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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太祖[아태조]께서 漢陽[한양]으로 도읍을 定[정]하시고 城[성]을 쌀 때 이 築城[축성]의 總慘謀挌[총참모격]인 無學[무학]은 于先[우선] 먼저 東大門[동대문]을 쌓고 次[차]〃로 길 - 게 城[성]을 쌓어 나갈 것을 建議[건의]하였다. 이 建議[건의]대로 東大門[동대문]을 먼저 쌓으니, 다 쌓어가서 그만 고 자리에 그대로 쓸어저 버렸다. 이에 또다시 죄다 헐어내고, 쌓기 始作[시작]하야 또 거의 다 싸갈 때 쯤하야 異相[이상]하게도 그대로 문허 앉어 버렸다. 그러나 無學[무학]은 이에 지〃 않고 세 번 째 또 새로 쌓으니, 이번 亦是[역시] 다 될만해서 그대로 쓰러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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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한 예부게 생긴 少年[소년] 하나이 이 곳을 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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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識[무식]한 無學[무학]이로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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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無學[무학]이 어찟 이 소리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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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 말버릇을 안 고치면 容捨[용사]치 않을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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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을너댔으나 少年[소년]은 조곰도 놀내는 氣色[기색]조차 뵈이지 않으며 그 얼골에는 如前[여전]히 웃는 빛이 떠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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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學[무학]은 이 자리를 어떻게 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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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소리로 물었다. 無學[무학]은 그의 非凡[비범]한 態度[태도]에 한편 놀내며, 한 편 두려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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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童山[동산]과 北岳[북악]이 두 날개로 된 鶴[학]이 아이냐! 그럼으로 나는 이 鶴[학]의 몸둥이가 되는 이 곳에다 干爲[간위] 먼저 東大門[동대문]을 짓고, 두 나래에다 차〃로 城[성]을 쌓으랴 하는 것이 아니냐? - 그런데 이처럼 세 번 式[식]이나 다 쌓을 만해서 쓸어지고 〃〃〃〃하니, 무슨 緣故[연고]인지 몰으겠다. 너는 날 보고 無識[무식]한 無學[무학]이라 했으니 그러면 너는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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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무식하지 않고 어느 것이 無識[무식]하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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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少年[소년]은 타일느는 듯이 말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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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학]도 새라. 새라는 것은 언제나 날개를 퍼두두거리는지라. 干爲[간위] 먼저 이 날개를 못 퍼두두거리게 城[성]을 쌓고 그 몸둥이에다 東大門[동대문]을 쌓을 일이지, 몸둥이 먼저 찢어 눌으랴 하면, 무슨 所用[소용]이요. 두 날개를 퍼두둥거리면 모다 쓸어저 버리지 안소. 그러기또래 無識[무식]한 無學[무학]이란 말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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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無學[무학]은 感嘆[감탄]함을 마지 않어 얼골을 들어 謝禮[사례]하려 하니, 벌서 그 少年[소년]은 자최도 남어 있지 않다. 이에 左右[좌우]의 城[성]을 먼저 쌓고, 맨 나종에 東大門[동대문]을 쌓었든이 아모 탈도 없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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