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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령(金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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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야담(靑邱野談)》권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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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金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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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英祖) 말(末) 무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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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蔡生)은 가세가 빈한하였는데, 남대문 밖 만리현(萬里峴)에 살고 있었다. 달팽이 같은 집이 퇴락하였고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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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의 부친 채노인은 성실하고 근신해서 조용히 자기를 지키며, 기한(飢寒) 때문에 지조를 바꾸지 아니하였다. 오직 아들 채생을 엄하게 가르쳐서 가통을 이으려 했다. 일호라도 옳지 못한 점을 보면 일찍이 자애로 포옹하는 법이 없이, 반드시 발가벗겨 노망태 속에 잡아넣어 대들보에 달아매고 몽둥이로 두들기며 호령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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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문의 흥망은 오로지 네 일신에 달려 있다. 엄하게 책하지 않으면 어찌 허물 고치기를 바라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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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나이 18에 우수현(禹水峴) 목학구(睦學究) 집으로 장가를 들었다. 성례하는 날에도 일과의 글을 읽게 하였고, 신행 온 다음에는 동방(同房)하는 일까지도 일자를 정해서 시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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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채노인은 채생을 불러 명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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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寒食)이 나흘밖에 남지 않았구나. 묘사(墓祀)에 의당 내가 몸소 가야 할 일이나, 네가 성인(成人)이 된 이후로 아직 성묘를 못 갔으니 인정에나 도리에나 다 옳지 못하다. 내일 새벽으로 떠나 사흘간 바삐 걸어 백여리를 가면 기일에 대어 선산하에 당도할 것이다. 묘제를 드릴 때 모름지기 정성 성(誠) 일자(一字)를 명심해서 절하고 무릎꿇고 나아가고 물러서는 절차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여라. 그리고 가고 오는 길에 혹시 내행(內行)이나 상행(喪行)을 만나면 반드시 회피하여 보지 말며, 마음을 정숙하게 갖도록 힘써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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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공손히 복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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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새벽바람에 길을 나섰다. 채노인은 또 문 밖까지 나와서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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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로를 결코 허송하지 말고 경서 한 질을 암송하여라. 도중에 반드시 음식을 존절하여 병이 안 걸리게 하여라. 아무쪼록 힘쓰고 조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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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예예-'하고 떠났다. 남대문을 지나 십자가(十字街)를 돌아 가는데 허름한 옷, 미투리로 행색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웬 험악하고 건장하게 생긴 노속 5,6명이 황금 재갈에 비단 언치의 준마를 이끌고 길 옆에서 채생에게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채생은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여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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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속들이 삥 둘러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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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 댁 영감께오서 서방님을 모셔 오라십니다. 어서 말에 타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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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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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의아해서 더듬더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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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느 댁 하인인가? 나의 주변에는 원래 이렇다 할 친척이 없는데 누가 이렇게 시키겠는가. 얼른 비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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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속들은 두말 하지 않고 일제히 덤벼들어 채생을 끌어다가 언치 위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고삐를 잡고 채찍을 휘르니 빠르기가 나는 용이었다. 채생은 눈을 휘둥그리고 입을 딱 벌린 채 정신을 바로 못 차리고 애달프게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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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님이 다 연로하시고 형제도 없네. 그대들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 가냘픈 이 목숨을 살려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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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속들은 일부러 못 들은 척하고 줄곧 말을 몰았다. 이윽고 어느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겹겹의 중문을 들어가니 거창한 집채가 나오는데 제도가 굉장하고 문설주며 서까래까지 아로새겨 있었다. 여러 하인들이 채생을 부축해서 마루로 오르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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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위에 한 노옹이 머리에 오사절풍건(烏紗折風巾)을 얹고, 명주(明珠)로 갓끈을 해 달았으며, 귓바퀴 밑으로 한 쌍 금관자(金貫子)를 붙이고, 몸에는 대화청금창의(大花靑錦 衣)를 끼었으며, 허리에는 홍조아대(紅條兒帶)를 띠고, 침향목(沈香木) 의자 위에 놓이 앉아 있어다. 5,6명의 시녀들이 고운 단장, 아름다운 옷으로 줄지어 섰다. 채생은 황망히 절하고 무릎을 꿇었다. 주인은 일어나 답례하고 이어서 채생의 성명·문벌·나이 등을 물어 보는 것이었다. 채생이 일일이 대답하매 주인은 기쁨을 눈썹에 나타내며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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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도 박명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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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종시 관가에 끌려온 닭처럼, 무슨 영문인지 알아보고 싶었지만 알 수 없었고, 물어 보고 싶었지만 묻지도 못하였다. 다만 만면이 홍시처럼 붉어져 공손히 앉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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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말을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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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안은 대대 역관으로 살아왔지만, 내 지위가 당상관(堂上官) 이르렀고 재산도 풍부하네. 어찌 스스로 만족 않겠나. 다만 슬하에 여식 하나를 두었더니 남의 폐백을 받고 미처 초례도 치르기 전에 사위 될 사람이 문득 요절하여서 청춘에 공규를 지키는 형상이 극히 가련하네. 예법에 제한이 있고 이목에 구애가 되어 어디 시집을 보내지도 못하고 어 언 3년이 흘렀다네. 여식이 간밤에 문득 애처로이 흐느끼는데 소리소리 한을 머금었고 마디마디 간장을 에는 듯하여 비록 길가는 사람이라도 눈물을 적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네. 하물며 나의 일점 혈육이 오직 이 여식뿐이니, 하루를 참고 보면 문득 하루의 시름일 것이요, 백년을 참고 보면 백년의 낙을 잃을 것이네. 