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민속예술대회를 구경한 소감을 이야기하라구요? 글쎄요. 그저 좋았습니다 라고 여쭈어야 인사말씀이 될텐데 좀 그렇지가 못해서 원…. 솔직히 말씀 드리면 기대보다는 못했습니다.
4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우리의 예술을 감상하는 눈은 훨씬 높아졌고 그 민속놀이 자체는 오히려 옛날 산과 들을 배경으로 하고 흙냄새 구수한 논두렁 밭두렁을 무대로 하여 뛰놀던 그 때 그 시절보다는 훨씬 퇴색하고 싱거웠었으니 그 두 사이에 실로 까마득한 것이 아닙니까.
5
그야 이것이 우리의 조상님네가 하던 놀이요 장난이니 하면 왜 소중하고 보배로운 생각이 없겠습니까. 그저그저 덮어놓고 절이라도 하라면 넙제할 것 같은 감격이야 많지요.
6
그 중에서 어느 것이 제일 재미있었느냐구요? 아무래도 봉산탈춤을 제일로 들어야 할 겁니다. 그것은 그렁저렁 수정만 해놓고 보면 한 개의 무용극으로 꽤 쓰겠더군요.
7
그런데 그것도 템포가 어찌 느린지 그리고 무대적 훈련이 전혀 없는 탓이랄까 사이사이 절단이 되고 그래도 좋았습니다.
8
그리고 그 다음은 권농(勸農)패가 눈에 띄었는데 그 때의 왜 동기(童妓) 들이 나오는 게 있지 않아요? 그 동기들이 팔을 이렇게 들라고 하는 그 순간의 포즈, 물론 팔을 완전히 든 다음엔 벌써 해방이 되어서 재미 적습니다. 그것은 무척 아름다운 것이었고 또 내가 만일 조각에 옮기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 역시 이 장면이었습니다.
9
어쨌든 이 앞으로 이 민속놀이가 많은 전문가의 손을 빌어서 좀더 세련되고 미화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