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 1480] 조선 전기의 문신. 본관은 광산이다. 아버지는 사헌부 감찰 철산(鐵山)이다.

1441년 세종 때 정기적으로 4년마다 실시하였던 식년 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 부정자를 거쳐 박사에 이르렀다. 1445년에는 의영고 부사가 되었으며, 황해도 도사· 성균관 주부· 사헌부 감찰·봉상시 판관을 지냈다. 1448년 사은사 이사임의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1452년 교리로서 세조의 즉위를 도운 공으로 원종 공신 3등에 봉해졌으며, 이듬해에는 사헌부 지평이 되었다.

1458년에는 최옥산이라는 사람이 아버지를 죽인 사건이 일어나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이 때 승문원 부지사로 있던 그는 경차관이 되어 이 사건이 거짓으로 꾸며진 일임을 밝혀 내었으며, 이 일로 세조의 신임을 얻어서 사헌부 장령에 임명되었다. 경차관이란 필요에 따라 지방에 임시로 내려보내 일을 처리하게 하였던 관직이다.

1460년 사섬 시윤에 임명되었으며, 이어 동부 승지·우부 승지·좌부 승지를 거치면서 새로운 형법을 심사 결정하였다. 오랑캐가 침입하자 함경도 경차관으로 현지에 나아가 적을 회유하고, 그 해 10월 병조 참판에 임명되었다. 1464년 호조 판서에 임명되었으며, 이듬해에는 동지 중추원사가 되었다.

1466년에는 병조 판서에 임명되었으며, 그 이듬해에 우참찬 겸 병조 판서가 되었다. 그 해 5월에 이시애의 난이 일어나자, 난을 평정하였다. 그 공으로 적개 공신 2등이 되었으며, 광산군에 봉해졌다. 그리고 좌찬성 겸 세자 시강원 이사· 병조 판서·오위 도총부 도총관· 춘추관 지사 에 올랐다. 뒤 이어 이루어진 건주위 정벌에도 공을 세워, 군공 3등에 봉해졌다.

1469년 예종이 즉위하자, 신숙주 와 함께 원상으로서 국정을 맡았으며, 이어 우의정이 되었다. 1470년에는 좌의정에 올라 사은사로서 명나라에 다녀왔다. 1471년 좌리 공신 1등에 봉해지고 광산 부원군에 봉해졌으나, 8월 아우와 사위가 관계된 부정 사건으로 대간의 탄핵을 받아 사임하고, 원상과 영경 연사만 겸하였다. 1477년에는 영중추 부사가 되었으며, 이듬해에 우의정에 임명되었으나 대간의 반발로 다시 사직하였다.

세조의 명으로 최항· 노사신· 서거정· 강희맹 등과 함께 《경국대전》 편찬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경국대전》은 성종 때 완성, 반포되었다.