결함 많은 우리 인생이 역마처럼 흘러 가니, 비록 풍악으로 귀를 즐겁게 하고 비단으로 눈을 호사하고 기름진 음식으로 입을 달게 하여도 오히려 더 많은 낙을 누리지 못함이 한스러운 것이어늘, 내가 무엇 때문에 괴로이 눈물로 일과를 삼고 애탄으로 가계(家計)를 삼으리오. 사세가 절박한 데 이르러 부득이 계획을 세워 본 것이네. 그래서 하인들을 새벽에 큰길로 내보내 현우(賢愚) 귀천을 가리지 않고 처음 만나는 젊은 남자를 극력 맞아다가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 주려고 하였다네. 그런데 낭군과 나의 여식이 의외로 월로(月老)의 숙연이 있어 만나게 되니 참으로 기이하구먼. 혼자된 여식을 어여삐 여겨 건즐(巾櫛)이나 받들게 하여 줌을 바랄 따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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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더욱 눈을 둥그렇게 뜨고 감히 무엇이라 응대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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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다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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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이 짧고 닭이 이미 울었지만 하늘이 새기 전에 화촉(華燭)을 밝히도록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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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채생을 부축하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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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안내를 받아 복도로 들어가는데 한 곳을 돌아서니, 화원이 둘레가 수백보이고 사방을 회칠한 담장으로 둘렀으며, 그 담장 안으로 연못이 파여 있었다. 연못가에 작은 배를 대어 놓았는데 겨우 2,3인이 탈 정도였다. 배를 타고 건널 때 연과 여뀌들이 쭝긋쭝긋하였고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그윽히 향내를 맡으며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자 동산이 가로막고 있었다. 무늬 박힌 돌로 축대를 쌓고 가운데로는 층계를 만들어서 위로 올라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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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배에서 내려 계단을 밟았다. 계단이 끝이 난 곳에 열 두 난간이 있었는데 화문석이 화려했고 주렴이 휘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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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채생을 남겨 놓고 들어갔다. 채생이 멍청히 서서 두리번두리번 사방을 훔쳐보니, 진기한 풀, 묘한 돌, 이름난 꽃, 아름다운 새 돌이 바닷가에 가서 해시(海市)를 구경하듯 황홀하여 이루 형언할 수 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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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두 청의(靑衣)가 채생을 맞아서 인도하는 것이었다. 채생은 따라서 한 홍원(紅院)에 이르렀다. 푸른 사창(紗窓) 안으로 은촛대에 불빛이 휘황하고 향불의 연기가 가늘게 오르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한 방년의 아씨가 월태화용(月態花容)으로 곱게 치장하고 고고하게 창 안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림자가 살짝 내비쳐 옆모습이 엿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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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머뭇머뭇 앞으로 나아갔다. 아씨도 사뿐히 옮겨 나와 맞아들이고 다소곳이 절을 하는 것이었다. 채생도 머리 숙여 답배를 했다. 그리고 전(氈)방석에 마주앉았다. 시녀가 상을 내오는데 진미가 풍성히 값진 그릇에 진열되어 있었다. 채생은 부끄럽고 어색하여 선뜻 젓가락을 들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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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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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린 여식의 부귀는 원래 타고난 것이고 다만 자네에게 바라는 것은 은정이 끊이지 않고 질투가 행하지 않아서 백년토록 의가 좋았으면 하는 것이네. 이 점을 잘 생각하여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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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이 또 대답을 못 하고 있는데 주인은 문을 닫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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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멈이 칠보 침상에 두 개의 비단 이부자리를 깔고 채생을 휘장 안으로 들어가시자고 했다. 채생은 마지못해 들어갔다. 할멈은 아가씨를 부축해서 채생과 나란히 앉히고 나서 휘장을 내리고 문서(文犀)로 고정시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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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마음에 걸리는 데가 많아서 망설이면서 있었다. 완랑(阮郞)의 천태고사(天台故事)로써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또 유 의(柳毅)의 동정고사(洞庭故事)에 스스로를 견주어 보기도 했다. 이에 촛불을 끄고 베개를 나란히 하니 애틋한 속삭임이 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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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세 발이나 떠오른 무렵에 비로소 채생은 눈을 떴다. 의복가지가 하나도 눈에 뜨이지 않아서 채생이 의아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신부에게 물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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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냥해서 옷을 지으려고 내어간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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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쁘게 할멈이 무늬 놓은 상자를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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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이 다 지어졌습니다. 서방님, 갈아입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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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찬찬(粲粲)한 비단옷이 몸에 꼭 맞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 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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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을 들고 났을 때 노옹이 들어와서 잘 잤느냐고 말했다. 채생은 머뭇머뭇하다가 겨우 말을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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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서 한미한 소생을 누추히 보시지 않고 정중하게 대접하여 주시니 동상(東床)에 오래 머물러 조그만 경의나마 표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바 아니오나, 묘사(墓祀)가 눈앞에 다가 있고 갈 길이 머니 만약 일각이라도 지체하다가는 기일에 대어 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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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이 여기서 몇 리나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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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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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걸음으로 터덜터덜 가노라면 착실히 3일이 걸리겠지만 준마로 내달으면 반 나절 노정에 불과하네. 이틀 밤이라도 머물러 나의 이 소망을 저버리지 말아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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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주인이 만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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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친의 훈계가 엄격하십니다. 제가 만약 여기서 칭그리고 있다가 뒤늦게 살찐 말, 선명한 옷으로 보란 듯이 달려가면 일이 쉽게 탄로나지 않겠습니까? 원컨대 어르신께서는 재삼 생각해 보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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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벌써 깊이 요량해 두었네. 방법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54
채생은 내심 선뜻 떠나고 싶지 않다가 이 말을 듣고는 퍽 다행스럽게 여기었다.
 
