도 독일나라 남쪽에 라인강 하면 물 맑고 경치 좋기로 유명하여 우리 조선의 부여 백마강을 생각하게 하지만,라인강 맑은 물결에 엉클어져서 몇백 년을 두고 전해오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전설이 많고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빼내서 여러분께 소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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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나라 남쪽에서 라인 강물을 따라 위로 위로 올라가면 강가 푸른 언덕에 쎈트골- 이라는 고적(古跳)이 있는 곳이 있고,거기에는 교당(敎堂)이 있는데 그곳에서 토지를 가지고 싸워오던 어느 형제가 별안간 마음이 풀어져서 서로 손을 잡고 화해를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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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한 천 년 전 독일에는 뻬빈이라는 형과 카-로만이라는 아우가 있었는데,아버지께 받은 재산과 토지를 가지고 서로 다투느라 그만 사이가 틀어져 원수같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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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 되는 이는 뻬빈과 카-로만 형제를 먼 곳에서 불러올렸음으로 두 형제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고 둘이 다 라인강으로 배를 저어 아버지를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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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원래 사이가 좋지 못한 형제라 한 배를 같이 타고 올라갈 리는 만무하였습니다. 그래 형 되는 뻬빈은 먼저 배를 저어 라인강의 고요한 물결을 헤치며 올라가다가 문득 그 센트골-교당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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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은 푸르고 언덕은 높은데 크고도 장엄한 교당은 흘러가는 물결을 굽어보고 있는 듯! 뻬빈의 머리에는 문득 생각지 않던 옛일이 이곳에 이르러 갑자기 생각되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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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원수같이 서로 못 볼 사이가 되어 서로 서로 눈을 흘기고 있는 형제간이지만 그 전에는 사이좋은 형제로서 이 센트골-성당에서 자기 아우 카-로만과 따뜻이 손을 잡은 일이 있었으나,그때 이후로 그만 서로 갈라져서 재산과 토지를 가지고 다투게 되어 다시는 얼굴을 대하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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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뻬빈은 그 앞을 지나다가 평화롭던 옛날 형제의 일이 생각나며 그 성당에 올라가 참배한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배를 저어 언덕에 대고 뻬빈은 고요한 마음으로 성당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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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이나 천년이나 묵은 고목나무 숲속에 엄연히 서 있는 센트골-의 성당은 잠잠히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가는 굼실거리는 라인강을 내려다보고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옛날을 속삭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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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싸우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손톱만 한 틈도 없이 친절하고 정다운 사이였었는데,되지 못한 재산과 토지를 가지고 한 부모의 혈육을 타고난 형제로서 이렇게도 서로 못 볼 사이가 되어온 지가 벌써 몇몇 해이냐? 아버지의 명령을 받아 지금 가는 이 길로 서로 손목을 잡고 돛대를 치며 평화로운 노래를 같은 목소리로 부르면서 가지는 못할지언정 많은 감정과 원망을 품고 가게 되다니 이게 차마 형제간에 할 노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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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이 뻬빈의 가슴에서 일어나자 솟구쳐 나오는 진정한 우애에 어쩔 줄을 몰라 그의 눈에서는 섭섭함과 뉘우침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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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입니다. 언뜻 보니 자기보다 먼저 앞에 서서 센트골-성당 앞에 소리를 높여 우는 듯한 목 맺힌 소리로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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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딴 사람이 아니요. 자기 아우 카-로만이었습니다. 카-로만 역시 자기 형처럼 여기를 지나다가 옛날에 평화로이 형제가 서로 손을 잡던 일이 생각나고 지금 싸우는 일이 뉘우쳐져서 형제간의 서로 화목하기를 하느님에게 빌고 빌고 하던 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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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본 뻬빈의 마음은 어떠하였겠습니까? 온갖 느낌이 가슴에 사무치며 어느 겨를인지 모르게 카-로만의 앞으로 가서 아우의 손을 잡고 사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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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카- 로만아! 내가 잘못했다. 너는 나를 용서해라. 지나간 모든 잘못은 여기 흘러 내려가는 라인 강물에 떼어 내려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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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로만은 형의 손을 굳세게 굳세게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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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제가 잘못입니다. 형님! 형님은 저를 용서하십시오. 우리의 잘못은 벌써 저 아래 내려가는 저 물결 속에 씻겨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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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 두 형제는 영구히 영구히 정다운 형제로 일생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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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독일에서는 라인강에 배를 저어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어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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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제6권 제1호, 1928. 1. 1.
【원문】라인 강가의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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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인 강가의 형제 [제목]
 
  고한승(高漢承) [저자]
 
  어린이(-) [출처]
 
  1928년 [발표]
 
  동화(童話) [분류]
 
  아동 문학(兒童文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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