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낭떠러지나 바위 등의 암석에 부조 또는 음각으로 조각한 불상. 대부분은 석굴 사원의 형식으로 만들어지며, 동굴을 파내서 석굴 사원을 만들고, 그 안에 돌을 재료로 한 석불을 만든 형식을 취한다.
자연의 돌산에 석굴을 파서 사원을 만드는 형식은 인도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 기원전 3세기부터 인도에서 시작된 이 석굴 형식으로는
아잔타 석굴이 유명하다.
아잔타 석굴은 사원의 입구나 외벽에
마애불이 많이 등장하며, 마애불 형식은 중앙 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수입되었는데, 중국 은 4세기 중엽부터 마애불을 도입해서 석굴 사원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둔황의 천불동을 비롯해 윈강· 룽먼·맥적산 등의 석굴 사원에 수많은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으며, 수·당 시대에 이르기까지 대형 불상은 거의 마애불로 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도 삼국 시대부터 마애불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세기 말~7세기 초에 마애불 조각을 시작하였는데, 우리 나라의 바위는 조각이 쉬운 사암이나 석회암이 아닌 단단한 화강암이 많아서 대형 석굴 사원의 형식은 찾아볼 수 없고, 바위면을 파고 들어가 불상을 세운 노천의 마애불 형태가 주를 이룬다.
삼국 시대는 불교가 발달하여, 특히 마애불을 많이 조각하였고, 또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백제의 마애불로는
서산 마애 삼존불(국보 제84호)과
태안 마애 삼존불(보물 제432호)이 있는데, 태안 마애 삼존불은 바위가 약간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며, 서산 마애 삼존불은 위쪽 바위가 차양처럼 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 마애불 모두 미소가 특이하고 아름다워 백제의 미소라고도 불리는 걸작품들이다.
신라의 마애불로는
단석산 신선사 마애 불상군(국보 제199호)과
경주 남산 탑곡 마애 불상군(보물 제201호) 등이 있다. 경주 남산에는 불곡의 여래 좌상, 탑곡의 사방불, 칠불암의 마애 삼존불, 삼릉곡의 마애불, 약수곡의 마애 대불 등 일련의 마애 불상군이 있어 신라 의 마애불 조각의 수준과 열기를 짐작케 한다.
이들 삼국 시대의 작품들은 삼국 시대 조각 미술의 수준을 나타내 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삼국 시대를 지나 고려 시대에도 많은 마애불을 제작하였는데, 고려 시대에는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마애불을 조각하였고, 그 규모도 더욱 대형화된 특징이 있다.
북한산의 승가사 여래 좌상, 법주사의 여래 의상, 대흥사 북미륵암의 여래 좌상, 천안 삼대리의 여래 입상 등이 있다.
마애불은 조각이 아름답고, 특히 우리 나라 불상의 모습을 특이하게 표현해 당시의 미술 수준을 짐작케 하는 훌륭한 미술품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