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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 들어서자 학생 기질이 그대로 코를 친다. 학생의 기질. 이것은 우리가 평생을 두고 생각되어지며 잊혀지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학생 시대야 자단간에 가졌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유난히도 되풀이하여지는 동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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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질을 연구하는 것이 본문의 주제가 아니다. 단지 학생 기질 중에 융통자재한 점만은 좀 문제거리임으로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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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람회를 보고서 출품 제씨 중에 이미 학생이 아닌 분도 있으나 통틀어 학생 기질 중에 융통자재한 점만은 뚜렷하였다고 보여지니 이것은 보는 사람의 선입견 내지 주위 관계일지 모르나 사실인 듯한 느낌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바에는 어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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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자재라는 것은 한편 활달 무애한 좋은 점도 있지마는 또 한편 책임 도피의 엉뚱한 점도 있는 것이니 이러므로 하여서 이런 전람회에는 한편 주의 감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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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진 작품이 거의 전부가 미완성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과 또는 습작의 정도라고 할만한 것과 모작과 자기 과시로써 운필(運筆)되었다고 볼 수 있 는 것과 또는 이것들이 한꺼번에 혼선되어 있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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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 가혹한 것 같으나 기실 이렇게 보기 첩경으로 모든 것이 안배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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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주목할 제작(諸作)은 섬형구 씨의 <소품> 2폭과 김원진 씨의 <만물상>과 이성화 씨의 조각이 있을 따름이며 앞으로 기대를 가질 작가로서 고석 씨, 김학준 씨, 김만형 씨 등이라고 생각되니 이 분들은 먼저 말한 바와 융통자재한 점이 없고 학생 기질 중에서 호흡하면서 학생을 떠난 까닭이라고 믿음으로써이다. -망언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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