55
주인은 채생을 이끌고 산 위의 정자, 물가의 누대, 소나무 숲, 대밭으로 돌아다니며 경치를 완상하고 회포를 풀었다. 낱낱이 절경이라 할 곳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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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옹이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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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은 김이고, 벼슬은 지추(知樞)에 이르렀네. 세인이 서로 과장해서 나의 재산을 국중 갑부로 잡고 있다지. 그래서 이름자가 원근에 좀 알려진 것이네. 자네도 혹 들어 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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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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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아이들이나 농촌의 일꾼까지도 다 존함을 알고 있는데, 저야 물론 성화를 우레처럼 들었다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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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식이 없어서 산수 전원의 좋은 풍치를 얻어 아무쪼록 여생이나 즐기려 하였네. 정원이며, 건물 등이 실로 분에 많이 넘치는 줄 아네. 남에게 이야기를 하여서 큰 죄를 입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 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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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예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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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지나 새벽에 채생은 일어나서 길을 나섰다. 수레와 말이 다 준비되었고 여러 명의 하인들이 옹위해 갔다. 날이 기울기도 전에 이미 선산 가까이 당도했다. 오리 밖에서 처음에 입고 나섰던 옷으로 갈아입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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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묘사를 지내고 회정하였다. 얼마 걸어 나오지 않아서 어제의 수레와 말이 길가에 등대하고 있었다. 채생은 다시 비단옷으로 갈아입고 나는 듯이 김동지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 길로 곧 귀가하려 하자 김동지가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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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부장은 자네가 걸어올 줄로만 생각하지 타고 올 줄로는 생각 못 하시네. 백여리 먼 길을 하루에 들어가면 곧 종적이 탄로나 달리 꾸며낼 말도 없을 것일세. 다시 더 하룻밤 묵어 감만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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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신방에서 은근한 하루를 보내어 신정이 흡족함을 느끼었다. 헤어질 때 눈물이 앞을 가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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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다시 만날 날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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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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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친의 가르침이 엄격하시어 밖에 나갈 시는 반드시 갈 데를 말씀드려야 한다오. 봄 가을로 묘사철에 다시 나를 대신 보내신다면 이번처럼 기회가 생길는지. 그렇지 않으면 해가 가고 연이 가도 기필할 수 없는 일이니 임자는 혼자된 것이나 진배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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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말과 함께 눈물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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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별난리(鳳別鸞離)라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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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나이가 어리고 아직 마음도 순진하였다. 전부터 품어 온 소원의 하나가 부시 주머니를 갖는 것이었는데 집이 가난해서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김동지 집에서 채워 준 주머니는 자수도 정결하고 만들어진 품이 묘함을 탐내어 차마 놓지 못하였다.
 
