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유태인 출신의 장교 드레퓌스의 간첩 혐의를 둘러싸고 정치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사건.

이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다음과 같다.

1894년 10월 참모 본부에 근무하던 포병 대위 A. 드레퓌스가 독일 측에 군사 기밀이 담긴 편지를 보낸 범인으로 지목되어 고발당하였다. 이에 드레퓌스는 체포되어 남아메리카 기아나 앞바다의 한 섬에서 종신형 판결을 받는다. 그러나 필체가 드레퓌스의 필체와 비슷하다는 것 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었고, 단지 그가 유대인이라는 점이 혐의를 짙게 하였던 것이다. 군부에서는 진범이 드레퓌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확증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진상 발표를 거부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하였다. 드레퓌스의 결백을 믿어 다시 재판할 것을 요구해 오던 가족은 1897년 11월 진범인 헝가리 태생의 에스테라지 소령을 고발했지만, 군부는 형식적인 신문과 재판을 거쳐 그를 무죄로 석방하였다.

그러나 재판 결과가 발표된 직후 1898년 1월 13일 소설가인 E. 졸라 가, 클레망소가 경영하던 《오롤》지에 '나는 탄핵한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발표하였다. 이것은, 드레퓌스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군부의 의혹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장 형식이었다.

이를 계기로 드레퓌스 사건은 사회 문제화되어 프랑스 전체가 ' 정의·진실· 인권 옹호'를 부르짖는 드레퓌스파 와, '군의 명예와 국가 질서'를 내세우는 반유대주의파로 분열되어 맞섰다. 드레퓌스파는 자유주의적 지식인을 비롯하여 사회당·급진당이 가담하여 인권 동맹을 조직하였고, 반유대주의파는 국수주의파· 교회·군부가 결집하여 프랑스 조국 동맹을 결성하였다.

정부는 졸라를 석방하라는 드레퓌스파들의 압력을 받는 한편, 각지에서는 반유대인 폭동이 일어나는 등 이 사건은 한 개인의 석방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확대되면서 프랑스의 제3공화정을 극도의 위기로 몰고 갔다.

1898년 여름 앙리 소령은 새로운 증거 서류에 의거하여 드레퓌스 의 유죄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그것이 날조로 판명되었고, 앙리 소령이 자살함으로써 반유대주의파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당시 반유대주의파에 대항하던 발데크 루소 내각이 성립자, 정부도 재심을 결정하였다. 1899년 9월 군법 회의는 드레퓌스에게 다시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대통령의 특사로 석방되었다. 그 이후에도 무죄 확인을 위한 법정 투쟁을 계속한 끝에 드레퓌스는 1906년 최고 재판소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95년 9월 100여 년만에 프랑스 정부도 드레퓌스의 무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자유주의의 승리로 끝난 드레퓌스 사건은 프랑스 공화정의 기반을 다지고 좌익 진영의 단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프랑스 근대사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