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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가로서 김남천(金南天) 군의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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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12
윤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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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로서 김남천(金南天) 군의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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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천(南天) 김효식(金孝植) 군을 처음 만나 보기는 1929년 동경에 있는 ‘무산자사(無産者社)’ 중심으로 조직된 명일극장(明日劇場)이 조선공연을 계획하고 나와서 경성 청진동의 어느 여관에 묵고 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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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김군은 십구 세의 미소년이었고 모던보이풍의 젊은 대학생이었다. 몸 맵시 있게 호리호리한 키라든가 콧날이 오똑한 좀 갸름한 얼굴, 영채가 도는 두 눈, 다소 애교가 도는 듯한 입모습, 어디로 보든지 모던보이의 스타일을 갖춘 젊은 사나이같이 생각 들었다. 나뿐이 아니라 누구나 첫 번 대할 때 연극의 ‘니마이메’역을 맡았으면 적역이라고 보는 것이 첫 인상이며 정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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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김군은 일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열성 있는 평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성은 각본 검열 불허가로 결국 수포에 돌아가고 말았다.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고 고대하던 연극공연이 불가능하게 된 것을 안 순간의 김군의 흥분된 모양, 긴장된 표정, 그리고 주먹을 힘있게 쥐며 할데 없이 분해하는 것을 본 나는 나 역시 분함과 섭섭함을 느끼면서 또한 옆으로는 힘을 얻은 듯 하였고 기뻐하기를 마지않았다. 왜 힘을 얻는 듯 하였고 기뻐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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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도 그저 단정한 사람(더구나 평안도 사투리를 약간 끄는 것이 더 호감을 주는 사람)이거니 그저 모든 것에 일종 유행을 따르다가 우리들과 같이 오래 나가지 못할 사람으로 밖에 안보이던 대상이 누구보다도 더욱 일에 있어서 진실한 태도, 과연 진지한 행동, 그 점에는 나로서 믿음직한 젊은 동무, 앞으로 같이 일함직한 새로운 동무라고 마음먹는 순간에 어찌 기쁘지 않으며 우리들이 나아가는 길에 어찌 힘을 얻는 듯 하지 않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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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추측과 기대는 그 뒤에 어그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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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김군이 수삼년 동안 한 일을 지극히 적은 부분밖에 모른다. 동경 있을 때에 법정대학(法政大學)의 교내의 학생운동의 중요한 맴버였다는 것만 알았지 어떻게 활동을 한 것을 모르며, 동경 ‘무산자사’의 멤버 중 한사람인 것을 알았지 어떠한 전술로 일을 하였냐는 것을 알 수 없으며, 평양 고무쟁의 때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만을 알았지 무슨 일을 어떻게 하였다는 것은 김군이 영어(囹圄)의 몸이 풀리기 전까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경성에 와 있는 동안에 카프의 일을 서로하는 동안에 그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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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일을 대할 때에 열이 앞을 서고 또는 책임감이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다. 어느 회합에든지 단 한번도 빠져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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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상반기에 있어서 김군의 업적은 크다고 아니할 수가 없다. 작품으로 평론으로 또는 작품제작에 있어서 조직적 생산을 하는 데 큰 도움이 있었다. 작품은 그다지 많지 못하지만 모조리 태작은 없었다. 그 중에서도 「공장신문」같은 것은 우수한 작품이며 우리들의 작중으로 최근에 대표됨직한 역작이었고, 평론에 있어서는 『시대공론』에 게재되었던 ‘반카프사건’의 계급적 본질을 구명한 논문이 군으로는 처음 발표한 것인데 이론적 체계라든가 문자의 부드럽고 힘이 있는 것을 보면 그는 확실히 재주가 있는 젊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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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정(精)의 인(人)이요, 재(才)의 인이요, 음모의 인이었다. 그래서 어떠한 일에 있어서나 그의 존재는 컸었고 우리들의 기대는 날이 갈수록 많았었다. 그러나 불행히 우리들은 남천 한 사람만을 남겨놓고 섭섭한 마음을 안고서 자유의 몸이 되고 군은 아직까지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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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루바삐 자유의 몸이 되어 숨은 재(才)를 더욱 발휘하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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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건설』제1호, 1932년 12월
【원문】창작가로서 김남천(金南天) 군의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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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정(尹基鼎)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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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2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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