72
신부가
 
73
"이 주머니를 큰 주머니 속에 숨기시면 누가 알겠어요. 입고 오신 옷가지를 그대로 입고 이것만 가지시는 것쯤 별일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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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채생은 그 말대로 비단주머니를 베주머니 속에 간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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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이 집에 돌아가 복명(復命)하기가 바쁘게 아버지 채노인은 선영의 안부 및 묘사를 정성껏 모시었던가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채생은 자상하게 아뢰었다. 채노인은 곧 글을 계속하여 읽으라 명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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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생은 비록 입으로는 웅얼거리지만 마음은 항상 김동지의 집에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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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채생은 부친에게서 내실에 들어가 자라는 엄명을 받았다. 채생이 밤에 내실로 들어가매 부서진 창살 비 새는 천장으로 바람이 들어와 뼈가 시리고, 부들자리 삼베이불에 벼룩과 빈대가 극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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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 일어나서 맞이하는데 나무비녀 몽당치마에 때낀 얼굴이 수척해서 유난히 삐쩍해 보였다. 한 점 마음에 끌리는 곳이 없어 아무 말도 건네지 않고 오직 그리워하는 바 김동지댁 신방, 그날의 즐거움이었다. 그 때 놀던 일이 꿈만 같고 뒤에 만날 날은 기약할 수 없는지라 원 미지(元微之)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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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滄海)를 보고 나면 물이 되기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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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巫山)이 아니고는 구름일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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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시귀를 읊조리며, 정히 자기의 신세와 비슷함을 느끼고 짜른 한숨 긴 탄식을 연발하고 엎치락뒤치락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새벽 종이 울려서야 겨우 눈을 붙였다가 해가 높이 뜨도록 잠에서 그만 깨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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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는 새벽에 먼저 일어났다. 혼자 생각이 미치기를, 남편과 평소에는 금실이 좋았는데 선산을 다녀온 이후로 이와 같이 문득 냉담해진 것으로 보아서 반드시 정을 두고 헤어진 사람이 있어, 자기에 대한 정에 금이 간것이겠거니 싶었다. 그래서 채생의 기색과 의복을 살펴보았지만 별로 달라진 구석은 눈에 뜨이지 않았다. 우연히 채생이 차고 있는 주머니에 눈이 가서 보니 전에는 언제나 빈 공각이었는데 오늘은 무엇이 불룩하지 않은가. 십분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에 주머니 속을 훔쳐보니 과연 비단 주머니가 나오고 그 속에 부시와 부싯돌과 바둑알 모양의 은화가 들어 있었다. 처는 잔뜩 부어 가지고 그것들을 책상에다 벌여 놓고 채생이 잠에서 깨어나 스스로 부끄러워하기만 기다리었다.
 
85
이윽고 채노인의 꾸중 소리가 들려왔다.
 
86
"이 돼지 같은 녀석아, 아직도 자고 있다니. 어느 겨를에 글 한 자나 읽겠느냐?"
 
