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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보(徐箕輔) 첩(妾) 박죽서(朴竹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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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
차상찬
1
서기보(徐箕輔) 첩(妾) 박죽서(朴竹西)
 
 
2
송호 서기보(松湖 徐箕輔)의 첩 박죽서(朴竹西)는 박종언(朴宗彦)의 서녀니 본래 강원도 원주 사람(江原道 原州人)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영리하기로 유명하고 천재가 비상하여 칠팔 세 때부터 능히 시를 지었으니 그가 여덟 살 때에 창 앞에 있는 새를 보고 소위 즉흥시로 지은 오언절구를 보면 참으로 놀랄 만한 천재라고 아니 할 수 없다.
 
 
3
창 앞에 저 새야 물어보자
4
어디서 잠자고 일찌기 왔어
5
산속의 일을랑 너 잘 알 터니
6
진달래 언제 필 걸 가르쳐 주렴
 
7
原詩
 
8
問爾窓前鳥, 何山宿早來,
9
應識山中事, 杜鵑何日開.
 
 
10
그는 장성할쑤록 글 읽기를 더욱 좋아하여 경사 백가를 무불능통하니 당당한 명사 문장들도 그를 칭송하지 아니한 이 없었다. 그러나 그도 이옥봉(李玉峯) 모양으로 팔자가 또한 기박하여 남의 첩으로 자녀도 없고 또한 일찌기 죽었다. 그의 시집(詩集)은 한 권이 있으니 이름은 반아당 시집(半啞堂 詩集)이요 서문(序文)은 서순보(徐惇輔)가 짓고 발문(跋文)은 그의 친한 동무 금원(錦園)이 지었다. 그의 시집에서 몇 편을 뽑아 여기에 소개하기로 한다.
 
 
11
暮春書懷
 
12
꽃 질 때 날 일기 첫 가을같이
13
은하수 흐르는 듯 밤 고요하다.
14
이 몸은 기러기만 왜 못하여서
15
해마다 원주 땅을 못 가 보는가
 
16
原詩
 
17
落花天氣似新秋, 夜靜銀河淡欲流,
18
却恨此身不如鴈, 年年未得到原州.
 
 
19
有懷
 
20
서산에 해지고 달 돋아오니
21
만사를 다 잊고 홀로 누웠다
22
밤 되면 천지가 다 고요한데
23
어찌나 이 맘은 걱정만 하나
 
24
原詩
 
25
斜暉西盡月生東, 獨臥燈前萬事空,
26
天地夜來俱寂寬, 如何煩惱此心中.
 
 
27
遺懷
 
28
그리는 임 못 보고 홀로 있으니
29
불 그림자까지도 한 근심 끈다
30
잠시라도 인생이 이별 없다면
31
신선이나 봉후도 구할 것 없지
 
32
原詩
 
33
相思木見獨倚樓, 燭影空添一段愁,
34
若使人生無暫別, 不求仙子與封侯.
 
 
35
寄情
 
36
거울 속 병든 몸을 뉘 알아 줄가
37
의약도 소용 없고 놀랄 것 없지
38
타생에 바꿔 태여 임이나 되면
39
오늘 밤 생각는 정 짐작하겠지
 
40
原詩
 
41
鏡裏誰憐病已成, 不須醫藥不須驚,
42
他生若使君似我, 應識此夜相思情.
【원문】서기보(徐箕輔) 첩(妾) 박죽서(朴竹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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