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광역시
울주군 언양면 대곡리에 있는 바위에 새긴 암각화. 국보 제285호로 지정되었다. 선사 시대의 것으로, 태화강 상류 반구대 일대의 인공 호수의 서쪽 기슭에 있는, 북쪽을 향하고 서 있는 암벽에 새겨져 있다.
댐을 쌓아 만든 탓으로 평소에는 물 속에 잠겨 있다가 물이 마르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암각화 의 크기는 가로 폭이 8m이고 세로가 약 2m이다. 암벽의 밑부분까지 부분적으로 조각이 새겨져 있어, 암각화 밑에서부터 윗부분까지는 높이가 약 3.7m가 된다. 늑대· 사슴· 고래 ·개· 호랑이· 멧돼지·곰· 토끼· 물고기·사람· 여우· 거북이 등과 고래잡이, 배와 어부, 사냥하는 광경 등을 병풍처럼 펼쳐진 매끈매끈하고 반반한 바위면에 쪼아서 새겨 넣었다. 주로 사냥감인 동물의 암수가 교접하는 모습과, 새끼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배부른 동물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동물들이 많이 번식함으로써 사냥감이 많아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새긴 듯하다. 이 밖에도 성기가 과장되게 그려진 남자가 춤추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는 인간의 생식력과 자연의 번식력이 깊은 관계를 가진다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고기잡이하는 모습과 고기잡이 배 그리고 그물에 걸린 고기를 새겨 넣은 것도 자연적인 존재나 신비로운 힘을 빌려 기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에 반구대 지역은 주술과 제의(祭儀)를 행하던 성스러운 장소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암각화가 만들어진 시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신석기 시대부터 만들기 시작하였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청동기 시대의 작품이라는 설이다.
시기적으로 다른 때의 것으로 추측되는 암각 그림의 표현 양식과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랫동안 기원하는 내용을 추가해 그려 넣으며 신앙 행위를 계속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