87
하며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야단을 쳤다. 채생은 부리나케 일어나서 옷을 주워 입었다. 채노인이 두리번거리다가 책상 위에 벌여 놓은 주머니에 눈이 가 부딪쳤다.
 
88
채노인은 대단히 해괴한 일로 보고 즉각 채생을 발가벗겨 노망태 속에 잡아넣어서 들보에 매달았다. 그리고 힘껏 매질을 가하였다. 채생은 고통을 견지디 못하여 낱낱이 실토하고 말았다. 채노인은 더 한층 격노해서 길길이 뛰며 편지를 써서 이웃집의 하인을 심부름보내 김령(金令)을 불러오게 하였다.
 
89
김령은 국중 갑부로 비록 재상 반열(班列)의 학사 대부들도 앉아서 불러 볼 수 없는 처지였다. 하물며 일개 학구가 하인 한 명을 보내서 마음대로 오라가라 할 사람인가. 한갓 혼자된 딸을 맡기고자 능욕을 감수할밖에 없었다. 김령이 즉각 달려왔다. 채노인이 높은 소리로 책하였다.
 
90
"당신은 예법을 어기고 딸의 음분(淫奔)을 방조하여 스스로에게 매우 불미한 일일뿐더러 남의 아들까지 그르치게 하다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이오?"
 
91
김령이 대답했다.
 
92
"사위를 구하는 수레에 공교로이 영식(令息)이 탄 것이구려. 피차 불행이 보통이 아니나 이제부터 물이 흐르듯 구름이 흩어지듯 양가의 문제를 서로 간섭치 않으면 그만 아니오. 구태여 남의 험을 지적해서 큰 소리로 들추어낼 까닭이야 없지 않소."
 
93
이에 채노인은 더 할 말이 없었다.
 
94
김령은 곧 돌아서며
 
95
"이담부턴 서로 없었던 일로 치고 이러니저러니 곤란을 끼치지 말기로 합시다."
 
96
하고 표연히 가 버렸다.
 
97
한 해가 흘렀다. 김령이 비를 무릅쓰고 불현듯이 나타났다.
 
98
채노인이
 
99
"전일의 굳은 약속이 오늘 어찌 어긋나오?"
 
100
하고 묻자, 김령이 대답했다.
 
101
"마침 교외에 나왔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는데 근처에 별로 친지가 없어 부득이 귀댁에 들른 것이오. 잠깐 비를 피해서 가겠으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라오."
 
102
채노인도 부드러운 태도로 나왔다.
 
103
"나 역시 장마에 혼자 앉아 울적한 심회를 풀 길이 없더니, 마침 노형이 오셨으니 한담이나 나눕시다."
 
104
김령은 거동이 매우 공손할뿐더러 담론이 서슴없어 고치에서 명주실이 나오듯 술술 흘러나오는데 대단히 조리가 있었다. 그러나 지나간 자녀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비치지 아니했다. 채노인은 평생의 종유가 촌 훈장과 시골 선비에 벗어나지 못하였고, 종일 오고가는 말들은 서로 근천을 떨어 설궁(設窮)하는 것으로 판에 박은 이야기뿐이었다. 그러다가 김령의 박식하고 시원시원하고 게다가 호감을 사기 위한 다정스러운 언변을 대하니 크게 기뻐 심취하고 말았다.
 
105
김령은 채노인의 마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즉시 데려온 하인을 불러 지시하였다.
 
106
"내가 바삐 다니느라 배가 고프다. 행장에서 음식을 꺼내 오너라."
 
107
하인은 곧 가효(佳肴) 진찬을 대령하였다. 김령은 술 한 잔을 가득 따라 공손히 채노인 앞에 올렸다. 채노인은 위(胃)에서 꼬르륵 하고, 입에서 침이 꼴깍 나와 그 술을 들이켜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겉으로 사양하였다.
 
108
"모르는 사이에도 흔히 술잔을 나누는 법입니다. 우리야 친분이 있은 지 오래 되어 초면도 아닌데, 어찌 마주보고 앉아서 독작을 할 수 있겠습니까?"
 
109
채노인은 그만 말문이 막히어서 술잔을 받았다. 술잔이 입에 닿기가 바쁘게 훌쩍 들이켜는 것이었다. 향긋한 술기운이 심중의 울적한 것을 씻어 내고, 한껏 나물이나 담던 창자에 진찬이 들어가니 취한 눈이 홍조를 띠고 가슴마저 상쾌해졌다.
 
110
김령은 실컷 놀다가 일어섰다. 채노인이 김령의 손을 붙잡고 말하였다.
 
111
"노형 참 좋은 술벗이구려. 종종 찾아 주오."
 
112
"오늘의 비가 온 덕분에 우연히 술잔을 나눌 기회를 얻었습니다만, 공사간의 일로 종일눈코 뜰 사이 없이 분주한데, 어떻게 몸을 빼내어 다시 들를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113
채노인은 문 밖까지 김령을 배웅하고 안으로 들어와서 취중에 가족들 앞에서 김령의 칭찬을 잔뜩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이내 곯아떨어졌다. 이튿날 아침에 어제 자기가 속았음을 깨닫고 후회하였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114
김령은 가만히 사람을 보내어 채생의 집 동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115
어느날 그 사람이 돌아와서
 
116
"채생의 집이 닷새 동안이나 밥을 짓지 못하여 안팎 식구들이 쓰러져 있는 모양이 처참하옵니다."
 
117
고 전하는 것이었다.
 
118
김령은 채생에게 편지와 함께 수십 냥의 돈을 보냈다. 채생의 일가는 환호하며 얼른 저녁을 지었다. 채노인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빈 것으로 핑계하였다. 채노인은 밥상을 받자 굶주린 배 속을 채우는 데 급하여 캐물을 여유도 없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도 끼니의 걱정이 없는 것을 보고 비로소 이상히 생각하여 출처를 따져 물었다. 채생은 그 연유를 자세히 아뢰지 않을 수 없었다.
 
119
채노인은 대노해서
 
120
"차라리 구렁에 쓰러져 넘어질지언정 어찌 앉아서 명분 없이 남의 물건을 받아먹는단 말이냐. 이미 지나간 일이라 토해낼 수도 없는 일이고 또 갚을 길도 없으니, 차후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하여라."
 
121
채생은 '예-' 하고 대답했다.
 
122
그러나 어언간에 돈은 이미 다 떨어지고 먼저와 마찬가지로 굶는 것이 여전하였다. 채노인은 성격이 본래 소졸(疎拙)하여 전혀 생계를 차릴 주변이 없었다. 채생 모자가 삽짝 뜯어 불을 대고, 아랫돌 빼다가 윗돌 괴기로 해서 간신히 한 해를 끌고 갔다. 가세는 막판이 되고 빚은 산처럼 쌓여서 실로 일가족의 죽음이 눈앞에 있었다.
 
123
김령은 또 이러한 사정을 탐지해 가지고 다시 열 섬의 쌀과 100냥의 돈을 채생에게 보냈다. 채생은 부모가 돌아가실 지경에 이르러 마음이 타고 가슴이 쓰라리던 차였다. 실로 병경뇌치(   恥)라, 비록 똥장군을 짊어지고 날품을 팔더라도 무슨 일인들 사양하랴. 하물며 아는 사람이 호의로 보낸 것임에야. 채생은 혼연히 도움을 받아들여 부모를 봉양하였음이 몰론이다. 채노인은 주림으로 정신이 혼미한 참이어서 앞 뒤 모르고 음식을 탐하였다. 채생은 연일 지성으로 공양해서 수일 후에 회춘하였고 또 계속 좋은 음식으로 몸을 보했다. 그제서야 채노인이 물었다.
 
124
"이것들을 어디서 마련하였느냐?"
 
125
채생은 또 사실대로 아뢰지 않을 수 없었다.
 
126
채노인은 억지로 웃으며
 
127
"김령이 어떻게 이처럼 종종 도와 주는가? 뒤에는 다시 받지 말아야 할 것이며 받으면 마땅히 매를 맞으리라."
 
128
채생은 또 명령을 따르리라 했다.
 
129
채노인은 5,6개월 동안은 양식 걱정이 없이 생활이 편안하였다. 그러나 또 마련이 없어지자 근심은 먼저보다 십배를 더하였다. 갖은 신고를 맛보며 허다한 일월을 보내고 있었다. 상제(喪祭)에 당해서 전혀 제수(祭需) 준비가 없는지라 마음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집안에서 서로 얼굴만 마주 보고 앉아 이 궁리 저 궁리 수심이 가득했다. 그런데, 한 하인이 꿰미돈 200냥을 지고 와서 채생에게 바치었다. 김동지의 집에서 보낸 것이었다. 채생은 부친의 훈계를 받들어 거절하려고 했다.
 
130
채노인이
 
131
"저분이 일껏 의리로서 우리의 제수를 부조하는데, 인정으로 보나 사리로 보나 전부 퇴할 수는 없느니라. 반은 돌려보내고 반을 받는 것이 득중(得中)한 처사이다."
 
132
하여, 채생은 그대로 하였다.
 
133
이튿날 김령이 채생을 위해서 음식상을 성대하게 차려 들고 왔다. 채생은 또 거절하려고 했다.
 
134
채노인이
 
135
"이왕 차려 온 음식인데 그냥 회송해선 낭패가 아니냐. 이번에는 받아먹기로 하고 차후론 일체 이런 일이 없도록 하여라."
 
136
이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그 음식을 먹었다. 음식맛이 기가 막히어서 모두들 실컷 배를 불렸으며 음식 치하가 우레와 같았다.
 
137
김령이 은근히 채노인에게 술잔을 권하자 채노인은 마냥 사양치 않고 만취가 되도록 마셨다. 그리하여 김령에게 문경지교(刎頸之交)를 허락하고 아들 채생을 불러 분부했다.
 
138
"너는 김씨댁 규수와는 본래 초월(楚越)처럼 무관하였지만, 문득 이제 진진(秦晋)의 연분을 맺었구나. 천생연분이 아니었던들 이럴 수 있었겠느냐. 네가 종시 소원하게 대하여 남의 일생을 망치는 것은 불가하니라. 오늘 밤이 매우 길하니 하룻밤 가서 자고 오너라. 오래 머물지는 말아라."
 
139
채생은 더없이 기뻤다. 김령은 두 번 절하며 감사를 표하고 즉시 채생을 말에 태워 자기 집으로 보내었다. 그리고 자기는 혹 채노인의 마음이 변할까 염려해서 짐짓 눌러 앉았다가 날이 훨씬 저물어서 돌아갔다.
 
140
채노인은 다음날 아침에 돌아오는 아들을 보고 어제 자기가 한 말을 까맣게 잊어먹고 어리둥절해서 묻는 것이었다.
 
141
"네가 웬일로 아침 일찍 의관을 차리고 있느냐?"
 
142
채노인은 아들의 말을 듣고 후회하였으며 부끄러워 책망도 못 하였다.
 
143
그 후부터는 채생에게 모든 일을 일임하여 하는 대로 따라가고 조그만 모도 나타내지 않았다. 자연히 의식과 봉제사를 김령에게 의뢰하게 되었다.
 
144
김령은 거의 매일 술을 싣고 찾아와서 실컷 담소를 하고 돌아가곤 하였다. 채노인은 일찍이 가난에 찌들려 머리와 수염이 희어진 터에 편안히 호의호식하며 또 매일 유쾌히 술을 마시니 자뭇 쾌적함을 느끼어 지난날의 고생을 생각하면 몸에서 한속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145
어느 날 김령이 조용히 입을 떼었다.
 
146
"영식(令息)이 나의 집을 자주 내왕하는 것이 남의 이목에 매우 구애됩니다. 이제 그만 발을 끊는 것이 좋겠습니다."
 
147
채노인은 놀라서 말하였다.
 
148
"그러면 내가 마땅히 자부를 우리 집으로 맞아 와서 종적을 숨기면 괜찮겠지요."
 
149
"영식은 아직 연소한 선비로서 위로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 정실이 있는 터에, 집에 소실을 두다니 말이 됩니까?"
 
150
"아뭏든 무슨 묘책을 생각해서 우매한 나를 깨우쳐 주구려."
 
151
"귀댁 가까이에 집 한 채를 지어서 조석으로 내왕하는 데 편의하도록 하고 싶은데, 고견(高見)이 어떠하신지요?"
 
152
"그렇다면, 주택은 대단 클 것이 없고, 비복도 많을 것이 없으며, 창고는 풍성할 것이 없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가문의 청빈하고 검소함을 지키게 해 주기 바라오."
 
153
하고 채노인은 덧붙였다.
 
154
김령도 그러기로 동의했다.
 
155
김령은 집에 돌아가서 곧 재목을 구하여 기와집을 짓기 시작했다. 문득 일등 저택이 들어섰는데 채노인의 뜻과는 아주 판이하게 되어 있었다. 채노인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종종 혀를 차다가 김령을 책망하기도 하였다.
 
156
"제택은 자손을 기르는 곳인데, 선생은 옥을 안고 구슬을 품고 계시면서도 당세에 쓰이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자손들이 그 응보를 받게 될 것이라. 어찌 문호를 높일 필요가 없겠습니까?"
 
157
하고 김령이 말하니, 채노인은 매우 기꺼워 불평이 쑥 들어가고 말았다.
 
158
집이 다 지어지자 김령은 어두운 밤에 딸을 채생의 집으로 보냈다. 시부모와 본부인을 예로써 뵙고 이내 새 집에 안돈하였다. 그리고 3일 만에 소연(小宴), 5일 만에 대연(大宴)을 베풀어 시부모를 기쁘게 하고 안팎의 하인들에게까지 환심을 얻었다.
 
159
채생이 그 모친에게 아뢰기를
 
160
"아버지 어머니께서 일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이제 노년에 이르셨습니다만, 소자는 아직 나이도 어리고 학업도 부족하와 급제를 기약하기 어려우매 지금 한 가작 효도할 길은 오직 새 집으로 옮기시어 안온히 부귀를 누리시는 것입니다. 어머니, 제 소망을 들어 주옵소서."
 
161
"내가 만약 새 집에 가 있으면 김씨댁에서 무어라 말이 없겠느냐?"
 
162
"이는 전혀 김령과 소실의 의사입니다. 저는 말을 전하는 것뿐입니다."
 
163
채생의 모친은 그 말에 따르고 싶은 의향이 있어서 채노인에게 이야기하자 채노인은
 
164
"당신이 심기가 쇠약해져서 엉뚱한 말을 하는구려."
 
165
했다.
 
166
그 부인은
 
167
"내가 당신과 함께 살아온 이후로 검수도산(劒水刀山)에 어느 하루도 마음이 편치 못하였소. 이제 다행히 의식의 방도를 얻어 편안히 마음놓고 살게 되었으니 이게 다 새며느리 은덕이 아니에요. 이제 또 효성으로 우리를 모셔다가 여생을 편히 거처케 하려는데 무슨 손상이 된다고 따르지 않겠어요."
 
168
하고 와락 성을 내었다.
 
169
"당신 혼자 가구려. 나는 이 옹색한 집을 지키고 살겠소."
 
170
채생의 모친은 날을 받아서 새집으로 이사했다.
 
171
채노인이 때때로 새집에 들르면 수십명의 청지기며 하인들이 대문 밖까지 나와서 영접하고 좌우에서 부축하여 별당으로 모시는 것이었다. 별당은 오로지 아버지를 위해서 지은 것으로 와서 지내기 편케 함이었다. 별당을 들어서면 도서가 서가에 가득 찼고 꽃과 대는 뜰을 둘렀다. 부리는 것들이 등대해 있어 응대함이 지체가 없었고 노처의 거처를 보아도 역시 일반이었다. 갈 적마다 그곳에 한동안씩 머물러 떠나고 싶지 않았다. 마지못해 옛집으로 돌아가면 허술한 초옥 두어 간이 여전히 쓸쓸할 뿐이었다.
 
172
문득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여생이 이제 얼마나 남았으랴. 불과 손가락 한 번 튀길 동안이지. 하필 꼭 사서 고생할 것이 있겠는가.'
 
173
채노인은 아들 채생을 불렀다.
 
174
"나 혼자 빈 집을 지키고 너에게 식사를 날라다 먹으니 도리어 폐단이구나. 가족이 나뉘어 사는 것이 노년에 더욱 어려운 일이다. 나도 새집으로 가서 단란히 지내는 것이 어떻겠느냐?"
 
175
채생은 크게 기뻐했다. 그날로 아버지를 모셔가는데 다른 말이 없었음이 물론이다.
 
176
김령은 성남(城南)의 비옥한 땅 10묘(苗)를 채생 앞으로 해 주었다.
 
177
채생은 가사에 근심을 잊고 오로지 과거 글에 열심하여 얼마 안 가 급제해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원문】김령(金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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